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투약현황 1년차

ㅇㅇ · 2020.10.24 02:51:49

1. 작년 8월초 교통사고 뇌출혈 입원 불면증 생김

중환자실 며칠 있을땐 자다깨다 기절하듯했는데

일반병실로 옮기고 나서 3일정도 못잠

이번에야말로 진짜 머리가 깨질것같다 싶어서

의사쌤한테 매달려서 수면제 처방받음

스틸녹스10 먹어야 3시간 겨우 잘수있었음

한달넘게 입원했고 퇴원해서도 계속 못잠

너무 예민해져서 복도 지나가는 간호사 발소리,

창밖에 차 지나가는 소리, 매미 소리 등에 깨고

잘때 누가 병실 들어올 것 같은 두려움 등

불안장애가 매우 심해졌음

신경과 신경외과 이비인후과 전전하다가

감정기복이 너무 커지고 우울증 불안장애 못참아서

결국 10월중순 정신과의원 방문 진료

의사가 대학병원 가서 치료받으라고 함

예약 제일 빠른게 3주 걸려서 겨우 기다림

그전까진 스틸녹스10+에나폰 먹고 견딤

그러면 1시간 뒤척이다가 3시간 자고 깸

한번 깨면 그 이후에 아예 못잠

너무 졸리고 피곤해서 죽을것같은데 낮잠도 못잠

약이 안들땐 며칠연속으로 8시간 눈만감고 누워있음

이게 제일 정신병 걸리게 만들었던거 같음

2. 11월중순 대학병원 첫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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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진료라 1주만 처방해주심

1주일후 진료때 3주분 주심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이후 약을 계속 늘려줌

3. 올해 4월쯤 SSRI 증량완료 상태?

의사쌤이 이때쯤 돼도 큰 차도가 없어서 그런가

이후 SNRI로 약을 서서히 바꾸며 조절하시려한듯

4. 오늘 처방 받은 약

렉사프로 조금씩 줄이고 이팩사웰부트린 증량중

현재 상태

1. 입면장애+수면유지장애

약을 안 먹으면 아예 입면자체가 불가능함

몇번 약을 집에 놔두고 와서 못 먹은 적 있는데

몇시간을 자려고 생각비우고 누워있어도 못잠

가끔 약빨 안 들때는 약 먹고도 못자기도 함

이건 그래도 약을 먹긴해서 불안장애는 안옴

그리고 한번 깨면 이어자기 못함

지금은 스틸녹스CR12.5라 한번에 4,5시간은 잠

그 이후엔 정신은 깨어있지만 그냥 눈감고있음

깨어났다고 일어나면 진짜 너무 피곤하고 힘듦

가끔 오후에 너무 피곤해서 눈감고누워서 쉼

물론 몇시간을 눈감고있어도 잠은 안 들음

2. 공황장애

사고후 당연히 술을 아예 끊었음

그러다가 딱 한번 술 조금 먹은적 있는데

술먹고 약 먹으면 안 된다고 들어서

아 오늘 피곤하니 약 없어도 잘수있지않을까? 해서

약 거르기로 마음먹음

한두시간 누워있는데 당연히 잠 안 옴

그러다가 온갖생각 불안함이 수도꼭지 터지듯 쏟아지고

공황장애 오면서 온몸이 마비된듯하고 숨도 못쉼

머리도 누가 심벌즈로 계속 때리는듯하고

암튼 이 이후 약 없으면 불안함이 엄청 심해짐

3. 감정의 역치가 매우 높아짐

감정이 -10에서 +10까지 있다면

이전의 나는 -5에서 +8 정도를 느끼는 사람이었고

사고 이후엔 갑자기 감정 울컥해지면 -9까지 내려감

근데 약을 계속 먹으니 격해지는 감정이 없어짐

장점은 이제 일부러 나쁜 생각하지 않는 이상

부정적인 감정이 거의 안 일어남

단점은 그래서 느끼는 감정이 -1에서 +1 정도 됨

모든일에 무기력하고 감흥없어짐

아무것도 안해도 아무것도 하기싫다고만 생각하고

매일매일 힘들고 피곤하고 피로함만 느낌

4. 성격변화

원래 외향적인 성격인데 사람보기 싫어짐

누군가를 만나러 나가면 기가 빨려나가는 느낌

술먹고 노는것도 회식도 좋아했는데 이제 힘듦

약속 생길것 같으면 나가기 싫어서 최대한 뺌

많이 예민해지고 특히 소리에 너무 민감해짐

사고 초반엔 조그마한 소리에도 벌떡벌떡 깨서

진짜 죽고싶다고 생각 많이 함

그렇다고 또 너무 조용하면 이명때문에 힘듦

외출할때 시끄러운곳 사람많은곳 가면

이거땜에 정신나가는 것 같음

이인증도 엄청 심했는데 최근엔 좀 줄어듦

(병원 외에 외출을 별로 안 해서..)

