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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꼬마마법사 레미 17 3rd ~COME ON!~ 1모바일에서 작성

꼬마마법사레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0.24 17:14:41
조회 895 추천 5 댓글 5
														

꼬마마법사 레미 17 3rd ~COME ON!~


제1장

이것이 내가 나아갈 길


치~스! 나, 하루카제 도레미.


두 번째로 초보마녀가 된 지도 곧 있으면 2년.


중학교 시절은 정말 매우매우 평범한 여자중학생으로 보냈어.


그런데 행방불명된 온푸를 찾기 위해 하즈키, 아이코와 함께 초보마녀가 되고 모모코가 미국에서 귀국하고 하나까지 MAHO당에서 지내게 되고 나서는 잇따라 여러 가지 사건 사고가 일어나서……


평범한 고등학생의 두 배 아니 세 배는 분주한 생활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그런 정신없이 바쁜 청춘의 상황 속에서 하나는 나와 코타케를 응원하기 위해 치어리딩 동호회를 개설하려고 대담하게도 미소라 고등학교에서 농성하는 사건을 일으켜 버렸는데……


초보마녀 친구들의 협력과 마법으로 난 농성 중인 하나에게 은밀히 접촉해서 설득하는 데 성공. 담임인 레온 = 야마키 선생님의 노력으로 큰 문제는 되지 않고 끝났어.


아직 부원은 모모코와 하나뿐이라 4월 말까지 부원을 다섯 명 이상 모으지 않으면 동호회의 존속이 인정될 수 없지만 하나의 활력이 있다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나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나는…… 근데 평소라면 네거티브하게 투덜댈 상황이지만 짠~! 나에게도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이 보이기 시작했어.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말이야.


그것은…… 나중에 말하기로 하고 나한테는 아직 해결해야 할 일이 있어.


우리 엄마랑 폿프가 있지, 지금 사이가 어색해진 거야. 자신이 꿈꾸다 좌절한 프로피아니스트의 길을 폿프에게 걷게 하고 싶은 엄마는 이번 4월부터 개인레슨 선생님을 폿프한테 붙여주려고 하셔.


폿프는 폿프대로 우리 집 형편을 걱정해서 개인레슨은 안 받고 싶다고 해서 엄마랑 지금도 냉전 상태가 지속 중이야.


나의 감으로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폿프한테는 개인레슨을 받고 싶지 않은 이유가 따로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4월 초 마침내 고등학교 최후의 1년이 시작된 날, MAHO당 일이 끝나고 내가 집으로 돌아오니 이미 저녁밥은 준비되어 있고 아빠는 맥주를 마시면서 막 개막한 프로야구 중계를 거실에서 보고 계셨어.


"도레미, 잘 다녀왔다! 그럼 저녁을 먹어 볼까?"


아빠는 내가 돌아오기를 기다린 게 너무 잘 보이셨고  TV를 끄시더니 맥주와 잔을 들고 식탁으로 오셨어.


"금방 옷 갈아입고 나올 테니까 먼저들 드세요."


난 내 방으로 가서 교복에서 요즘 즐겨 입는 집 옷으로 갈아입고 손 씻고 입 헹구고 식탁 앞에 앉았어. 축구부 매니저가 되고 나서는 입은 매일 헹구고 있어. 혹시 내가 감기에 걸려서 부원들한테 옮기면 큰일이니까.


전에는 손도 물로만 대충 씻었는데 지금은 비누로 꼼꼼히 씻고 있어.


내가 식탁에 돌아오니 엄마랑 폿프는 이미 먹기 시작했는데 전혀 눈을 마주치지 않고 묵묵히 젓가락만 움직이고 있었어.


내가 아빠를 보니 '도레미 어떻게 좀 해 봐' 하고 눈으로 호소하고 있었어.


잠깐만 아빠! 당신 한 집의 가장이잖아! 목구멍까지 올라왔던 그 말을 다시 삼킨 뒤 가볍게 숨을 내쉬고


"잘 먹겠습니다~!"


하고 씩씩하게 말해봤지만 엄마와 폿프는 무반응.


어쩔 수 없이 먹기 시작하는 나.


아빠가 또 이쪽을 보고 눈으로 호소하고 있어. 하는 수 없이


"아빠 올해 베이스타즈 상황은 어때?"


아빠는 기다렸다는 듯이


"개막전에서는 자이언츠보다 순위가 좋았으니까. 올해는 뭔가 되지 않을까?"


"호, 대단하네! 우승할 수도 있겠네"


그렇게 내가 말하니 엄마가 툭 던지셨어.


"12구단 중 11위잖아"


"엥? 그렇다면 자이언츠가 꼴찌고 베이스타즈가 꼴찌 다음이었어?"


"뭐, 뭐 그렇지. 개막전이니까. 아하, 아하하하하……"


아빠의 웃음소리가 점점 작아졌어.


내가 화제를 바꾸려고 했는데 아빠가 이야기를 꺼냈어.


"마리노스는 어때?"


"아. 코타케가 그랬는데 올해는 키무라가 유스에서 올라갈 거 같대"


"오, 그러냐! 초등학교 동창 중에서 J리거가 탄생한다는 건가. 대단하네. 그래서 코타케는 어때?"


"코타케는 우리 에이스니까 올해는 꼭 모모에 학원을 이기고 국립경기장에 갈 거라고 의욕적이야"


"그렇군 그렇군"


그러면서 아빠는 엄마와 폿프를 번갈아 쳐다봤지만 둘은 역시 무반응이야.


"그래, 축구부 얘기도 좋은데 입시는 어때?"


"……음, 뭐…… 그럭저럭"


"그럭저럭이라……"


아빠는 떨떠름하게 웃더니 마지막 맥주잔을 비우고


"여보, 밥 한 그릇만"


엄마는 말없이 끄덕이고 아빠 밥그릇에 밥을 담아서 건넸어. 그리고


"도레미, 대학 가고 싶으면 동아리나 아르바이트 중에 하나는 그만둬야 되지 않아? 가능하면 둘 다 그만두고 입시에 전념해줬으면 좋겠어"

라고 하셨어.


설마 엄마가 나한테 입시 얘기를 꺼낼 거라고는 생각 못 해서 좀 당황했어.


"그, 그건…… 아무튼 입시공부 열심히 할 테니까 동아리랑 아르바이트도 계속하게 해 줘. 그보다 나 말고 엄마랑 폿프는 어때?"


폿프는 순간 나를 째려봤다가 금세 입을 꼭 다물었어.


