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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보] [미소리대] (스포)【명탐정의 제물】리뷰앱에서 작성

밀키웨이(1.236) 2023.09.14 20:49:44
조회 575 추천 13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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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한달 전에 읽은 소설인데 대회 참여하려고 리뷰를 올립니다.
사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의]랑 이 작품 중 어떤 책을 할 지 고민했는데 이게 더 최신작이라 선택했어요.
대회 상관없이 [악의] 리뷰도 추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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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수많은 복선과 다중추리의 독창성


각각의 추리의 완성도는 일단 뒷전으로 미뤄두고 보자면 추리 자체는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설정의 특수성을 잘 활용하여 흥미진진한 진상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복선도 마치 파도처럼 쏟아지는데, 다시 한 번 읽으며 '아 이것도 복선이었구나'하며 독할 가치가 있는 책 입니다.


특히 추리소설을 많이 읽지 않은 뉴비들이라면 놀라움의 연쇄폭발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말로 복선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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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제 이 책의 단점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단점1)후일담 때문에 교주의 마지막 선택의 의미가 많이 옅어져 버렸습니다. 


무슨 말인가 설명을 드리자면
작중 교주는 주인공의 추리로 민낯이 다 까발려졌음에도 신자들에게 '기적은 존재한다'라며 독극물을 마시도록 지시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사이비 신앙의 상상 이상의 지독함과 경악을 느끼게 되죠.




그런데 후일담에서 나온 '사실 그것은 독극물이 아니었고 교주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라는 내용 때문에 앞서 교주가 했던 선택의 강렬함이 많이 옅어지게 됩니다.



극물인 것을 알고 있음에도 자신이 만들어낸 세계에 끝까지 광신도들을 현혹 위해 모든 걸 포기하는 것과 '저건 어차피 독극물이 아니니 쇼 한 번 해야겠구나'는 크나큰 차이가 있죠.



작가가 후일담에서 이런 선택을 한 이유는 제목이 가리키는 숨은 의미와 최후의 진상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을 겁니다.



하지만 이것 자체도 문제가 좀 있는 게
요코야부를 향한 오토야의 증오심은 극 초반부에 잠깐 나오는 것에 그쳤고, 중후반부로 가면 그의 그런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은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독자가 아직 완전히 설득되지 않은 상태에서 본 최후의 진상과 제목의 진정한 의미는 놀랍다기보다 오히려 당혹스러운 것이죠.


또한 진상을 밝히기 위해 Q가 탐정 역할로 나오게 되는데 후일담에서 Q의 독백이나 감정선이 하나도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후일담은 본편과의 내용의 연결성이 너무 약해 여러모로 사족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잘 만들어낸 마무리를 굳이 한 번 더 비틀려고 하다가 역효과가 난 것 같아 많이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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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2)리리코 행동의 동기성



리리코는 가짜 추리를 왜 만들었을까요?



오토야가 말한 리리코가 가짜 추리를 만든 이유를 살펴보죠.


"탐정이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야"


"올바른 추리를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서는 타인에게 부당한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지"


"이 마을에는 제대로 된 형벌 체계가 존재하지 않아" "대처가 너무 가벼울 수도 있고, 과도하게 잔혹한 벌이 주어질 가능성도 있지. 이 장소에서 진범을 밝히는 일은 그녀의 직업윤리에 반하는 행동이었어"라고 나옵니다.


즉, 리리코는 가짜 추리를 사용하여 자신의 가치관을 지킴과 동시에 범인의 악행을 멈추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녀가 이후 범인을 죽이려 하다니 이상하지 않나요?


'복수의 마음이 자신의 가치관을 꺾을 정도로 강렬했다'라고 가정하더라도 그렇다면 굳이 가짜추리를 만드는 수고를 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자신의 가치관에 모순이 생긴 것을 오토야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서?


하지만 후일담을 보면
"리리코 씨는 가짜 추리를 통해 범인을 설득해 악행을 멈추고, 인민교회 신자를 지키려고 했습니다"라는 대목이 나오기에 결국 리리코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범인을 저지하려 했다가 갑자스런 복수심에 범인을 죽이려고 한 이상한 캐릭터가 되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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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3)추리의 모순


w가 신자라면 실현 불가능한 트릭들이 존재하여(휠체어 트릭과 오른손 트릭)
치명적인 모순으로 다가옵니다.



그렇다면 w가 알고보니 신자가 아니라 불신자였던 건 아닐까요?

실제로도 작중 내무장관 및 몇몇 신자들은 세뇌되지 않은 불신자였으니 w 또한 불신자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w의 살인 동기 자체가 신앙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해 다시 말해 본인의 신앙심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악마가 되어 살인을 저질렀다고 나옵니다.



또 맨 처음 초장 부분을 보면 '조든 타운 학교에서 교장을 역임했던 남자는 "짐 조든님은 저의 단 하나뿐인 신입니다."라고 중얼거리고 단 번에 주스를 마셨다'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w는 죽기 직전까지도 교주를 찬양하다 죽었다는 것이죠.


이에 따라 w는 불신자가 아닌 진짜 신자라는 것이고, 그렇다면 세번째 추리마저 헛점이 생기게 됩니다.



혹자는 w의 저런 행동들이 사실 현실 세계를 사는 것보다 조든 타운에서 교장 역을 하는 게 더 행복해서 신자인 척 연기한 것이 아니냐 하던데 만약 그런 거라면 책에서 확실한 언급이 있었어야 하지 않았나 싶네요.

어디까지나 w가 불신자라는 것은 추측일뿐, 책의 서술 방식만 보면 신자라는 것이 정론이니깐요.



이 책은 스토리의 질보다는 양질 있는 추리를 만드는 것에 매우 많이 주력한 거 같은데 추리 3개가 전부 크나큰 빈틈이 있다는 사실은 치명적인 단점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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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명탐정의 제물'에 대한 리뷰였습니다.


'탐정의 제물'은 피자마자 하루 만에 완독했을 정도로 재미만큼은 확실했던 소설이고 왜 화제작인지, 어떤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홀렸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지인들에게 추천할 수 있을 정도의 책은 되는 거 같아요.

다만 단점들도 너무 뚜렷했기에 높은 점수를 주긴 어렵네요.


[십각관의 살인]처럼 단점은 많지만 상징적인 작품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도 제 마음 속 랭킹은 둘이 비슷비슷하구요.




한줄평
-강한 신념이야말로 거짓보다 더 위험한 진리의 적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6/10점)



- dc official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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