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주인과의 약속』
나무가 울창한 토브 대삼림──
초목이 흔들리면서 거대한 마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수백 년 동안 「숲의 현왕」으로 두려움 사고
지금은 아우라의 수하가 된 ‘햄스케’다.
[햄스케]
으으…… 곤란하외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아우라 공은 그렇게 말씀했소이만…… 본좌에게는 어렵구려~.
[아우라]
그럼 햄스케, 우리들은 보고할 것도 있으니,
일단 나자릭으로 돌아가겠지만…….
[햄스케]
알고있소이다.
위대한 분께 인사드리지 못하는 것은 유감이지만……
안전하게 가길 기원하겠소이다.
[아우라]
응, 그럼 안녕~
──앗, 그렇지 참, 중요한 걸 깜빡했다.
우리가 돌아올 때까지, 자기 세력권 정도는 되찾아둬!
[햄스케]
……에!?
[아우라]
뭐야, 그 표정.
내 부하가 됐으니, 그 정도 할 수 있어야 당연한 거 아니겠어?
게다가 원래는 네 세력권이었으니까.
딴데서 온 녀석들이 멋대로 휘저어대는데 분하지도 않은 거야?
[햄스케]
그것은, 분하긴 하오만…….
[아우라]
하아. 힘으로 못 당하겠으면 머리를 써.
너, 현왕이니까, 이 근처에 산지 오래됐지?
유리한 지리적 조건을 쓴다든가, 많은 방법이 있잖아.
[햄스케]
……노, 노력해보겠소이만……
만약, 그, 못 한다면……?
[아우라]
……그때는 어떻게 할까~
[햄스케]
(으으. 설마, 모피를……?
그, 그건 봐주시구려!)
알, 알겠소이다.
반드시 해내고야 말겠소이다.
[아우라]
그 말을 듣고 안심했어.
그럼 부탁한 거다.
[햄스케]
그렇게 말은 했지만…….
햄스케는 어떻게 하면 자신의 세력권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그 방법에 대해 생각을 거듭해나갔다.
.
.
.
주인이 돌아올 때까지 세력권을 되찾아놓을 것──
아우라의 명령에, 햄스케는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햄스케]
이것은 아우라 공에서 분부받은 첫 일.
어떻게든 하고 싶긴 하외만──
혼돈짐승이라는 것들이 상대라면, 본좌 혼자서는 어렵소이다.
만약 저놈들이 떼거지로 덤벼든다면──
[햄스케]
으으…… 또 몸이 떨리는구려…….
하지만, 할 수 없으면 아우라 공이 모피만 남겨버릴 것이외다…….
[햄스케]
……아니.
지금은 사고방식을 바꿔봐야 하지 않겠소이까.
만약 본좌가 혼자서 이뤄낸다면, 분명 아우라 공도 기뻐할 것이외다!
신뢰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보상으로……
그래. 본좌의 동족을 찾아줄지도 모르겠구려!
그렇게 생각해보니, 뭔가 불타는구려!
[햄스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고 있소이다.
작은 일부터 차근차근…… 그래, 이것은 이름하여──
「진・숲의 현왕 탄생 계획」!
[햄스케]
응. 스스로 지었지만 나이스한 네이밍이구려.
결정했으면, 바로!
──므으!?
(꼬르르)
[햄스케]
이럴 때에 배가 울릴 줄이야…….
하지만 배가 고파서는 싸움을 할 수 없소이다.
우선은 요기나 하도록 해야겠구려!
근처에서 사냥의 기척을 감지한 햄스케는
그쪽으로 일직선으로 달려나갔다.
.
.
[전투]
.
.
[햄스케]
후우, 잘 먹었다 잘 먹었소이다.
배가 부르니, 잠이 오는구려-…….
[햄스케]
……앗!! 자면 안 되는 것이었소이다!
「진·숲의 현왕 탄생계획」의 세부사항을 생각해야만 하니 말이외다!
그렇긴 해도, 돌이켜보면 본좌, 지금까지 작전같은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소이다…….
하다못해 아우라 공이나 player 공의 도움이 있으면──
[햄스케]
아니, 기가 죽으면 안 되는 것이외다.
이것은 본좌에게 맡겨진 일…….
「진·숲의 현왕」이 되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일은 단번에──
아니, 아니, 그게 아니었소이다.
단번에 해결하려 하니 어려운 것이었소이다.
[햄스케]
……그러고 보니 아우라 공은 머리를 쓰라고 하셨소이다.