엄마는 계속 드시면서


"도레미가 들어오기 전에 많이 얘기했어. 폿프는 누굴 닮은 걸까. 정말 고집 있다니까"


"고집 있는 건 엄마겠지. 개인레슨 선생님 같은 거 절대로 싫다고"


엄마가 뭔가 말하려고 했을 때 폿프의 핸드폰이 울렸어. 폿프도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핸드폰을 가지게 됐지.


폿프는 핸드폰을 보고 발신자를 확인하더니


"잘 먹었습니다"


서둘러 식탁을 떠났어.


"누구한테 온 거야? 설마 남자친구인가? 카렌여학원이니까 나쁜놈은 안 꼬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딸바보스러움을 한껏 드러내며 아빠가 투덜거리자 엄마도 이어서 말하셨어.


"쟤, 남자한테 정신 팔려서 피아노에 소홀해진 걸까……"


"아냐 아냐. 아마 친위대 중 하나 아닐까?"


"친위대?"


아빠가 내 쪽으로 몸을 내미셨어.


"유치원 때부터 폿프 주변에 따라다니는 애들 있었지? 다른 중학교로 갈라졌어도 자주 보는 모양이야. MAHO당에도 가끔 데려와서 매출에도 협력해 주고 말이지. 폿프는 걔네들의 누님 같은 존재라 얘기도 들어준다고 했었어"


"그, 그래?"


아빠는 아직도 걱정되고 납득도 안 된다는 표정이셨어.


"남자친구가 생기면 틀림없이 나한테 말할 거니까 걱정하지 마"


나의 말을 듣고 아빠는 겨우 저녁밥을 드시기 시작했어.


난 저녁 식사 정리를 돕고 내 방으로 가려다가 폿프가 걱정돼서 방문을 두드렸어.


"나 들어간다?"


그러고 폿프 방으로 들어갔어.


폿프는 아직 핸드폰으로 통화 중이었는데


"언니가 와서 끊을게. 안녕"


하고 끊었어.


나는 침대에 앉아서


"통화가 꽤 기네. 아빠, 나쁜놈 꼬인 거 아니냐고 걱정하셨어"


"설~마"


폿프는 의자에 반대로 앉아서 등받이를 잡고 웃었어.


"친위대 멤버 아니야? 일단은 그렇게 말했어"


"흐흐. 방금 통화한 건 전 친위대야"


"전 친위대?"


"키미타카 말이야"


"아! 네가 초2 때 홋카이도로 전학 갔었던?"


"어"


"초등학교 땐 자주 엽서가 왔었는데 요즘 안 오는 거 같더니 핸드폰을 사주셨구나?"


"자기가 산 거야"


"호, 대단하네"


"걔 있잖아, 내가 핸드폰 사주셨다고 편지에 쓰니까 자기도 반드시 살 거라고 답장이 왔었지"


폿프는 웃더니 키미타카의 근황을 얘기해줬어. 키미타카는 지금 삿포로에서 부모님과 안 살고 히다카라는 곳에서 목장을 경영하는 삼촌 집에서 산대. 처음엔 핸드폰을 사기 위해 여름방학 동안 아르바이트 한 거였는데 경마용 경주마를 키우는 일이 재밌어서 그 지역 중학교에 편입하고 축산과가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을 지망하는 모양이야.


"키미타카 이번 수학여행 때 도쿄로 온대"


"오, 그렇구나. 키미타카라…… 한번 보고 싶네. 목장에서 일해서 막 와일드해져 가지고"


"요즘 사진 볼래?"


폿프는 핸드폰으로 키미타카의 사진을 보여줬어.


그 얼굴을 보는 순간 난 무심코 풉 하고 뿜었어. 홋카이도에 이사 간 초2 때 키미타카의 모습 그대로였어.


"하나도 안 변했지?"


"그러네. 근데……"


"왜?"


"눈빛이 살아있네"


"……그렇지. 목장 생활이 너무 너무 즐겁다는 표정이지. 키미타카 주제에…… 왠지 분하다는 느낌"


"요즘 네 눈은 어떤 거 같아?"


"…………"


폿프는 고개숙였어.


"엄마랑 빨리 화해하면 될 텐데"


폿프는 고개를 들고 뭔가 말하려다가 금세 다시 고개를 숙여버렸어.


난 폿프의 손을 잡고 말했어.


"듬직하지 못한 언니지만 진심으로 상담해 줄게"


폿프는 고개를 들고


"……고마워. 근데 좀만 더 생각하고 싶어. 내 일이니까 더욱 그런 생각이 들어……"


"그래……. 생각이 정리되면 찬찬히 얘기해. 꼭이야"


폿프가 고개를 끄덕여서 난 일어나서 방을 나왔어.


그로부터 며칠 뒤 토요일 아침이었어.


그날은 오전 11시부터 연습 시합 두 시합이 짜여 있었어.


간토 대회 현 2차 예선이 바로 앞이어서 어느 고등학교 축구부든 실전에 가까운 시합을 하고 싶은 상황이었지.

현 안팎의 고등학교로부터 미소라 고등학교로 시합 신청이 쇄도했어. 보통 1일 2 시합도 안 하지만 대전 상대가 사이타마와 시즈오카의 강호이고 일부러 원정까지 와주는 거라 세 고등학교가 두 시합씩 진행하기로 결정된 거야.


한 시합뿐이라면 시영 잔디그라운드를 빌릴 수 있었지만 세 시합은 안 되니까 우리 흙바닥 그라운드에서 하게 됐는데 선수들의 부상이 걱정이야.


그래서 1학년 부원과 매니저는 8시에 학교로 집합해서 그라운드 정리를 하게 됐어. 토요일인데 나도 평일보다 일찍 등교해야 했어.


내가 졸린 눈을 비비며 식탁으로 향하니 폿프랑 엄마가 또 서로 노려보는 최악의 분위기였어. 아빠는 어제부터 취재 여행을 가셔서 안 계셨어.


"……무슨 일이야?"


내가 물어본 순간 폿프가 나를 봤어.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었어.


"무슨 일이고 자시고 없어! 엄마가 오늘 멋대로 피아노 선생님을 불렀어!"


"이렇게라도 안 하면 폿프 넌 선생님 절대로 안 볼 거잖아"


엄마는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조용히 말하셨어.


"나 오늘 약속 있어서 오후에 외출할 거야"


"이미 불렀으니까 어쨌든 한번 보기만이라도 해 봐. 콩쿠르에서도 우승했고 가르치기도 잘하시는 선생님이니까"


"그러니까 안 된다고 하잖아!"


버럭하고 뛰쳐나간 폿프가 계단을 뛰어오르는 소리가 울려퍼졌어.


"폿프!"


엄마는 쫓아가려다가 의자 다리에 발이 부딪혀서 악 하고 주저앉으셨어.


