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난민 주거구』

[라퀴스]

──무사히 도착했네요.

우선은 이블아이쪽 애들과 합류할까요?

[슬라임코]

다른 분들은, 지금 어디에……?

[라퀴스]

티아와 티나는 실종된 분들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블아이는──

[가가란]

그 녀석은 그 녀석대로

뭔가 알아보고 싶은 게 있다느니 뭐니 하던데…….

[라퀴스]

이 근처에 있을텐데…….

──어라?

(걸어가는 중)

[슬라임코]

저쪽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라퀴스]

저건──!

[난민 꼬마]

후엥…… 히끅…….

[이블아이]

──미안하다.

내가 뭐 잘못했나보구나.

>이블아이씨……!

>대체 뭘…….

[이블아이]

──■■■인가.

혼돈수에 관한 목격정보를 모으고 있었는데…….

말을 걸었더니 이렇게 됐다.

[가가란]

……그 꼴로 있어서야, 당연히 애들이 놀라지 않겠냐?

[굴강한 난민]

이봐! 우리 애하테 뭐하는 거냐!

[이블아이]

──정말 미안하다.

내가 뭔가 잘못을 한 모양이다.

[가가란]

말을 좀 단디 해라…….

[굴강한 난민]

수상한 녀석! 각오해라!

[라퀴스]

……하아.

진정될 때까지, 상대를 해드려야겠네요…….

[전투]

[굴강한 난민]

──죄송합니다!

이 거리를 지켜주시는, 모험자분이셨다니…….

앞으로도,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라퀴스]

……후우.

납득해줘서 다행이네.

[이블아이]

──음.

■■■한테도 민폐를 끼친 것 같군. 미안했다.

[가가란]

사과하는 주제에 너무 당당하구먼…….

[이블아이]

──미안하다.

앞으로는 조심하지.

[라퀴스]

정신 좀 차리고…….

티아와 티나와의 합류 지점은 요 앞이야. 가 보죠.

.

.

.

[슬라임코]

건설중인 건물들이 많네요……!

>길가에는 모포를 덮은 사람들도…….

>노숙하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은데요…….

[라퀴스]

시급하게 주거 건설을 진행하고는 있습니다만…….

난민의 수는 늘어만 나다보니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괴로울 따름이네요.

[가가란]

우리는 우리한테 가능한 일을 할 수밖에 있어.

──그래서 티아와 티나는 어디에 있나. 합류 지점은 이 근처지?

[소이]

…….

[슬라임코]

소이씨……?

[소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뒤따라오는 녀석들이 있어.

──해치울까?

>아뇨──

>그건, 분명──

[???]

눈치챘나……. 기술을 구사했는데도──

그쪽이 더 위란 말인가.

[???]

과연. 거기에 그 미모──

화제가 되는 것도 당연한가.

[슬라임코]

티아 씨와, 티나 씨……!

[라퀴스]

……평범하게 다가올 수는 없었어?

[티아]

기술이란 건 나날이 갈고 닦지 않으면 늘지 않는 법이니까.

상대가 소문난 모험자라면, 귀중한 기회겠지?

[티나]

물론, 일도 제대로 해왔지.

일단 편안한 곳으로 장소를 옮기자. 수집한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

.

.

.

[티나]

──이게 행방을 알 수 없게 된 자들의 일람표야.

가족 구성이나 직업, 성별, 출신지, 마지막으로 목격된 장소와 시간 등이 적혀있어.

[티아]

행방불명자의 공통점을 찾으면, 뭔가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두드러진 단서는 얻지 못했다.

[라퀴스]

……실종자의 직업이나 성별에, 치우침은 보이지 않네.

출신지도 제각각이라는 것은 특정 민족을 겨냥한 것도 아닌 거 같고.

공통점이라면──

[이블아이]

가족이 없는 사람이 많고, 마지막으로 목격된 장소가 거주구에서 떨어져 있다는 정도인데,

이건 아마도──

>추적이 잘 안 붙을만한 사람을 노렸을 뿐…….

