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황금공주의 의뢰」
1화 『알현』
보고를 위해 나자릭 지하대분묘로 일시 귀환한 ■■■ 일행은
모몬가 앞에 부복하였다──
[모몬가]
너희들, 고개를 들라.
너희들이 지금까지 해온 활약은 내 귀에도 들리고 있다.
중요한 상담도 있다만── 우선은 너희가 해낸 일들을 치하하고 싶구나.
너희는 정보를 모을 뿐만 아니라 에 란텔에서 어느 정도 지위를 얻음으로써, 향후의 정보 수집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그 공적을, 우선 기리도록 하지.
>──내려주신 말씀에, 황송하기 그지없습니다.
>과분한 말씀이십니다.
[세바스]
지고의 존재들의 뜻을 조금이나마 실현하였다니 크디 큰 복입니다.
[솔류션]
세바스님── 그리고 ■■■의 공로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모몬가]
음…….
공헌에는 걸맞는 보답이 필요하겠지.
포상을 내리고 싶다만, 뭔가 갖고 싶은 건 없느냐?
>……!?
>포상…… 말씀이십니까!?
[모몬가]
뜬금없는 이야기는 아니겠지.
조직을 총괄하는 자로서 당연한 일일뿐이다.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데 있어서 신상필벌은 필수라고 하니…….
그런데──)
[슬라임코]
포…………포상…………!
>이미 상은 받고 있습니다.
>받을 수는 없습니다.
[세바스]
지고의 존재들께서 창조해주신 저희는, 당신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 책무──
아니, 무엇보다 큰 기쁨입니다.
[솔류션]
죄송합니다!
모몬가님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면, 저희의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합니다.
[모몬가]
(……뭐, 이렇게 되겠지.
무상으로 일하는 게 오히려 부담스럽지만…….)
──나는 그저 주인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 있을 뿐이다.
부하의 무욕은 때로 주인을 불쾌하게 한다는 걸 알아라.
[세바스]
──네.
대단히 실례 하였습니다.
[모몬가]
……그럼 세바스여. 너는 무엇을 원하나?
[세바스]
그럼, 참으로 외람되지만──
임무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에 란텔로 발을 옮겨도 되겠습니까?
[모몬가]
──뭔가, 마치지 못한 일이 있다는 건가?
[세바스]
……그러합니다.
[슬라임코]
(세바스님……
설마, 난민분들이 신경쓰여서……?)
[모몬가]
흠…….
알베도여. 현행 운용체제로도 대응은 가능하리라 본다만, 어떻더냐?
[알베도]
네. 현행 제도상 구성원의 운용상황을 조정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구성원의 활동 범위가 확대되는 것까지 상정된 모몬가님의 혜안에 감복드립니다.
[모몬가]
으, 으음. ──세바스여.
전체의 운용 상황과 대조할 필요는 있지만, 너의 바람은 이 내가 책임지고 이뤄주도록 하마.
[세바스]
……지복할 따름입니다.
[모몬가]
그럼 다음으로, 솔류션이여.
너는 무엇을 원하나?
[솔류션]
넷……. 만약 가능하다면, 살아있는 인간을 몇 명 주셨으면 합니다.
무구한 자라면 더없는 기쁨입니다.
[모몬가]
(인간인가……. 도시지역의 인간을 납치해올 수는 없지만, 분명──)
데미우르고스여. 실험용으로 확보한 도적들 중에
더는 써먹을 수 없는 자가 있는가?
[데미우르고스]
예. 치유마법 등의 실험을 얼추 행하고 살아남은 자가 몇 명 있습니다.
부디, 마음대로 써주시길.
[모몬가]
감사하마.
솔류션이여. 무구한 자라는 요망에 부응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괜찮겠나?
[솔류션]
당치 않은 말씀이십니다!
과분한 소망을 드린 점, 삼가 사과드립니다.
살아 있는 자를 주시는 것만으로, 기쁘기 그지없다 생각합니다!