둘의 대화에 전혀 낄 수 없었던 나는 서둘러 엄마한테 달려갔어.


"괜찮아? 엄마……"


"으, 응……"


난 엄마를 부축해서 거실 소파까지 데려다 드렸어.


엄마는 양말을 벗고 새끼발가락 쪽을 보셨어. 나도 옆에서 보고


"부러진 건 아니지?"


"욱신욱신한데……"


엄마는 얼굴을 찡그리며 발가락을 움직이셨어.


"움직이긴 하네. 골절은 아닌가봐…… 그보다도 폿프 걘……"


엄마는 이마에 오른손을 대고 고개를 숙였어.


"손가락 다치면 안 되니까 테니스 하지 말라고 해도 말도 안 듣고……"


"……그런 얘기도 했구나"


"피아니스트는 손가락이 생명이니까"


"근데 폿프, 테니스부 엄청 재밌다고 했어"


"다치면 피아노도 못 치는 거야"


엄마의 심정도 이해가 돼. 손가락 부상으로 자기자신도 프로 피아니스트가 되는 꿈을 접었으니까……


"그 애도 잘 알 텐데……"


엄마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셨어.


"……엄마, 옛날의 나처럼 폿프도 피아노가 싫어지지 않을까?"


엄마는 놀란 얼굴로 나를 봤어.


"걔, 그런 말 했어?"


"말은 안 했는데 엄마 요즘 좀 지나치다는 느낌이 있어"


"…………"


또 엄마는 고개숙인 채 한참동안 침묵하셨어. 아마 내가 어릴 때 피아노에 좌절해서 싫어하게 된 걸 떠올리신 걸 거야.


"나 말야, 폿프가 즐겁게 피아노 치는 게 좋아"


"…………"


"엄마, 엄마는 폿프가 어떻게 됐으면 좋겠어? 역시 피아니스트로 만들고 싶은 거야?"


엄마는 고개를 들고


"피아니스트가 될지 말지는 나중 일이고 지금은 어쨌든 좋은 환경에서 피아노를 계속 치게 해 주고 싶어"


"알겠어. 나 폿프한테 엄마 마음 잘 말해 줄게"


엄마는 조용히 끄덕이고


"선생님한테 오늘은 안 오셔도 된다고 전화해야겠어"


"그래"


나는 2층 폿프 방으로 갔어.


난 엄마의 마음을 전달했어.


폿프는 말없이 들었어.


"언니, 시합도 있는데 미안"


"난 걱정 안 해도 돼. 근데 폿프는 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어?"


"아직 고민 중…… 근데 이것만큼은 말할 수 있어. 피아노는 안 그만둬"


"그래. 그 말 들으니까 좀 안심이 됐어"


"나 있잖아, 오늘 키미타카랑 만날 거야"


"어? 그러고 보니 수학여행으로 온다고 그랬지?"


"나도 키미타카랑 얘기하고 싶어져서 걔네 자유시간에 보기로 했어"


"눈빛이 살아 있는 키미타카랑 얘기해 보면 뭔가 얻는 게 있을지도 모르겠네"


"응…… 그보다 언니, 가야 되는 거 아냐?"


난 폿프의 탁상시계를 봤어. 곧 있으면 8시였어.


"이런! 지각이야!"


나는 허둥지둥 방에서 뛰쳐나왔어.


난 폿프가 걱정돼서 연습 시합에 전혀 집중할 수 없었어. 아침을 거른 것도 영향이 있겠지.


연습시합은 추첨을 해서 미소라고는 첫 번째 시합은 사이타마 고등학교랑, 세 번째 시합은 시즈오카 고등학교랑 붙게 됐어. 첫 번째 시합은 코타케의 헤딩과 오른발 발리로 2대0 승리였어.


점심시간을 사이에 끼고 두 번째 시합은 사이타마와 시즈오카 고등학교가 붙고 세 번째 시합인 시즈오카 고등학교와의 시합은 3시 반부터였어.


난 점심을 후딱 해치우고 세 번째 시합까지 시간이 있어서 폿프를 한번 보러 가기로 했어.


치나미한테는 일이 있어서 집에 가는데 3시 반까지는 돌아올 거라고 하고 그라운드를 떠났어.


그리고 학교 건물 뒤로 가서 마법빗자루를 꺼내려고 초보마녀옷으로 갈아입었다가 문득 떠올랐어.


"아차! 키미타카랑 어디서 만날 건지 안 물어봤다……"


진짜 허당인 나. 어쩔 수 없이 핸드폰으로 집에 계신 엄마한테 연락했지만 도쿄 놀이공원에 간다는 말밖에 못 들었어.


도쿄 놀이공원이라고 해도 상당히 있잖아. 난감하네.


그때 뒤에서 하나 목소리가 들렸어.


"도레미 뭐 해?"


놀라서 보니까 하나랑 모모코가 종종걸음으로 달려왔어.


"도레미, 학교에서 초보마녀옷 입는 건 곤란해. 우리가 봐서 다행이지만 다른 학생들이었다면 큰일 났을 거야"


"맞는 말이야. 그보다 너희, 가게는?


"아이코랑 하즈키가 와 줘서 치어리딩 연습하려고"


둘은 가방 안에서 폼폼을 꺼내 흔들었어.


"도레미도 같이 연습할래?"


"지금 그럴 상황이 아니야. 사실은……"


내가 폿프 얘기를 하니 하나가 싱긋 웃었어.


"도레미, 그럴 땐 하나를 믿으라구"


하나는 손가락을 튕기더니 순식간에 하얀 초보마녀 모습으로 변신했어. 하나는 마녀니까 딱히 초보마녀옷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하나의 취향인 거겠지.


"그럼, 간다!"


"어? 어디 놀이공원인지도 모르는데……"


내 말에 하나가 삐쭉 입을 내밀었어.


"하나를 뭘로 보는 거야? 도레미 한 명쯤은 폿프한테 한방에 보낼 수 있어. 포로링 퓨어링 하나하나피~~"


귀여운 액션과 함께 주문을 외우니 내 모습이 슉 하고 사라졌어.


내가 도착한 곳은 이름은 도쿄지만 치바현에 있는 일본 최대의 놀이공원이었어.


그보다도 시야가 좁은 게 이상해…… 그렇게 생각했더니 아니 내가 인형옷을 입고 있었어.


"하나도 참, 왜 굳이……"


그렇게 중얼거리다가 난 깨달았어. 이거면 폿프랑 키미타카한테 나라는 걸 안 들킬 거라고. 땡큐 하나. 역시 차기 여왕님이야.


그런데 하나의 이 배려가 독이 됐어.


