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왕국 측의 의뢰』

[자낙]

──player 공을 모시고 왔습니다.

[람포사 3세]

…….

부름에 응해줘서 진심으로 고맙네. player 공.

[라나]

아바마마…….

player님들이라면 분명 힘이 되어주실 거예요.

[player]

(실내엔 왕족 외에는 아무도 없다.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지 않은 이야기라면, 당연하겠지.)

>──가제프 님의 신변에 무슨 일이 있었군요?

[람포사 3세]

…….

상황은 아직 불명확하지만, 뭔가 이변이 생겼을 가능성은 높겠지…….

가제프라면, 그렇게 쉽게 당하지는 않을 거라고 믿지만──

[자낙]

……경위의 설명은, 내가 하기로 하지.

[자낙]

가제프가 정예를 이끌고 에 란텔 북쪽의 동굴──

에 란텔을 급습한 혼돈짐승의 유래지라 생각되는 장소를 조사하러 간 것은, 자네들도 알고 있을 터다.

당초, 조사는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위험도가 높은 임무임이 명백했기에, 가제프 부대는 《전언》으로 정시보고를 실시함과 동시에

동굴 내에 거점을 마련해 마물을 배제하면서 신중하게 탐색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들 덕분에 동굴 내 상황은 어느 정도 판명되어, 혼돈짐승이 발생했다고 추정되는 지점을

어느 정도 좁힐 수 있게 될 정도로 조사는 진전되었다.

하지만 어제── 동굴의 심부로 향하던 도중,

가제프 부대로부터의 연락이 두절되었다.

[소이]

……생사는 불명이란 건가.

[자낙]

……그렇다.

뭔가 사고가 생겨 외부와의 연락이 두절되었을 우려도 있지만,

가제프의 신변에 위험이 이르렀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는 없겠지.

[람포사 3세]

……가제프는 과거, 몇 번이고 곤란한 임무를 완수해냈던 사내다.

궁지에 빠지더라도 그는 반드시 귀환을 해왔지.

나는…… 그의 생존을 믿고 싶다.

[자낙]

……그렇네요.

[람포사 3세]

player 공…….

당신들에게 의뢰하고 싶은 임무라 함은, 가제프 부대의 수색과 구조일세.

북쪽의 동굴에는 현재, 경비의 지휘를 맡고 있는

라퀴스 이하 청장미 파티가 이미 향하고 있지만…….

동굴 내 탐색에는 자네들의 힘이 필수불가결이라네.

될 수 있다면, 살아있는 채로 구조해줬으면 하지만──

그것이 실현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시체가 있으면 소생할 가능성은 있겠지…….

난제를 부탁하고 있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지만──

어떤가, 맡아줄 수 없겠나?

[소이]

…….

player, 어떻게 할 거야?

>……구조하고 싶으신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자낙]

이유라고……?

[람포사 3세]

………….

위험한 임무를 의뢰하는 것이니, 진지하게 답해야겠지…….

왕국의 전력으로써, 가제프는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이지만…….

그 이상으로── 그는 누구보다도 나의 신념을 믿고, 그것을 실현해주고자 피와 땀을 흘렸던 남자이다.

일전의 회담에서, 나는 위협의 조사를 결단하였는데……. 가제프는 이에 솔선수범해서 나섰지.

약자를 구하는 것이 강자의 사명이라고 확신하였기에 가능한 행동이 아닌가.

누군가에게 아픔을 떠넘겨야 한다면 자신이 짊어지는── 그런 남자다.

[가제프]

고통스러운 결단이라고 폐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그 고통을 짊어지는 것이야말로 우리 전사의 도리가 아닙니까.

[람포사 3세]

……동맹의 유지와 신념을 양립시키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

왕국이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남자가 필요하다네.

그 사내가 없다면, 난──

[자낙]

아버님…….

그 이상은──

>이유는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임무를 맡으려면──

>……우리라고, 살아서 돌아올 수 있으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람포사 3세]

……알고 있네.

이 의뢰를 맡아준다면, 내가 준비할 수 있는 것은 뭐든지 준비해줄 생각이다.

[자낙]

(얄팍한 금전만으로는 움직이지 않겠지…….

바라는 것은 지위인가, 아니면──

하지만, 저들이 그 정도로 만족할까……?)

[라나]

(이 상황에서의 의뢰는 상응하는 대가를 수반하게 되겠죠.

player 님이 흥미를 나타낼만한 것이라면──)

[소이]

(우리가 유리한 상황에서 협상에 들어가게 된 것 같은데요…….

player는 무엇을 요구하려나요……?)

[슬라임코]

(아와와…… player 씨에게 모든 분들의 시선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어떻게 되는 걸까요……!?)

[자낙]

player 공.

요구조건을 물어도 되겠나?

[player]

그렇다면 그 대가로──

>왕국과의 동맹을 희망합니다.

[자낙]

뭣……!

[람포사 3세]

………….

[라나]

후훗……. player 님은 그쪽을 원하신 거였나요.

놀라우시네요──)

[player]

(……아마 이 즈음이, 카드를 꺼낼 최적의 타이밍이겠지.)

[람포사 3세]

동맹이라니…… 무슨 말인가?

[자낙]

금전이나 지위가 아닌, 동맹……?

동맹이라 함은, 국가간의 그것을 말하는 건가?

……이것은 대체……?