>노리기 쉬운 사람이 노려졌을 뿐…….

[이블아이]

……그런 거겠지.

눈에 띄지 않는 장소에서 단독 행동하고 있는 사람을 노리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가가란]

단서는 아직까지 없다는 말인가.

어쩌지?

>현장 상황을 알아봅시다.

[라퀴스]

그렇네요──

실종자 신상으로는 좁혀지지 않는다면, 나눠져서 현장을 살펴볼까요?

.

.

.

몇 시간 후──

[라퀴스]

──열심히 조사한 결과가, 이래서야…….

[가가란]

현장에는 단서 다운 건 없고…….

탐문도 허사로 끝났네.

[티아]

전조도 없고, 유서도 없음…….

역시 자살은 아닌 것 같네.

[티나]

하지만, 난민이 끌려가는 장면을 목격한 사람도 없었다.

[가가란]

즉, 아무런 단서도 없다는 거지.

이래서야 알아보려 해도──

>아니요──

>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슬라임코]

■■■씨……?

뭔가 눈치채신건가요!?

>단서가 없는 것이 오히려 부자연스럽지 않을까 하고.

>아무런 흔적도 없이 이만큼의 사람이 없어지다니──

[이블아이]

아아── ■■■의 말이 맞다.

이만한 수의 인간이, 아무런 단서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것은 부자연스럽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시체도 없고 흔적도 없다는 것은 아마도── 숙련자의 범행일테지.

[라퀴스]

……그렇게 생각해야겠네요.

그렇다면── 좀 귀찮게 됐네.

[티나]

응……. 이만한 실종자가 나오는데도 아무런 증거도 남아있지 않았다면

쉽게 꼬리를 드러내는 패거리가 아니란 말이지.

[가가란]

난민들을 감시하려고 해도, 수가 너무 많고 말이야…….

[이블아이]

너 같은 덩치녀가 감시하고 있으면 범인이 올 리 없겠지.

[가가란]

미안하네, 덩치녀라.

[티아]

가가란이 아니더라도──

감시자가 가까이 있으면 범행은 못 저지를 거야.

[■■■]

(확실히, 누군가가 근처에 있는 장소에서는 범행은 저지르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라퀴스 씨──

>의논하고 싶은 일이──

[이블아이]

──뭔가 생각난 것 같군.

.

.

.

[라퀴스]

그렇군요…….

경비 순회를 늘려놓고는

경비 공백지대를 일부러 만든다, 는 건가요.

[티나]

범인에게 딱 맞는 환경을 만들어줌으로써

범인을 유인한다는 것이구나.

>유인작전──이라고 이름 지을까요.

[가가란]

그냥 말 그대로잖아!

뭐, 알기 쉽긴 하지만.

[티아]

공백지대의 감시는 우리가 맡지.

닌술과 매직 아이템을 병용하면 기척은 지울 수 있어.

[소이]

누가 다가오는 걸 탐지하는 거라면, 나도 할 수 있어.

[티아]

역시나.

우리의 미행을 눈치챈 당신이라면, 실수 없이 일을 해내겠지.

[소이]

(묘하게 친근하게 대하네요……)

[이블아이]

흥미로운 작전이지만…….

상대가 무슨 수를 써서 올지 모르는 이상, 이쪽의 대응이 늦어질 가능성도 없진 않아.

보험은 들어 두고 싶은데──

>저에게 생각이 있습니다.

>방책을 마련해 두겠습니다.

.

.

.

[데미우르고스]

그렇군──. 사정은 잘 알았다.

모몬가님의 허가는 이미 받았다. 지정한 지점에, 그녀를 파견하도록 하지.

작전의 성공을 기대하고 있겠다. ■■■.

──────────────────

[가가란]

그럼, 작전을 시작해볼까!

