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편하게 음슴체로 씀

350페이지 내외라 금방 완독 완료.
오랜만에 특수설정이나 서술트릭 같은거 전혀 없는 순수 정통 클로즈드서클물이고, 사소한 단서를 기반으로 한 정통적인 소거법 추리를 통해 범인을 지목하는, 정통에 정말 충실한 작품이었음.
소거법 추리 논리는 괜찮다 수준으로 적당했는데, 상당히 맘에 들었던 건 클로즈드서클물에서 항상 따라오는 비판인 "클로즈드서클에서 굳이 살인을 저지르는 당위성"에 대해 모두가 납득할 수 밖에 없는 명쾌한 답을 내놓는다는 점.
사실 추리파트가 끝나고 에필로그 직전까지는 "내가 또 너무 기대한건가? 그냥 평범한거 같은데?" 수준이었는데, 마지막 에필로그 부분이 그 평가를 완전히 뒤바꿔놨음. 이렇게까지 파괴력 높은 결말은 진짜 오랜만에 경험해서 간만에 아주 만족했음
한가지 아쉬운건, 다른 리뷰들도 지적했다시피 등장인물들의 깊이가 너무 얇다는거? 그냥 사람 이름을 가진 기호처럼 느껴질 정도로 깊이가 부족해서 등장인물간 서사에 잘 집중이 안됐다는게 조금 아쉬움.
본격 팬이라면 진짜 웬만하면 후회는 안할 작품이니 적극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