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학당했습니다. 피하고 싶었는데 결국 이런 날이 왔네요.
비록 고닉은 아니지만 나름 애정을 갖고 들락날락하던 곳이라
마지막 인사는 남기고 갑니다.

대출 받아서 생활비로 쓰고 예탁금 2천만원으로 매매 하고 있었는데
월화수 단 3일 만에 1천 날렸네요.
앞으로 갚아야 하는 대출금 합치면 대략 3천 정도 됩니다.
제가 올해 나이 27살, 내년이면 28살인데
이제 그렇게 적은 나이도 아닌데 빚 3천 떠안고 시작하네요.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크지 않은 액수겠지만
남들은 저만치 앞서갈 때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빚 갚느라 쪼달릴 생각하니 막막합니다.
어쩌겠어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내가 저지른 일인데.
손가락을 잘라버리던가 해야지.

그래도 오늘 딱 하나 잘한 게 있다면, 가스 4.365에서 매도치고
4.4에 스탑 걸어둔 거.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진입했던 건데
나중에 4.65까지 가는거 보고 식겁했습니다.
6계약 풀베팅했는데 로스컷날뻔 했네요.
그랬으면 진짜 한강 갔을 듯.

오늘 가장 못한 게 있다면, 가스 4.340에서 매수하고 30틱 먹고 뺀거.
그러고 괜히 매도로 스위칭한건데
4.340 매수하고 4.3에 스탑 걸었던 그거 걍 냅뒀으면 300틱이네요....
18,000달러를 못 먹었네. 꼭 큰 시세는 내가 안 들고 있을 때 나요.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어차피 4.65까지 홀딩 못했을 거고
18,000달러 벌었더라도 언젠가 다 날리고 비슷한 글 쓰고 있었을텐데
더 큰 불행을 안 당해서 다행입니다.
가스로 드신 분들 축하요. 해지뿌님 특히 부럽습니다.

이렇게 가는 마당에, 다들 아시겠지만 머리로는 알면서도 지키지 않고
퇴학당한 저 같은 병신을 보며 다시 한 번 되새기시라고
이번 사태에서 얻은 교훈 몇 가지 적겠습니다.

1. 다계약하지 마라. 여유를 잃는다. 할 거면 확률 높은 자리에서 손절을 확실히 걸고 진입 해라.
2. 대출은 신중히 받아라. 그 돈 잃으면 대참사난다.
3. 안 풀릴 때는 차라리 매매를 접어라. 안 되는 날은 이유가 있다. 시장을 잘 못 보고 있거나, 마음이 조급하다던가 하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교훈

시장을 탓하지 마라. 문제는 매매 못하는 너한테 있다.


저는 제가 가스나 오일을 해서 이렇게 됐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수나 통화를 했다고 해서 제가 벌었을까요? 이렇게 매매를 못하는데
다른 어떤 종목에서든 마찬가지로 잃었을 겁니다.

고수는 어떤 종목에서든 수익을 내고, 하수는 어떤 종목에서든 잃죠.
매매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퇴학 당하지 않을 정도의 레버리지로
꾸준히 훈련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나도 그랬어야 했는데. 젠장.

그럼 형님들. 안녕히. 한동안 해선은 잊고 살아야겠습니다.
아크로서울포레는 못갈 것 같습니다.


다들 돈 많이 버시길. 저처럼 잃지 않길.

그동안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