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리뷰/정보] 일본 추리소설에 있어서 <코즈믹>의 파급력

존재론적우편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1.13 12:32:02
조회 1138 추천 18 댓글 9
														


7cea8073b4836ef33fe798bf06d60403a9002b2311d756b68e


니코니코대백과에 누가 열심히 써놨길래 가져옴








<코즈믹 - 세기말 탐정신화>는 1996년에 간행된 세이료인 류스이의 미스터리(?) 소설... 대설이다.


세이료인 류스이의 데뷔작으로 JDC 시리즈의 첫 작품이고, 제 2회 메피스토 상 수상작으로 코단샤 노벨스에서 간행되었는데 내용이 엄청나서 출간 당시 장렬한 찬반 양론을 불러 일으켰다.


작가인 세이료인 류스이는 아야츠지 유키토, 노리즈키 린타로, 아비코 타케마루, 마야 유타카 등을 배출한 교토대 추리 소설 연구회의 전 회원(재학 중에 싸우고 탈퇴했다)으로 본 작품의 간행 당시 22세. 문고판으로 710페이지인 교고쿠 나츠히코 수준의 벽돌 책이다


"올해, 1200개의 밀실에서 1200명이 살해당한다. 누구도 멈출 수 없다." 1994년이 시작된 그 순간, 전대 미문의 범죄 예고장이 '밀실경'을 자처하는 정체 불명의 인물로부터 보내진다. 1년간 1200명을 죽인다면 하루에 최소 3명을 죽여야 한다. 하지만 1200년 동안 아무도 풀지 못한 밀실의 비밀을 풀었다는 '밀실경'은 매우 쉽게 범죄를 감행했고 전국에 불가사의한 밀실살인이 속출한다. 범행 현장은 항상 밀실. 피해자는 목이 잘려 살해당하고 등에는 자신의 피로 '밀실'이라는 문자가 기록된다. 일본 국민 1억 2천만 명 전원이 피해자이며 용의자인 사상 초유의 밀실 연쇄살인에 명탐정 집탄, JDC(일본탐정클럽)의 필사적인 수사도 통하지 않는다. 일본 전역은 공포의 구렁텅이에 빠진다... 그 무렵, 영국에선 지난 세기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었다. 그것은 잭 더 리퍼의 후계자를 지칭하는 사람에 의한 연속 살인. JDC 제일의 천재 쓰쿠모주쿠는 양국의 살인을 상세히 검토한 결과 1200년간 풀리지 않았던 밀실의 비밀과, 106년간 풀리지 않았던 영국의 연쇄살인은 동일 범죄임을 간파한다. 모든 것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위대한 신비에 명탐정마저 초월한 메타탐정 쓰쿠모주쿠가 도전!


이것만 보더라도, 솔직히 말해 괴문서이며 "진짜로 미스터리?"라고 할 수밖에 없다. 한 작품 속에서 1200건의 밀실살인 (본래는 12건이었지만 고베대지진으로 집이 무너진 걸 보고 1200건으로 구상을 바꾸었다고 한다)이라는 스케일부터 어이가 없지만, JDC의 명탐정 집단이 등장하고 각각의 탐정이 필살기같은 추리를 구사하며 사건에 도전한다는 설정도 1996년 당시에는 생소했다.


레이와 시대의 눈으로 본다면 JDC의 설정은 "흠, 특수 능력 탐정이 나오는 특수 설정 미스터리네"로 생각하겠지만 이 작품이 메피스토 상을 수상한 1996년 당시엔 특수 설정 미스터리가 지금처럼 지위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게다가 내용은 본격 미스터리 답게 '독자를 향한 도전장' 까지 들어있지만, 그 진상을 읽은 당시 많은 독자가 "이게 뭐야!" 하고 책을 벽에 던져버렸다. 일단 대량 밀실 살인은 합리적(?)인 해결은 되는데, 그 트릭(?)자체는 터무니없다. 현대의 특수 설정 미스터리의 기준에 비추어 선구적인 특수 설정 미스터리로 평가하는... 것도 분명 무리가 있다. 탐정들의 특수 추리는 사건 해결에 아무 관련도 없잖아.