금방 근처에 있던 자녀랑 온 입장객들이 모여든 거야.


"같이 사진 찍을 수 있을까요?"


"얘랑 악수 좀 해주세요!"


"우리 애도 좀 안아주세요!"


사람들이 잇따라 말해서 요청에 응해야 했어.


그래, 알았을 거라 생각하는데…… 이 놀이공원의 최고 유명한 그 생쥐캐릭터 인형옷이었던 거야. 하나는 기왕 하는 거 더 밋밋~~한 캐릭터 인형옷으로 해 줬으면 좋았을 텐데~


빨리 폿프 일행을 찾아야 되는데 아직도 사진을 찍으려는 손님들이 끊이지 않아.


이렇게 되면 화장실이라도 가서 도망칠까 했는데 여기 있는 캐릭터들은 화장실에 갈 땐 절대로 입장객들한테 들키면 안 되는 게 떠올랐어. 그리고 인형옷의 탈을 벗는 것도 금지. 꿈을 파는 일이니 만큼 당연하려나.


그래서 내가 생각해낸 작전은 스피드업 마법을 쓰는 거였어.


인형옷 안에서 주문을 외우니 비디오 빨리감기처럼 입장객들의 요청에 빠르게 응하고 맹렬한 스피드로 그 자리를 벗어났어.


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없는 곳을 찾아서 인형옷을 벗고 초보마녀옷에서 평상복으로 돌아왔어.


겨우 자유의 몸이 된 나는 폿프 일행을 찾기 시작했어.


하지만 토요일이니 만큼 놀이공원 안은 사람, 사람, 사람이라 시간만 자꾸 지나가.


"희한하네. 하나는 폿프가 있는 데에 한방이라고 했는데 폿프는 어디 있는 거야…… 앗, 설마"


내가 맨 처음 도착했던 쪽으로 달려가 보니 아까 캐릭터 보러 온 손님들이 모여있던 장소 안쪽의 벤치에 폿프랑 키미타카가 앉아있는 게 보였어. 인형옷을 입고 있어서 바로 뒤에 있던 두 사람을 못 알아챘던 거뿐이었던 거야. 등잔 밑이 어둡다는 거지.


하나, 투덜거려서 미안.


난 둘한테 안 들키게 빙 돌아서 벤치 바로 뒤 수풀 속에 들어가서 귀를 쫑긋 세웠어.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부모님 마음을 생각하기보다 폿프 네 자신의 마음에 순순히 따르는 게 낫다는 얘기뿐이지"


"……그렇지"


그때 키미타카의 동급생으로 보이는 중학생이 둘 와서


"키미타카, 곧 모여야 돼"


"누구냐 그 귀여운 애는? 도쿄 여자친구냐?"


"아, 아냐! 전학오기 전 동창이야!"


키미타카는 얼굴이 새빨개져서 부정하더니 일어나서


"잘 있어.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고"


"고마워"


폿프도 일어나서 키미타카랑 악수했어.


동급생들이 휘파람을 불면서 놀려댔기 때문에 키미타카는 그 둘한테 달려가서 히히덕거리면서 가려다가 손을 흔드는 폿프를 향해


"폿프, 연휴 때 홋카이도 안 올래?"


"뭐?"


"여기서 끙끙 고민하기보단 홋카이도의 자연속에 있으면 뭔가 좋은 해결책을 찾을지도 몰라!"


"……알겠어! 꼭 갈게!"


"그래, 기다릴게!"


키미타카는 크게 손을 흔들고 동급생들과 인파 속으로 사라져 갔어.


키미타카가 안 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던 폿프는 살짝 숨을 내쉬고 벤치에 앉았어.


"그런 약속 해도 괜찮아?"


내 목소리에 놀란 폿프가 고개를 돌렸어.


"언니!?"


난 수풀에서 나와서 폿프 옆에 앉았어.


"계속 뒤에 있었어?"


"아니. 동급생들이 데리러 오기 조금 전부터? 네가 걱정 돼서 축구부 슬쩍 나와서 온 거야"


"그래……? 미안, 나 때문에"


"동생이잖아, 당연한 거지"


이전 같으면 쓸데없는 참견이라느니 퉁명스럽게 굴었겠지만 폿프도 어른이 된 거지.


"제대로는 못 봤지만 키미타카 뭔가 어른스러워진 거 같아"


"응. 키미타카 주제에 왠지 그렇게 느껴졌는데 역시 자기가 나아갈 길을 찾았다는 여유 같은? 진짜 동창으로 안 느껴질 정도로 어른인데? 하는 느낌이었어"


"알 거 같아 그 기분. 나도 얼마 전까지는 자신의 꿈이 확실히 있어서 그걸 위해 애쓰는 하즈키나 친구들이 부러워서 우울해하고만 있었지"


"흐흐, 나한텐 그렇게 안 보였는데"


"그렇게 안 보이게 하는 게 고등학생이랄까…… 근데 나는 아무래도 상관없어. 그보다도 너, 연휴 때 홋카이도에 가겠다고 약속했는데 돈은 있어?"


"그건……"


"설마 내 아르바이트비 기대하는 거 아냐?"


"아냐 아냐. 뭐 돈은 기대 안 하지만 언니는 기대하고 있어"


"응?"


폿프는 키득거리더니


"마법 말이야"


"뭐~~~~!?"


내가 뒤로 넘어갈 것처럼 깜짝 놀라니까 근처에 있던 손님들도 놀라서 이쪽을 봤어.


"가, 가, 갑자기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온몸에서 땀이 솟구쳐나오는 것 같았어.


"나 알고 있었어. 언니 초보마녀 된 거"


"말도 안 돼~~~~!?"


내가 큰 소리를 내니까 또 근처에 있던 손님들이 희한하다는 표정으로 이쪽을 봤어.


"아, 아무것도 아녜요"


난 꾸벅 고개를 숙이고 소곤소곤 폿프한테 물었어.


"언제부터?"


"처음 이상하다고 생각한 건 1년 반 전쯤? 시험공부 할 때 모르는 게 있어서 밤에 언니한테 물어보려고 했는데 없었었지"


"마, 마침 편의점에라도 간 게 아닐까?"


난 시치미를 뗐지만 폿프는 웃으면서 계속 말했어.


"처음엔 그렇게 생각해서 잊어버렸었는데. 작년 11월쯤? 언니가 이상하다고 느낀 적이 있었어"


"이상하다니?"


