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외교관 보좌대리』
[뉴로니스트]
저기 유리.
너, 남을 질투해본 적 있엉?
[유리]
하아. 질투, 말인가요?
저는 딱히………… 아.
[뉴로니스트]
뭐니? 떠오르는 게 있는 거양?
말해보렴. 이 언니가 상담해 주.겠.어.
[유리]
아, 아뇨…… 이미 해결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제가 아니라, 그…….
…… 죄송합니다. 모몬가 님도 발설하지 않도록 하명하셔서.
[뉴로니스트]
어머, 그런 거였구나.
뭐 남의 입으로 동료의 수치를 말하게 할 정도로 나도 속물은 아니양.
……예. 그러고보니 데미우르고스의 부하 중에
질투의 마장이라는 서번트가 있었징.
질투라는 말이 붙어있을 정도니, 그런 마음은 잘 알려낭?
[유리]
글쎄요…… 어떨까요.
[뉴로니스트]
어떠려낭…….
……하아.
[유리]
……무슨 일 있으십니까?
요즘즘은 심문 대상이 없어서, 본연의 임무가 비어있다고는 들었습니다만.
[뉴로니스트]
확실히 말이양…….
일로 조금은 해소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말이징.
정말 답답해서 못 견디겠엉.
[유리]
일이 적어서 불안하신 건가요?
그거라면 저도 조금은 이해가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알베도 님이나 데미우르고스 님, 마레 님…….
수호자들이 부지런히 일하고 있는데, 저는 아무래도 대기시간이라는 것이 생기니깡.
물론 정기적으로 출현하는 혼돈짐승의 토벌과 각 계층의 순회는 매우 중요한 책무입니다.
그리고 이 대기 시간도, 긴급사태 대비책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손으로 비게 되면, 아무래도 초조해진다고나 할까요.
[뉴로니스트]
그렇단 말이징…….
뭐 알베도라던지가 바쁜 것은 납득할 수 있엉.
당신들이나 샤르티나가 바쁜 것도 말이징.
[뉴로니스트]
그치만 그런 입장도 아닌데
나자릭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잖앙?
[유리]
……아아, 혹시 player 말씀이십니까?
[뉴로니스트]
그래, 그거양!
일반 메이드 정도의 힘밖에 없는 호문쿨루스잖앙?
[유리]
player는 외교관으로 임명된 몸이니까요.
이런 기회에 활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지요.
[뉴로니스트]
외교관의, 보좌의, 대리인 거지?
집사조수인 에클레어 이하잖앙!
아니, 그런 생각은 불경하겠지…….
[유리]
……과연. 그런 고민였군요.
질투란 그런 말이었나요.
[뉴로니스트]
어머, 혹시 여자의 질투인가 생각했던 거닝?
그래도 나에게도 자존심이란 것이 있어서 말이양.
호박 알베도나 샤르티아 그 계집애한테 질투하다니, 그런 꼴사나운 짓은 안 한다궁.
[유리]
아, 아뇨…… 그렇게까지 말한 적은.
[뉴로니스트]
우후후…… 유리는 말을 잘 들어주네.
미안행. 내의 푸념에 어울려달라고 해성.
[유리]
아뇨, 나도 대기시간이라.
멍하니 있는 것도 성미에 맞지 않아, 오히려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뉴로니스트]
또 그러넹! 정말이지 이야길 잘 들어준다니깡!
[유리]
가, 감사합니다.
……그러고보면 player라면 막 귀환해서
모몬가 님께 휴식을 명령 받었다고 들고 있었습니다.
[뉴로니스트]
모몬가 님으로부터어……?
그, 그렇구낭. 역시 모몬가 님, 상냥한 분이셩.
[유리]
player는 성실한 성격이니까요.
휴식의 지시를 받았다면, 자신의 배치장소로 돌아가 있을테지요.
……동생들과 달리.
[뉴로니스트]
어머. 그 나베랄이라던지가 그런 짓을 다하닝?
[유리]
나베랄은 괜찮지만…….
[뉴로니스트]
당신도 힘들겠넹.
