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번역] [번역] p.041 오키나와 중학생 양아치 파이트클럽

레벤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23 13:02:00
조회 160 추천 7 댓글 3
														

제1장 인생

오키나와 중학생 양아치 파이트클럽


Chapter ONE -THE LIFE- 10




  이런 저라고 할지라도 중학생 시절에는 틀림없이 행복했습니다. 학교 따위 당연한 듯 가지 않았고, 같은 빈곤단지에 거주하는 친구와 아침까지 중고 서점에서 서서 책을 읽거나, 마작 테이블이 있는 친구 집에서 마작을 하거나 했습니다. 그 때는 참 행복했어요.


  오키나와는 양아치와 일반학생의 경계가 애매합니다. 특별히 성실한 학생 이외에는 모두 불량한 부분이 있었죠. 저는 가출하는 취미가 있어서 아침까지 함께 놀 친구를 찾고 있었기에, 특히 불량한 친구가 많았습니다. 그들은 일상적으로 '유희왕' 카드나 자전거를 훔쳐, 그걸 싼 값에 팔거나 해서 용돈을 만들고는 했어요. 때로는 선배의 오토바이를 훔친게 들켜서 린치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오키나와 양아치 중학생들의 청춘.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이야기는 거의 통하지 않았지만, 오락실에서 격겜과 마작, '건담VS' 시리즈...... 당시에는 '연대자1)'를 통해서 오타쿠와 양아치들이 서로 함께 싸운다는 수수께끼의 공간이 오락실에 생겨났습니다. 오타쿠가 다른 학교의 양아치를 'KOF2)'에서 때려 눕혔을 때, 상대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현피를 걸어와서 같은 학교의 양아치가 가세하여 도와준다는 감동적인 광경도 있었죠.


  오타쿠지만 무리하게 불량배 흉내를 내고 있던 동급생이, '동방'의 2차 창작 그림을 무단 복제한 지포라이터(오락실 상품으로 흔히 보이는 그거)를 내밀며 "담배 필래?" 라고 꼬신 일도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제 육아를 포기했지만 "가출을 하거나 술을 마시는 건 괜찮은데, 너는 호흡기가 약하니까 흡연은 하지마." 라고 몇번이나 거듭 강조하셨기에 담배만은 완강히 피지 않았어요. 그런 나날이었습니다.


  어느 늦은 밤, 친구 집에서 마작을 하다 질려서 산책을 하고 있었는데, 양아치들이 소학교에 우글우글 모여있던 기억이 납니다. 양아치들은 낮에는 학교에 나오지도 않으면서 밤의 학교는 참 좋아한다니까요.


  잠시 안뜰을 지나가자, 마침 같은 학교 학생 7, 8명 정도가 원 모양으로 모여있었습니다. 한 명이 "경비원이 온 줄 알았잖아." 라며 깔깔 웃었어요. BGM은 피쳐폰에서 흘러 나오는 음질 구린 오렌지렌지3). 지역에 대한 애착이 강한 그들은 오키나와 출신 아티스트도 정말 좋아해요.

  어쨌든 그 원 모양에 끼기로 했습니다. "언제까지 아무 의미 없이 모여 있는거야?" 라고 물어보니, 최근에는 '어깨빵4) 데스매치'가 유행하고 있다고 누군가 대답했어요. 세부적인 내용은 듣지도 않았지만 시시하고 폭력적인 심심풀이라는 것을 바로 이해했습니다.


  남자 둘이 마주보고 서서, 교대로 어깨빵을 주고 받는다. 먼저 무릎을 꿇은 쪽의 패배. 단순명쾌하고 지극히 원시적인 게임. 격겜의 콤보 연습이 천배는 유익하겠네요.

  그들은 당연하게도 스페셜 게스트 처럼 우연히 그냥 지나가다 들른에게 어깨빵 데스매치를 시키려고 했습니다. 저는 한 눈에 봐도 비실비실하기 때문에 재미 없을거라고 말하자, 그 중에서 가장 비실한 남자애와 맞붙는 흐름이 되었어요. 양아치도 나름 게임 밸런스 조정이 가능합니다.