"집에서 가족이랑 있을 때, 뭔가 대화가 안 통했었지. 무슨 얘기를 해도 붕 떠있는 거 같다고 할까, 평소 같으면 더 끼어들었을 주제에도 반응이 시원찮았고 말야"


"가, 가끔은 그럴 수도 있지"


"아빠랑 엄마도 열이라도 나는 거 아니냐고 걱정하셨는데 난 알았어. 그때 언니는 언니가 아니라 도도였다는 걸"


"앗"


또 큰 소리를 낼 거 같아서 난 서둘러 손으로 입을 막았어.


작년 11월이라면 유메를 찾으러 유럽에 갔을 때야. 우리의 부재가 가족에게 안 들키도록 도도랑 요정들이 우리의 대역으로 변신해줬지.


도도 걔, 내가 유럽에서 돌아왔을 때 코타케의 활약만큼은 제대로 얘기해줬는데 가족 얘기는 아무것도 안 해줬어.


"그래서 언니들이 초보마녀가 된 걸 확인하고 싶어서 MAHO당에 갔을 때 주방을 슬쩍 봤었지, 그랬다가 요정들이 잔뜩 모여 있는 걸 봐 버렸어"


"그, 그랬구나……"


난 포기하고 2년 전 행방불명된 온푸를 찾기 위해 초보마녀가 된 경위를 얘기했어.


"그렇구나. 그렇게 된 거였어"


"근데 폿프…… 초보마녀로 돌아는 갔는데 우린 결코 자신을 위해서는 마법 안 썼어. 가족이나 친구나 곤경에 처한 사람을 위해서만 쓰기로 했거든"


"호오…… 그럼, 날 위해서는 써 주겠다는 뜻이야?"


"그, 그건…… 저기…… 뭐랄까……"


"언니가 초보마녀 된 거 절대로 아무한테도 안 말하고 나도 초보마녀 되고 싶다고 안 할게"


"으~~~음……"


난 이게 무슨 상황인지 골똘히 생각했어.


"연휴 때 키미타카가 일하는 목장에 마법으로 데려다 줘. 부탁이야"


"……알았어. 근데 좀만 시간을 줘. 다른 애들이랑도 얘기해 보고 싶고, 여왕님한테도 허가 받아야 될 거야"


"응. 힘들게 해서 미안한데, 부탁할게"


난 끄덕이고


"난 바로 돌아가야 되는데 폿프 너도 같이 갈래?"


"여기 오랜만에 왔으니까 놀이기구 두세 개 타고 갈게"


"그래. 그럼 난 가 볼게"


난 폿프와 헤어진 뒤 놀이공원에서 나와서 사람들이 없는 데서 초보마녀옷으로 갈아입고 빗자루로 미소라 고등학교까지 날아갔어.


간신히 3시 반 킥오프에는 늦지 않았어.


세 번째 시합은 시즈오카의 강호와의 대전이었는데 두 학교 모두 오늘 두 시합째라 지쳐서 후반전은 후보도 많이 들어가고 퍼포먼스도 저조한 시합이 돼서 결과는 0대0으로 끝났어.


두 시합 모두 풀 출전한 코타케 등 다섯 주전도 상당히 지친 것 같았어. 하지만 다행히 부상자는 안 나와서 안심했어.


돌아가는 두 학교의 버스를 배웅하고 난 치나미랑 새 매니저 세토, 1학년 부원들이랑 뒷정리를 했어.


아, 세토에 대해선 나중에 제대로 얘기해 줄게.


언제나 시합이 끝나면 반성회를 갖지만 오늘은 선수들이 완전히 지쳐서 감독님이 취소하고 바로 해산했어.


그리고 집에 오는 길에 내가 MAHO당에 들르니까 하나랑 모모코도 치어리딩 연습을 마치고 돌아와서 일하러 간 온푸를 제외하고 전부 모여 있었어.


다들 하나랑 모모코한테서 폿프 얘기를 들어서 걱정해줬어. 특히 하즈키는 진지하게 얘기해 줬어.


"나한테 알려줬으면 조언해줬을 텐데, 도레미 삭막해"


"계속 얘기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폿프도 혼자 생각하고 결정하고 싶다고 해서"


"그걸 삭막하다 하는기라. 폿프는 우리한테도 동생 같은 존재다"


아이코도 옆에서 대화에 끼었어.


"미안……"


하나가


"자 자, 도레미도 다들 바쁜 걸 아니까 못 말했던 거야"


날 옹호해줬지만 네 농성 사건만 없었다면 애들한테도 얘기했겠지. 뭐, 이제 와서 뭐라 해도 늦었지만.


그러고 나서 하즈키가 카렌여학원의 피아노 코스 학생들 얘기를 해줬어. 바이올린 코스보다 피아노 코스 학생 쪽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고등학교에서 보통과로 편입하는 학생이 매년 반 이상 있대.


고등학교에 진학해도 그중에서 대학교에 진학하고 프로의 길로 나아가는 학생은 더 적어지나 봐.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냉혹한 세계래.


"피아노도 바이올린이랑 같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3살 정도부터 영재교육을 받은 사람이 중학교 때는 굉장히 유리할 거야. 하지만 마지막은 본인의 재능과 노력이라고 생각해"


하즈키는 진지하게 얘기해줬어.


그러자 모모코가 물어봤어.


"도레미, 폿프가 피아노 시작한 거 언제부터야?"


"어디 보자…… 유치원 상급반 때였나?"


"늦은 편인가?"


"좀 그런 거 같긴 한데 그 정도라면 본인 노력으로 금방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거야. 그다음은 피아노가 좋아서 계속 즐겁게 치는 게 아닐까?"


"그다음은 노력 여하라는 거네"


아이코의 말에 하즈키는 크게 끄덕였어.


그리고 나는 연휴 때 모두의 힘으로 나랑 폿프를 매지컬 스테이지로 홋카이도로 보내달라고 부탁했어.


"도레미도 가려고?"


라라가 물었어.


"동아리도 있지만 일단 언니로서 따라가 보려고"


그러자 마조리카가 말했어.


"알았다. 여왕님 쪽은 나한테 맡기거라. 폿프한테 초보마녀라는 정체를 들킨 거랑 여동생을 위해 마법을 쓴다는 걸 보고해 두마"


나는 당황해서


"혹시 나만 초보마녀를 그만두라든가 그러진 않겠지?"


내가 물어보니까 아이코가 바로 부정해줬어.


"그건 아니다, 도레미. 초보마녀가 될 때 여왕님이랑 약속한 건 자신을 위해 마법을 쓰지 말라는 것뿐이었다. 폿프를 위한 거라면 OK겠제"


라라도 이어서 말했어.


"폿프도 도레미랑 다른 초보마녀들과 마찬가지로 마녀계의 은인 중 한 사람이잖아, 걱정할 거 없어"


나는 안심이 돼서 가슴을 쓸어내렸어. 동시에 피로가 확 쏟아졌어. 그러고 보니 오늘은 아침부터 정신없이 바빴지.


