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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오버마스] 혼돈의 기억: 솔류션 엡실론 - 1~2화

군단락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11.30 00: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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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왜 내가 아닌 걸까?



황폐한 나자릭 지하대분묘를 재건하기 위해 밤낮으로 일하는 전투 메이드 플레아데스…….


최우선 사항으로 '균열'의 감시와 경계 및 혼돈짐승을 토벌하는 한편,

일상 업무로써 생활공간 청소와 모몬가의 신변을 신중 드는 일 등, 그녀들에게 주어진 일은 많다.


──제9계층에 있는 ‘대목욕탕’의 청소도 그러한 일 중 하나인데……

설마 이 청소 업무가 그와 같은 사태를 부르게 될 줄은

이 때는 아직,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유리]

──이제 거울을 닦아내면 한 차례 끝이 나네.



[솔류션]

네, 유리 언니.



[유리]

조금이라도 물방울을 남기면 물때가 남아 매우 추한 얼룩이 되어버립니다.

제대로 닦아내도록 하죠.



[솔류션]

그러면 유리 언니는 저쪽부터.

저는 이쪽부터, 그러면 어떨까요?



[유리]

좋아. 끝낸 후 서로 성과를 체크해보도록 하죠.



[솔류션]

…….



[유리]

…….



[솔류션]

──이 정도면 된 걸까요?



[유리]

……응, 괜찮은 것 같네.



[솔류션]

역시 유리 언니. 완벽한 일 솜씨네요.



[유리]

솔류션도 훌륭하게 해냈어.

이거면 모몬가 님도 기분 좋게 목욕하시겠지.



솔류션은 후 하고 숨을 내쉬며 스스로 청소한 대목욕탕을 둘러보았다.


매일 방위임무와 재건작업에 종사한 뒤, 모두가 분담해 깨끗하게 만들고 있으니

당연히 얼룩 같은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솔류션]

…….



[유리]

솔류션. 뭘 보고 있니?



[솔류션]

뭐랄까…… 문득 생각해 버려서 말이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만 같다고.



[유리]

……위기적 상황에 놓였을 때일수록 몸을 깨끗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들은 적이 있어.

그건 어쩌면, 방금 네가 느낀 것과 마찬가지로──

마음을 긍정적으로 만드는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겠네.



[솔류션]

그렇군요.

그것이 방심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정말 좋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유리]

응.

──자, 이제 잡담은 이쯤하고 다른 일을 끝내버립시다.



[솔류션]

네, 유리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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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류션]

──어머?



[유리]

무슨 일이니 솔류션?



[솔류션]

저 슬라임은…?



[유리]

아아, 때돌이군 님 말이구나.



[솔류션]

때, 때돌이…군님……?



[유리]

처음 본 거니?



[솔류션]

아니요, 청소할 때 몇 번쯤 본 적이라면. 그치만 호칭은 처음 알았답니다.

‘님’이라는 걸 보면 고귀한 분이신가보죠?



[유리]

자세한건 나도 잘 몰라.



[솔류션]

그렇군요.

아니요, 실은 이전부터 조금 의문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왜 대목욕탕에 슬라임이 있는 건지…….



[유리]

관심이 생겼니?

그렇다면 알베도 님에게 보고할 때 물어보면 되지 않을까.

수호자 총책임자이신 알베도 님이라면, 여기에 슬라임이 있는 이유도 알고 계실 테고.



[솔류션]

……네, 그렇네요. 기회가 된다면.



반짝반짝 불빛을 반사하는 목욕탕 한 구석에서 청옥 슬라임이 꿈틀거리고 있다.


마치 ‘영역 수호자’인 듯 당당히 자리잡은 그 모습에

솔류션은 심장 부근에서 찌릿찌릿한 무언가를 느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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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알베도님. 대목욕탕 청소 업무가 완료되었습니다.



[알베도]

둘 다 고생이 많았어.

뭔가 마음에 걸리는 점이라던지 있진 않았어?



[유리]

저는 아무것도.



[솔류션]

그럼 제가 한 가지 질문 드려도 되겠습니까?