──음, 그 전에 이 언저리의 부랑배를 치워두는 게 좋을 것 같네.

치안 향상도 임무의 일환이고 말이야.

[전투]

.

.

.

[이블아이]

──그쪽 상황은?

[티아]

(수상한 사람의 기척은, 아직 느껴지지 않아…….)

[티나]

(난민이 몇 명 지나갔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가가란]

아직, 움직임은 없──나.

[이블아이]

그렇게 쉽게 미끼를 물면 고생할리 없겠지.

[라퀴스]

소이씨로부터도, 연락은 없습니까?

>네──

>아직까진──

[라퀴스]

그런가요…….

실종사건은 매일같이 발생하고 있으니, 언젠가 움직임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가가란]

기다린다는 건 아무래도 성미에 안 맞네…….

>그렇다면 이쪽에서 움직이도록 할까요.

>두 번째 미끼를 던져 보지요.

[슬라임코]

■■■씨……?

왠지, 사악한 표정이신데요──

.

.

.

[슬라임코]

우우… 또 이런 역할인 거네요…….

[이블아이]

흠……. 이 정도면 난민의 아이로 보이려나.

행방불명자 중에는 아이도 여럿 있었지. 덮치기에 딱일테지.

──미안하군. 귀한 옷을 빌려서.

[굴강한 난민]

아뇨아뇨! 사죄니까요.

이런 거여도 괜찮으시다면, 사용해주세요!

[라퀴스]

부담을 드려 죄송스럽지만…….

협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괜찮아?

>갈 수 있겠어?

[슬라임코]

──이러한 역할이야말로, 제 직무란 건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

.

.

[슬라임코]

(으으…… 괜찮을, 거예요…….)

[티아]

(……이상 없음.)

.

.

.

[슬라임코]

(……괜찮아…… 분명 괜찮을 거야……!)

[티나]

(……수상한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

.

.

[슬라임코]

(……너무 긴장한 나머지, 수분이 나와버릴 것 같아요…….)

[소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네요.

……!

──아뇨, 이건.)

[가가란]

왜 저래! 무슨 일이 생긴건가!

>소이씨……!

>상황을 알려주세요!

[소이]

(……바로 앞 모퉁이를 돈 직후부터, 슬라코의 기색이 고속으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쪽과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은 아마도 도망가고 있는 거겠지요.)

[라퀴스]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다는 말인가요……!?

[가가란]

어이, 괜찮은 거냐……!?

>──문제는 없습니다.

>──방책은 이미 강구해 두었습니다.

.

.

.

[??]

(──갑자기 출현한 자들이 슬라코를 쫓고 있다.

현위치는 포착하고 있다. 추적을 부탁)

.

.

.

[슬라임코]

히이……히이이이이잇……!!

(붙잡힘)

(총탄 소리)

[??? ??]

……긋……!?

[슬라임코]

(……발이 멈췄어……?)

[소이]

──하앗!

(슬라코 붙잡은 두 놈 베어버림)

[가가란]

뭐야, 이 녀석들은 ……!

[라퀴스]

확보하겠어!

[이블아이]

……!

이 마법은──

[라퀴스]

언데드……!?

[가가란]

빌어먹을……!

치워버린다!!

[전투]

[가가란]

쯧……!

놈들은 어디로 튀고 자빠졌어……!

[티나]

이 짧은 시간 사이에 그렇게 멀리 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되지 않아.

그렇다는 건──

>어떤 방법으로든, 근처에 숨었다──?

>아직, 이 근처에──

[소이]

──확인해 볼까.

.

.

.

[??]

(그 앞 모퉁이를 돌았을 때, 그 자들은 갑자기 모습을 감췄다…….

나타났을 때와 똑같이…….)

.

.

.

[티아]

이 근처에서, 녀석들은 사라졌다고……?

불가지화 마법으로 숨어있는 건 아닌 것 같지만…….

