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책] [조화로운 삶] 을 읽고

라그린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7 18:08:01
조회 114 추천 2 댓글 5
														

1. 왜 그들은 버몬트 숲으로 향했나?
1929년과 그 일련의 사건들을 우리는 대공황이라고 부른다. 자본주의가 약속해온 영화는 쿠키 한 조각 남기지 않고 바람처럼 사라졌다. 사람들은 이루어 말할 수 없이 깊은 실의에 빠졌다. 그 자리에는 스코트 니어링도 있었다.

니어링은 1917년, 반전(反戰) 논문을 발표했다는 이유로 기소당했다. 배심원들은 그에게 무죄를 평결했지만, 당시의 미국 사회는 모난 돌을 남겨둘 생각이 없었다. 교수직을 떠나게 된 니어링에게는 간첩혐의까지 따라붙었다.

다시 돌아온 1929년, 스코트 니어링의 눈에는 흔들리는 사회의 현실이 보였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고, 그 곳에서는 더 이상 아무런 희망도 찾을 수 없었다. 대안을 찾아야만 했다.

그래서 그들은 버몬트 숲으로 향했다.


2. 시골로 가니 희망이 있었다.

니어링 부부는 조화로운 삶(Good Life)을 살기 위하여 시골로 향했다. 그렇다면 조화로운 삶은 무엇인가? 니어링은 대척점으로써 당시의 미국 사회를 표현했다: 이 체제를 그냥 받아들인다면 당신은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고 힘있는 자를 더욱 힘세게 만들기 위해 돌아가는,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돌아가는 무자비하고 냉혹한 기계의 힘없는 톱니바퀴가 될 것이다. 그보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을 것이다.

조화로운 삶이란, 경쟁을 일삼거나 탐욕스럽지 않은 삶. 누군가를 착취해야만이 살아갈 수 있는 체제로부터의 피난처요, 현대문명의 대안이다. 그래서 그들은 ‘할 수 있는 한’ 문명의 이기를 거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려 했다. 집은 주변의 석재를 이용하여 지었고, 시멘트를 만들기 위해서 인근의 자갈을 사용했다. 식사는 텃밭을 통해 해결했고, 필요한 것이 있다면 설탕 단풍나무에서 채취한 단풍시럽으로 교환해왔다. 애덤스미스가 보기에는 마땅하지 않은 꼴이다.

우리는 분명 소비를 통해 사회의 이득을 증대시킨다. 도심은 이러한 소비의 중심지이다. 우리가 대파 한 단을 사올 때, 그 대파는 산지에서 서울의 공판장으로 운송되고 경매를 거처 마트의 물류센터로 갈 것이며, 직원들의 손을 거처 진열되고, 우리는 그것을 사온다. 버스를 타고 말이다. 7천원 짜리 대파 한 단에는 무수한 사람들의 이윤이 담겨있다.

하지만 시골에서는 그저 텃밭에 있는 대파 하나를 쭉 뽑아 흙을 탈탈 털면 될 일이다. 사회의 대차대조표는 사악하게 부풀어오르지 않는다. 그저 이렇게 끝날 뿐이다. 운송과정에서 발생하는 매연도, 격무에 지친 직원이 손에서 놓쳐 생긴 대파의 눌린자국도, 또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착취도 발생하지 않는다. 그저 이렇게 끝날 뿐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밀해진 분업체계는 하나라도 멈추어 버리면 제 스스로 무너져버린다. 우리가 아무리 대파가 필요하더라도 고유가로 버스가 멈추거나 마트가 파업할 수도 있다. 심지어는 요소수가 부족해 트럭이 출발도 못하거나, 타산성을 이유로 농부가 대파농사를 포기할 수도 있는 일이다. 이 모든 일이 차례대로 일어날 수도 있다. 그것이 1929년의 대공황이다.

