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중국신화를 쉽게 정리한 책이 있고 예의 신화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부분이라 나인 솔즈가 따온 모티브 + 스토리를 정리해봤음

스포 보다 유입한 뉴비가 영초만 깨고 쓰는거니 오류 있으면 지적 바라는 레후

나인 솔즈는 제목 그대로 아홉 태양이 등장하고 예까지 합하면 태양이 총 열이나 된다.

인게임에서야 종족명이 태양인이고 직책명이 천도 십왕 태양이니 그냥 간부가 좀 많은거다만 원전 신화는 정말로 태양이 열 개나 등장한다.

도당체 신화에서는 무슨 이유로 태양이 열 개씩이나 나오게 된 것일까?

1. 예와 원전

원전 신화에서 태양은 다리 셋 달린 까마귀인 삼족오로, 최고신인 옥황상제와 태양의 여신 희화(羲和)의 아들들이다. 이들 열 명이 하루에 한 명씩 교대로 동쪽 끝에 있는 거대한 뽕나무 부상(扶桑)에서 날아올라 하루종일 하늘을 운행한 후 서쪽 끝에 있는 우연(禺淵)이라는 연못에 내려앉는 것으로 하루가 저문다.

이들은 그 자체가 태양이므로 반드시 하늘에 한 명만 나타나야 했으나 어느날 규칙을 어기고 10명의 형제가 전부 하늘에 날아오르니 초목이 불타고 강물은 말라비틀어지는 대재앙이 일으킨다.

온세상이 불타는 대재앙에 당시 임금이었던 요가 하늘에 제사를 올렸고 상제는 활을 잘 쏘는 영웅 예와 아내 항아를 신비한 힘이 담긴 활과 화살을 주고 지상에 파견보낸다.

하늘에서 왔으니 당연히 예 또한 신의 일원인데, 나인 솔즈에서는 예를 원인에게 신으로 숭배받는 태양인. 그 중에서도 최고위인 태양의 일원이었다 추락한 것으로 나타내지 않았나 싶다. 서브무기로 활을 쓰는 것 또한 당연히 이와 관련된 것임은 당연하고.

여하튼 예는 활로 삼족오 아홉을 쏘아죽여 하나를 남겼고 겸사겸사 난리통에 나타나 사람을 잡아먹고 말썽을 부리는 요괴들도 처치한다.

그후 예는 하늘로 복귀시켜주길 요청하나, 뛰어난 업적을 이룬 예를 시기해서였을까? 활을 쥐어줬다고는 해도 아들 아홉을 죽여버린 예에게 원한을 품어서였을까 하늘은 예를 복권시켜주지 않았다.

원전의 예는 그 이후 쓸쓸히 살다가 재능을 시기한 제자에게 복숭아나무 빠따로 후려맞아 생을 마감한다.

마찬가지로 나인 솔즈의 예 또한 종족을 천화에서 구해낼 수 있는 계획을 고안하고 추진했지만 토사구팽 당한다. 죽은 곳이 도화촌 근처인데 도화는 복숭아꽃을 말하니 복숭아와 관련되어 죽은 것 원전의 예와 같은 부분이다

또한 새로운 태양인 문화의 중심이 되는 거대한 고목을 고목 부상이라 부르는데, 신화에서 삼족오가 부상(扶桑)에서 날아오르듯 나인솔즈의 태양인 또한 고목 부상을 중심으로 탄생해왔다.

여담으로 부상(扶桑)의 상자는 뽕나무 상 인데, 뽕나무는 누에의 먹이로써 누에를 키울 수 있고 어린 잎는 먹을 수 있으며 나무는 그늘을 제공하고 열매인 오디는 달고 맛있는 등 도움이 많이 되어서인지 재배도 많이 됐고 부상목이라 하여 동양 문화에서는 옛부터 신성시되는 한편 "임도 보고 뽕도 따고" 같은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뽕나무 그늘에서 연인끼리 만나거나 만나선 안될 관계끼리 만나서 관계하는 등의 음란한 밀회 장소의 이미지도 가지고 있었다. 태양인이 괜히 야한게 아님  

2. 등장인물과 모티브가 된 원전

나인 솔즈의 신농은 머리에 위에 뿔 같은 혹이 있고 독을 먹으며 후에는 원인들의 지도자가 되는데

원전의 염제 신농은 소의 머리를 한 신으로, 황제 헌원 이전에 세상을 다스렸던 강력한 신이기도 하다.