  여기까지 온 이상, 아무래도 기권하면 채면이 서지 않겠죠. 무엇 보다, 한 번 쯤은 이런 바보같은 경기에 참가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으니까요. 양아치 무리에서 제일 비실한 남자...... 료오군과 서로 노려봤습니다. 비실하다고는 해도, 양아치들 사이에서 그렇다는 거에요. 반 평균보다는 확실히 세 보였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낮에는 어쩌고저쩌고 운동부에서 농구나 야구에 청춘을 바치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오타쿠 남자애라 할지라도 의지가 있습니다.


  가위바위보. 료오군이 선제 공격. 깊은 밤 소학교에서 동급생과 격투자세로 마주 선다. BGM은 음질이 깨진 오렌지렌지. 관객은 전원 신난 양아치들. 이질적인 상황을 앞에 두고 뇌내마약이 흘러넘치기 시작했습니다.


  료오군은 사양 않고 제 오른어깨에 스레이트를 먹였습니다. 퍽 하고 둔탁한 소리가 교정에 울려퍼졌지만, 한 방 가지고는 아무렇지도 않았어요. 계속해서 제 차례. 무의미하게 동키콩처럼 팔을 돌리고, 상대의 어깨를 향해 혼신의 일격을 되돌려 줬습니다. 또 다시 퍽 하고 둔탁한 소리가 울렸어요. 사람을 때린다는 행위에 평생 익숙해질 일은 없겠죠.


  "점점 달아오르는데!", "템포 올리자고!"


  관객이 저희를 부추기기 시작했습니다. 2방, 3방......7, 8방 까지는 문제 없었으나, 9방 언저리부터 확실히 데미지가 축적되어 온 것이 느껴졌어요. 아파, 아파, 아파. 데미지가 쌓인 팔을 휘두르는 거니, 때리는 쪽도 아파요. 오타쿠의 주먹이라도 10방이나 맞으면 료오군도 아프겠죠.


  '무릎을 꿇은 쪽의 패배' 라는 룰이 또 얼마나 절묘한지, 아무리 아파도 그건 상반신의 이야기이고, '무릎을 꿇는다' 라는 행위는 육체가 아니라 정신이 꺾였을 때를 의미합니다. 13방, 14방. 둘 다 지금 당장이라도 지면에 무릎을 꿇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그러나 의지가 그리 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본인들만은 라오우 VS 토키5) 같은 느낌.

  때리는 쪽도 아프므로 펀치의 위력도 반감되어갔습니다. 거기다 마주보고 주먹을 주고 받는 횟수가 늘어갔어요. 20방을 넘어서는 의식이 혼미해져갔고, 30방에 도달하기도 전에 제 정신이 꺾였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무릎부터 털썩 주저 앉았어요. 그리고, 그대로 위를 보고 쓰러졌습니다.


  양아치들은 생각치도 못한 명경기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보상으로 담배를 건내주려 했으나, 저는 담배만큼은 거절했습니다. 이런 밤도 나쁘지 않았네요. 료오군은 말 없이 악수를 해주었습니다. 마작 외에도 우정을 다지는 방법이 있는지는 몰랐네요.

  그대로 몇 분 정도 쉬니, 순찰중인 경찰차가 찾아온 모양입니다. 누군가 소리쳐서 저희는 도로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당연히 패배의 부상을 안은 저는 뒤쳐져 버렸고, 그렇다 한들 그들도 체포되고 싶지는 않으니 남을 도와줄 처지는 아니였죠.

  곤란해진 저는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숨는 것을 택했고, 서 있던 트럭 밑에 숨었습니다. 지금 이게 움직인다면 틀림없이 죽겠지......라며 숨을 죽이고 말 그대로 기어나왔습니다.

