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인 그아없을 오마주한 또다른 고전

출간된 시간대를 생각해본다면 당시 기준 상당히, 현재 기준으로도 어느정도 기발하고 놀라운 아이디어들이 돋보인다.

작가의 다른 작품인 화려한 유괴에서도 느끼는 점이지만, 아이디어가 참 독창적인 작가라는 점을 느끼게 만든다.

다만, 출간 이후 거의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이 지난 점에서, 올드함을 지울 수는 없다.

그아없에 대한 오마쥬는 뚜렷하지만, 그아없은 단순한 클로즈드 서클에서 그 가치가 나온다기보단 서스펜스와 스릴러로 방점을 찍는다. 이 작품이 그 정도로 긴장감이 뛰어나냐하면 글쎄..?

작품의 정체성은 스릴러와 본격 사이에서 애매한 위치에 있다. 본격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추리에 중심을 둔 작품은 아니다. 살인은 많이 벌어지지만 주목받지는 않는다.

이 작품은 와이더닛-왜 범인이 그런 행동을 했는가로 범인을 찾아나가는 계열이라기보단 동기 중심의 와이더닛 작품이다. 논리 본격을 생각하고 본다면 실망할 것이다.

정리하자면, 당시 기준으론 독창적이고 기발했을 작품이 맞다. 하지만 구력이 쌓인 독자 입장에서 보자면, 기시감이 드는 건 지울 수 없는 작품이다. 본인이 고전으로서의 가치를 좋아하거나, 본격추리계열을 읽어본 경험이 적다면 추천, 논리 본격을 좋아한다면 비추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