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중계지점』

player 일행이 중계지점으로 향하고 있을 무렵,

에 란텔 약사조합에서는 리이지 발레아레가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

[힐마]

──부탁받았던 약초야.

원하시는 대로 상등품만 골라놓았어.

[리이지]

자네의 감식안이라면 틀림없겠지.

거기다가 놔두게나.

[힐마]

……작업은 순조로워?

상당히, 공을 들여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리이지]

위에서 내려온 시달로는, 다양한 약을 서둘러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하더군.

자세한 사정은 나한테도 알려두지 않았지만──

[힐마]

할멈한테 부탁한다는 건 최고의 품질이 요구된다는 거네.

요인 관련 건 아니야?

[리이지]

……아마도 말이지.

범상한 약사에게는 맡길 수 없으니 늙은 몸에 채찍질하며 하고 있는 거잖나.

[힐마]

윗선에다 은혜를 입힐 수 있다면, 나도 가능한 한 협력하긴 하겠지만…….

할멈이 쓰러지면, 이래저래 곤란해지지?

실력좋은 약사가 도와 주면 좋을 텐데. 예를 들면──

[리이지]

……연구로 바쁜 모양이야. 말없이 틀어박혀 있어.

어딘가…… 귀기 어린 모습으로 말이지.

[힐마]

……그렇구나.

아무튼, 너무 무리하지는 마.

[리이지]

………….

[넴]

할머니!

부탁했던 일, 다 했어!

[리이지]

어이구, 고맙구나.

넴쨩 덕분에 정말 큰 도움을 받는구나.

[넴]

이 정도는 괜찮아! 함께 살게 해주고 있는 걸.

도움이 안 되면 언니가 실망할테니까.

[리이지]

(……나이도 안 찬 아이가, 이렇게까지 다부지게 행동해야 한다니……

이것도 시대의 엄격함인가……

이 아이가 어른이 될 때까지, 에 란텔은 버틸 수 있을까……

요전날과 같은 습격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아마 윗사람들도 수는 쓰고 있겠지.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되는 게야.

.

.

.

[브레인]

……음…….

[가가란]

오…… 일어났냐?

[티아]

상당히 소모됐을텐데……

벌써 움직일 수 있어?

[브레인]

이래뵈도 나름대로 수라장을 넘어왔어.

완쾌하지 않아도, 칼은 휘두를 수 있다.

……상황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지?

[티나]

player 등등은 탐색 중.

우리는 동굴로 돌아오는 오염된 짐승이나 혼돈짐승을 소탕하고 있는 중.

[가가란]

동굴 안에서 협공당하면, 아무리 player 애들이여도 애먹겠테니까.

[브레인]

(player 일당인가…….

소문은 간간히 귀에 들어왔지만 저 강함은 이상할 정도다.

위험한 동굴에 겁먹지 않고 파고드는 담력도 인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수준.

저들은──)

하나 물어보겠는데…….

그 녀석들은, 실제론 뭐하는 놈들이야?

[가가란]

나도 자세한 신상까지는 몰라.

몇 번쯤 일을 같이 해봤을 뿐이지만, 믿을 만한 녀석들이라는 것만은 확실해.

[티아]

player 파티는, 몇 번이나 에 란텔를 궁지에서 구해냈으니까.

[이블아이]

……무언가 사정을 안고 있는 것은 확실하겠지.

하지만, 이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자들이 있다고 한다면

player 파티 이외엔 생각나지 않는걸.

[가가란]

오오, 우리 꼬맹이가 그렇게까지 말할 줄이야.

[이블아이]

──당연한 말을 했을 뿐이다만?

[브레인]

(그 청장미가 이렇게까지 신뢰하다니…….

그만한 자들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짐승 울음소리)

[티아]

──짧은 휴식이었네.

저 숫자는, 조금 귀찮을 것 같지만…….

[브레인]

……나도 손을 보태지. 대금은 필요없다.

(……가제프 스트로노프…….

너에게 이기기 위해, 나는 검을 갈고 닦아왔다.

반드시 살아 돌아와라…….

너와 다시 만나는 그 날까지, 나는 더욱 강해지고 말겠다.)

.

.

.

[슬라임코]

아…….

조금, 천장이 높은 곳으로 나왔지만요──

[소이]

여기가…… 중계지점인가?

>그럴 터입니다만…….

>이건 대체──

[샤르]

보급을 위한 거점이라면 비축물자 등의 흔적이 있을 터…….

하지만, 바위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을 뿐이네요.