>그렇다면 물리적으로 숨어있다는 말이겠죠.

>이 장소에 뭔가 장치가──

[소이]

어──

아마 이 근처에…….

(끼이익)

[가가란]

이건……!

[티아]

숨겨진 통로라고…….

말도 안 돼, 이런 길거리에──

[소이]

지하 하수도에서 비슷한 장치를 본 적 있어서 말이야.

쉽사리 알아챘단 거야.

[라퀴스]

이러한 숨겨진 통로를, 도심 속에 만들 수 있는 조직이라면──

[이블아이]

일단, 놈들의 정체에 대해 생각하는 건 나중으로 미뤄둬.

쫓아간다!

.

.

.

[??? ??]

하아…… 하아…….

여기까지 오면──

[라퀴스]

유감이네.

[??? ??]

바보 같은……!?

젠장……!

[가가란]

또 언데드인가 ……!

[이블아이]

재주도 없는 녀석들 같으니.

──후다닥 치워버린다!

[전투]

[라퀴스]

마력도 거의 떨어진 것 같네.

얌전히 투항하세요.

[??? ??]

………….

후──

[소이]

……?

오른쪽 손에, 뭔가──

[??? ??]

……크헉……!

[이블아이]

──독침이다!

그것도, 즉효성의……!

[??? ??]

영광이 있으라──

[가가란]

쯧쯧, 이 거리로는……!

(탕!)

(쩔그렁)

[???]

읏……!?

[티아]

……떨어트렸다!?

[라퀴스]

지금이야!

.

.

.

[라퀴스]

──덕분에 용의자로 보이는 남성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티아]

당신이 독침을 쏴서 날려버린 거였나?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나도 확인 못 했는데…….

[소이]

………….

그랬던 거야.

[티아]

후…….

역시나, 훌륭한 솜씨를 가진 모양이네.

(음흉한 미소와 함께 접근)

(라퀴스가 떨어트림)

[라퀴스]

──우리는 이 남자를 데리고 돌아가 조사를 실시하겠습니다.

뭔가 알게 되는대로 바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그때까지 몸 건강히 잘 쉬어주세요.

[슬라임코]

후우… 위험할 뻔 했지만, 어떻게든 생포해서 다행이네요!

이것도 소이씨 덕분이에요!

[소이]

……내가 아니야.

저 녀석이야.

[슬라임코]

시즈님……!?

혹시, 경비증원이라는 건──

[소이]

떨어진 장소에서, 소리도 내지 않고 얇은 바늘을 쏜다──

멋있었어요.

[시즈]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았어…….

도움이 됐다면, 다행.

>대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즈]

이 정도 범위라면, 충분히 포착할 수 있어…….

저격수는, 눈이 안 좋으면 못하니까.

[슬라임코]

시즈님께서 도와주셨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좀 더 일찍 인사드릴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요…….

[시즈]

동행자가 갑자기 늘어나면 ■■■는 의심받을 수 있어.

붙지도 떨어지지도 않고 원호하는데에는, 내가 적임…… 그래서 내가 뽑힌 거.

나는 다시 떠날 거니까, 조심해.

>시즈님도, 부디 조심해 주세요.

>계속해서, 잘 부탁드립니다.

[시즈]

응……. 이번 일이 잘 되면, ■■■에게도 씰을──

기대하고 있으니까, 힘내…… ■■■.

.

.

.

[???]

포획하러 간 자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 ??]

……어떻게 할까요?

[???]

──계획은 속행한다.

걱정하지 마라. 모든 것이 완료되었을 때, 우리의 승리는 흔들릴 수 없는 것이 될 것이다.

[??]

위험한 다리를 건너기로 결정했을 때부터 발각은 상정 내였겠지?

그렇다면 남은 건 시간문제다. 받은만큼은 일하지.

(??? 퇴장)

[??]

…….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나…… 청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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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아 노골적이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