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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의 베드씬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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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포스터 오마주처럼 화양연화, 색계 같은 느낌을 내고, 격정멜로의 느낌을 제대로 살리려면 어떡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스태프들의 기술력이 매우 뛰어나서 훌륭한데, 인문학적인 부분인 대사와 캐스팅 부분에서 아쉬움이 많이 느껴진다.
특히 굉장히 많이 거론되는 베드신의 경우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은, 상업적 계산에 의한 관객에게 관음 시키기 위한 목적이 다분히 느껴지니 그렇다고 새로운 무언가가 돋보였던 것도 아니다.
개인적으로 베드신 연출이 뛰어난 작품은 <몬스터 볼>, <기생충>, <마더>, <가장 따뜻한 색 블루>, <강남1970>, <색계>, <내부자들>, 그리고 박찬욱 영화들이다.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육체적인 템포, 하나는 언어적인 유희이다. 한국영화들 중 로맨틱코미디는 언어적 유희를 늘 사용하지만 진지한 베드신의 경우 봉준호 박찬욱이 최강이다.
그들은 베드신에 늘 대화를 추가한다. 박찬욱은 정말 변태의 정석처럼 요목조목 짚어가며 탐구하듯 대사를 시키고, 봉준호는 페티시의 결정체마냥 끝말잇기나 마약 언급 같은 걸로 상황을 더 극화시킨다. 그 외 언급한 영화들은 적나라한 신체의 움직임으로 격정적인 순간을 잘 표현했다.
국적을 떠나 흔히 영화에서 ‘윽,윽, 찍’하는 조루 같은 묘사로 베드씬을 흘려버리는데, 그런 연출을 보면 속이 답답해진다. 차라리 몽타주 연출을 통하여 처음 느릿했던 한 컷, 다음 빠른 동작 컷, 그 다음 절정 컷에 분장팀 시켜서 몸에 분무기로 땀도 뿌리고 배우들도 발그레 하게 분장시켜서 시간의 흐름을 자연스레 보여주면 좋을 텐데 죄다 합체위치도 안 맞는 게 뻔히 보이는데 비비고 있거나 갖다 대면서 소리마저 그럴싸하지 못한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위에 언급 영화 중 봉,박의 영화들 빼고 나머지는 죄다 땀범벅에 배우들이 온전히 그 씬에 집중하여 침대에 녹아들 듯, 특히 <몬스터 볼>이나 <강남1970>은 격정적인 후배위 자세로 배덕감과 정복감을 격렬하게 잘 묘사했다. 그게 단순한 관음적 자극이 아니라 영화 자체가 가진 강렬한 이야기와 닿아있는 느낌이었다.
<내부자들>에서 이강희 논설주간의 짧은 성관계씬은 웃음도 나오고 미인계로 단서를 파헤치려던 의도가 물컵 엎지르며 실패하는 그 순간의 재미도 있다. 무엇보다 단순한 욕망이 아니라 서로 목적이 뚜렷한 욕망의 만남이라는 게 재미있고 엇갈려서 흥미로운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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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본론으로 돌아와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를 보면 마치 성관계를 한번도 안 해본 남녀가 포르노만 보고 흉내내는 것처럼 묘사된다. 차라리 색계처럼 격렬하게 하는 동작이라도 따라했으면 영화가 지닌 배덕감과 긴장감이 살았을 텐데 잔칫날 떡방아마냥 흘러간다.
계단에서 하고 침실에서 하고 소파에서 해도 흥미롭고 관음의 욕망을 자극하긴 커녕 허접한 하룻강아지 교미같아서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소파 장면에서 들어서 후배위로 하다가 중간에 빠져서 탄식하는 장면은 공사쳐서 붙인 티까지 나니까 이 영화가 나중에 IPTV에 <인민을 위해 애무하라>라고 패러디 나와도 그게 더 베드신을 잘 뽑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후에 베드신이 힘들었다는 인터뷰같은 걸 보니 더욱 답답했다.
나름 이름 있는 배우들이 그렇게 적나라하게 벗고 시도하는 건 매우 어려운 결정이고 그만큼 끝까지 제대로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옷도 찢고 바닥에 속옷 던져놓고 난장판처럼 할 거면 진짜 격렬하게 땀범벅 체액 범벅으로 만들어서 저 상태에서 사단장 동지에게 걸리면 작살나겠다는 긴장감을 줘야 하는데 매끈하고 마른 몸에서 무얼 느낀 건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특히 제일 웃긴 장면은 ‘도자기 자세’로 남녀가 서로 겹쳐 앉아서 마주본 자세였다.
한창 하다가 갑자기 여자가 복상사가 왔는지 자지러져서 기절한 장면은 어이가 없었다. 그 정도 기절하려면 완전 온 몸이 물로 범벅이 되어 녹초가 되어야 하는데 뜬금없이 나자빠지고 잠시 기절했다고 남자는 호들갑 떨다가 여자가 ‘아주 좋았어’라고 하는 장면은 아주 조악했다.
장철수 감독이 다음에 이런 작업을 도전한다면 베드신에 대해 레퍼런스를 많이 보든, 실제 경험을 녹아내든, 배우들을 연습실에 불러서 안무연습 시키듯 실제 성관계 과정을 재현해서 연습을 시키든 해야 할 것이다.
배우들이 벗겠다는 희생을 감수했으면 그만큼 더 최선을 다하여 그 희생의 값어치가 빛나게 끔 더 몰아붙였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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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유튜버들의 먹잇감이 된 모습-
이 영화 최악의 장면은 이러하다.
여자가 남자에게 벗으라고 강요하는 장면.
“인민을 위해 복무하기 싫어? 얼른 다 벗어!”
(아랫도리 보자마자 대단한 물건에 놀란 듯한 호흡, “허억” “흐읍”)
“허억...정말....인민을 위해 복무하는 군”
“잘했어. 아주 잘했어”
이러고 남자가 벗겨진 게 억울했는지 갑자기 가서 키스갈기고 옷을 확 찢어 버리곤 치마 밑으로 손을 우겨넣으며 본처의 아랫도리로 컷이 바뀐다.
저 장면에서 이 영화가 지킬 수 있었던 격조가 무너지고 IPTV 에로영화 목록 급행열차를 탑승했다고 본다.
여자 주인공의 대사 문제는 갑론을박이 다소 있는데, 저렇게 제목의 주제를 그대로 때려 박는 대사는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뭐 의도해서 대사를 딱딱하게 치도록 유도했다면 더 관객 귀에 안 들어오고 겉돈다.
이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면 할 말 없다. 그 외 프로덕션 부분에서 촬영이나 미술이나 의상 등 괜찮았다. 소품이나 이런 것들도 괜찮았고 다만 컨셉이 존재하지 않는 가상국가인데 애매하게 적은 고민으로 북한+중국 따온 건 성의없고 아무 매력이 없었다.
차라리 의상을 파란색이나 노란색 위주로 해서 새로움이라도 느끼게 하던지, 누가봐도 그냥 북한 중국같은 녹갈색 인민복에 붉은 별이 못내 아쉬웠다.
DGK라는 감독조합 소속의 장철수 감독 신작이라기엔 많이 아쉬웠다.
김기덕사단의 일원이었기에 저런 강렬한 묘사도 거침없이 할 수 있는건가 싶은 생각도 드는 한 편, 작가주의와는 매우 거리가 멀고, 장철수라는 감독의 색깔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진 모르겠지만 다음 작품 준비 기간 동안 다시 지망생의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위치가 된 만큼 다음 작품은 감독의 역량이 더욱 드러나는 디테일한 연출을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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