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일주일 남은 군인이다... 저번 휴가때는 셰에라자드 방문하고 막귀 뉴비 청음기를 올렸었는데...

그 이후로도 셰에 세 번인가 더 갔고 이번에 말출나와서 이어폰샵 일주일동안 네 번 방문하면서 첫 헤드폰을 결정했다..

확실히 헤드폰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된 사람이라면 셰에라자드 한번 방문해서 헤드폰이 이렇게 넓고 깊은 세계다 라는 걸 경험하고 즐긴 다음,

현실에서 본인의 첫 헤드폰을 결정하기 위해선 이어폰샵을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셰에라자드는 규모는 아주 크지만 고가의 라인업이 대부분이라 젠하이저 외엔 뉴비가 선뜻 살 만한 게 없음. 이어폰샵엔 100만원대까지의 여러 입문기, 국밥들이 많음. 종결기도 있지만)

처음엔 뭐가 좋은 지도 구분 못하는 씹막귀였다면

그래도 여러번 가서 이것저것 들으면서 비교해보고 하니 이젠 그래도 좋고 나쁨 정도는 구분할 수 있게 된 것 같음.

젠하이저-

1. hd660s

전에 올린 글에서 분명 바이블격이었던 헤드폰인 것 같은데 560s 처음 들었을 때보다(태어나서 처음으로 들어본 유선 오픈형) 감동이 덜했다고 적었었는데

셰에라자드 두번째 방문했을 때 660s는 소리도 깨끗하고, 보컬이 반주에 묻히지 않아 팝송이나 가요를 들을 때 가수의 표현에 더 집중해서 들을 수 있어 마음에 들었음.

근데 이어폰샵 방문해서 600을 들어본 이후

지금 기준으로 내 평가는 꽤나 좃같은 헤드폰이라는 것이다.

일단 자세히 들어보면 당겨진 보컬 바탕으로 깔린 반주가 비슷한 가격대 다른 헤드폰들에 비해 존나 흐릿함.

당장 560s보다도 뿌연 소리인게 팩트.

갤럼들이 젠하베일 얘기하는 거 듣고 이새기들은 대체 얼마나 민감한걸까 했는데 그냥 600한번 들어보고 660s 들어보면 바로 체감 가능.

600도 완전 100% 깨끗한 것까진 아닌데 660s듣다가 들으면 헤드폰에 비닐막 씌워놓은 거 제거하고 듣는 기분임.

원래는 입문기로 이걸 들이려고 했는데 이젠 샵 오면 660s는 건들지도 않는다.

2. hd600

진짜 명기. 660s보다 저렴하지만 660s는 씹어먹는다. 보컬 극도로 땡기는거 좋아하는 애들은 취향에 따라 660s를 더 선호할 순 있는데,

다들 600이 조금 더 밋밋할 수 있다고들 하나 개인적으론 밸런스도 훌륭하고 어떤 노래를 듣든 재밌고 기대에 부응하는 소리를 내어준다.

600으로 Danny Avila - End of the night 들었는데, 마지막 후렴부분에서 전율 일었음.

3. hd800s

예전엔 660s랑 800s의 차이를 못느꼈는데 지금은 800s 진짜 괜찮은 것 같다. 소리가 정말 깨끗하고, 트랙 하나하나가 분리되어 들림.

다만 그정도 가격이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솔직히.

4. hd820

저음이 무슨 엑베를 젠덱에서 한번 젠캔에서 한번 켠 것 마냥 강조되어 있는데, 그 버러지같은 톤밸런스가 어떤 곡들에선 되게 재밌다.

edm이나 일렉트릭사운드 트랙이 많은 팝송같은거 들으면 재밌더라. 돈 존나 많으면 가끔 기분전환(?)용으로 하나 있으면 재밌게 들을듯.

근데 하나만 사야된다면 절대 안삼.

5. hd660s2

사실 오늘 아난다랑 야스중에 결단내리려고 간 거였는데, 출발하기 전에 헤마갤 들려보니 660s2가 이어폰샵에 들어왔다고 해서 싱글벙글하며 갔음.

일단 660s2는, 660s에서 젠하베일을 대폭 걷어낸 다음 보컬을 살짝 덜 땡긴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내가 그렇게 뭐 골든이어 전문가가 아니라서 어느 주파수 영역이 어떻고 이렇게 전문적으로 설명해주긴 힘들지만 간단하게 내 느낌을 얘기하자면 그렇다.

