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샤르티아의 긍지』
[유리]
──샤르티아 님. 오늘의 순회경호는 제가 수행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샤르티아]
저야말로 잘 부탁하겠사와요, 유리.
언데드끼리 사이좋게 지내요.
오늘 순회할 곳은 옥좌의 홀인 것이와요?
[유리]
네. 과거의 출현주기를 생각하면,
슬슬 '균열'에서 혼돈짐승이 나타날 무렵입니다.
[샤르티아]
혼돈짐승──말이지요.
바깥의 인간들도 세련된 이름을 다 붙였사와요.
[유리]
확실히.
형태도 능력도 천차만별이고, 상식이 통하지 않는 짐승──
혼돈짐승이라 불러도 될만큼 묘하네요.
[샤르티아]
흥. 상대가 무엇이든 상관없사와요.
나자릭을 진흙발로 더럽히는 불경한 것들 따위, 그 존재 자체가 용서되지 않는 악…….
지고한 모몬가 님의 눈에 드는 것조차 추잡하와요. 신속하게 배제하도록 하지요.
[유리]
네. 저도 전신전령을 다하겠습니다.
[샤르티아]
(아아, 정말이지 화가 치밀어……!
지고의 존재들께서 만드신 이 신성한 나자릭 지하대분묘에 저런 것들이 멋대로 날뛴다니!
혼돈짐승…… 절대 용서하지 않겠어.
'균열'에서 나오는 순간, 남김없이 유린해 주겠어……!)
샤르티아는 어금니를 악물고 '균열'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
.
.
[유리]
보세요, 샤르티아님
'균열'이…….
[샤르티아]
명멸하고 있다…… 보고대로군요.
[유리]
언제 혼돈짐승이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주의해 주세요.
[샤르티아]
주의? 누구한테 말하고 있는 것이와요?
나는 제1, 2, 3계층 수호자, 샤르티아 블러드폴른.
혼돈짐승 따위에게 뒤처지는 일은 있을 수 없사와요.
(약체화되어 있지만, 일찍이 계층수호자 최강을 자랑했던 내 체면을 걸고……
혼돈짐승 따윈, 순식간에 해치워주겠어……!)
[혼돈짐승]
……끼이이이이이이……!
[유리]
──샤르티아 님! 적이!
[샤르티아]
소녀를 기다려주다니, 짐승 치고는 눈치가 있네요.
그렇다면 이 쪽도 나자릭의 매너로 상대해주지요.
──유린을 개시하겠사와요.
샤르티아는 혼돈짐승의 무리로 걸음을 옮겼다.
.
.
[전투]
.
.
[샤르티아]
흥. 고작 이 정도?
[유리]
훌륭하십니다, 샤르티아 님.
[샤르티아]
이 정도쯤, 과거의 내 힘에 비하면 어린아이 손목 비틀기나 다름없사와요.
(아아, 분해, 화가 치밀어!
페로론치노님이 주신 힘은, 정말로, 정말로 이 정도가 아닌데!)
[샤르티아]
아무리 나오든 소용없사와요.
이 내가 있는 한 너희에게 이길 가망이 없으니까요.
알았으면── 빨리 사라져 주시길!
샤르티아의 마법이 작렬한다.
[샤르티아]
하앗!
[샤르티아]
약해, 약해, 약해! 이렇게나 약한 주제에!
하아, 하아, 하아…… 다음!? 다음 적은!?
[유리]
기다려주세요, 샤르티아님!
혼자서 돌격하시면 위험합니다. 부디 저희와 연계를──
[샤르티아]
아앙!? 뭐!?
내가 이런 놈들에게 뒤쳐지기라도 한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유리]
……실례했습니다.
결코 샤르티아님의 힘을 얕잡아 본 것은 아닙니다. 부디 용서해 주시길.
[샤르티아]
……아뇨. 당신 말이 맞사와요.
발끈해서 미안해요, 유리.
(자기도 모르게 정신을 잃어버렸사와요.
고함을 지르면, 유리한테 인상이 나빠질텐데…….)
[샤르티아]
(…….
네크로필리아인 내가 보기에…… 유리의 지체는 정말 환상적이와요.
특히, 저 가늘고 하얀 목…… 비틀어 떼보고 싶단 마음까지 들어버려요…….
……안돼 안돼. 나에게는 모몬가님이라는 분이 계시는데…….)