5. 신체변화

만성두통 두중감 이명 과호흡 어지러움 두근거림

미열 이상후각 오한 마른기침 잘때심해지는기침

숨쉬기힘듦 헛구역질 구토 설사 빈뇨 복통

몸살 가끔씩다리힘풀림 등등

뭐 이거땜에 평생 안가본 병원 과별로 거의 다가본듯

근데 대부분 검사해도 정상이거나

스트레스 때문에 아픈거라고 함 ㅎㅎ

아픈거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건데

스트레스를 받아서 다른곳이 또 아픈거라함

몇달간 식도염 위염 장염 앓으면서

식욕을 아예 잃어버림

밥 먹는것 자체가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서

평일엔 회사에서 점심만 먹고

주말은 먹을때도 안먹을때도.. 이틀에 한끼먹기도함

그러다보니 몸무게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근육이 빠지면서 체력이 매우 떨어짐

지금은 미열 식위장염 거의 없어졌는데

위가 너무 줄어서 하루에 한끼 넘게먹으면 힘듦

-

나는 가족이나 친구한테

현재 내 상태를 자세히 말하기 꺼려짐

나는 내가 당하면 싫은 짓을 남한테 하기 싫어

내가 싫어하는게 감정쓰레기통

나 지금 너무 힘들고 아프다고

이걸 가족이나 친구 붙잡고 구구절절 털면서

상대방이 그거땜에 나를 괜히 신경쓰고

그거로 배려하게 만드는 상황이 싫음

다른 사람들은 내가 그냥 머리를 다쳐서

그것땜에 불면증 생기고 좀 까칠해졌다고만 생각

불안장애 공황장애 이인증 등등 아무것도 모름

의사쌤말고는 내가 지금 어떤지 아무한테도 말안함

사실 의사쌤한테도 모두 싹 털어놓지는 못함

나의 밑바닥을 남에게 보여주는것 같아서..

그래도 이러이러한 증상때문에 힘든건 말함..

근데 혼자 견디기는 너무 힘들어서

내 맘속에 가상의 의사를 한명 만들고

그 의사한테 속으로 내생각 다 털어놓고 그랬음

계속 내 마음과 상태 등을 정리하고 싶어서

신체 정신이 어질러져있으니깐 불안해서

만약 그냥 뼈가 부러졌다면 싶었음

그러면 내가 얼마나 다쳤는지 눈에 보이고

치료 회복기간이 어떨지 객관화가 되니깐

몇주면 뼈가 붙고 몇달만 지나면 다 회복될거다

이런 플랜이 눈에 보이면 안심이 되잖음

근데 지금 나는 정신적으로 매우 부담을 받고 있는데

내 상태를 객관인 증거?수치로 다 정리를 못하니깐

(엑스레이 CT MRI 등 검사로 확인이 가능한)

내가 얼마만 버티면 완치된다 이런걸 모르니깐

앞이 안보이는 막막함이 너무 힘듦

1년넘게 약을 먹는데 큰 차도가 없고

누구는 10년넘게 수면제 먹는다고 하던데

그 일이 내 일이 될 수도 있는거고

지금이 나아지고 있는 상태인건지

약으로 겨우 터지지 않은 댐 같은 상황인지

나중에 더 악화가 될지 등등 아무것도 모르니깐

어디 아파서 병원가면 스트레스때문에 그렇다고

최대한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해라 하는데

스트레스가 내가 안받을래 하면 안받아지는거임?

아픔 - 스트레스 - 더아픔 - 더스트레스

이게 무한반복이 되는건데

암튼..

오늘은 의사쌤이 왜 가족친구한테는 말 안하냐고

계속 맘속의사한테 말걸고 털어놓는거 안좋은거다

나는 너무 생각이 많다고 생각을 하지말래

요가나 운동이나 여행 등등 하면서 생각을 비우고

가족한테 조금씩이라도 상태를 말해보래

근데 바로는 못할것같아서

일단 여기에 그냥 일기장 쓰듯 써봄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이니깐 부담이 덜해져서

걍 감정쓰레기통처럼 오늘 감정 버려봄

사실 쓰기전엔 별생각 없었는데

쓰다보니깐 오랜만에 감정 -4정도 됨

그래서 좀 울면서 콧물 훌쩍이는 상태 ㅎㅎ

그래도 다행인건

사고초반엔 죽고싶다고만 생각했는데

이후엔 죽고싶지는 않고 살기싫다가 되고

나중에 내가 이렇게까지 해서 살아야하나 싶다가

지금은 이제 나도 좀 살고싶다 정도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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