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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보] 에도가와 란포 중/단편 개별 리뷰 上앱에서 작성

까악내가까마귀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5.27 12:49:26
조회 827 추천 1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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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도서출판 두드림에서 출간된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 1~3권의 번역을 기준으로 두고 있습니다. 위 단편집에 수록되지 않은 작품의 경우 글에서 누락되었을 수 있습니다.

※ 작성자 개인의 기호에 기반한 서술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스포일러는 최대한 배제하였습니다.

 


1. <2전짜리 동전>

- 2전짜리 동전 하나로부터 대규모 절도 사건의 진상을 추적하는 두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암호 트릭이 핵심이 되는 작품인 만큼 논리적 정교함은 조금 떨어지지만, 란포의 대표작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는 명작임은 분명합니다. 예전에 농담 삼아 일본 일상 미스터리의 원류라고 부른 적이 있는데, 지금 보면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 싶습니다.


2. <심리시험>

- 소설 앞 부분에서 범인과 진상을 미리 폭로하는 도서 미스터리 형식의 작품입니다. 교활하고 영리한 범인은 예심판사 기사모리의 심리시험을 침착하게 받아 넘기고, 명탐정 아케치 코고로가 사건의 해결에 도전하는데... 추리 과정의 정교함은 조금 미심쩍지만 심리시험의 맹점을 파고든 범인과 탐정의 수싸움이 빛나는 단편입니다.


3. <무서운 착오>

- 작가 스스로도 밝혔듯, 초기 에도가와 란포의 미숙함을 폭로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의 과잉된 감정이 이야기의 밋밋한 구성을 완전히 묻어버렸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4. <D 언덕의 살인사건>

- 아케치 코고로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작품으로, ‘기이한 사건의 발생, 탐정의 개입, 의외성 있는 결말’ 로 요약되는 고전적인 구조를 정석적으로 따라간 단편입니다. 란포의 초기작들이 대개 그렇듯 작가 특유의 음울함이나 독기는 찾아보기 힘들며, 고전미가 물씬 풍기는 훌륭한 단편입니다.


5. <화승총>

- 15페이지 내외의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있을 건 다 들어있는 작품입니다. 사건과 탐정, 추리, 레드 해링, 아둔한 경찰 캐릭터에 그럴듯한 트릭까지, 분량이 적은 것이 아쉽게 느껴지는 수작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트릭이 밝혀지는 순간의 묘사가 꽤나 강렬해서 인상에 남았습니다.


6. <흑수단>

- <2전짜리 동전>과 마찬가지로 암호 트릭을 사용한 작품. 암호를 제외하면 특기할 만한 요소가 없다시피 해서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저로서는 매력을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7. <몽유병자의 죽음>

- 몽유병자 히코타로와 그의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짧은 단편입니다. 이야기의 흐름이 평이한 데다가 트릭 역시 크게 돋보이지 않아서 몽유병이라는 소재가 다소 거창했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듭니다.


8. <유령>

- 죽은 자의 망령이 자신을 따라다닌다는 의혹에 사로잡힌 사람의 이야기. 주인공을 끈질기게 따라다니는 유령의 모습이 상당한 섬뜩함을 자아내지만, 진상이 맥 빠지게 허무한 탓에 그리 만족스러운 단편은 아니었습니다.


9. <반지>

- 다섯 페이지짜리 엽편 소설입니다. 손바닥만한 분량 안에 나름의 기승전결까지 갖추고 있는데, 소품에 가까운 작품임을 감안해도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10. <일기장>

-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 중 손에 꼽을 정도로 감성적인 단편입니다. 중심 소재와 작품의 구성 자체는 진부한 감이 있지만, 화자의 감정선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뒤트는 솜씨가 제법 교묘합니다.


11~13. <입맞춤>, <모노그램>, <주판에 사랑을 말하는 이야기>

- 이 세 단편은 분량도 짧고 비슷한 테마를 공유하는 작품들이라 하나로 묶었습니다. 세 단편 모두 사랑을 주제로 한 유머 소설이며, 아기자기한 트릭을 제외하면 이야기에 큰 굴곡이 없어 가볍게 읽을 만합니다.