[모몬가]
기뻐 해줘서 다행이구나.
그럼── ■■■여.
너는 뭔가, 갖고 싶은 것이 있는가?
[슬라임코]
모몬가님께서 직접 포상을 받으시다니……
굉장하네요, ■■■님!!
[■■■]
(모몬가님의 후의는 정말 감사하지만,
나는, 갖고 싶은 것 따윈…….)
[■■■]
(아슈르바니팔 한 구석에서, 지고의 존재께 도움이 될 일만을 꿈꾸던 내가
이렇게 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차고 넘칠만큼 행복하니까──)
>모몬가님 …….
>저는──
[모몬가]
■■■여.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대략 상상은 된다.
하지만 조직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너라면 알 것이다.
모든 것은 나자릭을 위해── 그렇게 생각하도록 하라.
[■■■]
(……모든 것은 나자릭을 위해……. 그렇구나…….
즉 모몬가님은── 내가 한층 더 분발해주기를 기대하신다는 것이겠지.
나자릭이 붕괴에 이르른 원인이나 '균열'의 정체, 바깥세상에 숨어있을 위협 등등 조사해야할 것은 산더미처럼 있다…….
그렇다면 내가 요구해야할 것은──)
>임무에 필요한 물자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탐색에 도움이 되는 매직 아이템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모몬가]
……한없이, 성실하구나.
그것이, 너의 소망에 부합한다는 것이라면──
좋다. 좀 있다 수배하도록 하마.
>감사합니다.
>소중히 다루겠습니다.
[모몬가]
음……. 그럼 다음 의제로 넘어가지.
중요한 상담이 있다고 했더냐?
>그렇습니다.
>이것을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모몬가]
이것은…… 편지인가?
>리 에스티제 왕국의 라나 공주에게 받은 것입니다.
[모몬가]
호오……!
[알베도]
라나 티엘 샬드론 라일 바이셀프…….
세바스의 보고에 따르면 왕국의 제3 왕녀라고 합니다.
[모몬가]
흠……. 일국의 공주가 모험자인 너에게 편지를 보내올 줄이야…….
이례적인 사태로 생각해야 하겠구나.
[모몬가]
우선은── 경위를 들려주겠느냐?
>실은──
>이런 일이──
.
.
.
며칠 전──
[라퀴스]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해요. ■■■씨.
요전 날, 지하 하수도 건에서는, 그……. 정말이지 폐를 끼쳤습니다.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너무 신경쓰지 마시지요…….
[슬라임코]
그래서, 용건이란 건 대체……?
[라퀴스]
왕국의 제3 왕녀인 라나 공주가 ■■■씨의 실력을 눈여겨 보고
의뢰를 하겠다──고 합니다.
[슬라임코]
에……!?
[라퀴스]
이건 라나 공주가 인사를 담은 편지입니다.
받아주세요.
[슬라임코]
공주님께 의뢰가 오다니……!
[■■■]
(국가 중추에 접근할 기회가 이토록 빨리 찾아올 줄이야…….
하지만 우리에게 부탁하고 싶은 일이란 건 대체──)
>상세사항을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부탁하고 싶은 일이란 건 무슨──
[라퀴스]
죄송합니다. 임무의 성질상,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임무를 받아들인 후에, 라나 공주께 직접 전달 받아주셨으면 해요.
하지만, 지금까지 많은 실적을 올려 도시장님한테도 신임을 얻고 있는 ■■■님이라면,
개요는 전해드릴 수 있겠네요.
──한 마디로 말하자면, 어떤 중요한 회담 전에 문제를 해결해 주었으면 합니다.
[슬라임코]
중요한 회담……?
[라퀴스]
에 란텔에 세 나라의 수뇌부가 모여
향후 동맹의 방침을 결정하는 회담──삼국회담입니다.
[슬라임코]
그런 중요한 회담이…………!
금시초문이에요……!