확실히…… 그런 풋내기 짐승들보다 본좌가 지식도 경험도 지혜도 있을 터.
응? 잠깐.
그건 이 근방에 사는 다른 자들도 마찬가지이겠구려.
그렇다면……. 흐-음.
[햄스케]
우선 해야할 일은……
함께 혼돈짐승와 싸워줄 동료를 찾는 일…… 아니겠소이까.
햄스케는 세력권 탈환을 위해,
함께 혼돈짐승에 맞서 줄 동료를 골똘히 생각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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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수호자의 귀환』
무사히 나자릭 지하대분묘로 귀환한 아우라는
바깥세계 조사 보고를 위해, 원탁의 홀로 내려와 있었다.
[아우라]
──그렇게, 토브 대삼림을 수백 년 동안 지배해온
전설의 마수 ‘숲의 현왕’을 사역했습니다.
[모몬가]
──음, ‘숲의 현왕’이라…….
강인한 마수도 사역하다니, 역시 아우라다.
하지만 그 마수를 숲에 두고 온 것은, 치안의 회복과 유지를 위해서인가?
[아우라]
네. 그 말씀대로입니다.
[알베도]
그렇게 신뢰받을만한 마수야?
그렇다면 나자릭에 데려와서 방위전력으로 삼았으면 하는데…….
[모몬가]
음, 알베도 말도 일리가 있군.
아우라여. 무슨 생각으로 그 숲의 현왕을 숲에 두고 왔는지 말해주면 좋겠는데.
[아우라]
네. 한 마디로 하면, 숲을 우리 나자릭의 지배하에 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몬가]
숲을, 이라고?
[아우라]
네. 저 숲은 자원은 물론, 아인을 비롯한 생물도 많고,
나자릭에 부족한 것을 이것저것 보충하려면
확보해둬야 할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제가 비스트테이머로서 힘을 되찾는 데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어떻습니까?
[모몬가]
음……. 부족을 보충한다는 면에서는 확실히 매력적이군.
(게다가, 아우라가 사역하던 짐승이나 마수도 일단 전멸해버렸으니까…….
아우라에게는 테이밍에 적합한 장소를 주어야 하는 것도 이치에 맞는 말이다.
하지만──)
[모몬가]
'균열'의 존재가 확인된 이상, 섣부른 판단은 피해야 한다.
그 점을 염두에 둔 진언이겠지?
[아우라]
네──. 말씀대로, 숲 자체의 위험도는
높게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렇다면 더더욱, 숲과 나자릭까지의 거리를 생각할 때 '균열'을 방치해둘 수는 없습니다.
[모몬가]
맞는 말이구나.
[아우라]
‘숲의 현왕’에게는 세력권 회복을 지시해두었습니다.
그곳을 발판으로 짐승들을 배치하면──
나자릭에 부담을 주지 않고 '균열'을 감시하는 것이 가능해지며,
머릿수의 힘으로 한 마리씩 격파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진을 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짐승들을 지휘할 능력이 있는 자가 필요하죠.
[모몬가]
그게 숲의 현왕이라는 건가.
[아우라]
네.
[모몬가]
흠.
(──훌륭해! 밖에 나가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운 성과일지도 모르겠는걸.
검토할 가치는 충분히 있어……. 하지만 문제는…….)
모몬가는 아우라의 제안에 대하며
그 위험성이나 유효성 등, 여러가지 가능성을 생각하고자 궁리해나갔다.
.
.
.
토브 대삼림을 지배하기 위해, 숲의 현왕을 배치해 두고 싶다──
아우라의 진언에, 모몬가는 궁리하고 있었다.
[모몬가]
(확실히 나자릭의 자원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매력적이지만,
그 정도의 힘이 있는 자를 밖에 내버두는 건 그렇지 않나?
아직 나자릭 내의 정세도 수습하지 못했는데 시기상조 아닐까?
최우선은, 어디까지나 나자릭의 복구와 방위 강화.
지금은, 부주의하게 전력을 분산시키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버리기에는 아까운 제안이구나…… 음…….)
[모몬가]
알베도.
방위력 측면에서, 너는 어떻게 보지?
[알베도]
하. 아우라의 제안대로 「숲의 현왕」이라는 마수가
토브 대삼림을 통치하고, 위험에 대처하는 것이라면
이득이 좀 더 우위 아닐지요.
[모몬가]
흠. ‘숲의 현왕’이 어찌하느냐에 달린 건가…….
[알베도]
오히려 제가 걱정하는 것은, 그 마수가 반기를 들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아우라]
으으음.
