물론 이야기의 몰입감이나 가독성은 상당히 좋아서 술술 읽혔음

특히 주인공 사키코의 감정선 묘사가 걸작이었음

처음에는 전남편을 죽인 남자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뿐이었는데

위장된 결혼생활 속에서 조금씩 안정감과 행복을 느끼고

현 남편(이자 복수의 대상)에게 사랑을 느끼면서

점차 증오가 희석되어가는 과정이 일품이었다고 생각함.

그러나 전남편의 죽음과 현남편의 사이를 잇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면서 사랑의 감정은 다시 의심으로, 더 나아가 역으로 자신이 살해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으로 변하게 됨.

이 부분까지는 진짜 내가 마치 주인공이 된 것처럼 숨이 막히고 긴장되었음.

그러나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는 부분이나 주인공의 정체가 발각당하는 과정에서 긴장감이 싹 식었다고 해야 하나...아무튼 뭔가 형언하기 어려운 아쉬움이 남았음.

그래도 결말을 위해 쌓아둔 복선들이 나름 적재적소에 잘 들어맞았고 ,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는 굉장했기에 5점 만점에 4점 정도는 주고 싶다.

덤으로 다 읽고 다니까 죽은 전남편이 불쌍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