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계단섬은 '인간의 성장'이라는 요소를 거대한 공간으로 실체화한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계단을 오르기 위해선 불필요한 요소를 최대한 버려야 하고

그럴 의지나 용기가 없는 인간은 계단을 오를 엄두조차 못 낸 채

계단 밑바닥에서 살아가야 하는 현실을 청춘 미스터리라는 장르를 통해 표현한 느낌이다.

계단섬 시리즈의 첫 작품이라 계단섬이 정확히 어떤 장소인지는 후반부에 밝혀지게 된다.

주인공을 포함해서 이 작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뭔가 크게 결핍되거나 일반인과는 조금 다른 행보를 보이는데,

특히 주인공의 경우 서술자의 입장임에도 시종일관 비관적이고 염세적인 태도를 보여서

처음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주인공의 성격에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계단섬의 정체가 밝혀지고 난 뒤에는 왜 주인공이 매사에 '비관적일' 수밖에 없는지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완독한 뒤에는 미스터리가 풀렸다는 해방감보다는 씁쓸함이 훨씬 더 많이 남았다.

일본에서는 전 6권으로 시리즈가 완결되었지만

우리나라는 2019년에 5권이 나오고 지금까지 6권이 안 나오고 있다.

게다가 이 작품과 2편은 현재 우리나라에선 절판이라 중고책으로 구하거나

만화책으로 읽어야 한다. 전자책으로 읽는 방법도 있지만

이상하게 2권만 전자책이 없다...

사람이 죽어나가는 미스터리에 조금 지친 사람들이라면

한 번 쯤 읽어볼만한 작품. 근데 책에 오탈자가 많고 뭔가 번역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눈에 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