[라퀴스]
무리도 아닙니다.
안전보장상의 이유로, 일반 시민 분들에게는 은닉되어 있으니.
>모험자 조합에 의뢰할 수는 없다는 거군요.
>그렇기에, 직접 의뢰하신 거군요.
[라퀴스]
빠르게 이해해주셔서 다행입니다.
이 이상은 라나 공주께서 직접 말해주셔야 겠네요.
[■■■]
(제3 왕녀의 의뢰…… 국가의 중추에 다가갈 큰 기회인 건 사실이지만,
이 정도 용건을 함부로 맡을 수는 없다…….)
>조금 시간을 주시겠나요?
>검토하고 답변드려도 되겠습니까?
[라퀴스]
알겠습니다.
좋은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
.
.
[모몬가]
과연……. 그런 일이──
[알베도]
…….
[모몬가]
왜 그러느냐, 알베도여.
염려가 있다면 말해보거라.
[알베도]
한 나라의 공주에게 다가갈 기회 같은 건 그리 흔할 리 없으니, 분명 값진 기회라고 생각됩니다만…….
모험자로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왜 하필 ■■■에게 의뢰했는가, 라는 점이 마음에 걸린 겁니다.
[데미우르고스]
──그 점에 관해서, 저의 견해를 말해드려도 되겠습니까?
[모몬가]
생각을 들어보자꾸나, 데미우르고스여.
[데미우르고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가능성 중 하나는, ■■■가 지금까지 해온 전략이 주효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겁니다.
지금까지 ■■■는 각 삼국를 위해 활동함으로써, 실력을 과시하면서도 어떤 나라와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삼국 각각과 관계를 맺으면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그 의도는 명백합니다.
[알베도]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그것이 ■■■의 의도였다는거야?
[데미우르고스]
그런 거라네. 전력과 기지를 갖추고 다양한 의뢰를 해내고,
그에 더해 '균열'에 대한 대처에도 어느 정도 숙달된 ■■■ 일행은 유용한 인재이긴 하지만──
출신이 불투명한 데다 경력도 아직 얕다.
그런 상황에서 ■■■는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적확하게 처신한 거겠지.
[슬라임코]
그런 생각을 하시고 계셨다니……!
역시 ■■■씨!
>잘 됐다면 다행입니다.
>남이 원하는 것일수록 탐내는 것이 인간이란 동물이지요.
[데미우르고스]
그 이외에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는──
라나 공주의 식견이 인간치고는 뛰어나다는 것이겠지.
지금까지 얻은 정보를 종합하면, 라나 공주는 왕국의 장래적인 이익으로 이어지는 정책을 여럿 입안하고 있다고 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입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야.
[알베도]
라나 공주가 나름대로 머리가 도는 자라면──
■■■의 가치를 깨달아도 이상하지 않다는 거네.
[모몬가]
흠…….
■■■여, 너 자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
[■■■]
(라나 공주의 목적은 불명확하지만……
국가 중추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는 귀중하다.
이변에 대한 정보도, 중추에 가까워질수록 얻기 쉬워질 것이다…….
그렇다면──)
>장점이 더 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의뢰를 받을 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몬가]
그런가…….
(라나 공주의 의뢰을 맡을 경우, 향후 친 왕국 세력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아지겠지만──
국가의 후원을 얻는 장점이, 지금은 디메리트보다 클 것이다.
그렇다면──)
[모몬가]
■■■여── 라나 공주의 의뢰, 맡을 수 있도록 허락하마.
특정 국가에 힘을 보태는 일이 되겠지만, 나자릭을 붕괴에 이르게 한 원흉이 불분명한 이상, 어느 한 국가를 후원할 가치는 있을 것이다.
[알베도]
위협에 대한 미끼로 이용한다는 말이군요.
[모몬가]
그런 것이다.
하지만 우리쪽의 움직임이 제약될 우려도 있다. 언제까지나 특정 국가에 의존할 수는 없겠지.