>이 서장에, 승인을 해주시길──

player는 국왕에게, 준비해 온 서한을 건넸다.

[람포사 3세]

이것은…….

[자낙]

아버님.

그 편지에는 뭐라고……?

[람포사 3세]

player 공이 소속된 국가의 개요……

그리고, 우리나라와 동맹을 맺을 때의 제반조건에 대해 기술되어 있다.

[player]

(국가의 개요는, 교류가 부족한 동방국가를 참고로 쓴 위장정보…….

정보가 적다보니, 조사하는 데 고생 좀 했지만──)

[자낙]

(동생 녀석은 player의 배경을 알고 있었던가……?

저 괴물이라면, 추측하지 못할 것 같진 않는데…….

그래놓고 모르는 척 하고 있었단 건가……?)

[람포사 3세]

player 공은 현재 어느 국가와도 일정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하던데…….

우리나라와의 동맹관계가 맺어진다면, 의뢰를 받아주겠다는 건가.

[소이]

(……지위도 재산도 아닌 동맹인가요.

훌륭한 수완이네요. 과연 나자릭의 외교직을 맡을만해요.)

[자낙]

(우리나라에서의 지위를 요구하면, 그것은 산하에 들어가는 것이나 마찬가지…….

그렇게 되면 뜻에 맞지 않는 명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맹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

게다가, player 일행은 왕국의 동맹국이라는 뒷배를 가지게 된다…….

이는 곧 국가로서 승인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의미──

player 일당이 소속된 나라……

아니, 나라인지 아닌지도 불분명한 집단에 있어서는, 큰 의미를 가진다는 건가.

협상권을 유지한 채 그만한 이익을 얻어가다니── 더없는 처사로군.)

[슬라임코]

(므므읏……. 저만 못 따라간다는 분위기가 팍팍 나는데요…….

아무튼, 그럴듯한 표정을 짓고 있기로──)

[자낙]

……아버님.

서신에 기록되어 있다는 조건들은 어떤 것들입니까?

[람포사 3세]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다.

양국 간의 안전보장 확인과

양국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유통을 검토하자는 제안이다.

[자낙]

(조건 치고는 너무 무난하다…….

그렇다면 player가 요구하고 있는 것은, 역시 단순히 왕국의 동맹국이라는 직함──?)

[자락]

……몇 가지 확인하고 싶은 점이 있다.

player 공과 그동안 동행했던 분들도 같은 국가 출신인가?

>자세한 사항은 동맹을 맺어진 후 차분히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자낙]

(전력의 공개에는 응하지 않는가…….

이미 충분하고도 남을 정도로 실력을 보이고 있으니, 추가정보를 공개할 필요도 없다는 건가.)

혹시 모르니 다시 확인하겠다만──

이번 임무를 맡는 조건이, 동맹체결이라 인식해도 괜찮겠나?

>그렇습니다.

>최선을 다할 것은 약속드립니다.

[자낙]

(즉── 성공시킨 후의 보상 등은 별개 이야기, 라는 건가.)

……임무를 달성했을 때, 우리 측이 준비해야 할 보수는 달리 있나?

>성과에 따라, 재차 제시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소이]

(성공여부에 관계없이 조건을 받아들이게 하고──

그에 더해, 성공보수는 별도 교섭의 여지를 마련해 둔다.

이것도 괜찮은 수완이네요.)

[람포사 3세]

……나도 묻도록 하지.

어째서 우리나라를 동맹 상대로 뽑은 건가?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입니다.

>국왕 폐하의 신념이 감명 깊었기 때문입니다. -선택

[자낙]

(진짜 이유 같은 건 밝힐 리 없겠지…….

하나 꼽아보자면── 세 나라 중에서 가장 다루기 쉬운 국가라는 점인가.)

[라나]

아바마마…… 이건 나쁘지 않은 제안이라 생각해요.

지금까지 player 님은 이 나라를 위해서 많은 공헌을 해주셨어요. 앞으로도 힘이 되어 주시겠죠.

거기에── 이 단계에서 동맹을 체결할 수 있다는 것은, 제국이나 법국보다 앞서가는 것……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자낙]

(……확실히, 이 상황에서 거절이라도 하면 player 등은 타국으로 향할 우려가 있지.

만약 다른 나라와 동맹을 맺을 경우── 우리나라의 위상은 더욱 악화될테고…….

……아아, 그렇구나……. 그랬던 건가──

이들에게 이야기를 꺼낸 시점에서, 우리나라는 선택의 여지를 잃었던 거야……!)

[라나]

아바마마…… 이러고 있는 동안에도 시간은 가차없이 지나가고 있어요.

한시라도 빨리 결단하시지 않으면──

[자낙]

…….

저도, 동의합니다.

[람포사 3세]

그렇구나…… player 공.

조건에 동의하도록 하지.

부디, 의뢰를 맡아주게나.

>──감사드립니다.

>사력을 다하여 임하겠습니다.

[자낙]

……그럼, 동굴 내부의 정보나 다른 부대의 배치상황 등에 대해

전달해드리죠.

정보를 입수한 player 일행은

국왕의 어전에서 물러났다──

.

.

.

[자낙]

(종잇조각 한 장으로, player의 집단은 국가로 승인을 얻었다…….

백성이나 영토는 고사하고, 군주의 모습조차 확인하지 못했는데도…….

그가 몸 담은 집단이, 악인들의 모임이 아니길 바랄 수밖에 없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