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헨지 같은 돌덩이에서 할배들 태워 죽이는 범인이 나오는 소설

퍼핏 쇼는 워싱턴 포 시리즈 첫권, 현재까지 다섯 편이 나왔고 퍼핏 쇼로 골드 대거, 4편으론 스틸 대거를 받는 등 평가가 아주 좋다.

철저하게 정석적인 캐릭터와 이야기 전개를 보이는데 그 와중에 종종 한 호흡 빠른 템포로 충격적인 전개를 넣어 독자들을 허를 찌른다.

할배들 꺼츄가 잘린 채 불에 타 죽는 건 사실 스릴러 장르에선 그리 충격적이지 않은데 세번째 할배 몸에 주인공 이름(워싱턴 포)가 새겨진 채 불에 타서 CT촬영을 했더니 드러났다는 등의 장면을 중간중간에 슬쩍 넣어 단순 그로테스크가 아닌 독자의 의문을 부르는 충격적인 장면을 만드는 솜씨가 빼어나다.

수사 과정에서 헛발질도 좀 해야 범인이 똑똑한 티가 나고 현실감도 있어서 템포 늘어지는 과정이 형사 스릴러에 거의 필수나 마찬가진데 "늘어진다 - 늘어진다 - 충격적인 깨달음으로 전개가 빨라진다"라는 평범한 스릴러의 형식을 "늘어진다 - 늘어진... 어?" 정도로 살짝 당겨서 속도감과 의외성이 있되 이야기의 구조에 부담이 덜하다.

우직한 형사, 수학 천재지만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는 파트너, 숨긴 과거가 있는 피해자들 같이 빤한 소재를 늘어놓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롭게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실력이 놀랍다.

서양 형사 스릴러가 먹고 싶을 때 기꺼이 추천할 맛집. 시리즈 2편도 빨리 번역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