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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보] [미소리대] (스포) 로스 맥도널드, 블랙 머니.앱에서 작성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9.16 12:34:45
조회 239 추천 8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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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이미지

"당신이란 사람을 모르겠어요,
아처. 목표가 뭐에요?"

"나는 사람들을 좋아하고,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로스 맥도널드, 블랙 머니, 황금가지, 2017, 304쪽.)

1. 로스 맥도널드가 1965년에 발표한 작품인 블랙 머니는 맥도널드의 분신과도 같은 사립 탐정 루 아처가 변함없이 등장한다. 이 작품에서 루 아처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부유한 도시 몬테비스타에 살고 있는 스물 네 살의 청년인 피터 제이미슨에게 자신의 약혼녀인 버지니아 파블론의 마음을 사로잡은 신원 미상의 인물인 프란시스 마텔의 정체를 밝혀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2. 이러한 의뢰는 처음에는 단순한 치정에 의한 사건으로 치부되었지만 루 아처의 조사가 진행되면서 사실은 매우 복잡한 문제였던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7년 전 버지니아 파블론의 아버지인 로이 파블론이 자살로 추정이 되는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과 그 배후에는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었던 도박꾼 레오 스필먼, 로이의 친구이자 의사인 조지 실베스터, 아내인 마리에타 파블론, 도박꾼의 아내인 키티까지 얽혀있었다는 것이다. 루 아처의 조사는 이어지지만 이 과정에서 마리에타 파블론이 괴한에 의하여 살해되고, 아처가 추적에 나섰던 프란시스 마텔도 역시 괴한에게 살해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는 탈세를 목적으로 불법적으로 조성된 비자금인 이른바 "블랙 머니"와 연관이 되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3. 하지만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루 아처 역시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연속적으로 전개가 되면서 굉장히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진다. 바로 루 아처에게 처음으로 사건의 해결을 부탁한 의뢰인인 피터 제이미슨과 그의 여자친구인 버지니아 파블론의 지도 교수이자 루 아처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했던 조력자인 태핑거가 7년 전 로이 파블론을 살해하고, 7년 후에 마리에타 파블론과 프란시스 마텔까지 모두 살해한 괴한이었다는 것이다.

4. 조금 더 구체적인 진상은 다음과 같다. 유부남이었던 태핑거는 사실 7년 전 자신이 재직중이던 대학의 신입생이었던 버지니아와 불륜 관계를 맺고 버지니아가 임신을 하자 낙태를 하게 만든다. 이러한 일로 버지니아의 아버지인 로이와 갈등을 겪게 되고 결국 로이를 살해한다. 하지만 마리에타와 마텔이 그러한 행동을 목격하게 된다. 그 후 7년 동안에 수면 아래에 잠들었던 사건이 루 아처의 면밀한 조사로 다시 떠오르게 되자 이들의 입을 막으려고 마리에타와 마텔까지 추가로 살해했던 것이다.

5. 루 아처의 추궁을 통하여 모든 진실이 드러난 뒤에 태핑거는 버지니아에게 동반 자살을 요구하지만 거부당하자 결국 스스로의 목숨을 끊게 된다. 그렇게 지속적으로 블랙 머니로 집중이 되었던 작품의 초점은 불륜과 낙태, 살인, 은폐, 자살로 이어지는 치정극으로 전환이 되면서 마무리가 된다. 그러한 결말을 너무나도 담담하게 보여주는 소설의 마지막 문단을 직접적으로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6. "그러길 잘한 일이었다. 지니는 태핑거와 얼굴을 마주하고 거실 바닥에 누워 있었다. 그들의 옆모습은 금속판 하나를 오려내어 만든 현대 조형물처럼 맞물려 있었다. 그녀는 소리 없이 꼼짝 않고 그와 함께 누워 있었다. 도로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리자, 그녀는 일어나서 세수하고 차분히 채비했다."(로스 맥도널드, 블랙 머니, 황금가지, 2017, 359쪽.)

7. 필자가 개인적으로 판단했을 때 블랙 머니에서의 이와 같은 충격적인 반전은 작품 속에서 숨겨진 허상과도 같은 것으로 묘사가 이루어지는 가상의 도시 몬테비스타처럼 1960년대 중반에 이미 내부적으로 많은 문제점이 내포되었던 미국 사회를 강력하게 비판하기 위하여 작가인 로스 맥도널드가 독자를 상대로 미스터리 소설에서의 전형적인 클리셰를 의도적으로 비틀어버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작가의 다른 작품인 소름, 지하인간, 위철리 여자에서도 비록 기본적인 소재는 다르지만 그 내면에는 비슷한 문제 의식이 강하게 반영되어 꾸준히 제기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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