하지만 이런 체제가 유지되는데에는 이유가 있다. 자본주의의 덕목중 하나인 효율성 덕분이다. 도심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 작게나마 농사를 짓고, 또 그것을 다듬어서 다음 수확때까지 먹을 수 있도록 보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그 대상이 대파 하나가 아니라 우리가 소비하는 수 많은 식자재나 옷감이라면 가능 여부를 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런 연유로 자본주의는 수차례나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수차례나 일어섰다. 모두 일어서지는 못했다. 가난한 이들은 더욱 가난해졌다. 부자는 더 크게 일어섰으며, 힘있는 자들은 책임지지 않았다. 우리를 통해 유지되는 자본주의가 정작 우리같은 소시민들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진 않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3. 노예는 두 번 찌른다.
앞서 말했듯, 자본주의 사회가 소시민들에게 소비만을 강요하는 체제라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를 완전히 떠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우리에게 할당한 소비라는 업무를 태업할 수는 있다. 소비를 줄이는 목적이 저축이 아닌 태업이 될 때, 이것은 선택지로서 강력한 힘을 띄게 된다.

최후통첩게임이라는 것이 있다. 정해진 돈을 제안자가 비율을 정하여 수용자에게 나누어준다. 이때 수용자가 거부하면 두 사람 모두 돈을 받을 수 없다. 합리적으로 보면 제안자가 9:1이라는 말도 안되는 비율을 제시하더라도, 수용자는 아예 안 받는 것 보다는 받는 것이 좋다. 빈 손으로 게임을 끝내는 것 보다는 부스러기라도 받는게 낫지 않은가?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에서 수용자는 불공평한 제안을 거부했다. 수치상으로는 8:2 미만의 분배는 대부분 거절당했다. 이 결과는 명확하다. 사람은 작은 이득보다는 공정을 원하는 것이다. 중국의 탕평운동이나 한국의 N포세대, 더 거슬러 올라간다면 죽창드립과 최근에는 이재명 드립까지... 그 근본에는 이러한 착취에 대한 수동적 거부, 즉 배째라의 논리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대로 갈 것인가, 아니면 되돌아 올 것인가?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2