결국은 새로운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체제를── 말이지.
[데미우르고스]
……………….
과연……. 그것이 모몬가님의 생각이신 겁니까…….
감복했습니다.
[모몬가]
……그렇더냐?
[알베도]
모몬가님. 국가의 중추에 가까운 인물과 접촉한다면, 정치적인 판단이 요구될 상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호위 이외에, 전략면에서의 보좌역을 세우는 건 어떻겠습니까?
원격으로 보좌하는 것이라면, 통상 업무와의 겸임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모몬가]
(흠…….
그런 일을 맡길만한 사람은──)
──데미우르고스여. 맡아줄 수 있겠는가?
[알베도]
넷── 나자릭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습니다.
[모몬가]
음…… 믿고 있겠다.
■■■여. 호위의 증원도 필요에 따라 검토하마.
방침이 정해지는 대로 건의하도록 하여라.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드리고 감격일 따름입니다.
[모몬가]
그래야 한다고 판단했을 뿐이다.
너의 일처리에 기대하고 있으마. ■■■.
.
.
.
[데미우르고스]
훗……. 눈치챘나? ■■■.
방금 전, 모몬가님이 원대한 계획의 일단을 우리에게 보여주셨다는 것을.
[슬라임코]
그……그려셨나요……!?
[데미우르고스]
앞으로 지향해야 할 체제는 이것으로 확실해졌다고 생각한다.
──그 분께서 어떤 체제를 원하시는지, ■■■는 이해가 되었는가?
[■■■]
지고하신 분의 뜻을 읽어내는 건, 황공한 일이지만……
데미우르고스님의 기대를 저버릴 수는 없다……!
새로운 체제에 대해 모몬가님이 하신 말씀은 ──)
[모몬가]
그런 것이다. 하지만 우리쪽의 움직임이 제약될 우려도 있다.
언제까지나 특정 국가에 의존할 수는 없겠지. 결국은 새로운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모몬가님의 목적은 특정 국가에 의존하지 않는 체제를 만드는 것…….
그렇다면──)
>삼국 모두를, 실효 지배한다는 말씀입니까?
>인근 국가를, 꼭두각시로 만든다는 말씀이십니까?
[데미우르고스]
──과연.
역시, 자네는 장래가 기대되는군.
[슬라임코]
죄……죄송합니다……!
어리석은 저에게, 가르침을 주시겠습니까?
[데미우르고스]
특정 국가를 위장용으로 이용한다── 당장은 이것이 타당한 전략이겠지.
그러나 특정 국가와 손을 잡는 이상 이해관계에 얽매일 위험이 있다.
그렇다면── 특정 국가가 아니라…인근 국가 모두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면
우리는 이해 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게 되겠지?
[슬라임코]
이, 이 얼마나 원대한 계획……!
역시 지고의 존재이십니다……!
[데미우르고스]
──■■■.
이번 임무는 그 분의 위대한 계획의 첫걸음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나자릭의 미래는 자네의 임무에 달려있다고 할 수도 있겠지.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반드시 해내고 말겠습니다.
[데미우르고스]
나는 나대로 알아보고 싶은 것이 있다. 서로 연락하면서 움직이도록 하지.
모든 것은 나자릭의 영광을 위해──
──────────────────
2화 『라나와의 해후』
[라퀴스]
공주님은 이쪽 방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님들을 모셔다 드렸어요.
[???]
기다리고 있었어요.
부디, 들어와 주세요.
[슬라임코]
드디어, 공주님과의 대면이네요……!
[???]
──여어. 잘 왔어.
[슬라임코]
……당신은 ……!
[가가란]
나야! 잘 지내고 있었어?
>가가란씨……!
[가가란]
딱딱한 자리는 질색이지만 ■■■가 온다고 들어서. 얼굴이나 보러 온 거야!
편하게 대해도 상관없어. 함께 일 한 적 있는 사이잖아?