농사의 필수 가축인 소의 머리를 한 신이라는 점에서 보듯이 신농은 농사와 약학의 신이며,

농사의 신인데 뜬금없이 칭호가 염제(炎帝)인 것은

초창기 농사는 산이나 들에 불을 지르고 불탄 땅을 개간해 경작하는 화전이 주였기 때문에

불의 신은 곧 농사의 신이기도 했으리라 해석되곤 함.

인간에게 농사를 알려준건 물론 각종 풀을 씹어 독성과 약효를 파악해 인간에게 알려줬으며 독초를 씹어 중독되면 차잎을 씹어 독을 해독했다는 전승도 있어 차 문화를 개발한 신으로 모시기도 한다. 아무래도 신이다 보니 쌩 소머리 보다는 인간의 얼굴에 소의 뿔을 달거나 혹을 단 묘사가 많은데, 이렇게 보면 나인 솔즈의 신농과 아주 판박이로 생긴걸 볼 수 있다.

구망은 봄의 신으로 새의 몸, 날개 다리에 사람의 얼굴을 하고 용 두 마리를 타고 다녔다 한다.

강시 두 마리를 데리고 다니는 것은 두 마리의 용. 의족이나 연단으로 인한 새 형상의 외양은 원전의 외양을 그대로 답습했다 

아홉번째 태양, 진엔딩

예의 여정의 목적은 아홉 태양을 쓰러트리는 것이었는데, 따지고 보면 과복은 어느 엔딩에서도 타도하지 않았으니

쓰러트린 태양은 결국 여덟이라고 볼 수 있음 

원전의 예는 확실하게 아홉 태양을 죽이고 하나의 태양만을 남겼는데 여덟? 그러면 나머지 하나는?

조금 억지로 우겨서 과복이 죽지 않았으니 아홉의 카운트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다면 누가 그 자리에 들어가야 할까

바로 주인공인 예다. 본래 천도 의회 태양의 일원이었으니 예 또한 태양이다.

그리고 예는 진엔딩에서 신곤륜을 활로 쏘며 함께 사라진다. 이렇게 보면 노멀 엔딩은 여덟 태양을 타도. 

진엔딩을 자신을 포함해 제목 그대로 아홉 태양을 타도했으니 아홉 태양의 타도를 이룬 것은 진엔딩만이 된다.

그렇다면 진엔딩에서 남긴 태양은 누구 혹은 무엇일까

천도 의회에서 남은 태양은 과복뿐이니 과복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마지막으로 예가 남긴 태양은 정말로 태양 그 자체였다고 본다.

원전의 예는 태양을 제거하는 것으로 세상을 정상화해 인간이 다시금 멀쩡히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목적으로, 

아홉 태양을 제거한다. 

나인 솔즈에서 예는 복수를 위해 아홉 태양을 제거하려 한다.

어느 시점까지 예에게 원인은 헌헌을 제외하면 크게 중요치 않은 존재로, 헌헌 전에 두 명이 목을 따일 때까지만 해도 움직이지 않던 것이나

헌헌을 과복에게 "다른 원인과 다르다" 라고 설명하던 보듯 예는 헌헌과 다른 원인을 엄격하게 구분한다. 

이때까지의 예는 원인을 위하지 않는다. 

-원전의 예는 신이며 인간을 위해 아홉 태양을 제거하고 하나의 태양만을 남겼다. 

나인솔즈의 예는 신(태양인)이고 진엔딩 이전 시점에서 여덟 태양을 제거했다. 

그리고 노멀 엔딩과 진엔딩을 가리는 선택지는 예가 원인(인간)을 돕는 것이다. 

진엔딩에서 예는 마지막 아홉번째 태양. 즉, 자신을 쏨으로써 아홉번째 태양을 제거하고 인간을 돕는다.

그리고 본래 신곤륜과 고목이 가리고 있어 빙하기가 찾아왔던 푸른 별은 마지막 하나의 태양만이 남는다. 

본래 푸른 별을 비추고 있던 태양이 드러나고 빙하기가 끝나고 인간은 고향으로 돌아간다. 

진엔딩에 들어서야 나인솔즈의 예는 원전의 예와 같은 서사를 가진다. 

예는 신이며 인간을 위해 아홉 태양을 제거하고 하나의 태양만을 남겼다. 

나인솔즈의 서사는 예가 복수나 후회만이 아닌 인간의 구원을 위해 정말로 영웅이 되는 것으로 끝맺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