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 소재를 이용한 본격 미스터리로 유명한 작가인 거는 알고 있었고, 예전부터 궁금해하던 작가라 바로 리디북스로 질러서 읽어봄

판타지, SF스러운 설정을 도입하고 그 설정 하에서 논리적인 해결을 보여주는 특수 설정 미스터리임

(대표적인 작가가 '일곱번째 죽은 남자', '인격전이의 살인'의 니시자와 야스히코, '시인장의 살인'의 이마무라 마사히로, '캣푸드', '그 칼로는 죽일 수 없어'의 모리카와 토모키 등이 있음. (국내 출간작 기준)

이쪽 소설을 읽어본 적 없으면 추천작은

'일곱번째 죽은 남자' - SF 소재를 기반으로 한 재미있는 스토리와 트릭 한 방이 괜찮음

'캣푸드' - 소재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트릭과 이를 이용한 두뇌싸움이 괜찮음

)

작가가 엽기적인 소재와 내용으로 유명한 만큼, 작가의 다른 작품만큼은 아니지만 중간중간 좀 고어하거나 엽기적인 묘사가 들어가 있음. 이런 거에 학을 떼는 사람이라면 읽지 않는 게 좋을 것 같기는 하지만 본인은 그런 쪽에 내성이 있어서 읽으면서 크게 힘들지는 않았음. '살육에 이르는 병', '불야성' 이런 거보다는 약한듯. 고어한 묘사가 불쾌감을 일으키는 목적이라기보다는 사건의 진상을 추리하는 데에 필요한 요소여서 고어한 게 너무 싫지 않다면, 그리고 본격 미스터리를 좋아한다면 읽어볼 만 한 것 같음.

(묘사나 내용이 잔인한 거 외에 좀 선정적이기도 한게 주요 등장인물부터가 소수 민족 매춘부를 데려다가 관계를 가지는 사람의 사생아, 출장 마사지사 등등이고, 섬에 모이게 되는 등장인물들의 공통점이 모두 한 여대생과 잠자리를 가진 거임.)

클로즈드 서클 장르이지만 판타지적인 요소와 합치면서 풍부한 트릭 아이디어가 나오고, 정석적이면서 논리적인 다중 해결 형식을 보여주어서 본격 미스터리 팬이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거 같음. 아무래도 일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추리를 하다 보니 이색적이면서도 재미있는 논리가 많이 들어감.

작가의 그간의 다른 작품에 비해 무난한 편이라고 평가가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히가시노 게이고, 나카야마 시치리, 요네자와 호노부 등 대중적인 작가들의 미스터리 작품에 비해 매우매우 매니악한 작품임에는 틀림 없기 때문에 이 작품을 출간한 출판사한테 참 고마웠음 ㅋㅋㅋ

이 정도 작품 출간할 정도니까 이 작품이 국내 본격 팬들에게 많이 팔려서 자극적인 소재와 바카미스적인 트릭을 결합한 초매니악 본격 미스터리 '가미키 라이치 시리즈'가 출간되기를 기대해본다... ㅋㅋㅋ

(솔직히 '코스믹'도 출간된다고 하고 하야사카 야부사카의 '앨리스 더 원더 킬러' 이거도 출간된다고 하니까 용자 출판사가 내줬으면 함 ㅋㅋㅋ 나오면 일단 나는 무조건 사야지)

결론: (1) 고어하고 자극적인 묘사에 학을 뗄 정도로 싫어하지 않고, (2) 트릭 중심의 본격 미스터리, 클로즈드 서클 장르 좋아하고, (3) 특수 설정을 기반으로 한 미스터리가 재미있다면, 추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