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해당 소설에서 나온 학생들은 인연랭크가 수치가 고장이 나버렸습니다.
ㄴ님들 이거 해봄? ㅋㅋ
ㄴ사진
ㄴ당황하더니 결혼축하한대 ㅋㅋ 완전 귀엽지
"오..."
나른한 오후, 잠시 쉬는 시간에 스마트폰을 보던 선생이 흥미를 가진다.
옆 세계의 트레이너란 사람이 자신의 우마무스메 앞에서 반지를 낀 사진을 보내고 반응을 보는 재밌는 몰카였다.
"나도 해볼까?"
선생은 인터넷에서 아무 반지나 주문한뒤, 당번 시간표를 살펴보았다.
"어디보자... 내일 당번이 누구더라?"
가엾게도, 선생은 트레이너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순진한 우마무스메들을 상대로 몰카를 했다는 것과, 사진도 허접하게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을 보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
오늘은 오랜만에 선생님과의 당번날이라 속으로 들뜬 노노미.
오는 내내 붉어지는 얼굴과 고양된 심박을 진정시키느라 애를 쓰던 노노미였다.
어찌나 신나보이던지, 평소 조용하던 노노미의 기사도 오늘따라 즐거운 하루가 될 것 같아보입니다, 아가씨 라며 띄워주었으니 말이다.
노노미는 그런 기사의 반응에 스스로가 선생과의 만남을 너무나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에 뺨을 부여잡고 미쳤어미쳤어 라고 되뇌었다.
노노미는 샬레의 정문 앞에서, 잠시 손거울을 이용해 자신의 외모를 가다듬었다.
혹시라도 너무 경박한 여자처럼 보이지 않게, 하늘을 뚫는 텐션을 자제할 필요는 있었다.
"흠, 흠..."
목도 가다듬은 노노미는 조심히 샬레의 문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어, 노노미 왔니?"
선생님이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든다.
"네! 노노미가 왔답니..."
샬레에 들어서자마자 선생의 손을 본 노노미의 몸이 굳는다.
생각보다 극적인 노노미의 반응에 선생의 흥미가 솟구친다.
"..."
"노노미, 오늘은 생각보다 당번일이 일찍 끝날 것 같아! 혹시 끝나고 전에 말한 가구 센터 가볼까? 대책위원회에 탁상 좀 알아본다며."
"..."
"노노미?"
"아, 네."
"그, 대책위원회에 놓을 탁상 알아보러 가구 센터 가지 않을래?"
"..."
"당번 끝나면..."
"네, 가요."
평소 약속을 잡으면 신이 난듯 보이는 노노미의 모습과는 다르게, 선생의 제안에도 표정의 변화 없이 덤덤히 대답하는 노노미의 모습이 어딘가 이상해보였다.
색다른 노노미의 반응에 신이 난 선생님은 조금 더 밀어붙여보기로 한다.
"흐흠, 그래... 그럼 이따가 가는걸로 하고... 아 참, 노노미. 혹시 향수 하나 추천해줄 수 있어?"
"...네?"
"집에 향수가 없어서... 향수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
노노미가 커다란 눈망울을 꿈뻑꿈뻑 열고 닫으며 선생님을 쳐다본다.
"어디에 쓰시게요?"
평소와 달리 묘하게 짧은 노노미의 말투.
선생은 살짝 서늘한 기분에 억지로 웃어보이며 말했다.
"아~ 요즘 와이프가..."
"와이프요?"
갑자기 선생님의 말을 끊는 노노미.
노노미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선생의 왼손을 바라보았다.
"어, 어..."
선생은 슬그머니 들었던 왼손을 내려보자, 노노미의 시선이 따라온다.
"선생님 결혼 안하셨잖아요."
"아~ 그게... 결혼을 하진 않았지만..."
"않았지만?"
급기아 선생의 말을 되풀이하는 노노미.