지능은 나름대로 좋지만, 겁이 많으니까, 글쎄다~
[알베도]
겁이 많으면 더더욱 문제야.
강한 혼돈짐승을 만나면 바로 도망가서 숨어버릴 염려가 있어.
그렇게 되면 통치 같은 건 무리잖아?
[아우라]
그럼, 감시 겸 호위를 붙일 수밖에 없는 건가?
햄스케보다 강한 짐승은 좀처럼 찾을 수 없잖아.
[모몬가]
햄…스케……?
[아우라]
아, 네. 그게, 이름을 햄스케라고 했는데…….
외형을 보고 player가 지었습니다.
[모몬가]
그렇구나……. 햄스케…….
(내 머릿속에는 귀여운 햄스터의 모습이 떠올랐는데…….
그런 모습으로 숲을 지배할 수 있을까? 갑자기 불안해지네.)
[알베도]
모몬가 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모몬가]
시도해 볼 만한 가치는 있겠군. 그러나 감시는 필수사항이다.
아우라. 예를 들어 죽음의 기사(Death Knight)를 빌려준다면 어떻겠느냐?
만일의 경우 그 햄스케를 제압할 수 있을까?
[아우라]
네, 괜찮을 것 같아요.
[모몬가]
좋다. 그럼 인간의 시체로 만든 죽음의 기사를 한 마리 빌려주마.
그 정도라면 아직 이익이 우위일 터. 그렇지, 알베도?
[알베도]
그 말씀이 옳습니다.
[아우라]
모몬가 님, 감사합니다!
나자릭 지하대분묘의 최고 지배자에게 무릎꿇은 아우라는
사명감을 품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 잡는 것이었다.
햄스케는 「진·숲의 현왕 탄생계획」의 구체책으로서
주변의 생물을 동료로 하는 것을 생각해 내고 있었다.
[햄스케]
역시 본좌 혼자서 어렵다면 동료를 만드는게 최선 아니겠소이까! 응, 응.
이 숲에서 동료로서 도와줄만한 종족이라 하면…….
그거구려! 이것밖에는 방법이 없겠소이다.
[햄스케]
──그렇다면 좀 더 사냥해둘 필요가 있겠구려.
「숲의 현왕」으로서, 빈틈이 있어서는 아니되오!
햄스케는 떠오른 작전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사냥감 냄새에 의지해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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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현왕의 동료들』
토브 대삼림의 한 구석──
고블린들은 소량의 나무 열매와 들풀 등,
너무나도 빈곤한 식량으로 허기를 달래고 있었다.
이들은 혼돈짐승과 오염된 짐승의 위협에 겁을 먹은 나머지,
생활권을 넓히지 못해 식량 확보조차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는 것이었다.
[고블린의 리더]
──뭔가가. 이쪽에. 오고 있다.
이 냄새는…… 숲의 현왕!
[깡마른 고블린]
어, 어째서 숲의 현왕이 여기에!?
[고블린의 리더]
모른다.
철수준비다! 서둘러라!
[햄스케]
──부탁하겠! 소이다!
[고블린의 리더]
은백색 털, 뱀처럼 긴 꼬리……
틀림없어, 숲의 현왕이다!
[햄스케]
그렇게 경계하지 말아줬으면 하외다.
오늘은 좋은 제안이 있어서 왔소이다.
[고블린의 리더]
좋은, 제안……?
햄스케의 뜻밖의 말──
철수준비를 하고 있던 고블린들은, 햄스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
.
.
고블린 곁으로 찾아온 햄스케.
숲의 현왕의 등장에, 고블린들 사이에는 숨길 수 없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햄스케]
이곳을 통솔하는 자는 누구이외까?
[고블린의 리더]
나, 나다…….
[햄스케]
오오, 임자였소이까?
본좌는 햄스케라 하외다.
[고블린의 리더]
햄스케…… 님……?
숲의 현왕이 아닌가?
[햄스케]
분명 숲의 현왕이라고도 불렸소이만,
요전에 주공이 이름을 지어주었소이다.
그러니 앞으로는 햄스케라고 불러부길 바라겠소이다.
[고블린의 리더]
그, 그럴 수가……
숲의 현왕을 따르게 하는 자가 있다니!!
[햄스케]
자자, 침착해주시구려. 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외다.
이 삼림을 침범한 자들이 나타난 것은 임자들도 알고 있지 않소이까?
그 미지의 존재들을 주인이 쓰러뜨려 줬지만,
아직 검은 아지랑이나 적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소이다.