  그대로 휘청거리며 충분한 시간을 들여 귀가했습니다. 아침 4시가 넘었으니 만에 하나 경찰에 붙잡히더라도 체포당하지는 않는 시간이었죠. 평소라면 30분만에 돌아갈 거리를 2시간이나 들였습니다.


  이른 아침, 오래간만에 너덜너덜해져 귀가한 저를, 어머니는 다정하게 환영해주셨어요.

  "졌어?"

  분하지만, "응" 이라고 긍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그 이상 아무것도 추궁하지 않고 "그러니." 라고만 말한 채, 저를 재운 뒤 나갈 준비를 하셨습니다. 아무리 육아방임이라고 하더라도 너덜너덜해져 아침이 다 돼서 돌아온 아들에게 만큼은 하고픈 말이 많으셨겠죠. 그러나 일부러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이상은 남자의 자존심을 상처입히는 일이란걸 알고 계셨으니까요. 죽은 아버지가 반한 이유를 처음으로 알게 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런 저의 청춘의 한 페이지였습니다.





각주


1) 연대자: '기동전사 건담 SEED 연합 VS 자프트'의 약칭. 앞서 언급합 '건담VS 시리즈'의 하나로 2005년에 아케이드로 발매된 메카닉 액션 게임이다.

2) KOF: THE KING OF FIGHTERS의 약자로 SNK에서 출시한 아케이드 대전 격투 게임 시리즈이다.

3) 오렌지렌지: 2001년에 결성한 오키나와 출신 5인조 록 밴드이다.

4) 어깨빵: 일본의 어깨빵은 우리나라의 어깨빵처럼 어깨로 상대를 때리는 것이 아니라, 주먹으로 상대 어깨를 때리는 걸 말한다.

5) 라오우 VS 토키: '북두의 권'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로, 세계관 최강자들의 싸움 같은 느낌이다.