[유리]
……저기, 샤르티아님?
[샤르티아]
에? 아, 아무것도 아니예요.
그보다 혼돈짐승의 출현이 멈춘 것 같사와요.
[유리]
네, 하지만 아직 '균열'은 명멸하고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혼돈짐승이 더 나타날테지요.
[샤르티아]
나오지 않을 때까지 계속 쓰러뜨릴 수밖에 없다니, 정말 귀찮네요.
(후우…… 나자릭의 순회 경호라는 대역을 맡고 있는 이상, 더욱 냉정해져야 하여요.
그래, 어떤 일이 있어도 항상 침착하게 임하시는 모몬가님처럼──)
.
.
.
[모몬가]
아~ 피곤해! 완전 피곤해!
왜 이런 영문 모를 상황에서 내가 리더 같은 걸 해야 되는 거야!
이젠 무리! 무리라고! 무~~리~~!!
[모몬가]
……아. 감정이 억제됐다…….
언데드는 편리하네…….
모몬가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
.
.
[샤르티아]
지금 걸로 끝이와요?
[유리]
네, 그런 것 같네요. '균열'의 명멸이 멎었습니다.
이것으로 한동안은 나오지 않을 겁니다.
[샤르티아]
그렇다면 오늘 임무는 이것으로 끝이로군요.
유리, 고생 많았사와요.
어때요? 괜찮다면, 지금부터 나의 방에서 함께 차라도 한 잔.
[유리]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샤르티아님.
하지만 모몬가 님께 제출할 보고서를 정리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릴 터라…….
[샤르티아]
어머, 그런가요. 그럼 할 수 없네요.
다음 기회를 기다리기로.
[유리]
죄송합니다.
그럼 샤르티아님, 저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뚜벅뚜벅)
[샤르티아]
하아…….
(왠지 유리가 거리감을 두고 있는 기분이와요.
역시 고함친 것이 좋지 않았던 거려나?
냉정하게. 냉정해져야 돼.
싸우고, 싸우고, 빨리 힘을 되찾기 위해.
그렇지 않으면…… 나는──)
샤르티아는, 자신의 입술을 꽉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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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존재 이유』
샤르티아는 원탁의 홀에서
모몬가에 순회경호의 보고를 하고 있었다.
[샤르티아]
──이상이, 이번의 보고이와요, 모몬가 님.
[모몬가]
음. 고생이 많았구나, 샤르티아.
그 '균열'과 혼돈짐승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는 것이 많지만──
일단 제어가능한 상황이 되었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샤르티아]
네. 혼돈짐승의 출현빈도나 그 주기도
약간의 오차는 있지만, 대체로 상정대로이와요.
물론, '균열'에서 나타나는 혼돈짐승도 우리의 적수는 되지 못하였고요.
[모몬가]
음. 유리의 견해도 마찬가지였다.
나자릭의 평온은 너희 덕분에 유지되고 있다.
앞으로도 부탁하마, 샤르티아.
[샤르티아]
예. 지고의 존재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앞으로도 심혈을 기울이겠사와요!
[모몬가]
음. 그럼 물러가도 좋다.
[샤르티아]
저…… 모몬가 님.
[모몬가]
음? 무슨 일이냐?
뭔가 마음에 걸리는 점이라도 있더냐?
[샤르티아]
아……아니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실례했습니다.
[모몬가]
그래? 흠…… 그렇다면 그래도 상관없지만.
알겠느냐, 샤르티아. 뭔가 걸리는 점이 있으면, 어떤 사소한 것이라도 보고하거라.
일단 위기에서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나자릭은 만전이라고는 말하기 어렵다.
또한, '균열'에 대해서도 완전히 해명이 된 것은 아니다.
약간의 위화감이나 염려를 간과하면, 그것이 나중에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
거듭하여 주의를 기울이도록.
[샤르티아]
예. 간 깊숙히 새겨넣고 가겠습니다!
(※역주: 일본 표현으로 명심하겠다는 뜻)
[모몬가]
간…… 간인가. 으음.
언데드한테는 간이 어떻게 되어있는걸까…….
아. 아니, 아무 일도 아니다.
그럼 샤르티아. 계속해서 임무를 완수하라.
[샤르티아]
예!
.
.
.
[샤르티아]
(아…… 모몬가님. 여전히 아름다우신 분…….