그런데 그 player라는 녀석이 어디있을지 짐작이 가는 거양?
[유리]
player라면 제10계층의 아슈르바니팔이겠죠.
원래 그곳에 상주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뉴로니스트]
아슈르바니팔…….
어쩐지 모르는 상대다 했엉.
흔히 드나들 장소가 아니니까 말이징…….
.
.
.
뉴로니스트는 제10계층의 아슈르바니팔을 찾았다.
나자릭의 최심부에 있는 이 대서고에는,
평시라면 그 입구에 무인을 본뜬 굴강한 동상 골렘이 배치되어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 흔적조차 없다.
이 계층의 옥좌가 심대한 피해를 입은 것처럼,
이곳 아슈르바니팔에도 또한 깊은 흉터가 남아 있었다.
[뉴로니스트]
여기가 player인가 하는 녀석의 홈이구낭……
그 녀석도 지고의 존재께서 만드신 녀석이라고 하니,
함부로 대하는 건 절대 용납받지 못 하겠지만…….
어떤 녀석인지 알아보는 정도는 해도 괜찮겠징.
에클레어처럼 엉덩이가 가벼운 녀석일지도 모르고.
[뉴로니스트]
아슈르바니팔.
여기도 피해를 많이 본 것 같넹.
지고한 존재들께서 모아두신 수많은 서적들이 모여있다는 대도서관……
개중에는 지고의 존재께서 쓰신 것도 있다는 소문이었지.
[뉴로니스트]
……실제로 와보니 압권이넹.
대부분은 서번트 소환용 데이터라던데, 나도 가끔은 독서라도 해볼까낭.
……이렇게 한가한 시간이 났으니 말이징.
사서장이 있다면, 잡담으로 꽃을 피우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뉴로니스트]
앗차, 깜빡할 뻔 했넹.
그 외교관 보좌대리를 찾아야 했지.
호문쿨루스라면 외형은 인간과 그렇게 다르지 않겠징?
여기는 ‘섭리의 방’이었던가.
꽤 넓으니 말이지…… 바로 찾을 수 있으면 좋겠는뎅.
.
.
.
[뉴로니스트]
( ‘섭리의 방’에는 없었넹…….
이제 남은 방은 둘. 어느 한쪽에 있으면 좋겠는뎅.
이쪽은 ‘지혜의 방’…이었던강.
슬슬 찾을 수 있으면 좋겠는뎅……)
.
.
.
[뉴로니스트]
(앗, 저기 있는 녀석인가!
저기, 의자에 앉아 책을 펄럭펄럭 넘겨대고 있는 녀석…!)
키잇…… 저 도둑고양이.
풋내기 주제에 나의 모몬가 님께서 칭찬해주시는 말을 한몸에 받고 있다니……
너무 부럽잖앙……!
[뉴로니스트]
일단 숨어서 상황을 좀 지켜봐야겠엉.
조용한 장소이지만, 집중하고 있는 것 같고,
금방 눈치채진 못할──
[???]
어라? 누구신가요?
[뉴로니스트]
벌써 발각된 거양!?
……뭐야 당신. 슬라임……?
[슬라임코]
네! 슬라임코라고 합니다!
그쪽은…… 분명 특별정보수집관인…… 뉴로니스트 님이셨지요!
>뉴로니스트 님……?
[뉴로니스트]
에잇! 들켰다면 어쩔 수 없넹!
그래. 나야말로 위대한 나자릭 지하대분묘의 특별정보수집관.
뉴로니스트양.
>말씀은 들어왔습니다.
[뉴로니스트]
어머 그래? ……그랬었지.
당신도 이 나자릭에 귀중한 정보를 가져다 줄 임무를 지고 있으니 말이징.
모몬가 님한테도 정보를 공유하라고 들었엉.
[뉴로니스트]
하지만! 나는 특별정보수집관!
그리고 당신은 외교관 ‘보좌’의 ‘대리’!
내가 입장은 훨씬 위라궁.
그 점을…… 확실하게 가르쳐 줄테니까, 귓구멍 열고 잘 들으라궁?