[슬라임코]

이렇게 바위가 있으면 푹 쉴 수도 없을 것 같아요…….

슬라임종이라면 모를까──

[player]

(중계지점이 있어야 할 장소에, 그저 바위만이 산적해 있을 뿐…….

이 상황은──)

>……아무래도, 낙반이 일어난 거 같죠.

[샤르]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 아래에──

[샤르]

……야영을 한 흔적이네요.

바위에 찌부러진 비축물자와, 인간의 육체의 일부분도 보여요.

여기가 중계지점이라고 봐도 문제없겠지요.

[소이]

바위가 이렇게나 떨어졌다면 밑에 깔린 놈도 적지 않겠네.

하필 중계지점에서 붕괴가 일어날 줄이야…… 불운한 사고인가, 아니면──

>……우연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의도적으로 야기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슬라임코]

에……!?

[샤르]

……인간의 육체에 무언가가 달라붙은 흔적이 보이는군요.

어쩌면, 덫에 걸린 건지도 모르겠어요.

[슬라임코]

설마…….

그래서 가제프 부대 분들이……!?

[소이]

여기서 전멸했다고 확정지을 순 없잖아.

시체 수를 살펴보면 알 수 있을 거야.

[슬라임코]

그 말이 맞네요……!

그런 거라면, 저에게 맡겨주세요!

(꿈틀꿈틀)

.

.

.

[슬라임코]

후우, 후우……. 대강 조사하고 왔습니다……!

살아남은 분은, 유감스럽지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

발견한 시체는, 왕국 전사로 생각되는 분이 수십 명,

그리고 매직 캐스터로 보이는 분이 2명…….

시신이 부서져있었으니, 머릿수는 추정입니다만…….

[소이]

매직 캐스터…….

《전언》 담당 역할도 겸하고 있던 거겠지.

[샤르]

가제프라는 자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나요?

[슬라임코]

네, 넷……!

가제프씨는 희귀한 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그러한 것들은──

[player]

(본대의 인원과 비교하면 사망자 수는 많지 않아…….

가제프 씨의 시신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건…….)

>정황으로 미루어 보건대──

>여기서 일어난 일은 아마도──

.

.

.

[왕국 전사단 소대장]

이 어둠 속을 나아가는 것은 편하지 않았습니다만…….

어떻게든, 여기까지 도달했습니다.

[가제프]

음…….

중계지점을 설치할 수 있어 다행이었구나.

(지금까지 오는 길에서는 '균열'이 발견되지 않았다…….

'균열'이 있다면, 이 앞에──

'균열'의 위치를 특정할 수 있다면 연구원이 발을 들일 때 도움이 되겠지.

그것이 어려울 경우에는 다른 방법을 취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어찌됐건 꼼꼼히 준비를 갖춘 다음 앞으로 나아가야──)

(쿠르릉)

[가제프]

윽…… 무슨 일이 일어났나!?

[왕국 전사]

우와아아아앗……!?

[왕국 전사단 소대장]

이, 입구 부근의 천장에서 바위가……!

[왕국 전사]

와아아아악……!

주, 줄줄이 떨어집니다……!

[가제프]

큿……!

안쪽으로 대피…… 회피하라!!

[가제프]

하아, 하아…….

……다들, 무사한가!?

[왕국 전사]

후, 부상자 다수……!

붕괴에 휘말린 이들도 있습니다!

[왕국 전사단 소대장]

매직 캐스터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방금 전 붕괴로──

[가제프]

(후방과의 연락이 끊어졌다…….

물자도, 붕괴에 휩쓸렸는가……!)

[왕국 전사]

히……히이이이이잇……!

[왕국 전사단 소대장]

──이번엔 또 뭐냐!?

[왕국 전사]

후……후방에서 몬스터가 내습……!

[왕국 전사단 소대장]

뭣……!

[가제프]

(이런 타이밍에──!)

……전 부대원들에게 전한다!

서둘러 이 자리를 이탈해, 태세를 재정비한다!

전원, 전진……전진하라!!

.

.

.

[소이]

낙반 직후 적의 기습…….

태세를 재정비하려면 안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건가.

>아마도 말이지요──

>발자국도 안쪽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슬라임코]

가제프 부대 분들은…… 무사하실까요……?

[샤르]

안쪽으로 가다보면 알 수 있는 일이에요.

방해되는 바위는 이렇게──

(쾅!)

[슬라임코]

저는 살아남은 분이 있는지 찾아볼게요!

[소이]

맡겨둘게.