더욱 곤란한게 이 작품은 개그가 아니다. 단순히 개그라면 웃어 넘기면 되지만 작가는 매우 진지하게 쓰고 있다. 더 난처한 것은 (예컨대 히가시노 게이고의 <명탐정의 규칙> 처럼) 비평적인 패러디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진지하게 '엄청난 명탐정들이 엄청난 사건을 해결하는 (적어도 작가한테는) 성실한 미스터리'로 쓰인 것이다.


개그나 비평이라면 아무리 장난스럽고 개그같은 내용이라도 독자들도 웃기다고 받아들이거나 내용 뒤에 숨겨진 비평적 의도를 짐작하는 형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본 작품은 쓰는 방법이 어디까지나 진지하기 때문에 독자들도 진지하게 읽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결과, 이 작품은 엄청난 찬반 양론을 불러 일으키며 일본의 본격 미스터리 업계를 문자 그대로 뒤집어버렸다.


이 한 권이 신본격 업계에 일으킨 돌풍은 엄청나다. 출간 전부터 소란이었다. 당시엔 모일 때마다 세이료인 류스이가 화제에 올랐는데, 지난 주 아유카와 테츠야 상 파티 뒷풀이에서 카사이 키요시, 키타무라 카오루, 야마구치 마사야, 아리스가와 아리스, 아야츠지 유키토, 아비코 타케마루, 노리즈키 린타로, 아시베 다쿠, 교고쿠 나츠히코, 마야 유타카, 시노다 마야미 등 쟁쟁한 작가들이 모두 <코즈믹>을 읽고 밤새도록 토론했다.

찬반양론이 격렬하게 부딪히고, 오리너구리설(미스터리 진화의 막다른 골목), 마약설(읽으면 환상을 본다), 신본격의 인디펜던스데이설(웅장한 낭비와 유쾌한 어이없음), 바이러스설(감염되면 위험), 엑스재팬 무도관공연설(자신의 세계관에 몰입) 등 전면 부정부터 전명 긍정(은 적었지만)까지 각개각론.

띠지의 추천사에 "신본격의 가장 흉악한 카드가 미스터리의 행복한 시대의 막을 내린다'라고 농담처럼 썼지만, "진짜... 이런게 유행하면 뭘 써야 될지 모르겠어요"라고 투덜거린 신본격 작가도 있고, 세이료인 류스이의 등장에 진지하게 위기감을 품은 목소리도 적지않았다.

-오오모리 노조미(아니메쥬 96년 12월)


현대의 독자들은 "그냥 신인의 황당한 작품으로 그렇게까지 요란해질 필요가 있나?"고 생각할지 모른다.

실제로 이것이 코단샤 노벨즈에서 나온게 아니고, 메피스토 상 수상작도 아니고, 어딘가의 라이트노벨 레이블에서 나온 작품이었다면 미스터리 업계에 남몰래 침투해 일부 호사가가 전설의 괴작으로 언급할 뿐인 작품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메피스토 상 수상작으로 코단샤 노벨즈에서 나오고 말았던 것이다. 이건 역사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1987년에 아야츠지 유키토가 <십각관의 살인>으로 데뷔한 이후 코단샤 노벨즈라는 레이블은 이른바 '신본격'의 본산이었다. 그 코단샤 노벨즈의 잡지로서 <메피스토>가 <소설 현대>의 증간으로 창간된 것이 1994년. 그 해에 교고쿠 나츠히코가 <우부메의 여름> 원고를 코단샤에 가져가서 화려하게 데뷔한다.

이런 교고쿠의 등장을 계기로 <메피스토>가 원고를 모집한 결과, 모리 히로시의 <차가운 밀실과 박사들>을 응모하면서 '메피스토 상' 제 1회 수상작으로 <모든 것이 F가 된다>가 간행되었고 그것이 1996년 4월. 그리고 같은 응모에 <1200년 밀실 전설>로 응모된 본작이 <코즈믹 - 세기말 탐정신화>라는 제목으로 제 2회 메피스토상 수상작으로 간행된 것이 그 해 9월이었다.