[슬라임코]
아와와와……
이게 바로, 지난 번에 player 씨가 가르쳐주신
“너 생각해서 하는 소리니까 잘 들어”란 걸까요……!
[뉴로니스트]
(점잔 빼는 얼굴이나 하고 있어가지곤……
자기가 더 모몬가 님에게 귀중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는 자부심이란 거양?
마음에 안 드는 녀석이넹……!
알베도나 샤르티아보다 거북한 타입이양)
.
.
.
[뉴로니스트]
우후후후후후……!
그래, 그렇다궁! 알아주는구낭!
마음이 약해진 인간에게서는 정말 여러 정보를 끌어낼 수 있다궁.
숨기고 있는 진실도, 우리에게 이득될만한 날조도.
필요에 따라서 그것을 꺼내는 것이, 나의 중요한 일이란 말이징.
역시 협상 담당! 그 부분을 잘 알고 있구낭!
>송구스럽습니다.
[슬라임코]
저희도 뉴로니스트 님에 대한 이야기는
모몬가 님이나 알베도 님으로부터 자주 듣고 있어요.
「그 이야기는 뉴로니스트한테서도 보증을 받았다……」
모몬가 님이 그렇게 말씀하신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정보의 뒷받침은 매우 중요합니다.
[뉴로니스트]
모몬가님도 말씀하셨엉…….
아아, 역시 사랑하는 모몬가 님.
내 일도 공정하게 판단해 주시는 거넹.
[슬라임코]
과연 지고의 존재이시죠…….
완전히 player와 의기투합한 뉴로니스트는
그대로 바깥 세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다.
쥐죽은 듯 조용하던 아슈르바니팔에
뉴로니스트와 슬라임코의 흥겨운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뉴로니스트]
그렇구낭.
나도 심문 대상한테서 들었지만, 인간들은 그런 짓을 하고 있구낭.
[슬라임코]
네. 나자릭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에 란텔이라는 도시가
그 중심적인 장소가 된 것 같더라구요.
[뉴로니스트]
에 란텔……
그래, 세 나라의 국경 근처에 있다고 하는 도시라 했던가?
그러니까 그 3대 세력의 집합지점이 된 거구낭.
>일단은 왕국령이라서──
>법국이나 제국 사람들과 접촉하여── -선택
[뉴로니스트]
그렇구낭. 그 왕국 이외의 나라가
에 란텔이라는 도시에 군을 주둔시키고 있다고 했징.
근데 왕국의 영토 내에 있다고 했는데,
먼저 접촉한 건 왕국 사람이 아니었던 거양?
정작 왕국 사람과는 접촉은 하고 있는 거닝?
[슬라임코]
네! 왕국 분들과도 여러 번 만났어요!
바깥세계에서는 혼돈짐승이나 오염된 짐승과 싸울 수 있는 인재는 굉장히 우대를 받거든요.
player씨도 에 란텔에서는 좀 유명인이죠!
[뉴로니스트]
그렇구낭.
그럼 앞으로도 네가 정보를 수집하고
내가 그 사실을 입증해 나가는 걸로 좋으려낭?
>네, 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아니오.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뉴로니스트]
무슨 말이양……?
[player]
네. 저희는 드러내 놓고 당당하게 사람들과 접촉을 하고 있습니다.
[뉴로니스트]
완전히 인간사회에 녹아 있다는 거넹.
[player]
그렇기에 인간 사회에서 공개되어 있는 정보나,
우리를 믿고 정보를 팔아오는 사람으로부터 얻은 정보……
그러한 것을 모으는 것을 특기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표면사회에서 신용을 쌓아 가다보면,
아무래도 뒷세계와의 접촉은 어려워집니다.
[슬라임코]
확실히 그렇네요……
만약 그런 일이 탄로나 버리면, 금세 신용을 잃어버릴지도 모르구요.
[player]
게다가 인간 사회에서 입장을 얻는다는 것은
어느 정도 자유가 제한된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뉴로니스트 님이 정보를 얻는 상대는 그런 사회구조와 관계가 없습니다.