적의 구제는 나한테 맡기고.

.

.

.

[슬라임코]

……후우, 후우…….

죄송합니다…… 살아남은 분은, 아직도 찾을 수 없습니다.

상관 같은 분의 소지품은 모아 왔습니다만…….

[소이]

아니, 그것도 다소는 성과로 이어지겠지.

잘했어, 슬라코.

[슬라임코]

가, 감사합니다……!

계속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스믈스믈…… 스믈스믈…….

……이건……!

[샤르]

뭔가 찾으셨나요?

[슬라임코]

네……!

조금 전부터, 인간의 냄새입니다……!

[샤르]

다음에야말로 시체가 아니면 좋겠는데…….

권속을 선행시키도록 합시다.

[샤르]

……상태는 어떠했나요?

……에? 인간── 그것도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는……!

[슬라임코]

……!

해, 해냈어요……!

.

.

.

(들썩)

[슬라임코]

확실히 움직이고 있어요……!

숨이 붙어있는 동안에 도와주지 않으면……!

[player]

(묘한데…….

저렇게 눈에 띄는 곳에 단 한명……. 마치──)

>슬라코──!

>멈춰……!

[슬라임코]

에……!?

[소이]

칫……! 함정인가──!

[슬라임코]

힛……!

죄, 죄송합니다……!

[샤르]

벽면의 굴에서 우글우글 나왔군요.

저것은──

>스톤이터…….

[소이]

스톤이터라고……!?

설마 동굴 형태를 바꾼 건……!

[스톤이터]

갸갸……!

[샤르]

그 추악한 면상── 불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당장 처리하도록 하지요.

.

.

[전투]

.

.

[샤르]

……얼추 정리된 것 같군요.

남은 건──

[스톤이터]

갸……

갸아아앗……!

[소이]

이 녀석, 전격을……!

[샤르]

아우라에게서 들은 말로는── 스톤이터는 먹은 광석의 힘을 비축한다고 하더군요.

전기의 힘을 담은 광석이라도 먹은 건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다고는 해도 결국은 원숭이죠. 신속하게 처리해드리겠어요.

.

.

[전투]

.

.

[소이]

정리됐나.

그나저나, 스톤이터가 덫을 놓다니…….

>중계 지점의 낙반도──

>아까 보았던 먹을 부위는 다 먹어치운 시체도──

[소이]

……인간을 잡아먹기 위해

이놈들이 계책을 낸 거였겠지.

[슬라임코]

스톤이터의 덫에 걸리다니…….

정말 죄송합니다…….

[샤르]

그 시체는, 언데드화는 하지 않은 것 같은데…….

대체, 어째서 움직였던 것이죠?

>전기를 흘린 게 아닌가 하는데요.

[슬라임코]

그, 그런 방법이……!?

[소이]

──봐봐. 굴 속에 시체가 몇 구 쳐박혀 있어.

저것도, 아마…….

[샤르]

인간을 유인하기 위한 함정이겠지요.

시체를 이용하다니, 원숭이치고는 꽤 풍미 있는 짓을 해주는군요.

[슬라임코]

우으…….

이런 공든 덫을 놓다니…….

[샤르]

요즈음 인간의 출입이 증가한 탓 아닐런지요?

먹이가 계속 몰려온다면 포획의 효율화도 진행되는 법이지요.

[소이]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였는지, 지금까지의 시체보다 보존 상태가 좋아보이네.

소생할 가능성이 있을지도 몰라.

만약을 위해 데려가기로 할까──

소이가 입을 벌리고, 시체를 삼켜간다──

[슬라임코]

……!

이, 이것이 소문으로 전해들은 체내격납술이군요……!

직접 보는 날이 오다니……!

[소이]

──이거면 되려, 나. 며칠은 문제없겠지.

그나저나 이 녀석들도 설마 자신들이

스톤이터에게 살해당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거야.

[player]

(정면으로 싸웠으면, 가제프 부대로도 쓰러뜨릴 수 있었겠지만…….

지형의 이점을 얻어버린 이상 불리하게 된 걸지도 모르겠네──)

>그래도 여기서 전멸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시체의 수로 보면──

[슬라임코]

……그, 그렇죠……!

분명, 이 앞으로 가다보면──

[소이]

이 상황…… 안쪽에는 더 큰 위험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한번 보고를 올립시다.

>심부로 진입하기 전에 연락을 드려야겠네요.

[샤르]

제가 어떻게 스톤이터를 구축했는지──

넌지시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