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복구에 따른 기록은 다음과 같다:

데이터가 100%까지 복구되면 이제 기록을 이용할 수 없다. 대신 백업본이 존재하는 좌표의 위치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은하계 지도를 열고 해당 행성으로 이동하자.

버려진 건물 내에 있는 터미널에 액세스하면 기록을 추가로 확인하고, 물건을 건져낼 수 있다.

물건은 무작위 등급의 업그레이드 모듈이 주어진다.

'자동화된 기록 복구 진행 중...

사용자 [반복 손실]의 기록 이용 불가. 원격 말단 백업본 존재 가능성 확인. 좌표를 다운로드하시겠습니까?'

> 좌표를 따라간다

> 떠난다

...

내 기지 컴퓨터에 표시되어 있는 위치에 도착했다. 원격 기록 보관소 터미널이 내 입력을 기다리며 웅웅 거리고 있다.

> 기억에 접근한다

> 떠난다

'0x000ff1A // 기억에 접근 시도 중'

[조각난 기억]

(1) "우린 현실을 탈출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 모두 이곳에 있는 거겠지, 안 그래?

여행자였을 때가 어땠는지 기억난다. 희망을 가지고, 새로운 것에 대한 견딜 수 없는 갈증을 지니고 있던 때가...

당신 말을 듣지 말았어야 했어, 내 사랑. 이곳에는 그 어떤 불꽃도 없고, 신들에게 바칠 전리품도 없어. 그저 암흑만이 존재할 뿐이야. 유리로 만들어진 가족, 그들이 모든 것을 주시하고 있어..."

(2) "그게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는 걸까? 화가 났을까? 분노했나? 외로울까? 걱정하고 있을까? 센티널이 과연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그것의 불빛이 수천 개의 수정 조각을 흩뿌리며 따라잡아 내 앞을 맴돌았어. 그리고 내가 앞으로 나아가자 내 옆에서 함께 여행을 했지.

그날 밤, 난 워프 우리의 꿈을 꿨지만, 그 안에 더 이상의 고통은 없었어. 드론은 날 바라봤고, 난 용서 받았다는 걸 깨달았지. 난 고쳐진 거야. 내 죄의 책임을 진 거지.

그걸 레이랩이라고 불러야겠어."

(3) "우린 공허 전반에 걸쳐 어떤 알 수 없는 힘의 의지로 이 차원을 워프해 들어왔다가, 빠져나가며 보관소 내부에 망자의 메아리를 침전시키는 센티널 무리를 봤어.

레이랩은 다른 이들과 함께 가지 않았지. 그건 그저 변함 없이 조금도 누그러지지 않는 빛으로 날 바라만 볼 뿐이었어. 그게 내게는 위안이 됐지."

(4) "난 깨어나면서, 재잘대며 눈에 공포와 즐거움이란 감정을 띤 채로 내 몸 위에 서있는 그들의 모습을 봤어.

내가 그 때까지 본 겍 중에 가장 키가 컸지만, 수수께끼는 곧 풀렸지. 그들은 내게 제국에 대해 물었어. 퍼스트스폰이 아직까지 자신들의 이름을 말하고 다니는지 알고 싶어했지. 살았을 적에 수백에 달하는 코백스 노예를 거느렸던 족속들이거든.

그들은 이곳에 어떻게 도착했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어. 그들의 얼굴은 나노로봇으로 덮여 있었지. 그들은 외로웠어."

(5) "센티널, 퍼스트스폰, 여행자로 구성된 우리 셋은 중심으로 여행을 했어. 아틀라스의 자식들 모두가 공허 속에서 어떤 답을 찾고 싶어했지.

퍼스트스폰은 끊임 없이 잔혹함과 고통으로 얼룩졌던 자신들의 삶을 미화하며 수다를 떨었어. 어느 날 밤은 잃어버린 이들, 심연에서 도망치던 함대의 이야기가 담긴 노래를 부르기도 했지.

모든 센티널들이 모든 생명체들에게 등을 돌려 한 순간만에 그 모두가 전멸해버린 세상의 얘기였어. 레이랩은 그 얘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고, 그건 우리를 떠나지도, 해명을 하려고 하지도 않았어.

어쩌면 센티널들이 옳았던 걸지도 몰라."

(6) "퍼스트스폰은 용감하게 싸웠지만, 살아남을 수는 없었어. 나노로봇은 그들 내부에 자리를 잡고 있다가 모든 구멍과 사지, 사고를 통해 밖으로 불거져 나왔지.

그리고 그걸로 끝이었어. 그들은 유리의 가족을 떠나, 영영 이 세상 속으로 사라졌고, 그들의 이야기도 끝을 맞이했지.

난 계속 나아갔어. 우린 거의 다 왔으니까."

(7) "뭔가가 굉장히 잘못됐어. 아틀라스 인터페이스는 구체가 차갑고 거의 회색에 가까워져 꿈쩍도 안 했지. 컴퓨터는 반응을 하지 않았어. 아무 것도 반응하지 않았지.

그리고 얼마 후 레이랩이 사라졌다는 걸 깨달았어.

난 혼자 남은 거야."

(8) "오늘 아침에 또 음악을 들었어... 날 이곳으로 이끈 것과 똑같은 신호를 들은 거야. 난 일어나서 귀를 기울이며, 이번에는 뭔가 다른 결과가 나올 거라 예상하며 내 계기들을 점검했지만, 이곳에서 과학이 무슨 쓸모가 있겠어?

컴퓨터에 불이 붙었는데 거기서 데이터를 건져봐야 무슨 쓸모가 있을까?"

(9) "그들이 내 친구를 생포했어. 난 멀리서 그들의 모습을 봤지. 장엄한 유리의 가족, 쓰러진 센티널의 요람, 그것들의 끔찍한 포용 속에서 깜박이는 불빛을 말이야.

그것들이 외골격을 잘라내는 것을 보며, 멍한 시선을 바라보며, 악의에 찬 웃음이 나를 향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울었어.

난 도망쳤지만, 소용 없었지. 그들의 수는 수백에 달했으니까. 그들은 나를 찾아냈어."

(10) "그건 레이랩이었어. 내가 의심했던 레이랩, 내가 상처 입히고 고쳐줬던 레이랩, 나의 구원이었던 레이랩! 그게 우리를 그 끔찍한 곳에서 떼어내 우주로, 우리의 우주로 워프시켜 준 거야!

유리의 세상에서 탈출한 최초의 여행자가, 죽음 그 자체에서 재생된 최초의 여행자가 된 거지! 친절함이 우리 모두를 살렸다고 생각하지 않아? 레이랩은 나 자신의 엑소슈트를 통해 모든 것을 말해줬어!

곧 보러갈게, 내 친구. 드디어 함께 할 수 있어! 그들은 우리에게 어떤 걸 말해줄까! 지금 상형문자를 전송해 줄게. 내 새로운 친구들과 만날 생각을 하니 너무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