[알베도]

응, 괜찮아. 왜?



[솔류션]

쓸데없는 의문이라 송구스럽습니다만……

저기 계신 때돌이군 님이라는 슬라임에 대해,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동종이기도 하여 친근감……은 아니지만, 다소 알아두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님’이라는 호칭으로 볼 때, 혹시 고귀한 분이신가요?



[알베도]

저 슬라임 자체가 고귀한 것은 아니야.

그저 모몬가님이 애용하신다는 이유로 일단 경칭을 붙인 것뿐.



[솔류션]

모몬가님께서 애용…인가요?



[알베도]

그래, 모몬가님께서 직접 아슈르바니팔에서 불러내신 모양이라…….

아무래도…… 모, 모모몸을 씻게 하고 계신다는 말이…….



[솔류션]

엣, 모몬가님의 옥체를…….



[알베도]

그래. 처음 들었을 때는 나도 귀를 의심했지.

지고의 존재이신 모몬가 님의 몸을 씻기는 것이, 단순한 슬라임이라니…….

──아, 미안해 솔류션. 별로 당신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어.

그저, 응?



[솔류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왜 그런 일에……?



[알베도]

그 분께서 말씀하시기를, 한번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본 후에 선택하셨다는 모양이야.

그렇다면 더이상 할 말이 없겠지?

물론 때돌이군 님이 최상의 방법인 것은 아닌 것 같지만 말이지.

현시점에서는, 이라고나 할까.



[솔류션]

그런 것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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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도]

응. 그도 그럴게 본래라면 내가 직접 씻어드려야 마땅하잖아?

하지만 내 업무량을 신경써주셔서인지, 아직 말을 걸어 주시지 않으셨어.



[유리]

모몬가 님은 상냥하시니까요.



[알베도]

그러게. 이제나저제나 매일밤 기다리고 있는데.

……슬라임이 그렇게 괜찮은가?



[솔류션]

…….



[알베도]

모몬가 님께서 시행착오의 끝에 선택하신 것이니,

분명 나 따위로서는 떠올릴 수 없는 훌륭한 효과가 있을 것임에 틀림없겠지만…….

저기, 솔류션. 반대로 가르쳐 주었으면 좋겠는데──

──슬라임만의 기술 중에 몸을 씻기기에 적합한 것이 있는 거야?

뭔가 묘기라고 할까 오의라고 할까…….



[솔류션]

아뇨, 그런 것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만…….



[알베도]

뭔가 비밀이 있다면 꼭 알아두고 싶은데…….

그래……. 특별히 있지는 않는 거구나. 그럼 도대체 왜…….

……크흠. 그만 이야기가 길어졌네. 듣고 싶은 것은 이상이야?



[솔류션]

(……설마 그 슬라임이 그런 이유로 소환되었다니……)



[유리]

……솔류션.



[솔류션]

아, 네. 알베도 님. 감사했습니다.



[알베도]

그럼 다시 한 번, 대목욕탕 청소 업무, 수고하였어.

아 그렇지, 말하는 것을 잊어버릴 뻔 했어.

사실 얼마 전에, 대욕장이 항상 깨끗하다는 걸 모몬가 님께서 칭찬 내려주셨어.



[유리]

참으로 황공한 일입니다.



[알베도]

응, 하지만 이것은 당신들 전투 메이드의 헌신적인 일솜씨에 대한 찬사.

솔직히 기뻐해도 된다고 생각해.



[유리]

네. 정말로 감사히…….

전투 메이드 플레아데스를 대표해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알베도]

전해드릴게.



[유리]

예.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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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솔류션, 도중부터 상태가 이상했었지.

뭔가 생각거리가 있니?



[솔류션]

과연 유리 언니. 눈치채셨나요?



[유리]

뭐 그렇지.

네 얼굴은 의태니까, 표정에서 감정은 읽어내기 힘들지만……

언제나 함께 있는 걸. 대충 알아볼 수 있어.



[솔류션]

……실례였겠죠. 사과하고 오는 것이 좋을까요?