게다가 그렇게 따뜻한 말씀을 해주시다니요. 어찌 그렇게 상냥하신지…….
이대로 임무를 계속한다면, 총애를 받는 것도 꿈이 아닐지도…….
그러기 위해서라도, 빨리 힘을 되찾아야지!
알베도에 뒤처지는 일만큼은 절대 없어야 해!)
[샤르티아]
……어머?
[샤르티아]
코퀴토스? 이런 복도에서 무엇을 하고 계시와요?
샤르티아가 말을 걸자,
코퀴토스는 조용히 뒤돌아보았다.
[코퀴토스]
샤르티아. 정례보고는 끝낸 건가.
[샤르티아]
네, 아무 탈 없이.
그쪽은 무슨 일이와요? 혹시 모몬가 님께 용무가?
[코퀴토스]
아아.
정례보고를 위해, 지고의 존재를 배알할 예정이다.
[샤르티아]
그럼 이런 데 있지 말고 빨리 가면 될텐데.
[코퀴토스]
보고시간까지, 아직 30분 남았다.
[샤르티아]
하아? 30분? 그건 또 꽤 빨리 왔군요.
[코퀴토스]
지고의 존재께서 시간을 할애해 주셔야 하는 이상,
실수로라도 늦게 올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샤르티아]
그렇다고 해도 30분은 너무 여유를 많이둔 것이잖아요.
[코퀴토스]
아니. 지금으로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설령 갑자기 혼돈짐승이 나타난다 해도 늦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샤르티아]
걱정이 지나친 것 같사와요.
그런 일이 없도록 내가 순회 경호를 하고 있으니까.
[코퀴토스]
……므으. 실은 데미우르고스에게 주의를 받았다.
“예측치 못한 사태를 고려하는 것도 좋지만,
그래서 시간배분이 비효율적이게 되어 맡은 임무에 지장이 생기면 본말전도일세”──라고.
[샤르티아]
아……. 확실히 그렇게 말할 것 같사와요.
[코퀴토스]
하지만, 만약 만일의 사태가 벌어져
지고의 존재께 실망을 안겨드리진 않을까 생각하면…….
[샤르티아]
그 기분은 이해하와요.
모몬가 님은 유일하게 나자릭에 남아주신 분이시니까요.
[샤르티아]
그렇다면, 코퀴토스.
좀 상담을 받아주지 않겠사와요?
[코퀴토스]
상담? 별 일이군.
대체 무슨 상담인가?
[샤르티아]
수호자로서의 상담이와요.
이러면 당신의 대기시간도 의미있는 업무 시간이 될 테지요.
[코퀴토스]
명안이다.
그래서, 상담이란?
[샤르티아]
그, 사실은── 좀 물어보고 싶었거든요.
당신은 자신이 약해진 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사와요?
샤르티아는 망설이며 물었다.
[코퀴토스]
약해진 것을, 인가…….
[샤르티아]
그 모습을 보아하니,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거나 하지는 않는 것 같네요.
[코퀴토스]
당연하다. 나는 무인 타케미카즈치 님께서 창조해주신 몸.
그에 상응하는 힘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샤르티아]
하지만, 나자릭이 습격당해 목숨을 잃고── 부활한 후로는 이전의 힘을 잃어버렸다.
그런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사와요?
[코퀴토스]
……한심스럽게 여기고 있다.
솔직히 말해, 내가 나 자신을 용납할 수 없을 정도다.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강해지기 위해, 지금은 꾸준히 단련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지고의 주군께 도움이 되기 위해서라도.
[샤르티아]
……그렇군요.
아-아. 빨리 강해지는 방법이라도 있으면 좋을텐데.
순식간에 원래의 강함으로 돌아갈 수 있는 아이템 같은 거, 어디 없으려나?
[코퀴토스]
그것은 사도(邪道)다. 강함에 지름길은 없다.
그리고, 날마다 연찬을 쌓으려는 노력을 다하는 정신력도 강함 중 하나니까.
[샤르티아]
코퀴토스는 성실하네요.
[코퀴토스]
지고의 존재들께서도 처음부터 강했던 것은 아니라고 들었다.
그 정도의 높은 경지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노력을 거듭하셨을테지…….
그렇기에 우리도 그 분들께 부끄럽지 않고자 노력해야만 한다.
player도, 그렇게 생각하는 모양이더군.
