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로에서 핵무기 원료를 뽑아내는 얘기

임계원자로 · 2022.06.05 20:59:06

원자력 질문글 받으면서

내가 핵무기 관련 질문 늘 받았는데

애들이 핵무기 분야는 관심이 좀 있는가봐?

그래서인지

중수로는 핵무기 만들고 경수로는 핵무기 못만들고 어쩌구저쩌구 뉴스에서 유튜브에서 들은 건 좀 있는 것 같은데

그 중 기술적으로 잘못된 정보도

좀 섞여있는 것 같기도 했음

돌아다녀보니까 그런 거 알려주는 데가

잘 없는 것 같아서 내가 그냥 한번 글 써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핵무기를 만들려면

고농축된 플루토늄239 또는 우라늄235가

필요하다는 건 지겹게 들었을테니 생략.

우라늄235는 천연우라늄 캐서 농축하면 되고 이거는 뉴스에도 잘 나와있어서 생략.

어떤 원자로에서 플루토늄239를 어떻게 빼는지

이런 비스무리한 얘기를 할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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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경수로 핵연료봉임.

천연 우라늄 가공해서 펠릿 만들고

펠릿 하나하나 금속봉에 넣어서

저렇게 다발로 묶은게 핵연료 집합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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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핵연료 집합체를 이런 식으로

원자로에 장전하고 중성자원 넣어서 가동하면,

장전한 수십 수백개의 핵연료 집합체가 엄청 뜨거워지고, 그 열을 이용해 물 끓이고 증기터빈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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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은 지겹게 봤듯이

이런식으로 원전 가동하는거.

원전 가동하면, 핵연료 집합체는 이제 사용후핵연료 집합체가 되는 셈이다.

이 안에는 우라늄238과

플루토늄239, 238등이 섞여있음.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 플루토늄을 추출해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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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식으로 사용한 핵연료 집합체를 자르고 연료봉 자르고 가공하고...

위 사진과 같은 공정(PUREX공정)을 통해 화학적으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분리해주는거.

그렇게 핵무기용 플루토늄을 뽑아내는거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핵연료 사용 전과 사용 후는 구성비가 달라지는데

예시를 한번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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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 보니까 연소도라고 하는 낮선 개념과

낮선 단위가 나와서 어렵게 느껴질텐데,

연소도란,

핵연료 질량당 방출되는 핵분열에너지임.

단위 자체가 "에너지/질량" 임.

MWd/kgHM 이라는 단위를 해석하자면,

M : 1,000,000 (메가, 백만)

W : J÷s (와트, 에너지÷시간, 1와트는 1줄÷1초)

d : day (하루, 24시간, 86,400초)

kg : 킬로그램 (질량, 모르는 사람 없겠지?)

HM : 중금속이라는 표시. 핵연료가 중금속이니까.

(kgHM은 kilogram of Heavy Metal 이라는 뜻)

그니까 1MWd/kgHM은

1×1,000,000×86,400 [J/s × s] / kg

= 86,400,000,000J/kg이라고 보면 됨.

연소도가 864억J/kg.

1kg이 핵분열해서 864억J의 에너지를 냈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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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서 위에 적힌 경수로가

45MWd/kgHM이라는 뜻은

45×86,400,000,000J/kg

= 3,888,000,000,000J/kg이라는 뜻.

연소도가 3조 8880억J/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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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서 위에 적힌 중수로가

7.5MWd/kgHM이라는 뜻은

7.5×86,400,000,000J/kg

= 648,000,000,000J/kg이라는 뜻.

연소도가 6480억J/kg.

* 핵무기를 만드려면

반드시 기억해둬야 할 것 하나.

* 핵무기를 만들기에 적합한 사용후핵연료는

"연소도가 864억J/kg 이하"여야 한다.

* (1MWd/kgHM = 864억J/kg)

보다시피,

경수로는 연소도가 3조 8880억J/kg.

중수로는 연소도가 6480억J/kg.

둘 다 연소도가 너무 높아서

핵무기 만들기에 적합하지는 않아요...

굳이 핵무기 만드는 데 쓴다면 중수로를 쓴다.

연소도가 비교적 낮으니까.

저출력 운전해서 연소도 맞추기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중수로가 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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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가 경수로는 세로로 세워서 장전하고,

이렇게 연료 자체가 묵직묵직해서 크레인 써야 하고

연료 장전 주기도 18개월마다

정기적으로 하도록 되어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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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로는 이렇게 벽에 꽂혀있는 형태고,

연료봉 크기도 작고, 가동중에도 연료 장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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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연료 장전하는지라.