[라퀴스]
가가란──
[가가란]
안다고 알아.
머리아픈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는 얌전히 있을테니까.
자, 들어가자.
[라나]
──이번에 의뢰를 맡아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님.
리 에스티제 왕국 제3 왕녀── 라나 티엘 샬드론 라일 바이셀프입니다.
[슬라임코]
사람치고는, 예쁜 분이시네요……!
[■■■]
(이 인물이, 라나 공주──
과연…… 황금이라 칭해질만은 하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라나]
잘 부탁드립니다. 후후…….
[라퀴스]
……?
왜 그래, 라나.
[라나]
소문으로는 명성높은 모험자 분이라 들었다보니
엄숙한 분이 오실 줄 알았는데…….
이런 미목수려한 분이셨다니──
[가가란]
그렇다는데. 괜찮냐?
[클라임]
저, 저는…….
[라나]
소개가 늦었네요.
이쪽은 저의 호위를 맡아주고 있는 클라임입니다.
[클라임]
클라임이라고 합니다.
■■■님의 고명은 듣고 있습니다.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라나]
그럼 앉으십시오. ■■■님.
이번에 여러분께 의뢰드리게 된 경위입니다만──
이번 임무에 걸맞은 유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모험자분을 찾고 있었는데,
에 란텔의 도시장님으로부터 여러분의 활약에 관한 보고서를 받게 된 거예요.
여러분이라면 청장미와도 안면이 있고, 이번 의뢰에 적합한 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
(……설명에, 특별히 의심스러운 점은 없다.
하지만 진심을 다 밝히고 있다고는 할 수 없다──
경계하면서, 지금은 이야기를 맞춰주기로 하자…….)
>과연……
>그래서, 의뢰라는 건──
[라나]
일의 세부사항에 대해 말씀드리기 전에, 먼저 삼국회담에 대해 전해드릴게요.
라퀴스한테서 개요는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삼국회담(Summit)은 세 나라의 수뇌부가 모여 동맹의 향후 방침을 결정하는, 극히 중요한 회담입니다.
최초의 회담은 이변이 벌어지고 얼마간 후에 개최되었으니, 이번이 두 번째가 되겠지요.
>수뇌진이라면──
>어떤 분들이 오시는 겁니까?
[라나]
법국에서는 흙의 신관장님 및 최고신관장 보좌역 분이 오신다고 합니다.
제국에서는 지르크니프 폐하께서, 아마 플루더님도 동행하시겠지요.
[라퀴스]
플루더── 주변국 최강으로 소문난 마법사가 동행해준다면,
기사단을 동반하는 것보다 안전하겠네.
[소이]
(주변국 최강……
만약을 위해 경계는 해 두어야 할 것 같네요.)
[라나]
본래, 저 같은 입장의 사람이 참가할 수 있는 회담은 아니지만……
아버님과 오라버니의 요청을 받아 특별히 참가할 수 있게 되었고
지금은 개최를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라퀴스]
이변 이래로는 실력이 전부, 이 상황에서 라나의 지성이 요구되는 것은 당연한 거야.
그 바…… 먼저 태어나기만 한 분들보다, 폐하께선 라나를 의지하고 계실 거야.
[라나]
나는 그저 왕국의 도움이 되고 싶을 뿐이야.
그 이외의 목적은 품은 적 없어.
여기서부터 임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만──
삼국회담을 무사히 개최하기 위해서는, 먼저 에 란텔의 안전을 확보해야 합니다.
삼국동맹 결성 후, 에 란텔에 소재하고 있던 범죄 조직의 상당수는 활동 정지에 몰려있다고 합니다만──
뒷사회의 세력이 완전히 무너졌다고는 단언할 수 없습니다.
삼국회담 개최 전, 혹은 개최 중에 에 란텔의 치안을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하면
위기 관리 능력을 의심받아 왕국의 발언권은 확실히 약해질 겁니다. 그러한 사태는 피해야 합니다.
