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추리/미스터리를 좋아한다고 해도 한 장르만 읽다 보면 지친다. 가끔씩은 다른 장르를 읽고 싶지만 그래도 미스터리를 놓치기 싫다면 호러 미스터리 《야미하라》를 추천한다. 구매는 글쎄?

 《흑뢰성》이 발매되었을 2022년 9월, 사은품인 금속 책갈피를 갖고 싶어서 《야미하라》를 같이 구매했었다. 《흑뢰성》의 덤으로 구매한 것 같은 느낌이지만, 당시 다른 책들과의 장바구니 경쟁을 통해 츠지무라 미즈키의 《야미하라》가 선택되었다. 선택의 큰 이유는 작가의 전 작품, 《거울 속 외딴 성》을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이다.

츠지무라 미즈키

 1980년 2월 29일생. 야마나시 현에서 태어나 치바 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쓴 소설이 호러 소설일 정도로 어릴 때부터 호러와 미스터리를 좋아했다. 2004년 「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로 제31회 메피스토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2011년 『츠나구』로 제32회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을 받았고, 2012년에는 범죄를 테마로 한 소설집 『열쇠 없는 꿈을 꾸다』로 제147회 나오키상을 수상, 2018년 『거울 속 외딴 성』으로 제15회 서점대상 1위가 되며 장르를 넘어 일본 문학을 이끄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 제목 '야미하라'의 의미는 타인에 대한 괴롭힘을 뜻하는 일본어와 영어 harassment를 결합한 것이다. 그 예로 성희롱을 뜻하는 '세쿠하라', 직장 내 괴롭힘을 뜻하는 '파와하라', 임신과 출산을 이유로 직장인 여성을 차별한다는 뜻의 '마타하라' 등이 있다.

츠지무라 미즈키의 장점은 명확하고 읽기 쉬운 문체다. 아직 《거울 속 외딴 성》과 《야미하라》밖에 안 읽었지만 읽으면서 머리가 아프거나, 지루한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다. 강의를 예시로 들자면, 같은 강의 내용을 수업하더라도, 유독 이해하기 어렵고, 지루해서 졸음이 오게 만드는 선생님이 있다. 반면에 이해하기 쉽고, 정신이 말짱하게 들을 수 있는 선생님도 있다. 츠지무라 미즈키의 책은 후자다. 《거울 속 외딴 성》과 마찬가지로 판타지 설정이 있어도 복잡하게 느껴지지 않는 묘사를 통해 독자들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이야기를 만들었다. 누구나 언제든지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 아쉬운 점은 강렬함이 부족하다. 2년 정도 후에 누군가가 "이 책 어땠어요?"라고 물어본다면 "나쁘지 않았어요."라고 답해줄 수는 있겠지만,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나요?"라고 물어본다면 답을 하기 어려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