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259,200초가 흐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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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2016-01-14

ㅇㅇ(211.246) 2020.05.04 18:41:57

조회 150 추천 3 댓글 1

이별은 이십오만 구천 이백초를 건너야 비로소 내게 왔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4음절의 한 마디가

눈에 훤히 보이던, 머리에 뻔히 그려지던

2년의 시간을 쉽게 부숴내지 못했나보다.

300km의 거리 만큼이나 우리는 멀었다

그래서 우리의 이별은 더욱 안타깝게도 더 멀어질 곳이 없다.

비로소 약 26만 초가 흐른 뒤

좋은 노래를 들었을 때 들려주고 싶은 사람이 없다는 것

늦은 퇴근에 듣고싶은 목소리가 없다는 것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을 이가 없다는 것

오늘 점심 메뉴가 무엇인지 물어봐줄 사람이 없다는 것...

이별의 말이 공중에 퍼뜨려지고 3초의 정적이 흘렀을 때

그것이 이별인줄만 알았다.

네가 없는 억겁의 초를 보내기 위해

신께서 당신을 생각하라며 영영 지나가지 않을

26만 초를 내게 보내셨다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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