아야츠지 유키토, 아리스가와 아리스, 노리즈키 린타로, 아비코 타케마루, 마야 유타카라는 신본격 초기의 주요 작가들은 모두 기존의 신인상을 거치지 않은 무관의 신인으로 데뷔한 후 젊은 독자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런 흐름 속에서 '신본격의 최종병기' 교고쿠 나츠히코가 등장했고 마침내 총본산인 코단샤 노벨즈가 신인상을 창설. 그 1회 수상자가 모리 히로시이다. 교고쿠와 모리는 삽시간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고 특히 교고쿠 나츠히코는 엄청나게 팔렸기에 신본격 무브먼트가 드디어 상업적으로 대세가 된 순간, 그야말로 '신본격'이 절정에 달한 시기에 본작이 그 총본산인 코단샤 노벨즈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가져다준 충격은, 레이와 시대인 현대에선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즉, '신본격'의 총본산인 코단샤 노벨즈 편집부가 본작에 '미스터리로 출판할 만 하다'는 보증수표를 줬다는 것이었다(적어도 당시의 독자와 관계자는 그렇게 받아드렸다). 예컨대 평론가 센가이 아키유키는 1997년의 <뉴 웨이브, 미스터리 독본>에서 "이런 작품이 쓰여진 것 자체는 어쩔 수 없지만 이걸 출판하려는 놈들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는 비판을 했다. 원래 메피스토 상은 미스터리 전문 신인상이 아니었지만, <우부메의 여름>, <모든 것이 F가 된다> 이후에 독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당연히 신본격 미스터리였고 그 다음에 나온 것이 이 작품이었으니 독자들도 참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찬반 양론이라고는 하지만 당시의 신본격 작가, 미스터리 평론가, 또 미스터리 마니아들의 평가는 대부분 전력의 '부정'이었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욕먹은 미스터리'는 과장이 아니었으며 일본 미스터리 역사상 이 작품보다 많이 비판받은 작품은 없다고 단언한다. 당시는 미스터리 마니아 앞에서 무심코 "세이료인 류스이가 좋아요"라고 하면 그자리에서 돌로 맞을 정도의 분위기였다. 단순히 못 쓴 작품이라면 차갑게 묵살되고 끝났겠지만, 본작에는 묵살로 끝마치지 못할 당시의 미스터리 작가, 평론가, 마니아의 신경을 거스르는 부분이 존재한 것은 틀림이 없다.


그런 분위기가 되어버린 것은, 마니아 층으로부터의 거부 반응에 비해, 당시의 젊은 독자들은 매우 감동을 받았다는 사실이 한 몫 거들었다. 실제로 세이료인 류스이는 "20대에 직장인 생애 연봉 정도는 벌었다"(<세이료인 류스이의 소설 작법>)고 밝힌 바 있다. 본작의 과대망상적인 스케일과 전대미문의, 종래의 소설 작법으로부터의 자유로움이 젊은 독자들에게 받아들여진 것은 지금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기존의 본격 미스터리의 가치관으로는 인정하기 어려운 작품을 지지하는 젊은 독자들이 대량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이 또한 신본격 계열의 작가나 마니아들의 신경을 건드렸다.

원래부터 신본격을 '멋진 명탐정이 활약하는 캐릭터 소설'로 읽는 독자는 당시부터 많았지만, 본작은 바로 그 극단과도 같은 것이며, '신본격'을 '본격 미스터리'이외의 가치관으로 읽는 독자가 엄청나게 많았다는 사실이 가시화된 것은 당시 본격 미스터리 작가나 마니아들에게는 인정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원래 '신본격'은 구색 맞추기에 지나지 않는 밀실트릭이나 알리바이 깨기가 붙어 있는 당시의 사회파 미스터리나 트래블 미스터리가 양산되면서 마니아가 만족하는 미스터리가 적었던 당시의 미스터리계에서 일어난 고전적인 '트릭 풀이'의 부흥 운동이었다. 적어도 작가들은 '내가 읽고 싶은 본격 미스터리가 없으니까 쓴다'는 의식이었고 그것이 젊은 독자의 지지를 받은 것은 '트릭 풀이' 때문이라고 확신했을 것이다. 그러나 세이료인 류스이의 등장으로 "사실은 신본격 독자들도 대부분 '트릭 풀이'를 지지한게 아니였고 트릭에도 관심이 없나?"는 의심이 솟아났다. 이는 곧 '신본격'의 정체성 위기였고, "신본격의 가장 흉악한 카드가 미스터리의 행복한 시대의 막을 내린다"는 오오모리의 추천사는 정곡을 찌른 셈이다.


