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설정 미스터리로 워낙 유명해서 읽어봄. 올해 첫 추소.

책 전반적인 분위기는 좀비가 나오는 거 치곤 상당히 평온하더라. 작가의 필력이 안좋아서 그런건지 아니면 의도된 건지 모르겠음. 등장인물들이 행동하는 게 내 생각엔 너무 평온하게 느껴졌다. 나나미야만 정상이 아닐까 싶을 정도. 솔직히 좀비라는 게 협박장이나 작년 합숙 때 사건, 살해 동기 등을 씹어먹는 소재인데 막상 좀비가 나오는 부분에서 긴박감 같은 걸 못느껴서 그런가 분위기가 쳐지는 느낌. 여자 탐정 성격이 너무 차분해서 더 그렇게 느꼈을 수도?

살인 사건도 생각보다 그렇게 신박하진 않았음. 단서가 너무 많이 뿌려졌고, 뿌려진 단서 몇 개만 조합해서 소거만 해도 범인이 나왔음. 그리고 중간에 개드립 치는 것도 너무 뜬금없이 나오니까 좀 어이가 없더라. 무릎 베게나 히말라야 산봉우리 같은 거.

흥미로웠던 부분은 범인이 목표물을 사람일 때 한 번, 좀비일 때 한 번, 총 두 번 죽인다는 와이더닛에 관련된 것 정도? 이게 좀비 소재를 그나마 잘 써먹은 부분 같다. 그리고 4시반 언저리 발언으로 아날로그 시계 유추해낸 거랑 문이 열리는 방향으로 모순 찾아낸 거는 내가 놓쳐서 그런가 신박하게 보였음.

사실 등장인물 중에 아케치가 제일 호감이었는데 갑자기 뒤져버려서 아쉬웠다. 그리고 나중에 너무 뻔한 연출을 도와주는 쪽으로 나와서 또 실망.

마지막 부분에 속죄한다느니 하면서 주인공이 여자탐정 조수가 되는 걸로 마무리 된 걸로 보이는데, 애초에 여자애가 왜 얘를 조수로 쓰려고 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누구 아는 사람 있으면 알려줘.

아무튼 장점보단 단점이 많이 보였던 작품이었다. 그래도 재밌게 읽었음. 평점 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