저희들이 얻을 수 없는 정보는,
분명 뉴로니스트 님이 입수할 기회가 있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뉴로니스트]
………….
[슬라임코]
뉴로니스트 님?
[뉴로니스트]
…………player! 너 맘에 들었엉!
업무 때문에 교제할 일도 앞으로 있겠지만,
다음에 개인적으로 식사라도 하면 어땡?
거기의 슬라임 양도 함께 말이징.
[슬라임코]
와아, 재미있겠네요!
>기꺼이.
[player]
(……먹는 게 다들 다를 것 같기도 하지만.)
[뉴로니스트]
우후후후후…….
──────────────────
5화 『정보원』
[뉴로니스트]
하아…… 지난번에 다루던 상대도 넘겨버렸고,
최근엔 좀 할 일이 적어졌넹.
최대한 풍파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인간을 잡아오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하긴 했지만…….
[뉴로니스트]
뭐, 또 우연히 나자릭에게 다가오는 발칙한 놈이 있을지도 모르고.
도구 손질이나 해둘까낭.
[뉴로니스트]
어머멍? 순회하는 언데드가 적은 것 같은데,
무슨 일이양?
[샤르티아]
아무래도 또 이 나자릭 근처에 인간이 흘러들어온 것 같사와요.
[뉴로니스트]
인간이? 하지만 그 정도 일로
순회용 언데드까지 데리고 나갈 필요가 있으려낭?
[샤르티아]
데미우르고스가 말하기를
이번에 온 건 인간 치고는 실력이 있다고 하와요.
괜히 약한 언데드를 보냈다가 도리어 당하면 나중에 귀찮아질 거라고.
[뉴로니스트]
그렇구낭…….
(모험자라 하던 녀석들이려낭?
그치만 모험자는 의뢰를 받아 움직이지, 무턱대고 행동하지는 않는다고 했을텐뎅.
조직에 소속되지 않고 뒷세계 일을 받는다는 워커……
다른 도시나 나라에서 왔을 가능성도 있겠넹)
[샤르티아]
흥! 그런 인간 따위 빨리 죽여버리면 되는 것이와요.
……그렇긴 해도, 나자릭에게 악의를 가지는 무리 이외는 손을 대지 않는다는 방침이니까 말이지요.
[뉴로니스트]
맞앙. 죽이다니 아까웡.
게다가 내가 일을 빼앗아 버리겠다니 싫다궁?
그 인간, 흥미가 생겼엉.
데미우르고스에게 말해서 정중하게 잡아와 달라고 해야겠넹.
[샤르티아]
안심하시어요.
나에게 응원을 부탁할 정도에요.
분명 붙잡을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을 것이와요.
데미우르고스니까 바로 당신한테 데려갈테죠.
[샤르티아]
그건 그렇고, 뭔가 신경쓰이는 점이라도 있었사와요?
아직 그 인간의 세부사항도 모르는데.
[뉴로니스트]
우후후…… 필이 온 게 있어서 말이징.
마침 한가한 참이었으니, 차분히 이야기를 들어주려공.
[샤르티아]
그러시와요.
여자 인간이었다면 나도 동석하고 싶었을 테지만,
남자라면 알 바 아니와요.
왜냐면 남자는──
[뉴로니스트]
모몬가 님이라는 분이 계시니까 말이징?
[샤르티아]
……콜록! 뭐 그런 것이와요!
나는 슬슬 제6계층으로 가보겠으니,
나중의 일은 데미우르고스로부터 들어주시와요.
[뉴로니스트]
알겠엉.
.
.
.
[묶어있는 남자]
……으으. 여기는……?
지하실……? 나는…… 누군가에게 붙잡힌 건가……?
제국? 아니면 법국의……?
[뉴로니스트]
어머멍?
그 말은 당신은 왕국의 인간이라는 뜻이넹.
[묶어있는 남자]
……? 우왁, 히익!
[뉴로니스트]
어머, 미안행. 갑자기 말 걸어성.
좀 겸연쩍넹?
나는 뉴로니스트.
당신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려고 여기에 초대했단 거양.
아아 자기소개는 필요없엉. 어차피 나중에 하게 될테고…….