그리고 2000년대 초반이 되면, 니시오 이신을 필두로 세이료인 류스이의 영향을 받은 작가들이 코단샤 노벨즈에서 등장해, 당시의 '본격 미스터리'의 틀에서 벗어난 작품들을 연달아 발표했다 (가사이 기요시가 말하는 탈격계脱格系). 신본격의 핵심인 코단샤 노벨즈가 잡지 <파우스트>를 만들어 이 흐름을 계속 추진하자 기존의 신본격 업계는 아비규환의 광경을 연출했다. 2002년에 나온 신본격 가이드북 <본격 미스터리 크로니클 300>에는 유명한 신본격 작가들이 에세이를 썼는데, 본격 미스터리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에세이가 꽤나 눈에 띄기에 당시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리얼리티 제로에 캐릭터는 얇고 전체적으로 장황하다. 미스터리가 농담이 되었다. 어른 독자들의 눈에는 그렇게밖에 비치지 않았던 본작을 10대의 젊은 독자들은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물과 기름처럼 분리되는 독자층. 무시하기는 쉽지만 구세기의 아저씨 독자인 내가 고립될 가능성도 있다. 적어도 마7이조 오타로와 사토 유야, 니시오 이신, 기타야마 다케쿠니 같은 신세기를 책임질 젊은 작가들의 등장의 포석으로서, 세이료인 류스이에게 역사적 의의가 있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치카와 쇼고)


팬들의 저변이 확대된 것도 있지만 본격 미스터리는 내가 상상했던 이상으로 자유롭게 읽히는 것 같다. 그것은 충격적인 발견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좋은지 나쁜지 묻는다면 "기분이 좋지는 않다"고 본심을 말할 수밖에는 없지만 "불쾌하다"고 답하는 것은 유보한 채, 본격이 새로운 가능성 (그런 것이 필요한지는 모르지만)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면 견딜 수 있는 한에서는 지켜본다. (아리스가와 아리스)


결국 <파우스트> 계열 작가들은 대부분 좁은 의미의 본격 미스터리로부터 멀어졌지만, 이 작품이 본격 미스터리 계에 남긴 흔적은 크고, 2006년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을 둘러싼 본격 논란도 세이료인 일파가 일으킨 소동이 업계에 준 좌절감의 분출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세이료인 류스이의 작풍은 이후 젊은 작가들에게도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작품이 상업 출판물로 등장해 많은 독자들의 지지를 받았다는 사실은 젊은 작가 지망생들에게 '소설은 이렇게까지 자유로워도 괜찮다'는 의식을 심어주었다. 그 대표격이 앞서 언급한 니시오 이신인데, 강렬한 캐릭터와 말장난에 대한 집착은 세이료인 류스이의 직계임이 분명하다.

현대에도 이처럼 파격적인 작품은 드물지만, 예컨대 JDC 멤버들처럼 여러 명의 명탐정들이 등장해 추리 대결을 펼치는 작품은 더이상 드물지 않게 되었고, 라이트노벨적인 캐릭터 조형의 본격 미스터리는 이제 본격 미스터리의 주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작품 외에도 <19박스>의 '수록된 단편을 읽는 순서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는 단편집'이라는 컨셉트는 훗날 나오키상 수상 작가인 미치오 슈스케가 <N>에서 똑같이 시도하기도 했다.

현대의 특수 설정 미스터리처럼 만화・애니메이션적 설정의 도입이나 라이트노벨적인 캐릭터 조형을 본격 미스터리에 도입한 초기 작품 사례로서의 역사적 의의는 (아마도) 크다.


당시 작가, 평론가, 마니아들로부터 세이료인 류스이는 '유희적인 장르 파괴자', '악질 테러리스트' 처럼 여겨진 구석이 있지만 (예컨대 앞서 언급한 <본격 미스터리 크로니클 300>에서는 니시오 이신 <잘린머리사이클> 리뷰에서 '돈다발을 태워버리는 남자'로 언급된다) 적어도 레이와 시대에 보기에 이 작품은 '본격 미스터리'라는 장르에 대한 악의로 쓰여진 것이 아니라, '아무도 본 적 없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미스터리를 쓰고 싶다'는 젊음에 의한 과대망상적 열정의 (다소 기괴한 형태의) 산물이라고 평하는 것이 더 공정할 것이다. 그 형태가 너무 기형적이라 당시 본격 미스터리계의 신경을 건드리긴 했지만.

