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미스터리 소설은 일본과 비교하면 아쉽게도 황무지다. 일본의 미스터리 소설은 에도가와 란포를 주축으로 1947년부터 시작되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70년 넘게 이어져올 수 있던 만큼, 현재에도 히가시노 게이고를 필두로 하여 많은 미스터리 장르의 작가들이 좋은 작품을 발표하며 일본 내에서뿐만 아니라 타국에서도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에도 추리작가협회가 있다. 1983년부터 시작된 한국추리작가협회는 추리문학 전문 잡지인 계간 『미스터리』와 『올해의 추리소설』 를 발간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일본과 비교하면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는 작품은 나오지 못했다. 그래도 수작으로 평가받는 작품은 있는 법이다.  2021년에 나온 《홍학의 자리》는 한국의 추리소설 마니아들에게서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정해연

 1981년에 태어나 오늘을 살고 있다. 소심한 O형. 덩치 큰 겁쟁이. 호기심은 많지만 그 호기심이 식는 것도 빠르다. 사람의 저열한 속내나, 진심을 가장한 말 뒤에 도사리고 있는 악의에 대해 상상하는 것을 좋아한다. 2012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백일청춘」으로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2016년 YES24 e-연재 공모전 ‘사건과 진실’에서 「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로 대상을 수상, 2018년 CJ E&M과 카카오페이지가 공동으로 주최한 추미스 공모전에서 「내가 죽였다」로 금상을 수상했다.

 사건의 전개 과정에 따른 트릭이나 수단들이 자연스러웠다. 특히 소설의 주요 배경 중 하나가 학교인데, 이 학교라는 배경이 잘 어울리는 수단을 자연스럽게 잘 활용했다. 선생과 학생의 관계부터 학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도구들까지 잘 활용한 소설이다.

 다소 아쉬웠던 점은 이야기 전개가 정적이다. 등장인물들의 소지품을 검사하면 모두 다 우울증 약이라도 나올 것 같은 분위기다. 활기찬 등장인물들은 거의 나오지 않아 이야기의 분위기가 항상 비 오기 전의 구름 낀 하늘 같다.

 더 좋은 리뷰를 남기고 싶지만 스포일러가 될 것 같다. 그러니 스포일러를 당하지 않고 직접 읽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