두 번 수고하는거 귀찮징?
[묶어있는 남자]
괴, 괴물! 빌어먹을…… 몬스터 자식!
날 어쩌려는 거야!
[뉴로니스트]
괴물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넹. 난 뇌식자(Brain Eater)라는 종족이양.
너희에겐 낯선 종족이려낭……?
아아 안심해줭.
당장 그 머리 속에 있는 내용물을 후루룩하겠단 건 아니양.
아까도 말했지? 나누고 싶은 말이 있다니깡.
[묶어있는 남자]
대, 대화가 하고 싶다고……?
[뉴로니스트]
응 그렇다궁.
당신, 꽤 좋은 옷차림을 하고 있었징?
하지만 모험자라는 건 아닌 것 같아…… 아니?
에 란텔 말고 다른 도시의 모험자려낭?
[묶어있는 남자]
………….
[뉴로니스트]
입을 꾹 닫긴. 괜찮앙.
어차피 지금 당신이 무슨 말을 해도 신용할 생각은 전혀 없었으니깡.
(신원 문제는 중요한가 보넹.)
[뉴로니스트]
그럼 일단 이거부터 해볼깡?
보여? 이 삐쭉삐쭉한 거. 아니아니, 눈에 찌르진 않을 거양.
힌트는 말이징…… 너 지금 아무 옷도 안 입고 있징?
……어머나 훌륭해라. 분명 용감한 전사였겠징.
작은 상태라지만 볼만한 물건인걸.
[뉴로니스트]
──덕분에 나도 하기 편하겠엉.
[묶어있는 남자]
뭐, 뭘 할 작정이야……!
[뉴로니스트]
어머, 그런 건 벌써 알고 있었잖닝?
지금부터 자기가 고문을 당할 거라궁.
……아니면 이 도구를 사용해서, 뭘 할지 묻는 거려낭?
[묶어있는 남자]
큭! 할 수만 있다면 해 봐라!
나는 자랑스러운── 아니.
……어떤 고문도 견뎌내고 말겠다!
그리고 나에게서 아무 말도 얻어내지 못한 채, 무의미하게 나를 죽여버려라!
무슨 일이 있어도 입을 열 생각은 없다!
[뉴로니스트]
……아, 그렇구낭.
너, 그런 애였구낭. 아아 미안해.
당장 입을 열게 해주려고 했는데.
이래서야 무리인 것 같넹.
[묶어있는 남자]
어……? 무, 물론이다!
나는 고문 따위로 입을 열지 않는다.
아무리 몸을 고통스럽게 해도 마음만은 부러뜨릴 수 없다!
[뉴로니스트]
아아, 좋넹 그 기개.
이 언니, 그런 것도 싫지 않앙.
그런 타입에게는 단번에 고통을 주어 떨어뜨려도,
정밀도 높은 정보는 바랄 수 없단 말이징.
우후후…… 마음. 좋은 말이양.
[뉴로니스트]
그 마음을 천천히 천천히 꺾어나간다.
그렇게 해서 싱싱한 정보를 순차적으로 짜내는 것이 상책.
혀를 깨물어도 소용없어. 어차피 금방 죽지는 않고……
페스토냐를 불러서 깨끗하게 낫게 해줄테니까 말이양.
[뉴로니스트]
정말이지. 고문 악마(Torture)가 없으니까 불편하단 말야.
하지만 역경이니까 불타는 점도 있는 거징.
아아 시간 말이라면 신경쓰는 게 의미없다궁.
당신은 오랫만의 손님이야. 나도 마침 한가했던 참이고──
[뉴로니스트]
열흘이든 30일이든 쭉 함께, 해.주.겠.어.
[묶어있는 남자]
……여, 여를? 사── 삼시빌……?
[뉴로니스트]
뭐, 어쨌든 우선은 이것부터지.
이건 내 룰인데…… 이걸 다 견디고나서 다시 이야기를 들려주겠엉?
설명은 필요행? 너 요도결석이라는 거 알고 있으려낭?