70년대에는 인도 애들 중수로에서 중간에

핵연료봉 빼돌린것도 있었을듯.

그렇게 인도가 핵물질 확보가 가능했던걸로 앎.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근데 지금 우리나라에서 중수로로 핵물질 확보한다...

는 건 말이 안되는 게,

일단 6480억J/kg이나 되는 연소도를

864억J/kg로 줄여야 한다는 거.

원자로를 엄청 저출력 운전해야 함.

그러면 월성으로 얻어내는 전기는

사실상 포기하는 셈이 되는지라 안됨.

거기다가 인도는 70년대니까 감시가 소홀해서 저런 식으로 연료 장전할때 핵연료봉 빼돌릴 수 있었지만

핵무기 통제가 빡세진 시대인데 중수로에서 옛날처럼 빼돌리다가는 빡세게 경고먹지.

경수로는 연소도가 50배 가까이 되는지라

더 빡세고.

ㅡㅡㅡㅡㅡㅡㅡㅡ

이쯤되면,

"자꾸 연소도 연소도 해도, 그냥 물질은 생성되는데 그걸로 만들면 되지 않느냐"

하는 질문도 올 수 있음.

근데 핵무기 만드는 데 연소도가 중요한 이유는,

핵무기에 필요한 플루토늄이 239고

그 239비율 높이러면 연소도가

아주아주 낮아야 하기 때문임.

핵무기 만들때 필요한 플루토늄이 10kg이고

플루토늄239로 꽉 차 있어야 하는데

딴 걸로 차 있으면 제 성능을 못 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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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사진만 보면 0.08kg이나 플루토늄 생기는 거 아니냐고 좋아할 수 있는데

대부분 240, 238같은 불순물들이 많이 섞인 플루토늄이라서 좋아할 게 아니지.

우리가 위에서

* 핵무기를 만들기에 적합한 사용후핵연료는

"연소도가 864억J/kg 이하"여야 한다.

* (1MWd/kgHM = 864억J/kg)

라고 적었는데, 최소치가 이 정도고

순수하게 플루토늄239만 얻어내는 수준으로 가려면 저거의 1/1000정도로 가야 함.

즉, 1MWd/1000kgHM = 1MWd/tHM이지.

1톤당 하루동안 1MW출력으로 돌려야 한다는거.

그러면 1g의 순수한 플루토늄 239를 얻을 수 있음.

왜 이렇게 양이 적냐 하면,

연소도가 작을수록

플루토늄239의 순수도는 높아지지만

그에 반해서 플루토늄 생성 총량은 적어지기 때문임.

그건 그렇고 1MW라니...

상당히 저출력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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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놈들이 핵무기용 플루토늄 생산하는

영변 원자로가 5MW밖에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이거야.

ㅡㅡㅡㅡㅡㅡㅡㅡ

그럼 1년만에 핵 만든대나, 6개월만에 만든대나, 이 소리가 어떻게 계산된건지 따져보자

월성에 20kg 핵연료 다발 4560개 들어가서 91.2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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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9MW짜리 월성원전은 열출력이

679×3=2037MW이므로

이걸 열출력 91.2MW로 낮추는 셈.

출력을 4.5%수준으로 낮춰야 함.

그럼 전기출력은 30MW정도.

월성으로 얻어내는 전기는

사실상 포기하는 셈이라는 얘기가 이 말이지.

저렇게 해서...

중간에 연료 갈아끼우지도 않고

중간에 고장도 안 나고

국제적으로 무슨 얘기 나오는 거 다 생까면

매일 91.2g의 플루토늄239를 얻을 수 있고,

1년동안 돌리면 33288g이 나오므로

핵무기용 플루토늄 33kg를 얻을 수 있음.

6개월이면 16kg정도. 핵무기 1개 만들 양임.

어딘가에서 6개월이면 플루토늄 얻어낸다고 하는 계산은, 이런 식으로 얻어낸 계산임.

뭐... 그러하다.

핵물질 얻는데 이런 시간이 걸리는데,

거기다가 재처리 시설도 짓고,

관련 기자재도 마련해야 하고,

기폭실험도 여러번 실시해야 하고

핵무기 설계에 필요한 여러 상수값은

핵실험해서 직접 알아내야 하고.

(요즘은 핵보유국이라고 핵실험 관련해서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거 아님. 그래서 미국이 미임계핵실험이라고 해서, 터드리지 않고도 코드 써서 어느정도 결과 시뮬할 수 있게 기술 개발한거지.)

아무튼 핵개발엔 이런저런 기술적인 제약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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