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붕이 사이키델릭 앨범 냈음

azae · 2024.05.15 12: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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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o6a.bandcamp.com/album/pistol

[앨범에 대해서]

이전 앨범이 가장 제작 기간이 길었다면 이건 오히려 역으로 제일 짧았음. 왜냐하면 이전 앨범 막바지 작업을 하면서 동시에 제작이 시작됐기 때문. 이전 앨범은 사실 거의 제작이 다 되었을때도 1번 곡 녹음이 계속 늘어졌기에 아예 다른 곡들을 작업할 시간이 났음. "2주만에 새로운 걸 가져올 정도면 얼마나 대충 만든 거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상술했 듯이 대충 만들지 않았음. 그 곡 녹음 일정이 2달이나 연장됐을 뿐.

방향성의 경우 기존에 내가 냈던 앨범들이랑 많이 달라졌는데 이번에도 백화점 식이긴 하지만 범위가 상당히 좁아졌음.

전에는 그냥 제작 중에 괜찮은 곡 몇개 있으면 전부 들어갔었지.

하지만 이번에는 처음부터 모든 곡을 사이키델릭의 범주 안에 포함될 수 있는 음악만을 참고해서 만들었음. 확실히 지난 앨범처럼 중구난방으로 들리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함. 이번에는 그래도 어느 정도는 일관성이 있다.

이전 앨범 제작 시기랑 녹음 여건이 전혀 다른 점이 없었으므로 미안하지만 여전히 보컬 음질은 그닥이라고 생각함. 보컬 멜로디도 전처럼 녹음할때마다 즉흥으로 지어냈으니 여전히 완전하다고는 볼 수 없고. 그 점에 대해서는 나도 들어주는 사람들한테는 미안하지만 여건이 안 돼서 어쩔 수가 없었음.

앨범 타이틀과 커버는 당연히 비틀즈의 Revolver를 패러디 한 것. 테두리에 글자 써놓은 건 리볼버 50주년 기념반의 그것을 따라한 거임.

앨범 전반에 대한 소개는 여기까지.

[수록곡 소개]

1. Romvlvs

앨범을 만들때 첫 곡부터 딱 듣고 "이건 사이키델릭이다."라고 인식할만한 곡을 만들기를 원했음. 성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레퍼런스는 2곡이 있었음. 첫번째는 아자젤의 Azathoth, 두번째는 핑크 플로이드의 Matilda Mother. 전자에서는 전반적인 분위기를 참고했고 후자에서는 벌스 중간에 일렉 기타 중심으로 진행되는 부분을 참고했음.

또, 보컬의 경우는 실제 결과물을 들었을때 설득력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긴 하지만 원래는 도어즈의 짐 모리슨처럼 부르고자 했음. 그거 때문에 녹음한 뒤에 아예 한 키를 낮췄는데 그래도 딱히 짐 모리슨처럼은 안 들리더라. 아쉬웠다.

기악 솔로는 보컬 콰이어가 있음.

2. Rain Of Tears

제작할때 의도했던 장르는 사이키델릭 포크. 지난 앨범을 들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거기서도 2번 트랙으로는 사이키델릭 포크 장르의 곡이 들어갔었음.

근데 이건 그 곡이랑은 사운드에서 판이한 차이가 있음. 물론 똑같이 사이키델릭 포크의 범주에서 레퍼런스를 잡아서 제작했지만 애초에 참고한 곡들부터가 장르만 같을 뿐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기 때문. 이전 앨범의 그것은 마크 프라이나 디스 트레일스처럼 노골적으로 'Acid'한 사운드를 만드는 데에 집중했으나 이 곡은 그렇지 않음.

레퍼런스로 한 곡은 사이먼 핀의 Big White Car. 보컬도 일부러 사이먼 핀처럼 좀 거칠게 부르려고 했음. 솔직히 녹음하고 나니까 좀 더 거칠게 불렀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꽤 들기는 했지만. 참고로 베이스 볼륨이 엄청 큰 것도 사이먼 핀의 영향임.

기악 솔로는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있음.

여담으로 훅 부분은 잘 들어보면 박자 잘못 들어가서 약간 저는 것처럼 들리는 부분이 있는데 그닥 나쁘지 않아서 그 파트 재녹음은 안했음.

3. Before The Dream Faded

중세 유럽의 악기인 덜시머를 중심으로 하는 사이키델릭 팝.

사실 원래는 다들 하는 것처럼 그냥 어쿠스틱 기타를 메인으로 하려고 했지만 조금이라도 독특함을 주기 위해 일부러 덜시머를 썼음. 악기 사용 면에서는 여러모로 나에게는 기념비적인 곡인데 여기서 내가 만든 것 중 최초로 하모니카가 쓰였음.