14. <아내에게 실연당한 남자>

- 무던한 플롯, 무던한 동기에 무던한 사건. 개인적인 감상으로 트릭이 사건과 괴리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나중에야 알았지만 타 작품으로부터 트릭을 차용한 단편이라고 합니다. 플롯과 트릭 사이의 어긋난 결이 대놓고 눈에 띄었기에 덮어놓고 호평하긴 어려운 작품입니다.


15. <도난>

- 사교(邪敎) 교회에서 일어난 강도 사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유쾌한 성격의 화자가 지나간 과거의 일을 털어놓는 형식의 작품이라 분위기가 무거운 단편은 아니지만, 마지막까지 뒤엉키는 진상과 소설 끝까지 유지되는 긴장감으로 독자로 하여금 에도가와 란포의 내공을 상기시키는 수작입니다.


16. <낭떠러지>

- 두 인물의 대화로 상황을 전개하는 회화체 소설입니다. 대사 하나하나가 어디서부터 지적해야 할지 감도 안 올 정도로 어색하고, 결말부의 독백은 책 너머의 독자를 의식하기라도 한 듯 자못 끔찍하게 과시적입니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란포 최악의 작품 중 하나입니다.


17. <흉기>

- 노년의 아케치 코고로가 등장하는 단편입니다. 란포의 초기작에 비해 작품의 구조가 명료하고, 노회한 아케치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단, 이 작품 역시 타 소설로부터 트릭을 차용한 단편인지라 사람에 따라서는 낮게 평가할 여지가 있습니다.


18. <의혹>

- 아버지가 누군가에게 살해당하고, 서로에게 의혹의 눈길을 보내기 시작한 어느 가정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입니다. 우울하고 찝찝한 분위기가 소설 전반에 드리워진 가운데, 예상을 깨고 가벼운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결말이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19. <영수증 한 장>

- 본 글에서 다루는 단편 가운데 가장 엄밀하고 정교한 추리 과정을 포함하고 있는 소설이며, 초기 란포의 명작 중 하나로 꼽히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11페이지를 공백 없이 메우는 훌륭한 연역적 추리, 가히 선구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결말의 반전까지, 고전이라는 타이틀을 떼고 보아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걸출한 작품입니다.


20. <두 폐인>

- 우연히 마주쳐 서로의 과거사를 털어놓게 된 두 폐인의 이야기입니다. 암울한 과거의 그늘을 담담히 회고하는 작품의 구도가 짙은 여운을 남기지만, 케케묵은 트릭과 결말의 반전은 되려 여운을 퇴색시키고 작품의 방향성에 의문을 가지게 만듭니다.


21. <재티>

- 도서 미스터리 형식의 짧은 단편입니다. 범행 은폐 트릭과 추리에 쓰인 논리 모두 특별히 두드러지는 구석이 없어 다소 심심합니다.


22. <석류>

- 란포가 괴기소설을 주로 집필하던 시기의 작품입니다. 사건의 수위가 높고 과격하며, 잔혹한 묘사들이 내리 등장합니다. 악랄한 범인의 행보가 결말부의 감성적인 서술과 어우러져 씁쓸한 뒷맛을 남깁니다.


23. <호반정 사건>

- A호반에서 일어난 괴사건을 다룬 소설입니다. 화자의 병적인 취향과 사건의 선정적인 분위기가 맞물려 형용하기 어려운 꿉꿉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본격 추리에 기반을 둔 작품인 만큼 진상에 접근하는 논리도 볼만합니다. 다만 결말의 반전은 같은 기법을 사용한 타 작품에 비해 서툴렀다는 생각이 듭니다.


24. <악귀>

- <석류> 못지않은 잔혹함이 돋보이며, 특히 광인에 대한 짧은 묘사가 적잖은 섬뜩함을 안겨주는 작품입니다. 사건의 짜임새가 간결하여 독자가 직접 추리에 도전해볼 여지도 있는 본격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25. <지붕 속 산책자>

- <천장 위의 산책자> 등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에도가와 란포의 스타일을 확립했다 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천장 위를 거닐며 도착적인 취미에 몰두하는 화자의 심리 묘사가 일품입니다. 전단편집 내에서는 ‘본격추리’ 편으로 분류되었는데, ‘기괴환상’ 편에 수록되었더라도 큰 위화감은 없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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