이날은 애초에 아르바이트를 쉬기로 되어있었으니까 난 집으로 가기로 했어.


돌아가려는데 하즈키가 쫓아와서


"도레미, 나도 홋카이도에 같이 가도 될까?"


"네 마음은 고마운데 아마 이번 문제는 폿프가 어른이 될 하나의 찬스라고 그렇게 생각해"


"그래…… 그럴지도 모르겠네"


나는 하즈키의 어깨를 토닥이고 MAHO당을 떠났어.


그다음 주 금요일, 이틀 뒤 연습시합 할 상대 학교에서 상황이 안 돼서 시합을 못 하게 됐다는 연락이 날아들었어.


상대 학교는 순조롭게 이겨 올라간다면 연휴 후반에 있는 간토 대회 현 2차 예선 결승에서 만날 어느 정도 강호였어. 미소라고는 작년 활약 때문에 확실한 시드여서 2차 예선은 결승부터 출장하는 거라 거기서 이기면 결승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게 되어 있었어.


우리 감독님은 결승에서 만나기 전에 실력을 드러내면 안 된다고 저쪽에서 판단해서 거절했을 거라고 우리한테 말하셨어.


"간토 대회를 위한 마지막 마무리라고 생각했는데!"


코타케는 부원들 앞에서 불만을 드러냈어. 그런데 감독님은 떨떠름하게 웃으시면서


"그런 거 치곤 너희 이번주 움직임은 영 아니던데. 저번주에 한 더블헤더의 피로가 너무 남아있는 거 같더라"


나랑 치나미는 감독님 말씀이 맞다고 생각해. 일단 이번주 주전들의 움직임은 마치 납으로 된 유니폼을 입고 플레이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무거웠었지.


패스에도 드리블에도 슛에도 날카로움이 전혀 없다는 건 문외한인 내가 봐도 알 수 있었어. 이런 상태에서 연습했다가는 부상이 우려되지.


"그러므로 시합을 안 하게 됐으니 모레는 완전히 쉰다"


감독님이 선언하시자 코타케는 노골적으로 얼굴에 불만을 드러냈어.


"개인 연습은……"


"안 돼! 완전히 쉬라면 쉬는 거야! 일단 쉬어서 몸의 피로를 없애!"


다른 주전들도 불만섞인 한숨을 쉬니까 감독님은 혀를 차시더니


"하여튼…… 걱정하지 마. 연휴엔 휴식 없이 아주 축구에 절여 줄 테니까"


코타케와 주전들은 겨우 납득했어. 나랑 치나미도 서로 마주보고 안심했어.


근데 잠깐만! 연휴 때 휴식이 없다는 건 나 키미타카한테 못 간다는 거잖아!


내가 당황해하는데 치나미가 혼잣말로 중얼거렸어.


"연휴 때 하려던 일 있었는데 뭐 모레 하면 되겠지"


그거야! 난 치나미의 어깨를 토닥이고


"그러자 그러자!"


"네?"


치나미는 무슨 소린지 몰라서 어리둥절해 했어.


일요일, 아침인데도 MAHO당 뒷마당에 온푸도 포함해서 모두가 모여 있었어. 다들 이미 초보마녀옷을 입고 있었어.


어제 모두에게 메시지로 연락했더니 모두들 협력해 주겠다고 답장이 왔었어.


폿프는 언니들을 보자


"언니들 초보마녀옷 보는 거 오랜만이기도 한데, 왠지 신선해!"


흥분하며 말했어.


"근데 폿프한테 걸릴 줄은 진짜 몰랐다"


아이코가 말하니까 폿프는 건방지게 웃으면서


"이래 봬도 저도 전초보마녀니까요"


그 말에 온푸가 웃으면서 엄청 즐거워했어.


폿프는 그런 온푸를 보고 나를 도도한 표정으로 보더니


"온푸 언니까지 안 불렀어도 됐던 거 아니야?"


"걱정 마. 폿프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협력할게"


온푸의 말에 폿프의 볼이 발그래해졌어.


하즈키가


"그럼 폿프, 도레미 우리들 한가운데에 서"


그 말을 듣고 나랑 폿프는 모두가 만든 원 한가운데로 이동했어.


"자, 간다!"


아이코의 호령으로 하나를 제외하고 스위트포론을 준비했어.


"파이파이 폼 포이, 부드럽게"


"파메루크 라루크, 높이높이!"


"푸르릉 푸릉, 상쾌하게!"


"페르탄 펫튼, 산뜻하게!"


주문을 외우면서 스위트포론을 겹친 다음 하늘을 향해 치켜들었어.


"매지컬 스테이지!"


매지컬 스테이지가 나타나자 하나도 매지컬 스테이지를 향해 두손을 뻗었어.


"도레미와 폿프를 홋카이도의 키미타카가 있는 목장으로 데려다 줘!"


나랑 폿프의 몸이 번쩍하더니 빛이 되어 하늘 높이 날아갔어.


우리가 도착한 곳은 전철로 신치토세공항역에서 두 시간 정도 걸리는 히다카정에 있는 키미타카네 삼촌이 경영하는 "히잉 목장" 입구였어. 근데 "히잉 목장"이라니 아무 기교도 안 부린 직설적인 이름이지?


정면에는 체육관 정도 되는 건물이 있고 오른쪽엔 사무실 같은 건물과 집이 있고 왼쪽엔 연립주택 같은 건물이 있었어.


나중에 키미타카가 알려줬는데 체육관 같은 건 마방이라고 말들이 사는 건물이고 사무실 옆 집은 삼촌 가족이 사는 집이고 연립주택은 목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숙소래. 키미타카는 여기 왔을 땐 삼촌네 집에 신세 졌었는데 지금은 숙소에서 살고 있대.


"키미타카 어디 있을까?"


입구에서 부지 안으로 들어가면서 폿프가 말했어.


"일단 저기가 사무실 같으니까 물어보고 올게"


난 사무실까지 종종걸음으로 가서


"안녕하세요!"


하고 불러봤는데 아무런 대답도 없었어.


"실례합니다! 누구 안 계세요?"


그렇게 말하면서 현관에서 안으로 들어가니까 둥근 난로가 있는 방이 있었는데 테이블 위에 다 마신 찻잔만 10개 정도 놓여 있고 아무도 없었어. 벽에는 시간표로 보이는 화이트보드가 걸려 있었고 10명 정도의 이름 옆에 각자가 맡은 일이 쓰여 있었어.


괘종시계를 보니 8시 반을 조금 넘긴 시간이었어. 다들 벌써 일하러 나간 걸까.