[유리]

알베도 님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으니까 뭐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는 조심해줘.



[솔류션]

네, 유리 언니.



[유리]

자, 다음에는 이 복도를 깨끗하게 해 나가나겠어.



의기양양하게 청소도구를 가지러 가는 유리를 솔류션도 뒤따라간다.


비를 들고 바닥의 먼지를 쓸어내면서도,

그녀의 머릿속은 때돌이군 님으로 가득 차 있었다.



.

.

.



[유리]

──그럼 오늘 청소 업무는 이것으로 끝이네.



[솔류션]

네. 수고했어요 유리 언니



[유리]

수고했어. 이 다음엔 잠시 쉬어.

나는 일단 방으로 돌아가겠지만, 무슨 일이 있으면 말을 걸어줘.



[솔류션]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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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류션]

(후우. 어떻게든 그 이상은 눈치채지 못하게 한 것 같네.

……내 이 마음을 알면, 분명 유리언니는 화를 낼거야.

응, 분명 그럴 거야. 그런 건 이기적이라던가……

나자릭이 이런 상황인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냐고 한다던가…….)


하지만, 그 슬라임이… 때돌이군 님이

그와 같은 이유로 존재하고 있었다니, 나로서는 도저히…….



[솔류션]

그래. 슬라임이 좋으신 거라면, 나도…….

하지만, 모몬가 님은…… 내가 아닌, 일부러 다른 슬라임을 소환하셨어…….


(어째서? 죄송하지만, 저 슬라임보다는 분명… 아니, 틀림없이,

내가 모몬가 님의 몸을 잘 씻겨드릴 자신이 있어.)



[솔류션]

맞아…… 때돌이군 님이 말을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더 신경쓸 수 있고, 보다 세세한 오더에 응할 수도 있으니까, 합리적일 거라 생각하는데…….


(그렇다고는 해도……. 지고의 존재께서 정하신 일.

그 심오한 지혜를 나 같은 사람이 이해할 수 있을리 없겠지…….)



[솔류션]

후우. 제가 아니라 때돌이군 님이 불린 이유를 생각하는 것은 그만둡시다.

이런 걸 신경쓰고 있을 상황도 아니고…….



[솔류션]

…….

하아. 한번 머리를 식히는게 좋겠네.



한숨을 쉬고, 머리를 흔들며,

솔류션은 나자릭의 복도를 걸어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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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순간적인 충동



나자릭 지하대분묘 제9계층 대목욕탕에

모몬가가 오로지 자신의 몸을 씻기는 용도로 슬라임을 소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솔류션은

왜 자신이 불리지 않았는지 궁금증을 가졌다.


그 이유를 생각해도 의미가 없다고 한 번은 딱 잘라냈지만

아무래도 마음이 술렁이는 것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



[솔류션]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 난…….

왜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 걸까.

이런 상태로는, 방위 임무에도 부흥 작업에도 지장이 생겨버릴지도 몰라…….

납득했을 거야. 생각해도 어쩔 수 없다고.


(머리로는 알고 있어. 그렇지만…

어쩐지 마음이 안정되지 않아.)



[솔류션]

이것은… 그래……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질투?



[솔류션]

나, 저런 슬라임한테 질투하고 있어…….

한심하네. 아무리 예전 같은 힘이 없다고 해도…….

나는 전투 메이드로서 나자릭을 위해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을 수없이 안고 있는 몸…….

저런 슬라임 따위한테…….



[솔류션]

확실히 나에게는 중요한 임무가 있어… 하지만…….

모몬가 님의 몸을 씻겨드릴 수 있다면…… 씻을 수 있다면…….

……안 돼. 이런 생각을 품으면.

주어진 임무에 만족하지 않는 부하라니, 불경해.



[솔류션]

(그래도……한번이라도 좋으니까…)


──씻겨드려보고 싶다.


……아니. 그런 건 이기적이야.

그런 건 나자릭을 위한 일이 되지 않아…….



[솔류션]

잠깐. 정말 나자릭에 도움이 되지 않는 걸까?

