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리뷰/정보] 약스포) 「미로관의 살인」감상앱에서 작성

Pretend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2.08 15:09:54
조회 179 추천 0 댓글 1
														
							
스포일러 주의 내용을 확인하시려면 스크롤 해주세요.
만두이미지

a67208ad242eb2728e332b4d295dc6e9b4c2fdd54f58af158360b2c2917458585d59

■ 줄거리
절필한 노작가가 자신의 환갑을 기념하여 추리 문단의 제자들을 미로관으로 초대한다. 미로로 이루어진 괴이한 지하 저택으로 모여든 여덟 명. 그러나 노작가는 보이지 않고 대신에 그의 유언이 전해진다. 닷새 동안 미로관에 머물며 최고의 추리소설을 써낸 사람에게 자신의 유산을 물려주겠다는 것. 스승의 막대한 유산을 둘러싸고 작가들은 서로 경쟁자가 되어 각자의 바에서 소설을 쓰기 시작하는데...


■ 감상
작품 속 작품 안의 작품을 넘나드는 액자식 소설.

추리소설은 기본적으로 '소설'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텍스트라는 매체를 통해 독자에게 그 이야기를 전달한다. 다만 추리소설의 경우, 그중에서도 수수께끼와 트릭 중심의 '본격' 추리소설을 지향하는 작품들의 경우를 보면, 문자 매체가 서술될 수 있는 다양한 방식, 또 문자 매체만이 보여줄 수 있는 형태로 독자들에게 놀라운 반전을 선사하는 작품들이 종종 있다.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는 책이라는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텍스트적 장치와 구성의 극한을 보여준다. '관 시리즈' 특유의 후반부 몰아치는 경악스러운 반전, 그리고 밝혀지는 충격적인 서술 트릭. 이러한 놀라움을 가능케 하는 것 역시 소설이라는 형식의 이야기를 시리즈마다 개성 있는 구성으로 장식기 때문이다.

처녀작 「십각관의 살인」에서는 섬과 육지를 교차하는 수평적 구성을, 차기작 「수차관의 살인」에서는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는 수직적 구성을 선보였으며, 그 이외에도 시점을 자유자재로 넘나들거나(암흑관의 살인),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내면적 심리를 끈적하게 묘사하는 등(인형관의 살인), 작가는 시리즈를 거듭하면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일관하기보다는 다양한 구성으로 배합하여 트릭을 서사에 녹여내었다.

시리즈 세 번째 작품 「미로관의 살인」은 그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구성을 가진 소설이다. 작품 속 작품이라는 '액자식 구성'을 취하여, 소설 속 실제 일어난 사건을 직접 경험한 인물이 추리소설적으로 재현하여 작품을 발표하였다는 형태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흥미롭게도 실제로 소설을 펼쳐보면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제외하고 300여 페이지의 분량을 작품 속 작품으로 할애하고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독자가 읽어야 할 「미로관의 살인」 속에 작중 등장인물 '시시야 가도미'가 집필한 『미로관의 살인』이라는 작품이 이중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친절하게도 작품 속 작품에도 실제 소설과 동일한 형태로 표지와 뒤표지를 편집해 놓아서 더욱더 몰입감을 높여준다.

만약 소설이 단순히 작품 속 작품이라는 선에서 텍스트적 장치를 구성하는데 그쳤다면, 본작은 조금 별난 액자식 구성의 책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작품 속 작품인 『미로관의 살인』에서 발생하는 살인 사건을 전개하는 데 있어, 작가는 한 술 더 떠서 작품 속 작품 안의 작품이라는 3중 구성​​을 통해 수수께끼를 더욱더 미궁 속으로 몰고 나간다.

실제로 줄거리를 간략히 소개하면, 미로관이라는 저택에 제자들을 초대한 추리소설의 거장이 자살한 채로 발견되고, 남겨진 유서를 바탕으로 재산을 차지하기 위해 4명의 제자가 미로관을 배경으로 추리소설을 집필하여 콘테스트를 벌이는 가운데 차례차례 살인이 벌어진다는 내용이다.