영광으로 생각하렴. 지고의 존재와 같은 고통을 맛볼 수 있는 거니까앙.
.
.
.
[모몬가]
페스페아후?
[뉴로니스트]
네, 모몬가 님.
그 남자의 신원은, 그 인간의 사병이었답니당.
[모몬가]
그것은…… 사람 이름이로군.
사병을 갖는다는 것은 부호나 그만한 입장을 가진 자인가?
[알베도]
모몬가 님. 왕국에는 각지에 봉건귀족들이 있고
저마다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player로부터 정보가 있습니다.
아마 그것이 아닐지요.
[모몬가]
……아아. 그러니까 페스페아 후작이란 뜻이었나. 아니, 공작이었나?
……뭐 상관없지. 보고를 계속하라.
[뉴로니스트]
네, 모몬가 님.
그 페스페아 후작의 사병은 척후로 와 있었다고 했어용.
[모몬가]
척후? 혹시 이 나자릭의 위치가 외부로 드러난 건가?
[뉴로니스트]
아니요, 모몬가 님.
그는 우연히도 이 나자릭에 가까이 왔을 뿐이었던 것 같아용.
[모몬가]
우연히……?
하지만 귀족의 사병…… 요컨데 기사 같은 것이지?
지금의 나자릭은 왕국 영내에서도 외진 곳에 있다.
그런 곳에 왜 귀족 척후가 접근했다는 거냐?
[뉴로니스트]
그것도 대강 확신을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입수해놓았답니당.
애당초 발단은, 그 페스페아 후작이
「기마순회」라는 걸 계획한 것에서 시작된다고 해용.
[모몬가]
순회라고……?
[뉴로니스트]
네. 페스페아 후작은 귀족사회에서의 명성을 얻기 위해서.
자청해서 에 란텔 주변 지역을 순회하는 걸 계획했던 것 같습니당.
[알베도]
……자세한 것은 이쪽에. 모몬가 님.
뉴로니스트가 정리한 자료입니다
그 인간이 일개 병사였기에 인간사회 상층부의 확실한 정보는 알 수 없었지만,
몇 가지 추측할 만한 재료는 있는 것 같습니다.
[모몬가]
흠…… 나중에 훑어보지.
player처럼 밖에 나가있는 사람들에게도 공유를 잊지 말라.
데미우르고스에는 내가 이야기 해두지.
[모몬가]
말허리를 끊어버렸군.
계속해다오, 뉴로니스트.
[뉴로니스트]
당치도 않습니다! 그럼 계속하겠습니당.
페스페아 후작은 유력한 귀족이자 영주.
무작정 가보고 보는 순회 따위는 하지 않아용.
당연히 아랫사람이 사전조사를 하는 거랍니당.
[모몬가]
……과연. 순회는 어디까지나 제스쳐를 취할 뿐이란 건가.
훗, 권위주의적인 귀족들이 생각할 법한 일이다.
아니, 그 귀족은 용감하고 성실하지만 그 부하들이 책임을 두려워해서
고리타분한 건으로 만들었다, 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려나.
[알베도]
그 사전답사를 하는 병사가, 이번의 남성이었다는 말이구나.
[뉴로니스트]
나자릭은 지금, 마레쨩의 위장공작으로 자연스런 구릉지대처럼 되어 있지만……
이번엔 그게 화근이 된 모양이넹.
약간 봉긋하게 솟아있는 언덕……
나자릭 외벽은 휴식처로서 절호의 명소로 판단한 모양이양.
그래서 확인을 위해서…….
[모몬가]
나자릭에 가까이 와버렸다, 는 말인가.
잘 알겠다. 이렇게까지 세부계획을 빠뜨림 없이 토해내게 할 줄이야.
과연 뉴로니스트다.
그 데미우르고스라도, 이런 단기간 사이에 이 정도의 정보는 수집할 수 없을테지.
[뉴로니스트]
하핫! 과분한 말씀입니다! 모몬가 님!
[모몬가]
알베도. 시급히 대책을 협의하도록 하지.
그 페스페아 후작의 순회, 나자릭에 접근시켜서는 안 된다.