모몬가 님의 나날의 노고를 풀어드리고, 몸을 깨끗이 해드리는 것은 나자릭에 도움이 될 터.

나자릭을 위해서…라고 생각한다면…….



솔류션의 발길이 멈춘다.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솔류션의 사고는 깊은 곳으로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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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류션]

──그래, 생각 뿐이야. 생각만 해주신다면…….


(예를 들어, 때돌이군 님보다 내가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해주신다면…….

몸을 씻는 일도 맡겨주실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솔류션]

그렇지만, 어떻게 그것을 증명할 것인가가 문제지.

지금 현재 애용하는 슬라임이 있는데 그것을 제쳐두고

저에게 하게 해 달라고 구신하는 것은 실례에 해당 돼…….

이상적인 상황은 모몬가 님께서 스스로 명령을 내려주시는 형태.


(하지만, 그런 상황, 어떻게……?)



[솔류션]

…….

──대용으로 불리는 건?

그래…… 때돌이군 님이 일시적으로 사라지면,

몸을 씻는 슬라임이 따로 필요해지실테니.

거기에 내가…….


안 돼. 일시적으로 없어진다는 것은……

모몬가 님께 폐를 끼친다는 것이 돼.

그런… 그런 건.



[솔류션]

──역시 이런 생각을 해서는 안 돼.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여, 지고의 존재를 만족시켜드릴 것.

그것이 우리와 같은 피조물에게 부여된 사명.

사명을 완수하는 것만을 생각하지 않으면.

그래. 나에게는 할 일이……. 해야 할 일이…….


(그래도…… 분명 내가 더 잘 씻겨드릴 수 있는데……)



솔류션의 마음은 상반된 두 개의 감정으로 출렁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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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류션]

만약…… 어디까지나 만약이지만.

내가 때돌이군 님보다 몸을 잘 씻길 수 있다면…….

모몬가 님에게 도움이 되는 셈이 되겠죠.

반대로 말하면…….

그 사실을 알고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불경……이란 뜻이 되지 않을까.



[솔류션]

…….

이건 하면 안 되는 일이야. 안 되는 일이지만…….

예를 들어 때돌이군 님을 일시적으로 내 안에 숨겨본다면?

그렇게 한다면, 모몬가님이 목욕을 하셨을 때 곤란해지셔…….

그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지만, 바로 곁에 내가 기다리고 있으면…….



[솔류션]

그래. 곤란해지시기 전에, 나라는 존재를 어필하면…….

오늘은 나로 대용하도록 할까……하지 않으실까?

그러면 모몬가 님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내가 몸을 씻을 수 있지 않을까?



[솔류션]

(아아……. 왜 이런 생각을 떠올려버리는 걸까?

포기할 기회는 지금뿐이야.

지금이라면 아직 불경스러운 생각을 품었다는 죄만으로 끝낼 수 있어.

이 생각을 실행에 옮기려 한다면, 분명 좋지 못한 일이 일어날 거야.

하지만 모몬가님을 진정으로 치유하기 위해서는

내가 몸을 씻겨드리는 편이 좋다는 것에 대해서도 자신이 있어.)



[솔류션]

누군가에게 상담해야 하려나. 예를 들면 알베도님……이라던가.

아니, 알베도 님도 본심으로는 자신이 하고 싶다고 생각하실테죠.

슬라임이 아니니까 사양하시는 것뿐이지.


그럼 유리 언니한테?

……그것도 좋지 않아. 아무리 모몬가님을 위해서라고 해도,

성실한 언니가 용서하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걸.



[솔류션]

……일시적. 정말로 일순간만…….

아주 잠깐만 숨기도록 합시다.

그리고 모몬가 님의 몸을 씻고 있는 동안에, 은근슬쩍 되돌려 놓으면…….



[솔류션]

…….



오늘 이 시간 후로는 특별히 일을 받지 못했다.

생각해 낸 작전을 실행에 옮기려면, 지금이 호기──.


솔류션은 발길을 돌려 대목욕탕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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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누가 플레이아데스의 하루 원문 번역해준 거 날아가서 정말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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