지금과는 달리 아직 만화・애니메이션적인 것들이 발언권을 얻지 못했고, 일반 소설과 라이트노벨 사이에 높은 벽이 존재하던 당시에 '본격 미스터리를 캐릭터 소설로 읽는' 독자에 대한 혐오감, 일종의 엘리트주의적인 가치관이 존재했음은 분명하다. 그런 상황에서 세이료인 류스이라는 극약처방이 먼저 투입되고 이후 업계에 일종의 면역이 생겨 현대 젊은 작가들의 본격 미스터리가 받아들여질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또한 기존의 정통 미스터리의 가치관에서 벗어난 세이료인 류스이와 그 일파가 큰 지지를 얻은 것은, 정통 미스터리계에 '우리가 좋아했던 정통 미스터리의 재미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지게 했다. 2000년대 중반 신본격 1세대 작가들이 표준적인 정통으로의 원점 회귀를 지향한 것도, 앞서 언급한 <용의자 X의 헌신>의 평가를 둘러싼 정통 논쟁도 그런 물음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후속작 같은게 많이 나오고, 만화・애니메이션적인 설정과 캐릭터가 본격 미스터리에 등장하는 것이 당연해진 현대에 이 작품을 처음 읽는다면, 무엇이 당시 미스터리 작가와 마니아들의 신경을 그렇게까지 거슬렀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어찌 보면 독자들의 '본격 미스터리 가치관'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2000년대에는 신본격 미스터리를 읽는 사람들에겐 어떤 의미로 기본서였던 이 작품이지만, 현대엔 평판만 들어본 사람도 많을 것이다. 무엇이든 읽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게 있으니,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을 벽에 던지더라도 책임은 지지 않는다.


"결국 작가가 평범한 미스터리를 쓸 능력이 없었을 뿐이잖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19박스> 코단샤 노벨즈판에만 수록된 단편 <키무라칸의 범죄×Ⅱ>를 추천한다. 류스이 대설을 냉담하게 보는 미스터리 마니아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는 작품인데, 문고판에서는 설정만 담습한 다른 이야기로 바뀌어 버렸다. 쓰려고 마음만 먹으면 평범한 걸작 미스터리도 쓸 수 있는데, 세이료인 류스이는 그런 평범한 걸작 미스터리에는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추천 비추천