[알베도]
요격해버리자니, 왕후귀족이 상대로는 너무 일이 커져 득책이라 할 수 없습니다.
또한 계획을 중지시키거나 위험을 감지하게 하는 것도
인간들에게 미심쩍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저기에는 뭔가 있다, 라고.
따라서 그 인간들을 자연스럽게 우회시키도록
나자릭 지표부를 감싸는 환술을 범위 확대한다……는 것은 어떻습니까?
[모몬가]
좋다. 그런 방향으로 데미우르고스와 연계를 긴밀히 하라.
그러기 위해서는, 고문한 남자는
그 페스페아 후작이라는 자의 영토로 돌려보낼 필요가 있겠구나.
치료를 한 다음 기억을 조작하고, 만약을 위해 그림자 악마(Shadow Demon)를 붙이자꾸나.
필요경비로군.
[뉴로니스트]
(앗싸…… 해냈다궁, player!
이것이야말로 나만이 얻을 수 있는 정보라는 거양.
모몬가 님의 저 말투…… 기분이 좋으신 것은 틀림없어!
이 뉴로니스트의 공적 덕분이양!!)
[모몬가]
그나저나 잘 해주었구나, 뉴로니스트.
경비 자체는 멀리까지 내고는 있지만, 데미우르고스에 의한 경계는 어디까지나 나자릭 근교까지.
이런 대대적인 계획을 미리 간파할 수 있었던 것은 요행이다.
그것도 빙결뇌옥이라는 익숙한 환경 밖에서.
실력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을테지. 그런 조건에서도 이 성과다.
[모몬가]
왜 그러냐? 뉴로니스트.
겸손을 보일 것 없다. 이는 정당한 평가다.
나는 가치 있는 활약을 한 사람의 행동을 당연하고 여기지 않는다.
지금은 위급한 사태라 선뜻 상을 못 주는 게 고민인데……
뉴로니스트여. 뭔가 소망은 없나?
[뉴로니스트]
………….
[알베도]
뉴로니스트? 모몬가 님의 말씀이 들리지 않는 거려나?
주인에게 수고를 끼치게 하는 것 또한 불충이란 것을 생각하도록?
듣고 있어? 뉴로니스──
[뉴로니스트]
모몬가 님!
[모몬가]
우오!
[뉴로니스트]
아, 모몬가 님!
저 따위에게 그런 정열이 담긴 말씀……
불사자의 왕 다운 냉정함 속에서, 저, 확실히 느꼈답니당!
[모몬가]
오, 오오……
그렇다 뉴로니스트.
나는 그만큼 너를 평가하고 있──
[뉴로니스트]
우후후후……
그럼…… 그 말씀에 어리광 좀 부려보도록 하겠.습.니.당.
[알베도]
……잠깐, 뉴로니스트?
어째서 모몬가 님께 바싹바싹 다가가고 있는 것이지?
게다가 그 손은 뭐야?
[뉴로니스트]
정해져 있잖아. 미안행, 알베도.
나는 한 발 앞서가도록 하겠엉.
뭐, 미안하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지만 말이징.
[알베도]
불경! 불경이야 뉴로니스트!
데스 나이트! 뉴로니스트를 멈추세요! 지금 당장!!
[뉴로니스트]
앗! 뭐하는 거야! 이거 놔!
나는 이제부터 모몬가 님께──
[모몬가]
………….
[알베도]
……면목 없습니다. 모몬가 님.
부하의 해이함은 모두 이 수호자 총책임자인 제 책임입니다.
이러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빙결뇌옥의 기능을 재개시키는 것도 검토하는 편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모몬가 님께 무례한 짓을 저지르는 자가 앞으로도 나올 수 있으니까요.
[뉴로니스트]
무슨 소리야 호박!
애당초 그곳 관리는 내가 해왔다궁!
[알베도]
입 다물도록 해 뉴로니스트!
언니와 같은 방을 원하는 걸까!
[모몬가]
………….
[모몬가]
그렇게 되면 너도 입옥하게 될지도 모른다,
알베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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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가 왜 금지어냐고 알바 새끼 미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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