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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번역 4-1) 사쿠라퀘스트 제로 초봄의 침입자

망도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1.05 21: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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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가급적 번역해서 적었는데 이번 권은 외국어 사용 빈도가 높기도 하고 사나에의 허영심을 반영한 현학적인 표현이라고 생각되기에 원문 그대로 씀.



뚝······, 뚝···.




고무 패킹이 낡은 수도꼭지에서 물방울이 규칙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세면기의 표면은 지금도 장력을 잃어, 넘칠 것 같다.





벌써 얼마나 오랜 시간 물방울을 응시하고 있었을까?



낮이라고는 하나, 지은 지 70년을 넘은 고민가(古民家)의 욕실은 케케묵고 어둑어둑하다.



그런데 빈틈투성이인 가옥 중에서는 여기가 가장 안전하다.





코우즈키 사나에(香月早苗)는 빈 욕조 안에서 무릎을 굽히고, 그저 공포에 견디고만 있다.



“어쩌지······ 아직 있으려나, ‘녀석’은······”







발단은 몇 시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나에는 평소처럼 코타츠에서 노트북을 펼쳤다.



본업은 웹디자이너 겸 시스템 엔지니어이며, 기본적으로 일은 인터넷과 노트북만 있으면 어디서라도 가능하다.



도쿄에 있었을 때부터 단골손님이었던 클라이언트에게 납품을 마치고, 사나에는 한숨을 쉬었다.



“아~아, 이걸로 또 당분간은 무직이구나.”





혼잣말이 많아진 자신을 깨닫는다.



마노야마에 이주하고 반년, 아직까지 친구라 부를만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이럴 리가 없다.



하고 3일에 1번은 생각한다.





이주를 결심한 이유는 여러가지 있었지만, 마노야마를 고른 것에 그다지 이유는 없었다.



마침 LOHAS*라던가 슬로우 라이프 같은 것이 유행할 때, 마침 뉴스에서 마노야마 시가 I턴* 이주자를 모집하고 있는 것을 봐버린 것이다.

*LOHAS: 일반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환경 보전이나 사회적 책임, 즉 지구의 미래를 고려하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
*I턴: 도시 토박이가 농촌으로 이주하는 현상.




마노야마라 하면 당연히 아무런 인연이 없다.



어디 있는 현인지도 몰랐었다.



다만 시로부터의 보조금으로 고민가를 파격가에 살 수 있는 것을 알아서, 반쯤 분위기에 휩쓸려 사나에는 정들었던 도쿄를 떠났다.





친구들로부터 줄줄이 반대를 받았지만 ‘지금 시대에 이런 생활 방식 쪽이 오히려 새롭달까나?’ 같은 잘 모르겠는 이론을 들이밀었다.



친구들은 ‘아~ 또 평소의 그거네.’ 같은 아무래도 좋다는 표정으로 그 이상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정들면 고향이라 하지만, 마노야마는 살아도 살아도 마노야마였다.



확실히 경치는 아름답다.



석양이 질 무렵의 전원풍경 같은 건 각별하다.



공기도 맑고, 만원전차의 스트레스도 없다.



그렇지만 고독하다.



압도적으로 고독하다.



쇼핑에 나가도 노인밖에 없다.



사나에와 동년배 여성 같은 건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거기에 마노야마는 호쿠리쿠 지역 특유의 이른바 산촌(散村)으로, 한 쪽에 펼쳐진 농토 부근에 민가가 드문드문 흩어져 있다.



비좁은 도쿄에서 나고 자란 사나에게 있어선 이웃의 개념은 크게 다르다.





사나에의 생각 속 시골의 이미지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과의 거리가 가깝고, 모두 다정하며 간섭을 좋아하는 것이다.



외부 사람인 자신도 받아들여 주겠지 하고 기대했었다.



하지만 애초에 물리적인 거리가 먼 것이다.



어쩌면 사나에가 이주해왔다는 사실 자체가 알려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마치 유령 같다.







겨울엔 목숨의 위험마저 느꼈다.



호쿠리쿠의 겨울을 사나에는 완전히 얕보고 있었다.



눈사람이라든가 카마쿠라*라던가 목가적인 풍경을 상상했었다.

*눈 많이 내리는 지방에서 정월대보름에 움집 짓고 불피워서 먹고 노는 행사



현실은 매일 제설하지 않으면 차를 빼는 것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이것이 의외로 중노동으로 만원전차 쪽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팔뚝이 상당히 늠름해지고 말았다.







3월이 되고 드디어 폭설의 고생에서 해방되긴 했지만, 봄 기운은 아직 먼 미래인 것 같다.



벚꽃의 개화도 호쿠리쿠는 관동보다 2주 정도 느리다고 한다.



“배고프다······”



다행히 식비의 비축분은 아직 있다.



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소규모 슈퍼가 있어서 정기적으로 대량 구매해둔다.



‘세레브’(celeb*)란 이름의 슈퍼이지만, 가게명과 동떨어진 외관과 고객층이 더욱 애수를 자극한다.

*일본한정 고급스러운 것을 추구하는 집단, 참피가 말하는 세레브한 와타시의 그 세레브






사나에는 직접 요리를 하지 않는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다.



요즘 인스턴트 식품이나 냉장식품은 자신이 서툴게 만든 것보다 훨씬 맛있다.



요리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도 자신의 시간을 충실히 하고 싶다는 독자적인 QOL(Quality Of Life,삶의 질)이론으로 무장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론 부엌 쓰레기 배출량이 말도 안되게 많다.



부엌 쓰레기는 벌레를 불러들이고 만다.



사나에가 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벌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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