그래서 임자들도 이 숲의 평화를 위해 본좌에게 협력해줬으면 하외다.
함께 숲의 평화를 되찾을 것이외다!
[고블린들]
……!!
숲의 현왕인 햄스케와의 공투.
굶주림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 그것이 최선의 길인가.
고블린들은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함께 숲의 평화를 되찾자는 햄스케의 제안에
고블린들은 동료들의 표정을 살피듯 시선을 주고받는다.
곧바로 대답하는 자는 없고,
소곤소곤 경계심을 품은 속삭임만이, 햄스케의 귀에 들어왔다.
[햄스케]
…….
별로 좋은 반응은 아닌 것 같구려.
[고블린의 리더]
──햄스케.
우리는, 너처럼 강하지 않다…… 같이 싸우는 건──
[깡마른 고블린]
그, 그래……
우리는 이 숲을 떠날 거다. 계속 이야기 해왔다.
[햄스케]
그럼, 이 숲 이상으로 식량이 풍부한 곳을 알고 있는 것이외까?
게다가 무턱대고 숲을 떠나도, 이동 중에 그 녀석들과 마주칠지도 모르는 것이외다.
혹은 식량을 구하지 못해 기아에 빠질 가능성도 있지 않겠소이까.
[고블린의 리더]
……확실히 그 말대로다.
우리가 아직까지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그 때문이니까.
[햄스케]
후후…… 그래서! 말이외다.
만약 협조해 준다면, 본좌가 그대들의 식량을 모아 오겠소이다.
[고블린들]
뭐, 뭐라고!
[햄스케]
본좌라면 그까짓 것쯤이야 식은 죽 먹기이외다.
그 증거로, 이미 며칠 분의 식량을 가지고 왔소이다.
자, 어떻게 하시겠소이까?
[고블린의 리더]
자, 잠시 상담 좀 하고!
[햄스케]
물론이올시다!
다만 너무 시간을 들이지 말아주면 좋겠구려.
여기가 안 되면 다른 부족한테 가야하니까.
.
.
.
[고블린의 리더]
해, 햄스케 님…….
모두와 상담한 결과 말인데……
옛날의 평화로운 숲을 되찾기 위해서라면, 협력하고 싶다.
[햄스케]
오오!
그럼 이로써 동료이구려!
(왠지 경계는 풀어준 것 같지만,
역시 본좌에 대한 두려움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것 같구려……
하지만, 이로써 세력권 탈환에 한 발짝 다가선 것은 확실하외다!
「진·숲의 현왕 탄생계획」의 성취는 머지않았소이다!)
동료의 탄생. 그 기쁨을 감출 수 없는 햄스케는
숲속의 평화를 되찾기 위해 다시금 자신을 고무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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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주인과의 재회』
고블린들을 아군으로 삼은 햄스케였지만,
세력권 탈환은 지지부진했다.
[햄스케]
우으…….
만일 많은 혼돈짐승과 맞닥뜨린다면,
본좌만으로 당해낼 수 있을지…….
[???]
어-이, 햄스케-!
[햄스케]
이, 이 목소리는……?
[햄스케]
아, 아우라 공!!!!
돌아오셨구려. 어서오시구려.
[아우라]
응, 늦어서 미안해!
하지만 그만한 시간이 있었으니, 시킨 건 많이 해놨겠지?
[햄스케]
아, 우…….
[아우라]
간단히 보고해주겠어?
[햄스케]
아, 알겠, 소이다.
.
.
.
[아우라]
그렇구나. 그러니까 동료를 모을 수는 있었지만,
세력권을 탈환하는 건 이루지 못했다는 말인가.
[햄스케]
면목이 없소이다…….
[아우라]
뭐, 그렇게 실망하지 마.
숲에서 동료를 만들어 어느 정도 치안을 회복시키고 있으면 합격라인이니까.
[햄스케]
세상에! 합격이외까!
그러면 모피로 만들지도…….
[아우라]
모피? 무슨 말이야?
[햄스케]
엣……. 혹시 본좌의 지레짐작이었소이까…….
[아우라]
아하하. 잘 모르겠지만, 그럴지도.
아니, 실은 햄스케 혼자서 세력권 탈환이 가능하다고는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았어.
[햄스케]
그랬소이까!?
[아우라]
혼돈짐승에 질려있던 너에게 그렇게까지 기대하지 않았다니까.
그래서 이렇게, 모몬가 님께 부탁해서 ‘동료’를 데려왔으니까.