작가는 상기한 서사를 액자식 구성과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작품 속 작품 안 4명의 등장인물들이 써 내려가는 콘테스트 작품의 내용을 바탕으로 벌어지는 '비유 살인'을 통해 내용을 전개해 나간다. 심지어는 소설 일부 중에 등장인물이 작중작의 형태로 콘테스트 작품을 서술해 놓은 장면도 있다. 작중작중작중작이라고 해야 할까, 4중 중첩마저 등장한다. 어디까지 작가가 설계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3중의 액자라는 기묘한 구성 속 4중의 연쇄 살인이라는 특이한 서사를 텍스트로 깔끔히 표현해 낸, 추리소설만의 '놀이적 장치'의 끝을 보여 주는 소설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더욱이 탁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얼핏 보면 복잡하고 현학적으로 보이는 텍스트적 구성과는 다르게, 작품 전체적인 분위기와 재미는 간결하다는 점이다. 옮긴이의 말을 빌려 표현하자면, '과잉으로만 점철하는' 요즘 추리소설계의 판도에서, '뭔가 과잉된 것'이 적절한 수준으로 녹아 있는 '과잉의 기준선'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관 시리즈' 불후의 명작은 「시계관의 살인」을 십중팔구로 꼽으며 개인적으로도 올 타임 넘버 원이라고 생각하지만, 간결성을 바탕으로 한 작품의 전반적인 밸런스는 본작에 손을 들어 주고 싶다.


■ 한줄평
액자 속 서술의 삼중창, 미궁 속 살인의 콰르텟.


