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타루 이쁘노

마야 유타카 작품 중 제일 관심이 적어서 늦게 읽었지만 그럭저럭 괜찮았다. 물론 다른 소설들보단 아래긴 함.

치즈루가 여자라는 스포를 이미 당하고 읽었는데, 사실 스포도 아닌게 등장인물 소개부터 여대생이라고 떡하니 박혀있거든.

알고보니 독자 입장에선 여자임을 알지만, 작중 인물들 사이에선 남자로 알고 있었던; 조까 거시기한 트릭. (치즈루가 남장하고 잠입함)

대학 동아리인데 자기 혼자 다른 대학이라 뭔가 이상하다 했더니...

저택 안에 갇힌 클로즈드 서클물이나 의외로 연쇄적으로 사건이 터지진 않는다. 1권 중반이 되어서야 첫 살인이 벌어져 계속 그 범인을 찾는 내용.

그러다가 파이어플라이관 전 주인 가가와 현 주인 사세보, 그리고 관 자체의 비밀이 드러나는 방식.

탐정으로 대활약한 시마바라의 출생의 비밀은 솔직히 별로 좋아하는 요소가 아닌지라 영.. 숨겨진 통로도 그렇고.

지하 동굴, 클래식 묘사는 내가 동알못 음알못이라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았다.

일단 치즈루 성별 트릭을 제외하고 가장 중요한 두 포인트.

1. 서술트릭

이사하야(조지 공범, 츠구미 남친, 왓슨)와 나가사키(용사)를 혼동시키는 서술트릭은 준수했다.

원래부터 나가사키의 비중이 눈에 띄게 극도로 적은데, 덕분에 후반에 마구 달려나가는 그의 추진력이 돋보였다.

2. 산사태 엔딩

이렇게 비내리면 산사태 나는 거 아니냐는 대사로 가볍게 복선을 깔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연쇄살인 대신 생매장을 택하는 씹야좆타카.

그러곤 나지막히 산사태로 한명 빼고 전멸이라는 신문기사로 막을 내린다. 일본 웹에선 이 생존자가 치즈루라는 설이 유력하더라. 두번째가 나가사키.

일본 웹을 뒤져보니 '사세보와 학생 7명의 유해가 발견'은 오역인듯. '사세보와 학생들을 포함한 7명의 유해'가 낫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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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에서도 캐릭터들을 괴롭히는, 아니 일부러 비틀린 구석을 만들어놓는 마야 유타카의 짖궂음이 발휘됐다고 생각된다.

츠구미와 연인이었지만 그녀를 살인마에게 바친 조지(=사세보)의 공범 이사하야.

츠구미를 위해서랍시고 복수극을 펼쳤지만 사실상 도청범+집착증+스토커+파오후+오타쿠인 진범 나가사키.

탐정역으로 활약했지만 결국 출생의 비밀과 가정사가 까발려진 시마바라.

역시 탐정역으로 활약했지만 결국 우상 사세보의 추악한 비밀을 알게 되버린 히라도.

그리고 그냥 모자란 바보형 오무라까지.

결국 이들 모두를 산사태로 와장창 묻어버리는 작가놈이 또라이다.

클로즈드 서클물치고 연쇄살인이 아니었던 건 이 산사태 엔딩, 즉 마지막에 독자에게 생존자 맞히기 퀴즈를 던지려는 고약한 설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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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마야 유타카 정발작을 다 읽게 되었다. 더 줘 벅벅

일단 기사라즈랑 메르카토르 시리즈부터 한대 말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