근데 소리의 느낌 자체는 660s보다 오히려 600에 가까운듯.

600상위호환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은데 지금 할인도 안먹어서 79만원이고 600은 40이면 사잖아?

600에서 40 더주고 살 기기는 절대 아님. 차라리 야스를 간다. 야스보다 뛰어난 지는 잘 모르겠음.

하이파이맨-

1. 야스

결론부터 말하면 난 야스를 가기로 했다. 젠하이저로 헤드폰이라는 분야를 알게 돼서 사실 젠하이저 기기에만 관심이 있던 내가

갤 눈팅하면서 얘네 헤드폰도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었는데, 셰에라자드엔 없어서 못듣다가 이어폰샵 와보면서 듣게 됨.

젠하이저껏만 듣다가 얘네껄 들으니까... 일단 젠하이저 헤드폰들보다 소리가 되게 까랑까랑하고 선명함. 근데 사람에 따라 좀 피곤하다고 느낄 순 있을듯.

피곤이고 나발이고 화려하고 재밌는거 좋아해서 하이파이맨이라는 브랜드가 너무 취향저격이었다.

순다라 처음 들어봤을 때도 꽤 충격이었지만 순다라는 그래도 무난한 느낌이었고, 야스랑 아난다가 너무 좋았는데

저번주에 갔을 땐 아난다로 결정하고 와놓고, 오늘 가서는 결국 xs로 결단을 내렸다. 솔직히 야스랑 아난다랑 크게 차이 없는 것 같은데,

야스가 뭔가 좀 더 진정되어있는 느낌을 받았음. 내가 이어폰샵을 안와보고 셰에라자드만 갔다면 660s로 종결했을텐데 큰일날뻔.

2. 아난다

이어폰샵에 있는 아난다가 스텔스마그넷인지 아니면 구 아난다인지 모르겠어서 물어보니 뭔가 명확하게 답변은 못해주셨는데 개선돼서나온걸거예요 하시는거 보니

스텔스마그넷인거 같다. 야스랑 소리가 많이 비슷하다. 아난다가 뭐랄까 좀 더 시끄러움. 둘 중엔 확실히 야스가 나았던 것 같음.

포칼

1. 유토피아

뭔가 진짜 좋은 것 같기는 한데... 진짜 솔직히 말하면... 내가 아직 막귀라서... 혹은 화려하고 펀사운드를 좋아해서...? 그렇게 막 와 ㅅㅂ지린다 이정돈 아니었음...

비추 누르고 나가도 좋다... 근데 이건 유토피아 뿐만 아니라 클리어랑 래디언스도 마찬가지였음. 포칼만의 느낌이 있는데, 펀사운드쪽은 절대 아닌듯.

어디하나 대단히 강조된 부분 없이 그냥 쫙 플랫한 느낌.

2. 클리어mg

잘 모르겠음... 리테일가는 많이 비싸던데 그 돈이면 차라리 흐드팔스가 나은 것 같다... 소리는 깔끔하고 좋으나... 재미가 없음.

이어폰샵 첫번째 방문할 때, 포칼 기기들에 기대를 많이 품고 갔는데 포칼쪽은 싹 다 내 취향이 아니었고 오히려 하이파이맨에서 종결했다.

첫 헤드폰은 야스를 가기로 했고, 100만원 아래 밀폐형중에선 m70x가 꽤 괜찮았던 것 같아서 추후에 밀폐형으론 m70x하나 들일 것 같고,

야스로 만족하면서 나중에 헤륙세, 헤천세 같은거 함 청음해보고싶음.

아버지가 노래듣는걸 좋아하셔서 아버지 모시고도 두 번 갔는데,

아버지는 660s에 반하셔서 실컷 듣다가 나가는 길에 이어폰류는 어떤지 한번만 들어보고 가시겠냐 하고 ie900 권해드렸는데 그때부터 아예 이어폰으로 발을 돌리셨다...

근데 ie900은 가격이 좀 부담스러워서 ie600으로 타협하기로 하심.

아 아버지께서 매너모드하는걸 깜빡하시고 전화벨이 울린 적이 있는데, 오늘 나랑 시간 겹쳤던 갤럼 있으면 미안하다.

연세가 있으셔서 미디어볼륨을 최대로 내리시고 무음되신 줄 아셨더라. 중간에 내가 뺏어서 무음으로 바꿨음.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