레퍼런스는 미스언더스투드의 Who's Been Talking. 하모니카와 시타르가 등장한다는 기악 편성에서의 영향을 받았음.

기악 솔로는 언급한대로 하모니카와 시타르가 있음.

또 특이한 사항으로 훅이 없음.

곡 제목은 레퍼런스로 했던 음악가, 미스언더스투드의 앨범 제목에서 따왔음.

4. It's Better To Be Alone (When You're Down And Out)

사실 이건 장르를 뭐라고 소개해야 할지 모르겠음.

사운드 편성에 대해 설명하자면 피아노와 하프시코드를 중심으로 하는 간단한 곡임. 드럼이 등장하지 않는 것이 특징.

상대적으로 사운드가 정적으로 흘러가는만큼 보컬은 꽤 촐랑대는 편인데 이거 때문에 정신사납다고 평할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함. 근데 이 편성에 보컬까지 심심하게 해버리면 너무 지루할 것 같아서 그렇게 한 거.

기악 솔로는 EP가 있음.

이 곡도 훅이 없음.

제목의 경우는 존 레논의 Nobody Loves You (When Down And Out)의 영향을 받은 것.

5. No One Said

본래 헤비 사이키델릭을 의도했지만 뭔가 섹스 피스톨즈 같은 감성의 곡이 되었다는 느낌이 듦.

그렇게 된 데에는 이게 결정적인 실수였던 것 같은데 명확하게 레퍼런스가 없었음.

원래 에시드 락을 의도했기 때문에 디스토션이 걸린 일렉 기타가 메인을 차지하고 있음. 아니 그렇다기보다도 그냥 일렉 기타, 일렉 베이스, 드럼, 보컬 밖에 안 나오는 곡 (아웃트로에서 피아노도 잠깐 나오긴 함.)임. 훅 부분에서는 지난 앨범의 1번 트랙처럼 높은 목소리로 부름. 그렇지만 그때처럼 곡 전체를 그 목소리로 떼우는 게 아니라서 그런가 녹음에는 문제가 없었음. 또한 저번 앨범의 9번 곡에 이어서 다시 한번 샤우팅을 시도해본 곡이기도 함. 그러나 막상 녹음을 해보니까 그냥 샤우팅만으로는 거친 느낌이 충분하지 않아서 추가로 보컬에 디스토션을 걸어줬음. 덕분에 이 앨범에서 가장 거친 곡이 되었다.

기악 솔로는 일렉 기타 2번.

참고로 이 곡 제목도 3번처럼 미스언더스투드의 곡 제목에서 영감을 받았음.

6. Ash Colored Life

네오 사이키델리아를 의도한 곡. 다른 곡들은 전부 60년대 후반 ~ 70년대 초반의 그 사이키델릭 사운드를 얻고자 하는 시도였지만 이 곡은 좀 달랐음.

다른 곡에서 잘 안 나오던 신디사이저도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보컬 이펙트도 꽤 많이 들어갔음.

레퍼런스는 밥 트림블의 Through My Eyes와 테임 임팔라의 Endors Toi. 전자에서는 보컬 이펙트를, 후자에서는 전반적인 분위기를 참고했음. 이 곡도 보컬은 꽤 낮게 부른 편인데 그게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았기 때문임.

기악 솔로는 기타와 베이스가 있음. 이 곡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내 곡 중에서 베이스 솔로가 들어간 건 사운드클라우드에 마지막으로 냈던 메탈 앨범에 딱 하나 있음. 난 이게 이 곡에서 특징적인 부분이 되었다고 생각함.

[소개를 마치며]

저번 앨범이랑은 다르게 곡을 만드는대로 녹음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점이 마음에 들었음. 확실히 본인 역량에 비해 너무 무리한 시도는 좋지 않음을 느꼈다.

그러나 처음에 앨범 소개를 하며 말했다시피 이 앨범에서도 중요한 시도를 하나 했었지. 백화점식 구성을 최소화 하는 것을 말하는 거임. 확실히 지난 앨범은 만든 사람 입장에서 다시 들어봤을 때도 너무 뜬금없는 수준으로 수록곡들의 성향이 달랐음. 요컨데 유기성이 거의 없었다는 이야기임. 그리고 사운드클라우드에 처음 앨범을 올리던 그때부터 이건 매번 그랬었음.

그러나 이번 앨범에서 나름 장르를 통일하는 데에 성공하고부터는 나도 유기성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조금은 생겼음.

항상 말하는 거지만 이 글을 봐줘서, 이 앨범을 들어줘서 진심으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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