■ 평점
■■■■■■■■□□ 8/10

- dc official App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3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22331 리뷰/ 추소 작가들 나이순으로 정리해 봄..... [7] 국뽕한사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3 953 12
22330 일반 (스포있음) 나이브스아웃2에서 ㅇㅇ(211.36) 23.02.23 76 0
22329 일반 <기면관의 살인> 클리어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3 141 0
22328 일반 테스카틀리포카, N 중에 뭘 살까? [8] ㅇㅇ(106.242) 23.02.23 284 0
22327 일반 안녕하세요. [2] %%(210.222) 23.02.23 123 0
22326 일반 방주 재밌니 [2] 까악내가까마귀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3 243 0
22325 리뷰/ 스포)왕과 서커스 및 호노부 소설 후기? [1] 전역3개월전(211.33) 23.02.23 240 3
22324 일반 와...예전에 한 때 흑뢰성 갤이었는데 지금은 방주갤이 되어버린 듯... [2] 국뽕한사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3 365 0
22323 리뷰/ 방주 한줄평 grai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3 249 3
22322 일반 산괴 본사람 없나? [1] ㅇㅇ(218.146) 23.02.23 120 0
22320 일반 방주가 뭐길래 갤이 방주갤됨 [3] ㅇㅇ(175.223) 23.02.23 314 0
22319 리뷰/ 유키 하루오 [방주] 리뷰 (방주가 좋은 이유) [1] 1년에300권이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3 329 5
22318 일반 열대야 장편소설인 줄 알았는데... 뭔디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3 165 0
22317 일반 여기 반응 보고 방주 주문했다 ㅇㅇ ;; ㅇㅇ(27.35) 23.02.23 122 0
22316 일반 여기서 남길거 처분할거 추천 좀 부탁해 [4] ㅇㅇ(211.52) 23.02.23 302 0
22315 일반 0시를 향하여 나만재미없나? [5] ㅇㅇ(180.66) 23.02.22 301 0
22314 리뷰/ 스포)거울 속은 일요일 리뷰 ㅇㅇ(106.101) 23.02.22 110 0
22312 리뷰/ 유타카 장편은 실패하지 않아 [2] ㅇㅇ(106.101) 23.02.22 164 0
22311 일반 요즘 리뷰 댓글 안보는 중 [1] ㅇㅇ(116.125) 23.02.22 115 0
22310 일반 기면관 읽는 중인데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2 84 0
22309 일반 인사이트밀 좀 읽기 힘든데 [6] 십각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2 339 0
22307 리뷰/ 책장 일부 인증 간다. [3] %%(210.222) 23.02.22 251 2
22306 리뷰/ 새 책 5권 왔다.(feat.동서미스테리북스.) [1] %%(210.222) 23.02.22 224 2
22305 리뷰/ 강강스포) <유리탑의 살인> - 치넨 미키토 [1] 따구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2 333 4
22303 리뷰/ 스포) 부러진 용골 후기 [2] 페이드아웃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2 387 7
22300 일반 아니 념글간 책장인증글에 스포 조지는 놈 있는데 [5] ㄱㅇㅅㅇㄱㅇㅅ(180.67) 23.02.22 230 0
22297 일반 아 그리고 방주에 오탈자 있음 [2] Pretend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2 296 3
22295 리뷰/ 초강스포) 「방주」고찰 [4] Pretend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2 3109 14
22294 일반 15초 뒤면 죽는 방주 도착. GAP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2 467 6
22293 일반 책장인증 [5] ㄱㅇㅅㅇㄱㅇㅅ(180.67) 23.02.22 453 8
22292 일반 이시발 알라딘 장바구니 담아논거 싹다 사라졌네 [5] 셰익스피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2 221 0
22289 일반 스포) 90년대에 링 영화 말고 소설로 보고 한 망상 ㅇㅇ(118.42) 23.02.22 85 2
22288 일반 방주 아직 안읽은 사람 질문 있음 [2] ㅇㅇ(211.36) 23.02.22 277 0
22287 리뷰/ 스포) 방주 리뷰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2 338 7
22286 일반 교보 요새 맛이 갔나 [3] ㅇㅇ(222.116) 23.02.22 237 0
22285 리뷰/ 방주 이거 제대로 미쳤다. [1] 히히히(118.235) 23.02.22 618 7
22283 리뷰/ 스포X) 《내 것이 아닌 잘못》, 아사쿠라 아키나리 - 마녀사냥 스릴러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2 440 8
22282 일반 체육관의 살인은 왜 e북도 안파는거임? [3] ㅇㅇ(220.78) 23.02.22 249 0
22281 일반 방주 미치긴 했네 [2] ㅇㅇ(27.255) 23.02.22 774 10
22280 리뷰/ [약스포] 외딴섬 퍼즐 리뷰 ㅇㅇ(39.122) 23.02.22 131 4
22279 일반 책 정리하면서 알게된 사실 [2] ㅇㅇ(116.125) 23.02.22 182 0
22278 리뷰/ 레이먼드 챈들러의 삶과 문학.(스압.) [4] %%(210.222) 23.02.22 250 6
22277 일반 얘네 배송비때문에 일부러 이러는거임? [4] ㅇㅇ(124.54) 23.02.22 208 0
22276 일반 반전 세트로 한꺼번에 팔면 팔릴려나 [8] ㅇㅇ(116.125) 23.02.22 214 0
22275 일반 뭐야 방주 정발됨???? [1] 달껄룩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2 193 0
22273 일반 여기가 방주갤인가요?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2.22 179 2
22272 일반 이사가는데 책 좀 팔아야 하나 [1] ㅇㅇ(116.125) 23.02.22 88 0
22271 일반 절판된책 구하기넘힘들어... ㅇㅇ(1.235) 23.02.22 137 0
22270 일반 방주인지 반주인지 그렇게 재밌냐? [3] %%(210.222) 23.02.22 232 0
22269 일반 드디어 배송출발 떴다. %%(210.222) 23.02.22 55 2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