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좀비의 수현은 자신만의 정의(justice)를 정의(define)하고,

타인이 자신의 정의(justice)에 들어맞지 않을 경우 가차없이 악인으로 정의 내려버림.

지 혼자서 판결 다 하고 의사봉까지 땅땅 내려쳐버리는 인물이다.

이웃집 좀비의 수현을 한 단어로 나타내자면 '심판관'라고 칭할 수 있겠음.

너네 이 장면 보고 떠오른 인물 없음?

나는 개인적으로 잠뜰티비가 여기서 누군가를 떠올리도록 의도했다고 생각하는데.

난 경찰이면서 이기적일 수도 있고, 관용도 베풀 줄 알며,

때론 철퇴를 후려패는게 중요하지도 않을 수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는 인물이 바로 미수반 수현이라고 생각함.

Q. 어째서 미수반 수현은 관용을 베풀 줄 아는 인간인가?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미수반 EP 1 : 섬마을 살인사건]과 [미수반 외전 : 우리들의 일상]에서 찾을 수 있음.

<이 대화문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

1. 수 경사는 고은주가 말하지 않은 것을 들어주고자 함. 그리고 그것을 말하도록 유도함.

2. 수 경사는 자신이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앎.

3. 수 경사는 고은주의 말에 심판이 아닌 공감을 해줌.

그리고 이건 수 경사가 고은주에게 공감을 해줌으로써 만들어낸 미래.

양쪽 다 똑같은 심문을 했음. 그리고 양쪽 다 결과는 바뀌지 않음.

하지만 중요한 것은, 수 경사는 심판이 아닌 공감을 통해 한 범죄자의 미래를 바꿔놓았다는 점임.

그는 심판관이 아닌 '심문관'으로서 고은주를 대했기에 그녀를 어느 정도 개과천선시키는 데 성공했음.

반면 이웃좀 수 경장은 어떤가?

일단 명훈의 말을 들으려 하지도 않았음. 자신의 잣대를 들이밀어 공감이 아닌 심판을 내림.

이런 행동은 징벌적인 면에서는 매우 훌륭한 대처였을지도 모름.

하지만 교화적인 면에서는 완전히 잘못된 대처라고 생각함.

명훈은 결과적으로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생각하고 개과천선할 기회를 갖지 못했음.

이런 사람들이 다시 감옥에서 밖으로 나오게 된다면.. 그 후에 되풀이 될 일들은 너희들의 상상에 맡기겠음.

이웃좀 수현과 미수반 수현의 가치관 정립 정도의 차이.

: 수 경사는 아직도 가치관을 정립 중인 상태임. 반면 수 경장은 완전히 가치관이 정립된 상태임.

이웃좀 수현의 신념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적이었지만, 미수반 수현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단 얘기.

난 개인적으로 미수반 수현의 정신적 면이 미수반 2기에서 크게 성장 할 거라 생각하는데,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에서 다루겠음.

Q. 어째서 미수반 수현에게는 이기적인 면이 있는 것인가?

이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수현의 과거 스토리를 살펴봐야 함.

수현은 어릴 적 통제적인 집안에서 자람.

자라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걸 많이 하지 못했었다는 얘기임.

그런 수현에게 변화가 찾아옴.

만화 영화의 히어로와 정의의 경찰들을 동경하며 경찰의 꿈을 키우고,

결국 혼자서 공부하여 경찰 시험에 붙음.

수 경사는 이걸 '일탈 행위'라고 칭함.

아들이 공무원 되는 걸 극도로 반대했던 부모님의 바람을 따르지 않고 처음으로 자신이 하고자 한 일을 이뤄낸 것이기 때문일거임.

미수반 수현은 경찰이 된 사건 이후로 인생 만족도가 올라갔고,

이웃좀 수현은 좀비 세상이 된 이후로 인생 만족도가 올라갔을거라 생각함.

어차피 좀비 세상이 되어버린 마당에, 자신의 정의의 잣대로 사람을 심판하여 맘대로 살해한다 해도, 그 짓을 말릴 사람이 다 좀비로 변해버렸을테니까.

가치관에서의 장애물이 별로 없었을거임.

어찌 됐든 일생일대의 사건이 일어난 이후 둘 다 행복해졌다는 점은 같은 듯.

이야기가 좀 딴 데로 샌 것 같은데,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수 경사의 대화창에서만 저런 대화 선택지가 뜬 게 과연 수 경사의 능력 때문만일까?

난 아니라고 본다.

수현은 송아정(부모)이 윤소희(딸)를 도구로만 인식하고, 도구의 역할로 소희를 통제하는 것을 불쾌하게 여김.

그리고 이 상황을 경찰로선 알아가야 하겠지만 '나로선 알고 싶지 않다'고 함.

이 아이한테서 자신이 부모한테 통제당하던 과거를 떠올렸기 때문임.

수 경사에게 이기적인 면모가 아예 없었다면, '나로선' 알고 싶지 않다는 텍스트는 등장해선 안 됨. 더 알아가야 한다는 텍스트만 떠야지.

이웃좀 수현이 예나를 지키다가 결국 자기 목숨을 버리게 됐음에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과는 대비된다고 봄.

이웃좀 수현과 예나같은 관계성은 미수반에서도 찾아볼 수 있긴 함.

바로 각 경사 - 수 경사 관계임. ( 그 외 잠 경위 - 덕 경장 관계 등)

수 경사는 자기 방에다 각 경사랑 함께 찍은 사진을 걸어둠.

자기 방에다가 가족사진은 안 걸어놓고 자기 직장 상사랑 찍은 사진을 액자에까지 넣어서 걸어둔다? 이게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잖음.

수 경사의 각 경사에 대한 평가를 보면, 어릴 적 자기가 동경했던 히어로들을 각 경사한테 어느 정도 투영시키는 면이 보임.

각 경사를 동경하고 존경하는 건 예전부터 지금까지 그대로인 것 같고, 경장 시절엔 지금보다 의지도 많이 했을거라 생각함.

예나가 이웃좀 수현을 멋진 어른으로 생각하고 의지하는 부분이랑 많이 겹침.

미수반 수현한테선 누군가를 자신의 모토로 정해놓고 의지한단 점에서 예나와 같은 아이의 면모가 보임.

반면 이웃좀 수현은 예나를 보호해주고 의지할 상대가 되어준다는 점에서 보호자(어른)의 면모가 보임.

+ 추가적으로 말하자면,

수 경사와 각 경사의 관계성을 이웃좀 예나와 수현의 관계성에 비유했다 해서, 각 경사가 이웃좀 수현같은 느낌은 아니라고 생각함.

각 경사의 독백 중 수 경사가 존경하는 자신의 모습이 실제 자신의 모습과는 좀 다르다고 생각하는 내용이 있음.

미수반 2기에서 수현이 더 많은 경험을 통해 이걸 깨닫는다면 좀 더 성장할 수 있을거라 봄.

미수반 수현과 이웃좀 수현은 여러 부분에서 서로 반대되지만, 모두 부족한 점이 있는 인물이라는 점은 같음.

그리고 이런 부족한 점이 각 캐릭터의 특색을 만들어내고, 매력을 자아냄.

그게 내가 미수반 수현과 이웃좀 수현이라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함.

지금까지 쓴 건 어디까지나 나의 생각일 뿐임.

반박 환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