그래서── 삼국회담을 무사히 수행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힘을 빌리고 싶습니다.
[■■■]
(순찰 의뢰처럼 들리지만……
일부러 우리를 호출해서까지 의뢰했다는 건──)
>뭔가 위험이 임박했다는 말입니까?
>이미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건가요?
[라퀴스]
……통찰력이 좋네요.
증거는 아직 얻지 못했지만, 수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가가란]
에 란텔의 경비를 담당하는 자들로부터 들었는데──
난민들 중에, 잇따라 실종자가 나오고 있다고 하더라.
[슬라임코]
……!
[가가란]
이런 세상이니까. 행방불명이 되는 놈은 잔뜩 있지만…….
안전이 어느 정도 확보되었을 터인 에 란텔 내에서 실종자가 잇따르고 있다는 건 이상하지.
[■■■]
(과연. 삼국회담 개최에 맞춰 하고 난민들의 실종사건이 발생했다면…….
내통자를 의심하는 건 당연한가. 그래서 우리에게……)
[소이]
미래가 암울해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은?
[라퀴스]
그럴 가능성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들어온 정보에 따르면
그들은 아무런 예고 없이 소식이 끊어졌다 합니다.
[소이]
전조가 전혀 없는 것은 부자연스럽구나.
그렇다면──
>살인일까요?
>납치일까요? -선택
[가가란]
어…….
시체가 하나도 발견되지 않은 걸 생각하면 그럴 가능성이 크겠지.
[라퀴스]
행방불명자의 수를 생각하면, 개인의 소행이라고 보기 어렵겠지.
아마도 조직적인 범행…….
[클라임]
──여덟 손가락인가요?
[라퀴스]
…………………….
클라임. 진상을 밝히는데 있어서 선입견을 갖는 것은 위험해.
[클라임]
하지만 인신매매는 여덟 손가락의 수입원 중 하나였을 겁니다.
여덟 손가락, 혹은 잔당이라면 ──
[가가란]
우리도 물론 그럴 가능성은 의심했었어.
하지만, 여덟 손가락 관계자가 활동하고 있는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어.
[■■■]
(……지하 하수도 건에서 라퀴스씨가 여덟 손가락의 암약을 의심했던 것은 그런 이유인가…….)
>답을 정해놓고 파헤치는 건 위험합니다.
>다른 조직일지도 모릅니다.
[클라임]
……■■■님이 하시는 말씀이 맞으시네요.
경솔한 발언을 사과드립니다.
[라퀴스]
하여간── 어느 조직이 암약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거야.
에 란텔에 불온분자가 도사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면, 다른 나라로부터의 신용은 크게 낮아질테니까.
[라나]
………….
그렇네…….
[라퀴스]
……라나?
[라나]
조금── 슬퍼졌을 뿐이야.
가까스로 에 란텔에 도달한 난민분들이 뭔가 피해를 입으셨다고 생각하면── 도저히 참을 수 없잖아?
──■■■님.
왕국을 위해, 그리고 에 란텔에 몸 담으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부디, 힘을 빌려주실 수 있으시겠나요?
[■■■]
(우수를 머금은 소녀의 표정에서 뒤바뀌어, 의연한 공주의 표정으로──
장면장면에 따른 감정 표현을 잘 드러내는 분이다.
오히려── 너무 완벽하다고 해야하나…….)
>──알겠습니다.
>맡겨만 주십시오.
[라나]
감사합니다.
당신들의 도움이 있다면, 삼국회담도 무사히 잘 진행될 것 같아요.
[가가란]
좋아! 회담까지 얼마 안 남았어.
당장 에 란텔로 가볼까. 도중의 안전은, 나한테 맡겨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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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노벨이나 미연시에서 주인공이나 히로인의 일방적인 헌신은 종국에 어긋나게 되는 플래그인데
어차피 절대충성 NPC라 별 문제는 안 되겠지
라나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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