그때 밖에서 폿프 목소리가 들렸어.


"언니, 키미타카는 저쪽 건물 안에 있대!"


내가 서둘러 나갔더니 폿프는 집 현관 앞에 서서 중년 여성이랑 얘기하고 있었어.


폿프 말로는 여자분은 키미타카의 숙모셨어.


내가 숙모님한테 인사하고 있었더니


"나, 다녀올게"


폿프는 빠르게 체육관 같은 커다란 건물 쪽으로 달려갔어.


"포, 폿프 잠깐 기다려!"


"키미타카한테 얘기 들었어요. 자 키미타카한테 가 보세요. 반가워할 거예요"


"그, 그래요? 그럼"


나는 가볍게 고개 숙이고 폿프를 쫓아갔어.


우리가 건물 안에 들어가니 키미타카는 커다란 플라스틱 통에 말 먹이인 여물을 만들고 있었어.


"키미타카, 나 왔어!"


폿프가 부르니까 키미타카는 잠깐 놀랐다가 바로 활짝 웃었어.


"폿프! 도레미 누나! 잘 오셨어요!"


"도레미 누나래. 옛날엔 '폿프네 누나'였는데"


폿프는 웃으면서 작업 중인 키미타카 앞으로 걸어갔어.


키미타카가


"꽤나 빨리 도착했네?"


그렇게 말하니 폿프가 당황해서 내가 말을 만들어줬어.


"토마코마이에서 하루 묵었어"


"그랬구나"


키미타카는 만든 여물을 출산을 앞둬 배가 큰 암말, 갓 태어난 망아지와 어미 말, 일세마 순으로 먹이면서 목장의 구조와 하루에 하는 일을 우리한테 얘기해 줬어.


"히힝 목장"은 10마리의 번식용 암말을 가지고 있고 매년 외부에서 교배를 해서 망아지를 기르는 걸 전문으로 하는 목장이래. 망아지는 태어난 지 1년 된 말을 당세마, 1년부터 2년 된 말을 일세마라고 하는데 20마리 가까이 있대. 근처 목장에서 젖 주는 걸 포기한 어미 말이 있으면 그 망아지를 맡아서 기르는 경우도 있다나 봐. 이세마가 될 때까지 경매에 내서 팔거나 개인으로 사러 온 마주한테 판대.


일어나는 건 오전 5시고 아침을 먹고 나서 6시 전까지 사무실에 들어가서 오늘 하루 역할 분담을 한대. 누가 어떤 말을 담당할지는 안 정해져 있고 종업원 10명이서 30마리 가까운 말을 돌보는 거야.


담당을 정하는 게 말도 길들고 돌보기 편해지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말이 어리광쟁이로 자라니까 누가 돌보든 상관 안 하는 말로 기르는 게 좋대. 장래에 경주마가 돼도 기수의 지시에 순순히 따르게 될 테고 마구간에서 돌봐주는 스태프도 귀찮게 하지 않는대.


회의 뒤에는 야간에 목초지에 풀어놨던 일세마들을 마방으로 데려오는 작업. 말은 밤에 모두 마방에서 잘 거라고 생각했는데 야간 방목은 경주마가 되기 위해 필요한 근육을 키우기 위해 엄청 중요한 일이래. 밤에도 말은 뛰어다녀서 굉장한 운동량이 된다나 봐.


말을 데리고 올 때는 말이 다치지 않았는지, 아프지는 않은지, 구석구석 체크해서 목장장한테 보고해. 마방으로 말을 넣으면 체온을 재거나 여물을 준대.


그게 끝나면 몸이 약해서 야간 방목에 못 나간 일세마나 새끼 있는 말들을 방목해. 방목하는 동안 마방의 깔짚을 바꿔주는 작업을 하고 저녁에는 방목했던 말들을 데리고 오고 또 일세마들을 야간 방목에 내보내는 게 대략적인 하루 일이라는 거야. 하지만 지금은 번식용 암말의 출산 시즌이라 출산하는 걸 돕거나 교배 시즌이기도 하니까 번식용 암말을 교배할 곳에 데려다주는 등 진짜 스케줄이 하드해.


뭐 평일에는 키미타카는 학교를 다니니까 아침이랑 저녁 일만 돕지만 토, 일에는 동료들이랑 똑같은 일을 하고 있대.


키미타카는 여물을 다 주고 나서 우리한테 설명하면서 동료들과 깔짚을 바꿔주는 작업을 하고 말을 방목하는 것까지 했어.


도중에 일주일 전에 태어난 망아지를 보여줬어. 엄마의 젖을 먹는 망아지만큼 귀여운 게 없지. 젖을 먹으면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이 러블리~~ 하달까.


오전 일을 마치고 키미타카가 삼촌분네 집에 데려다줘서 점심을 대접받았어.


식사하면서 키미타카는 장래의 꿈을 눈을 반짝이며 열정적으로 말했어.


"지금 일본은 큰 목장이 더비 말 같은 우수한 종모마나 혈통이 좋은 암말을 독점하고 있어서 가격이 비싼 말을 생산하니까 우리 같은 작은 목장에서는 도저히 대적할 수 없어. 하지만 난 누구한테도 지지 않을 경주마를 기르고 싶어"


그러기 위해서는 축산과가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도 하고 성실하게 일을 계속해서 장래에는 큰 목장처럼 생산뿐만 아니라 육성도 할 수 있는 목장을 가지고 싶다고 했어.


게다가 수의사 자격도 따서 말의 케어까지 가능한 목장주가 돼서 더비 말뿐만 아니라 세계 제일의 말을 기르고 싶다는 꿈까지 이야기했어.


그러는 동안 나랑 폿프는 압도돼서 조용히 듣고만 있었어.


점심식사가 끝나고 키미타카는 이제 암말 교배하러 갈 거라면서 견학하러 가지 않겠냐고 했는데 역시 여중생이랑 여고생한테는 너무 자극적이라 정중하게 사양했어.


키미타카가 돌아올 때까지 우리는 방목지의 울타리에 앉아서 뛰어다니는 젊은 말과 모자가 함께 풀을 먹는 말들을 보고 있었어.


"키미타카 열정적이었지"


내가 말을 거니까 폿프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어.


"내 친구들만큼이나 반짝거렸어"


그때 폿프가 갑자기 울타리에서 뛰어내리더니 빙글 돌아서 날 보고 말했어.


"언니, 나 결정했어. 프로 피아니스트는 안 될래"


"폿프……?"


"피아니스트는 안 될 거지만 엄마 같은 피아노 선생님은 될래"


"무슨 뜻이야?"