[햄스케]
‘동료’이외까! 이 햄스케에게?
기쁘구려!
[아우라]
그래? 그럼 소개할게.
이쪽으로 와 봐~! 죽음의 기사~!
[햄스케]
저저저, 정말이지 무시무시하구려……!
하와……! 보기에도 광포해보이외만…….
이런 무서운 자를 거느리고 있다니, 역시 아우라 공이라 해야 할지…….
[아우라]
이것 참, 상상대로의 반응인데?
근데 그렇게 겁낼 거 없어. 널 덮칠 일은 없을테니까.
[햄스케]
저, 정말이외까?
[아우라]
아까도 말했지만 '동료'로 데려왔으니까. 괜찮다구.
힘을 합쳐서 숲의 치안을 회복하라고.
[햄스케]
아, 아우라 공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잘 알겠소이다.
본좌, 데스 나이트 공과 힘을 합쳐 노력해 보겠소이다!
[햄스케]
그렇게 된 거라면 잘 부탁하겠소이다, 데스 나이트 공!
[죽음의 기사]
………….
[햄스케]
데스 나이트 공은 낯을 가리는 편이외까?
[죽음의 기사]
………….
[햄스케]
……화, 화난 건 아닌……거지, 요?
[아우라]
아마도 그럴 걸-
나도 죽음의 기사가 말하는 모습은 별로 본 적 없을지도.
[햄스케]
그렇구려.
단지 그뿐인 거구려. 과묵한 분인 거구려, 응.
[죽음의 기사]
……….
[햄스케]
뭐, 됐소이다.
과묵한 분에게는 깊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 예의이고.
[아우라]
뭐, 갑자기 친해지는 것은 어려울지도 모르겠네.
그건 차근차근 해나가도록 하고…… 우선 '균열'의 경계망을 만들어볼까!
[햄스케]
아, 알겠소이다!
그리고 아우라가 이끄는 일행은
'균열'이 보이는 구역으로 들어섰다.
.
.
.
어두컴컴한 숲을 갈라놓듯 새겨져있는 '균열'──
생물의 기척은 없고, 주변은 정적에 휩싸여 있다.
[아우라]
우리가 이곳을 떠난 후로
혼돈짐승이나 오염된 짐승을 본 적은?
[햄스케]
세력권을 되찾는 중에 오염된 짐승은 몇 번 쓰러뜨렸소이다.
'균열' 근처에는 별로 접근할 수 없어서, 잔당인지 새로운 녀석인지는 알 수 없지만…….
혼돈짐승이 나타난 빈도로 미루어 볼 때, 정기적으로 '균열'이 활성화했던 것으로 보이는 것이외다.
[아우라]
그래. ──그렇다면, 모몬가 님께 들은
나자릭 내부의 '균열'과도 특징이 일치하네.
[햄스케]
응? 왜 그러시는 것이외까?
[아우라]
우웅. 기합을 넣어야 겠다는 것뿐이야.
햄스케는 지금부터, 나 대신에 숲의 통치라는 중요한 일을 해야 할 예정이니까.
[햄스케]
그, 그럴수가! 이 숲을 본좌가…….
아우라 공으로부터 받은 사명이면, 목숨 걸고 혼돈짐승에 도전하겠소이다!
[아우라]
응응, 잘 부탁해-.
그럼, 곧바로…….
.
.
.
[아우라]
좋아, '균열' 주변은 흙벽으로 둘러쌌고
장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언데드도 배치완료.
그 밖에도 여러모로 수는 써놨고, 이 정도면 딱이려나?
[햄스케]
오오! 난공불락이구려!
[아우라]
응.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혼돈짐승 전부에게는 당해낼 수 없지만 말야.
거기가, 네가 나설 차례!
특히 강력한 혼돈짐승은 너와 죽음의 기사가 협력해서 요격하라는 거지!
[햄스케]
그런 것이구려!
데스 나이트 공, 잘 부탁하겠소이다.
[죽음의 기사]
…….
[햄스케]
역시 과묵하시구려.
수줍음도 많은 분이올시다.
(번쩍 번쩍)
[아우라]
'균열'이…….
자 모두들, 지금 바로 배치로 들어가!
아우라의 외침에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자들이
제 위치에 배치되어, 다가올 순간을 대비하며
명멸하는 '균열'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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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재전』
아우라의 외침에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자들이 자기 자리로 들어가──
'균열'을 두텁게 에워싸며, 혼돈짐승이 나타나는 순간을
숨 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아우라]
자, 얘들아! 준비는 됐겠지!