[샤르티아]
player……?
샤르티아는 고개를 갸웃하며 기억을 더듬었다.
[샤르티아]
아~아~ 생각났사와요.
그거 말이지요. 아슈르바니팔에 있었다는.
지금은 모몬가님의 명을 받고, 외부 조사로 나갔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요.
[코퀴토스]
보고를 위해, 일시적으로 나자릭에 귀환해 있다.
[샤르티아]
모몬가 님이 조사를 명령하시다니…… 그 자가 그만큼 강하단 말이와요?
[코퀴토스]
전투능력은 전무하다 해도 좋다.
싸우기 위해 창조된 것이 아니니 당연하지만.
모몬가 님께는, 우리로선 알 수 없는 숭고한 생각이 있으신 거겠지.
[샤르티아]
흐으응.
(player라…….
이야기 나눠본 적이 거의 없어서 어떤 녀석인지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약한 주제에, 모몬가 님에게 발탁되다니, 마음에 들지 않사와요.)
[샤르티아]
(나는…… 강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데──)
샤르티아는,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내쉬었다.
──────────────────
3화 『초조』
순회경호를 위해, 샤르티아는 제6계층의 '균열'로 향하고 있었다.
[샤르티아]
하아…….
(모몬가님이 저에게 전투 테스트를 하셨을 때…….)
[모몬가]
흠…… 이 정도인가.
좋다, 샤르티아. 테스트는 이상이다.
[샤르티아]
(모몬가 님은, 떠나실 때 어깨가 처져있었던 것처럼 보였사와요…….
그건 역시── 제가 약해져 있는 것에 실망하신 건가?
아아아…… 신경 쓰여…….
모몬가님은, 약해진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만약, “뭐야 이 녀석 쓸모 없네”라든가……
아니아니아니, 상냥한 모몬가 님이 그런 것을 생각하실 리는……!)
[샤르티아]
(하지만, 만약 이대로 예전의 강함을 되찾을 수 없다면……?
그 사이에, 다른 사람들 쪽이 강해져 버리면……?
코퀴토스나 세바스라면 모를까, 예를 들면,
그래, 플레아데스 쪽이 나보다 강해진다면……)
[유리(망상)]
어머, 샤르티아 님.
아직 그 정도의 힘밖에 가지고 있지 않으신 건가요?
저흰 이제 혼돈짐승 따윈, 딱밤 한 방에 쓰러뜨릴 수 있는데요.
[루푸스레기나(망상)]
푸푸푸, 완전 허접임다~
계층수호자라는 이름이 부끄러워서 도망칠 판임다.
그런 꼬라지로 진조라고 이름대는 검까?
[엔토마(망상)]
이제 우리쪽이 더 강하겠다아.
샤르티아 ‘님’이라고 부르지 않아도 되잖아아?
[솔류션(망상)]
그러게. 이제부터는 반말로 불러도 되겠죠.
어이, 샤르티아.
[샤르티아]
므, 므그그…….
[세바스(망상)]
오 이런. 이래서야 계층수호자의 체면이 안 서겠군요.
어떠신가요, 모몬가님. 차라리 메이드로 격하시키는 것이?
[샤르티아]
하아!? 아니 세바스!
나는 지고의 존재 분들로부터 직접 계층수호자로 임명되어──
[모몬가(망상)]
그렇구나. 샤르티아는 강하기에 계층 수호자로 삼고 있었던 것이다.
약하다면 일반 메이드로 해버리자.
[샤르티아]
모몬가 님!? 그, 그런…….
[시즈(망상)]
……샤르티아. 시트 좀 옮겨줘.
[샤르티아]
시트? 이 내가!?
애초에, 옮기라니 어디로?
[데미우르고스(망상)]
이거야 원. 메이드의 일조차 할 수 없다니.
존재가치가 전혀 없군요.
[나베랄(망상)]
장구벌레.
[마레(망상)]
왠지, 더 이상, 시야에 들이고 싶지도 않네요…….
[코퀴토스(망상)]
유감이구나, 샤르티아.
나자릭에는, 더 이상 네가 있을 장소는 없다.
[알베도(망상)]
수호자 총책임자로서 명령합니다. 샤르티아는 나자릭을 추방에 처한다.