추천 비추천

7

고정닉 5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72 설문 연예인 안됐으면 어쩔 뻔, 누가 봐도 천상 연예인은? 운영자 24/06/17 - -
2871 AD 뉴진스, 배틀그라운드로 데뷔 준비 완료! 운영자 24/06/21 - -
2874 AD 현물 경품 획득 기회! 아키에이지 지역 점령전 업데이트 운영자 24/06/20 - -
9314 공지 [대회 공지] 닏갤 컨텐츠 대회 2차 (소규모) (마감) [17] dtdt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28 566 14
9739 공지 디시콘모음 [1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3.17 111 3
6473 공지 대회 투표 및 추첨 결과 발표 [31] dtdt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16 866 15
4633 공지 [닏갤 컨텐츠 대회] 대회 공지(마감) [36] dtdt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8.26 1505 14
2543 공지 요즘 갤에 우울증과 관련된 얘기가 많이 보임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6.18 1417 33
10826 일반 스위치판 버그가 좀 마는거 가틈.. [1] ㅇㅇ(61.40) 11:17 18 0
10825 일반 잠을 별로 못 잔거 같은데 [2] ㅇㅇ(39.124) 07:08 37 0
10824 일반 피규어 너무 잘나왔다 [3] 비파여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20 76 1
10823 일반 냐루라 책 엑조디아 거의 다 모였네 [4] 박상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20 80 3
10822 일반 신작피규어 개잘뽑혔네 [3] ㅇㅇ(221.168) 06.20 108 1
10821 일반 누가 찾고있던 피규어 예약시작함 [3] Miy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20 97 0
10820 번역 1장 멘헤라 여자 [2] 레벤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20 113 6
10819 일반 아메 부모만나러 가는 이벤트 좀 신기했음 [4] 홀든콜필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20 96 0
10818 일반 아메랑 동거하는데 일상생활이 가능할리가 없음 [5] 렌셋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105 0
10817 일반 이번에야말로 아메 넨도 각이다 [3] 가난뱅이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99 0
10816 일반 이 누이 재판안하나 [7] 우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9 90 0
10815 일반 봄버걸엔딩만보면끝인데못보겠어 [2] ㅇㅇ(58.121) 06.19 64 0
10814 일반 나 집에 인형만 스무개쯤 모였는데 [6] 미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8 98 2
10813 일반 님들 이 피규어 어디서 구함? [9] ㅇㅇ(223.39) 06.18 118 0
10812 일반 나군대간다...닏붕이들아 [19] ㅇㅇ(49.172) 06.17 154 3
10811 일반 1년만에 다시 해서 잘 즐겼다 [6] 황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7 115 1
10810 일반 초텐의상입은 아메 보고싶다 [2] 아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7 84 0
10809 일반 이 짤의 디테일이 좋다 [6] 초텐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7 167 0
10808 일반 냐루라 에세이 몰아 읽는 중인데 [4] 박상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7 133 1
10807 창작 그림그림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7 205 7
10806 일반 초텐 50만 팔로워 [3] 가난뱅이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6 137 0
10805 뭔 조합인지 모르겠는데 [4] 박상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6 149 1
10804 일반 다크엔젤 보면 궁금한점 [5] ㅇㅇ(119.71) 06.16 141 0
10803 일반 뉴비인데 이 디시콘 스포인가?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6 128 0
10802 일반 중졸 아메 만들어봣다 [4] ㅇㅇ(1.224) 06.16 137 2
10801 번역 야한 셀카 & 사정관리 여자 / R 씨 [6] 레벤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5 210 7
10800 일반 이건 또 뭔 공식영상임? [2] 와히라나고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5 98 0
10799 번역 뒷계정 야한 셀카 여자 / H 씨 [4] 레벤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5 166 6
10798 일반 중졸치곤 머리 좋네 [2] ㅇㅇ(218.52) 06.15 100 1
10797 ❓ 질 아메 쵸텐 북어로 때리면 좋아하나요 [3] 봉딸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5 102 1
10796 일반 얘네들 키 [1] ㅇㅇ(219.248) 06.15 93 0
10795 일반 닏 붕 등 장 [3] ㅇㅇ(39.124) 06.15 105 0
10794 일반 아메쨩과 ai챗 [5] 우아한시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5 140 0
10793 일반 포토카드 뽑았어 [4] ㅇㅇ(59.17) 06.14 156 4
10792 일반 아메 얼굴은 되는데 아메 성격은 안되지 [6] 초텐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4 159 0
10789 일반 크아악 뮤즈 대쉬 열심히 레벨 올렸는데.. [6] 미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134 0
10788 일반 편의점에서 체키 뽑아왔다 [5] 검은색팬티스타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147 1
10787 일반 니디걸 비공굿 통판 중임!! [3] ㅇㅇ(112.167) 06.13 283 7
10786 번역 (ㅇㅎ)코스프레 카메라맨 여자 / 루톤 씨 [5] 레벤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305 8
10785 일반 나도 좆목하고 싶다 [3] 검은색팬티스타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115 0
10784 일반 닌텐도삼ㅅ다 [2] 초텐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3 101 0
10783 ❓ 질 이거 출시한거임?? [10] 8mi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223 0
10782 일반 그 남자매니저랑 초텐짱이랑 나오던 만화 연중했음? [3] 코드8자리풀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146 0
10781 일반 이 혼돈스러운 시대의 닏갤을 구원할 한 줄기 빛.... [6] ㅇㅇ(39.124) 06.12 150 4
10780 창작 아메그림 [5] 낭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252 11
10779 일반 뭐 뭔일이노 [9] 고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202 1
10778 일반 이새끼들 여갤러 도킹 존나 심함 ㅋㅋ [3] ㅇㅇ(223.39) 06.12 216 0
10777 일반 니디걸 같은 겜 더 없음? [5] ㅇㅇ(14.49) 06.12 110 0
10776 일반 여기 갤러리 싫어 [12] モン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249 0
10775 일반 WSS Playground 상장되면 매수해서 대주주될거임 [5] 쵸-텐-바이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12 148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