고정닉 2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4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3278425 공지 ⚠+신문고⚠+ [7] ㅇㅇ(223.38) 22.06.19 80332 68
4230953 공지 새로운보수당 갤러리 관리규정 - 2024.02.13 수정 [21] 희망2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2.13 9671 13
2724969 공지 정성글 등록신청 사무소 [50] 공지(39.7) 22.03.13 29562 30
4452239 공지 새보갤 갱신 차단자 목록 [6] Imperishabl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5.17 2066 4
3848304 공지 정치성향 테스트 모음 [3] 물냉면비빔냉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4.15 19729 24
3813586 공지 원자력 떡밥 호출글 [665] 임계원자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3.08 25186 63
4486847 일반 에스파굿즈 왜 갑자기 윈터가 젤 비싸짐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4 14 0
4486846 일반 ~개혁 하는게 현대판 문화대혁명 같음 [1] ㅇㅇ(211.219) 10:04 32 0
4486845 일반 액트지오 대표 기자회견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2 35 0
4486844 일반 보수당이 브렉시트 후로도 10년 가까이 집권한게 신기함 훈바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55 41 0
4486843 일반 카카오 개인정보 관리 안하나;; [2] ㅇㅇ(58.120) 09:53 78 1
4486842 일반 석유 뻥일거같은 이유 ㅇㅇ(121.161) 09:53 40 0
4486841 일반 낙연이는 이제 ㄹㅇ 끝난듯 [1] Odbdv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52 111 1
4486840 일반 어제 싱가폴 경기 다시 보는데 [1] Odbdv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50 43 1
4486839 📰소식 카카오 오픈채팅방 개인정보 유출…피해자에 통보도 안 했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46 69 0
4486837 일반 GBA ㅇㅇ(49.167) 09:44 17 0
4486836 일반 이따 10시에 액트지오 대표 기자회견함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44 33 0
4486835 일반 이낙연 탈당 안하고 당에 있었으면 지금보다 나았을까 [1] ㅇㅇ(222.112) 09:42 62 0
4486834 일반 이야 민주당이 만드는 학생인권법에서 성소수자 부분은 빠지나보다ㅋㅋㅋ [2] ㅇㅇ(220.121) 09:39 113 0
4486833 일반 캐머런 이 새끼가 국민투표만 안 했어도 여기까진... [1] ちは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38 72 1
4486832 일반 이낙연은 아예 언급조차 안되네 잊혀짐 [2] ㅇㅇ(114.206) 09:36 96 0
4486831 일반 국힘은 내부에서 개혁이 불가능한 정당임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33 59 0
4486830 일반 주한미군도 천룡인은 터치 못 하는구나 [1] ちは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31 137 0
4486829 일반 '반이민'이라고 극우몰이하는건 서구에서 한국 반페미한다고 몰이하는거랑같음 [4] ㅇㅇ(211.253) 09:30 179 6
4486827 일반 여시도 여중대장도 아직도 입건X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6 88 0
4486826 일반 황교익 아저씨 이런방송 나오고 있었네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9 117 0
4486825 일반 국힘 저 폐급정당을 이준석 혼자캐리한건 ㄹㅇ 경이롭다 웃치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9 87 2
4486824 일반 브렉시트는 영국 국민들이 투표로 결정한거라 [2] ㅇㅇ(182.216) 09:19 103 0
4486823 일반 ㅗㅜㅑ 극우 정치인이 성인 배우에게 흰 액체를 MapPor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8 78 0
4486822 📰소식 나경원 "유승민에게 혼나기 싫어…단일체제로 가야" 아마라심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6 196 6
4486821 일반 "으헤 멘도쿠나사이.." [3] 칸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2 108 2
4486820 일반 1표 차이로 인도 국민회의 후보가 당선된 인도 뭄바이의 총선 지역구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9 277 11
4486819 일반 브렉시트 하니까 생각나는거 야스행새쾌속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8 20 0
4486818 일반 국힘 병신의원들은 외부랑은 싸움 존나 못하고 내부 사람 ㅇㅇ(125.141) 09:06 68 0
4486817 일반 개혁한국 <<이거 괜찮은데 [2] 육세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5 103 0
4486816 일반 페라지 이 병신새끼 보면 한국 노인들은 상대적 어르신임 훈바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2 86 3
4486815 일반 그냥 신당 이름을 개혁KR로 바꾸죠? 야스행새쾌속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1 45 0
4486814 일반 개혁UK=개혁신당??? 모스크바의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58 139 7
4486813 일반 김정숙 이슈 제일 빡치는 점 3가지 훈바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58 102 3
4486812 일반 오늘 이화영 1심이 존나 중요함 ㅇㅇ(59.152) 08:56 73 2
4486811 일반 전당대회 언제임?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55 42 0
4486809 일반 개혁UK가 영국 개혁신당이라는 놈은 어디서 기어나온거냐 고르곤졸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40 229 8
4486808 일반 이젠 진짜로 여자가 남자죽여도 처벌안받는 세상이왔네 웃치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40 98 2
4486807 일반 돼준스기 없는 국힘의 이슈파이팅 수준이구나 저게...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39 125 1
4486806 일반 이제는 개혁UK빠까지 쳐나오냐 ㅇㅇ(221.168) 08:35 155 8
4486805 일반 보수 이 버러지 새끼들아 김정숙을 왜 쳐 건드냐 병신새끼들아 [1] ㅇㅇ(125.137) 08:33 150 3
4486804 일반 확실히 m 들어간 방송사가 앰창이네 [1] 성은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4 72 0
4486802 🚯병먹 개혁UK가 딱 영국의 개혁신당 느낌임 [2] ㅇㅇ(220.87) 08:23 220 2
4486801 일반 네이버 조선일보 댓글 개웃기지않음? 정신나간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1 105 2
4486800 일반 김현정 뉴스쇼에 도종환 나왔는데 배현진 탈탈 터는중 [1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19 343 4
4486799 일반 지금 보수당 상황이 18지선때 자한당이랑 비슷한가 [7] ㅇㅇ(114.200) 08:16 112 0
4486798 일반 윤석유 진짜임? ㅇㅇ(221.139) 08:13 27 0
4486797 일반 자급제&알뜰폰 << 10년동안 냈던 핸드폰 관련 정책 중에서 goat임 [1] ㅇㅇ(121.143) 08:12 77 0
4486796 📰소식 ‘여성판 N번방’은 ‘N번방’이 될 수 없다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7 183 2
4486795 📰소식 단통법, 尹정부 지시로 폐지법안 총선이후 사실상 "철회" [2] 새로운보지(220.116) 07:59 186 6
4486794 일반 오늘은 1교시 크로켓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49 193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