이로써 모몬가 님의 정실 자리는 나의 것이야.
[샤르티아]
우, 웃기지 마아아앗!!!
[아우라]
우왓 깜짝이야! 뭐야 갑자기!
[샤르티아]
에?
어리둥절해하며 뒤를 돌아보는 샤르티아.
그곳에는 아우라의 모습이 있었다.
[샤르티아]
어라? 아우라? 진품이와요?
[아우라]
진품이 뭐야, 진품이라니.
내 짝퉁 같은 게 있기라도 하단 거야?
[샤르티아]
어 그게…… 왜 이런 곳에 있는 것이와요?
[아우라]
너 말이야…….
‘왜’ ‘이런 곳’에 있냐니, 그야 여기가 내가 수호하는 제6계층이니까 그런 거잖아.
[샤르티아]
제6계층…….
(아아 그렇지.
오늘은, 제6계층의 순회경호를 하는 날이고…… 그래서 여기 왔던 것이지요…….)
[아우라]
무슨 일이야, 시무룩한 얼굴을 다 하고.
뭐야~? 혹시 모몬가 님에게 달라붙었다가 차였다던가~?
[샤르티아]
…….
[아우라]
……샤르티아? 정말 무슨 일이야?
어디 아파?
[샤르티아]
……상태가 안 좋다고…….
당신도 내가 약하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와요!?
[아우라]
하아? 그런 말 한 적 없잖아!
뭐야, 남이 걱정을 해줬는데.
[샤르티아]
항. 당신은 편해서 좋겠네요.
약해져도, 동물을 돌보거나 숲의 관리인을 하고 있으면 되니까!
[아우라]
……그게 뭐야. 너, 진심으로 시비 거는 거야?
[샤르티아]
…….
(약해져도 아우라에게는 할 수 있는 게 있어.
그럼, 나는? 나는 뭘……?
수호자로서 싸우는 것 외에, 나자릭에, 모몬가 님께 도움이 될 일이 있나……?
없어. 아무것도 없어.
약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아우라]
샤르티아! 뭐라고 말 좀 해.
[샤르티아]
……미안했사와요.
[아우라]
엣.
[아우라]
……이상해. 그 샤르티아가 스스로 사과하다니…….
힘 없이 떠나는 샤르티아의 작은 등을
아우라는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아우라]
어떻게 된 거야, 저 녀석…….
[마레]
누나? 방금 샤르티아 씨가 지나갔는데……
또 싸우고 있었어……?
[아우라]
아니…… 그런 건 아닌데 말이지.
저 녀석, 뭔가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아.
여유가 없어졌어. 샤르티아 답지 않게.
정말. 곤란하네~ 오늘은 제6계층의 순회경호인데.
[마레]
누나…… 걱정이구나. 샤르티아 씨가.
[아우라]
쟤가 저래대고 있으면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럴 뿐이야.
[마레]
…….
아, 맞다 누나. player 씨가 찾고 있었어.
[아우라]
player가?
아 그렇지. 약속했었구나.
알았어, 곧 갈게.
(그 녀석이라면, 어쩌면──)
아우라는 미소를 지으며 발길을 돌렸다.
.
.
.
[엔토마]
샤르티아 니임, 오늘은 제가 수행하겠습니다아.
잘 부탁드립니다아.
[샤르티아]
…….
[엔토마]
샤르티아 니임? 무슨 일이신가요오?
[샤르티아]
아, 아무 일도 아니와요.
(반말로 부르지 않아서 다행이야…….)
[엔토마]
늘 그렇듯이 전위는 맡겨도 될까요오?
[샤르티아]
물론이와요.
엔토마한테는 부적과 벌레를 이용한 후방지원를 부탁하겠어요.
다만…… 가급적, 당신이 사역하는 벌레가
내 시야에 들어오지 못하게 컨트롤하면 좋겠는데요.
[엔토마]
알겠습니다아. 유의하겠습니다아.
[샤르티아]
(같은 플레아데스라도 잘하는 전법은 제각각.
그렇다면 이쪽도 거기에 맞추어, 싸우는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
그것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하와요.
그래. 자신감을 갖는 것이와요. 나는 잘 하고 있다고.)
[샤르티아]
그러면, 엔토마. 바로 가 봅시다.
(모몬가 님에게 버림받고 싶지 않아……
어떻게 해서든 성과를 거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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