18

고정닉 8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3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32840 리뷰/ (스포) 히가시노게이고 다잉아이 이거 존나 황당하네 [4] Sanchor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257 0
32838 일반 시르베크 서양철학+추리소설 21권 택포 10만에 팜 레알이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126 0
32837 일반 호노부 자꾸 이것저것 늘리지 말고 빨리 고전부 완결이나 해 [5] 추붕이(14.45) 01.27 296 0
32836 일반 추소 추천해주라 [12] 추붕이(59.15) 01.27 360 0
32835 일반 도진기 가족의 탄생 강추 합니다 [1] 추붕이(123.142) 01.27 222 1
32834 일반 속임수의 섬을 살까 말까... 지자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167 0
32823 일반 코즈믹은 쓰쿠모주쿠 발사대네 ㅇㅇ(222.110) 01.27 207 0
32822 일반 설명 많은 추소는 취향이 아닌 것 같음 추붕이(119.149) 01.27 173 0
29804 일반 적당히 깝쳤으면 좋겠는데+악성 IP빌런 차단 방법 [31] 아스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23 1442 15
32806 일반 마안갑안봤는데 흉인저먼저봐도 되나요 [1] 추붕이(59.4) 01.26 214 0
32821 일반 나 병역준비역 통지서왔다 망했다 [6] ㅇㅇ(58.29) 01.26 487 6
32820 홍보/ 추리 웹사이트 만들었습니다 [14] 추붕이(115.137) 01.26 1043 9
32819 일반 신조로 책장 하나 다채웠다! [1] 욥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6 437 6
32818 일반 사이비 종교 관련 소설 [9] 추붕이(58.237) 01.26 342 0
32817 일반 갤 보다보면 신기한게 야한거 거부감있는 애들 꽤 보이네 [14] ㅇㅇ(210.217) 01.26 478 0
32816 일반 저번에 추갤에 가나다의 돼지 세권있는 사람 있더라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6 219 0
32815 일반 특수 설정 있는 추소는 판타지가 나은 것 같다 [1] 추붕이(211.219) 01.26 165 0
32814 일반 가면산장처럼 야한거 없고 읽기 쉽고 반전 확!! 있는거 추천좀 [1] ㅇㅇ(49.1) 01.26 196 0
32813 일반 책장 정리하고 보니 나미야 잡화점 두권임 [8] ㅇㅅㅇㅁㅇㅈ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6 354 2
32812 일반 가벼운 추리소설 추천 좀 [14] 추붕이(39.122) 01.26 407 0
32811 일반 우타노 쇼고는 신간 안 나오나 [2] 책살돈이없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6 245 0
32810 리뷰/ 사노 히로미 <누군가 이 마을에서> 리뷰 [5] Souveni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6 387 5
32809 일반 묵시록 살인사건 표지 죽이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6 392 0
32808 일반 추리소설 입문하는 친구한테 추천할만한책 추천받음 [11] 추붕이(106.101) 01.26 391 0
32807 리뷰/ 추린이 책읽기 시작했다 [6] 댕댕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6 245 2
32805 일반 새해 기념 작가별 읽은 작품 목록.jpg [2] 국뽕한사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6 224 0
32804 일반 난 시라이 도모유키 국내 정발된거 세권 다 별로였는데 [1] 추붕이(219.250) 01.26 273 0
32803 일반 노스포) 그리스관미스터리 읽는데 앨러리 이자식 [1] 두리jj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6 166 0
32802 일반 기이한 현상이 끊임없이 날것같은집 [2] 뱃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6 282 3
32801 리뷰/ 쿠라이 마유스케 '괴물 나무꾼' 다 읽었다!! [4] 국뽕한사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6 161 3
32800 일반 오컬트 관련 미스터리 [4] 추붕이(58.237) 01.26 218 0
32798 일반 미쓰다 신조 <기관, 호러작가가 사는 집> 읽음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6 374 3
32797 일반 기시유스케의 다크존 보는데 [2] ㅇㅇ(223.38) 01.26 189 0
32796 일반 우라조메 덴마 시리즈는 체육관의 살인부터 읽어야함? [2] ㅇㅇ(175.212) 01.26 252 0
32795 일반 근데 추천만 코드 푸는 건 안 됨? [2] 추붕이(175.206) 01.26 169 2
32830 홍보/ 2023 우리가 사랑한 추리소설 ㅇㅇ(42.27) 01.27 2005 0
32829 홍보/ 2022 우리가 사랑한 추리소설 ㅇㅇ(42.27) 01.27 1200 0
32828 홍보/ 2021 우리가 사랑한 추리소설 ㅇㅇ(42.27) 01.27 1007 0
32827 홍보/ 2020 우리가 사랑한 추리소설 ㅇㅇ(42.27) 01.27 1093 0
32792 일반 헐 하라 료 작가 님 돌아가신 거 이제 알았네 [3] 추붕이(59.15) 01.25 281 0
32790 일반 사라졌던 괴담의 집 찾았다 [5] ㅇㅅㅇㅁㅇㅈ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5 534 6
32787 리뷰/ (약스포)세계의 관 재밌게봄! [1] 음냐냐(125.130) 01.25 87 1
32786 일반 명탐정의 창자 밀리의 서재에 언제 올라오냐. 추붕이(222.98) 01.25 140 0
32785 일반 히가시노 게이고 < MBTI INFP같음 [1] Sanchor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5 319 1
32784 일반 누워서 책읽고싶다 근데 종이책이 좋음 ㅠㅠ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5 232 0
32783 일반 명창 선발대 일 안하냐? [1] ㅇㅇ(218.147) 01.25 208 0
32782 일반 창자가 제물보다 먼저 나왔는데 왜 후속작으로 광고하냐? [5] 추붕이(121.167) 01.25 494 0
32781 리뷰/ (스포) 히가시노게이고 편지 읽었는데 참 마음이 아프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5 151 0
32780 일반 근간에 구입한 책들 명탐정의 창자 외 ~~ [1] 3번째모퉁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5 426 6
32779 일반 명창 명제에서 세계관 이어지는 시리즈임? [1] 추붕이(27.35) 01.25 216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