연장자의 말을 되풀이하며 되묻는, 어찌보면 무례한 행위이지만, 선생님은 그런걸 지적할 여력도 없이 가상의 변명을 마구마구 짜낸다.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고나 할..."
- 쿵!
노노미가 등교할때 들고다니던 백을 소파에 집어던진다.
그러고선 성큼성큼 선생님에게 다가와 허리를 숙인다.
"어어..."
선생은 무언가 위험함을 감지하고 본능적으로 살짝 뒤로 뺀다.
"선생님 약혼하셨나요?"
"그... 그렇지?"
"그래서 반지 끼고 오신건가요?"
"응."
"어제까지만 해도 없었잖아요."
"어... 어제...?"
"네."
"그게..."
"거짓말이네요?"
"어..."
"장난인가요?"
"음..."
노노미가 어느새 싱글벙글 웃고 있다. 들킨건가...!
그러나 왠지 모르게 그 웃음에서 맹수의 공포를 느낀 선생은, 허겁지겁 말을 쏟아냈다.
"아... 그치~! 어, 장난이야! 사실 이런 몰카가 요즘 유행이라 그래서~! 하하! 역시 노노미는 못 당해내겠네~!"
"..."
선생의 말이 끝났음에도 노노미는 미소지은 채 선생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 미안. 많이 놀랐어?"
"아뇨?"
"..."
"..."
묘하게 지속되는 침묵.
노노미가 선생님에게 손을 내밀자 선생이 자기도 모르게 흠칫 몸을 떨었다.
"손."
"어?"
"손 줘보시겠어요?"
"어, 어어..."
노노미의 명령에 선생은 반지낀 왼손을 노노미에게 내밀었다.
노노미는 부드러운 손길로 선생의 약지를 들어보인 뒤... 조심스레 반지를 빼냈다.
그러고선 반지를 이리저리 둘러본 노노미가 말했다.
"아, 이거 OO사 도금반지네요? 장식용으로 예쁜 반지잖아요."
"어, 어어... 어떻게 알았어?"
"후훗, 제가 반지에 대해 조금 알거든요~"
- 꾸깃
"....????????"
눈 앞에서 선생의 반지가 반으로 접혀버렸다.
"선생님, 다음부턴 이런 장난 하실때, 이렇게 허접한 반지로 하면 안된다구요?"
- 땡그랑
반으로 접힌 반지가 쓰레기통의 바닥을 구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니 저런거 말고..."
노노미는 쇼파에 던져둔 백으로 다가가 무언가를 뒤적이더니, 반지를 하나 꺼냈다.
"이걸로 하시겠어요?"
노노미가 꺼낸 반지는 얼핏 보면 선생님이 준비한 반지와 별로 다를게 없어보였다.
"으, 으응... 고, 고마워? 노노미...?"
어째서 여고생의 백에서 반지가 나오는거지, 영문을 모른채 반지를 교체당한 선생님은, 묘하게 조금 더 묵직한 반지를 들어 약지에 끼웠다.
- 콱!
그러자 노노미가 선생님의 손목을 붙잡았다.
"지금 말구요☆ 근무 시간이잖아요?"
"..."
뭐라 대답도 못한 선생은 조용히 반지를 주머니에 넣었다.
"자, 그럼 오늘 업무도 힘내볼까요? 선생님?"
"어, 어어... 그래."
주먹을 쥐고 파이팅 하는 노노미의 모습은, 남들이 보면 활발한 여고생으로 보일 터지만...
선생은 피가 통하지 않아 자국이 남은 손목을 어루만지며 목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아냈다.
"아... 근데 노노미..."
"네?"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키던 노노미가 답한다.
"어제... 아비도스에서 순찰갔다고 하지 않았어...?"
"네, 맞아요. 어제 순찰에 뭔가 궁금하신거 있으신가요?"
"...아니야."
선생은 노노미 앞에선 절대로 몰카를 하지 않겠노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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