[햄스케]
물론이외다!
데스 나이트 공도 괜찮지 않소이까?
[죽음의 기사]
…….
[햄스케]
긴장해서 말도 안 나오는 것이외까?
안심하시구려. 본좌도 있소이다. 함께 혼돈짐승을 쓰러뜨리는 것이외다!
[아우라]
(할 마음 먹었나보네-, 응.
작전대로 되면 좋겠는데…….)
[혼돈짐승]
……끼이이이이이이이이……!
[아우라]
자, 스켈레톤 제군들! 해야 할 일은 알고 있겠지?
(첫 수는 스켈레톤 무리로 '균열'을 둘러싸고…)
[햄스케]
(──일부러 약한 부분을 찌르게 해서 적을 유도, 이구려!)
[혼돈짐승]
끼이이이이이이이이……!!
[아우라]
(좋아, 됐어-!
'균열'과 장기에서 떼어놓았으니…)
[혼돈짐승]
끼깃?!
[아우라]
지금이야, 도망가!
(도망치는 고블린들)
[혼돈짐승]
끼이이이낏끼끼이이!
[아우라]
(고블린을 쫓기 시작하면 끝난 거라구, 혼돈짐승 군.
나무 위에서 오는 돌팔매와 늑대들의 연계 공격으로,
꼼짝 못하고 체력을 깎일 운명……이라고나 할까.)
[혼돈짐승]
기끼기이이이이이이!
[아우라]
(늑대와 고블린에게 주의가 기울어진 틈을 타──
햄스케와 죽음의 기사가 결정 짓는다.
분산해서 하나씩 상대하면, 어떻게든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햄스케! 죽음의 기사! 해치워버려!
[햄스케]
자, 드디어 나설 차례이외다! 데스 나이트 공!
본좌와 귀공 둘이서 해치워버리는 것이외다……!
.
.
[전투]
.
.
[햄스케]
으으……! 꽤 힘겹구려……!
무사하신가, 데스 나이트 공!
[죽음의 기사]
………….
[햄스케]
본좌는, 뭐 이 정도쯤은 괜찮소이다.
그, 그치만, 조금… 숨이 차는……구려…….
[혼돈짐승]
끼이이이이이!!
[햄스케]
아뿔싸──이구려!
[죽음의 기사]
오오오오오오어어어어어어!!
[햄스케]
데스 나이트 공……!! 고맙소이다!
[죽음의 기사]
………….
[햄스케]
말은 필요없소이까.
자, 혼돈짐승은 아직 남아있소이다! 함께 가보는 것이외다!
햄스케와 죽음의 기사가, 연계를 취하면서 혼돈짐승을 쓰러뜨려 나간다.
아우라는 후방에서 그런 두 사람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우라]
(저 둘, 꽤 좋은 콤비 같네.
저거라면 앞으로도 맡겨도 괜찮으려나.)
[햄스케]
이놈이 최후의 한 마리이외다!
가보겠소이다! 데스 나이트 공!
[죽음의 기사]
우오오오오어어어어어!!!
[햄스케]
'균열'의 빛이! 사, 사라졌소이다!
이건 이긴 것이구려!
[죽음의 기사]
………….
[아우라]
모두들- 수고했어~!
혼돈짐승을 놓치는 일 없이, 무사히 장기를 멈출 수 있었네-!
[햄스케]
해냈소이다!
아우라 공, 본좌와 데스 나이트 공의 전투는 어땠소이까?
[아우라]
처음치고는 잘 했네! 감탄했어~
[햄스케]
칭찬해 줘서 기쁘구려!
[아우라]
물론, 아직 개선할 부분은 잔뜩 있지만,
이 기세라면 어떻게든 될 것 같네!
[햄스케]
일단 안심했소이다.
그렇긴 해도, 또 놈들이 나타날 기회는 분명 올 것이외다.
하루라도 방심할 수 없겠구려.
[아우라]
그래그래, 그 마음이야!
모몬가 님에게도 좋은 보고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다행이야~
앞으로도 세력권 관리와 유지를 부탁해.
[햄스케]
분부받았소이다!!
앞으로도 잘 부탁하겠소이다. 데스 나이트 공!
햄스케는 죽음의 기사에게 만면에 웃음을 던진다.
새로운 '동료'와 함께 숲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햄스케의 활동은 계속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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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울 정도로 아무 내용없는 무난함이었다.
다음은 발렌타인 기념으로 뉴로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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