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 히로미 [누군가 이 마을에서] 리뷰 - 추리소설 마이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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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2

[리뷰/정보] 사노 히로미 [누군가 이 마을에서] 리뷰앱에서 작성

1년에300권이상

2023.08.22 05:07:22

조회 431 추천 6 댓글 10

마츠모토 세이초상,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가.

밀리의 서재에서 볼 수 있음.

생경한 작가의 이름이지만, 초반부의 몰입도가 대단히 좋다. 미스터리의 기본을 충실히 따라가는 모양새가 정통파같은 느낌을 준다.

(법률사무소의 이야기와 한 마을에서 일어난 실종 파트. 두 갈래의 큰 줄기가 교차로 진행되는데, 제목과 같이 하토하 지구라는 가상의 마을이 공통의 무대가 된다.)

전형적인 폐쇄적 네트워크를 가진 공간이라는 소재는 이제와서 그리 특이하지 않은 편이지만, 오랜만에 겪으니 새삼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편.

인상적인 것은 각 이야기의 화자. 지하루와 마사키라는 인물의 설정으로 아들의 죽음과 딸의 죽음, 스스로의 회사생활 등을 통한 '정의'의 철학적인 고찰, 그리고 정상적인 시야로 보는 비정상적인 마을의 실체 등.

몰입을 높이면서도 자칫 떨어질 수 있는 개연성의 측면까지 어느정도 보완하는 형태가 됐다.

더불어 점차 나아지고는 있지만 어떤 면으로는 더 위험하다고도 느끼는 '집단주의'의 무서움을 자극적이게도, 은근하게도 독자에게 선사한다는 포인트도 있었다.

추리의 영역에서는 초중반만 되어도 어렵지 않게 결말부를 알 수 있지만, 이 작품이 갖고 있는 진정한 기능은 그것을 아득히 넘는다.

모든 사람은 본인이 인지하고 있는'정의'라는 것에서 집단주의나 자기보전을 위해 눈을 돌리는 일이 있다.

(잠깐의 시간단축을 위한 무단횡단도, 따돌림을 당하는 급우를 보고 안타까워하면서도 외면하는 경우, 비리를 알면서도 눈감는 경우 등 크고작은)

단지 사회비판의 목소리를 넘어 이 책을 읽는 너도 마찬가지인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듯한 느낌이 누쿠이 도쿠로의 [난반사]를 생각나게 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결말은 그런의미로 베스트라고 본다. 각자가 정의에서 눈을 돌려 고통받은 기억이 있고, 그 기억에서 머무르지 않고 힘을 합쳐 역경을 이겨내는 헤피엔딩을 보며 근래에 느껴보지 못한 통쾌함과 뭉클함이 있었다.

마을이라는 공간의 설정이 픽션과 논픽션을 넘나드는 듯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는듯한 모양새 등으로 완벽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사회파 미스터리로서는 굉장히 높게 평가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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