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일본 소설, 애니메이션, 게임은 엄청 좋아합니다

근데 일본 영화는 별로 안 좋아합니다

그 중에서도 일본 스릴러 영화를 특히 더 안 좋아합니다. 아니? 빌어먹을정도로 싫어합니다

광기와 추악함을 너무 극단적으로 비약하는 작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작품을 볼때면 원하는 감정을 느낀다기보다 감정적인 소모가 큽니다

서론이 굉장히 길었는데요

제게 자포자기 캐논볼은 결론부터 말하면 불호쪽에 가까웠네요

흔한 일본 스릴러 영화를 보는 것처럼 감정소모가 극심했거든요

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보는 것처럼 주인공이 너무나도 불행합니다

근데 이 작가가 심리묘사와 필력이 상당하다보니 주인공에 엄청나게 몰입하게 됩니다

주인공이 힘들면 힘들어질수록 저도 같이 지쳐갑니다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지?'라는 기대감보다 '죽는게 낫겠다' 싶다고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 점이 이 책의 동전과도 같은 양면성입니다

필력이 엄청나서 감정이입도 잘되고, 페이지도 쑥쑥 넘어갑니다

100페이지를 지나면 이미 책에 흠뻑 빠지게 되실겁니다

근데 그 뒷면에는 너무나도 큰 부조리함과 시궁창과도 같은 찝찝함이 있네요

굉장히 감정 소모가 컸습니다

저에게는 그래서 불호였네요

그래서 불호면 재미없냐?

아닙니다.

충분히 여러 사람들에게 추천 받을만한 작품이라는데 납득이 갑니다

불호지만 불쾌하진 않습니다

칙칙한 분위기에서 은근 가벼운 분위기가 이 작품의 매력입니다

이 작가가 이렇게 유머센스가 좋은지 몰랐네요

중간중간 피식하게 됩니다

또 작품 전반에 제정신이 박힌 캐릭터가 없는 것도 여러 생각이 들게 합니다

좋게 말하면 개성이고, 나쁘게 말하면 번잡하다겠네요

그래도 좋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이 분위기에 현실적이고 무거운 캐릭터만 나왔으면 읽는데 많이 힘들었을겁니다
독자를 향한 작가의 배려라고 해두죠



최근 개인적으로 여러 힘든 일이 있어서 제가 좀 박하게 평가하는거 일지도 모르겠네요

좋은 작품입니다

그리고 훌륭한 작가입니다


소비자 감정가 : 17,000원

*코멘트 :  좋은 작품이라는 관점은 이해가 가지만 저는 남들에게 추천을 안할 작품입니다


P.S(1) : 제목은 참 함축적이면서도 구구절절하네요. 이 책과 딱 어울리는 제목입니다.

P.S(2) : 아무리 생각해도 국내판 표지는 별로입니다. 뭘 노린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촌스럽습니다
일본판 표지가 참 처절한게 괜찮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