"작년 말에 있지, 엄마가 가르치는 교실 학생들의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있어서 나도 도왔었어. 긴장하는 꼬맹이들을 진정시키고 잘 연주한 아이를 칭찬하고 실수한 아이를 격려하는 엄마를 보고 나도 엄마 같은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


"오,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근데 있잖아, 엄마의 꿈을 깨뜨리는 것도 싫어서 좀처럼 얘기할 수가 없어서 말야……"


"알 거 같아, 그 마음. 근데 피아노 선생님, 폿프한테 잘 맞을지도"


"정말 그렇게 생각해?"


"물론이야. 돌아가면 지금 그 마음, 엄마한테 잘 얘기해 봐"


"응!"


그러고 폿프는 활짝 웃었어. 오래간만에 보는 폿프의 미소였어. 홋카이도에 오길 잘했어.


난 기뻐서


"나도 말야, 장래에 나아가야 할 길을 찾았어. 난 말이지……"


그러는데 폿프가 말을 끊고 말했어.


"세키 선생님이나 야마키 선생님 같은 교사가 되고 싶지?"


"어엉~~?!"


놀란 내가 울타리에서 떨어지려고 하니까 폿프가 서둘러 잡아줬어.


"고, 고마워…… 근데 어떻게 알았어? 교사가 돼야겠다고 결심한 건 최근인데"


"그런 건 진작에 알고 있었지. MAHO당에서도 다 알 거야"


"그, 그래?"


"돌아가서 물어보면 알걸?"


폿프가 또 웃으면서 윙크했어.


교배 일에서 돌아온 키미타카에게 고맙다고 하고 우리는 돌아가겠다고 했어.


"아직 더 있어도 되지 않나?"


그렇게 키미타카가 말했지만 일단 비행기랑 전철을 갈아타고 토마코마이에서 하룻밤 묵고 왔다고 했었으니까, 슬슬 목장에서 안 떠나면 비행기 시간에 못 맞춘다고 둘러댔어.


키미타카는 폿프가 기운 차린 것을 기뻐하며 삼촌 차로 가장 가까운 역까지 바래다 주겠다고 했어.


차마 마법으로 돌아간다고는 할 수 없으니 키미타카의 온정을 받아들이는 척했어.


역에 도착하니 키미타카는 전철이 떠날 때까지 있겠다고 해서


"키미타카, 아직 말들 챙길 거 남아있지 않아? 진짜 우린 여기까지만으로도 충분해. 고마워"


폿프는 감사의 뜻을 담아 키미타카를 안아줬어.


키미타카는 삶은 문어처럼 얼굴이 새빨개져서 머리에서 김이 뿜어져 나올 거 같았어.


"폿프, 갑자기 안는 건 아니지. 키미타카 당황했잖아"


"아, 미안 미안"


폿프가 떨어져도 키미타카는 굳어버려서 우리가 삼촌분 차까지 데려다줬어. 그리고 다시 한번 삼촌분이랑 키미타카한테 고맙다고 했어.


삼촌분은 끄덕이시고 차에 시동을 거셨어. 키미타카는 조수석 창문으로 몸을 내밀고 손을 흔들었어.


우리도 차가 안 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었어.


"그럼 슬슬 가볼까?"


내가 말하니까 폿프가 물었어.


"어떻게?"


"응? ……아~~!! 돌아갈 거 전혀 생각 안 했어"


"언니…… 어떡할 거야?"


"으윽……"


"설마 빗자루로 돌아간다고는 안 하겠지!"


"여차하면 그럴 수밖에 없는데…… 그래!"


난 핸드폰으로 하나한테 전화해서 우리의 사정을 말했어.


"하하하, 도레미답구만. 하나 혼자서도 어떻게든 할 수 있겠지만 실패하면 큰일이니까 친구들한테도 도와달라고 할게"


"우리집까지 좀 부탁해"


그러고서 전화를 끊고 우리는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숨었어.


1분 후, 하나와 친구들의 마법으로 미소라시까지 3초만에 돌아왔어.


집에 오니 폿프는 엄마와 얼굴을 마주보고 목장에서 결심한 걸 솔직하게 얘기했어.


엄마는 그저 조용히 듣고만 계셨어.


"안 돼?"


하고 폿프가 간절한 눈빛으로 물었어.


"……폿프의 마음은 잘 알았어. 네가 믿는 길로 나아가렴"


엄마는 기쁨 반 실망 반의 복잡한 표정이셨어.


하지만 폿프는 마음이 개운해졌는지 피아노 앞에 앉아서 치기 시작했어.


나는 곡명은 몰랐는데 지금까지 폿프가 친 연주 중에서 제일 멋지고 잘하는 거 같았어. 즐겁게 치는 폿프한테서 기쁨의 기운이 넘쳐나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그것은 옆에서 듣고 계신 엄마도 마찬가지셨는지


"대단하네. 이런 멋진 연주를 할 수 있다니, 반드시 프로로……"


하고 말씀하시려는데 내가 엄마 입에 검지손가락을 댔어.


엄마는 떨떠름하게 웃으면서 끄덕이시고 눈을 감고 즐거워하는 폿프의 연주를 경청하셨어.


나는 슬쩍 거실에서 빠져나와서 내 방으로 가서 친구들에게 홋카이도 일에 대한 보고와 내가 교사가 될 거라는 걸 일괄해서 메시지로 보냈어.


그러자 모두한테서 같은 내용의 답장이 메시지로 왔어.


폿프에게는 축하를, 나에게는 "역시나"라고.


진짜 폿프 말대로라 난 시무룩해졌어.


왠지 분해서


"알고 있었는데 왜 더 빨리 안 말해줬어?"


하고 메시지를 보내니까 하즈키를 제외하고 또 같은 내용의 답장이 왔어. 자기의 길은 자기가 정해야 되니까 지켜보고만 있었다고.


네 네, 그러셨어요? 잘~~ 알았습니다네요!


근데 하즈키는 달랐어.


"도레미, 축하해! 세키 선생님한테 말씀드리면 좋아하실 거야"


역시 하즈키야. 나는 하즈키한테만 고맙다고 메시지를 보냈지.


그리고 그날 저녁, 하즈키의 메시지대로 세키 선생님한테 말씀드리러 갔어.


당연히 세키 선생님은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좋아하시기는커녕


"하루카제, 너 교사를 만만히 보는 거 아니야?"


"아, 아닌데여……"


"너 지금 성적으론 교사가 되기 전에 대학도 못 들어가! 더 바짝 입시 공부 안 하면 안 돼!"


그로부터 나는 30분 동안이나 훈계를 듣고 너덜너덜해져서 도망치듯 집으로 돌아왔는데……


하즈키~~…… 어떡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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