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해변에서, 멍하니 서있는 우이가 보였다)

우이

......아, 선생님. 이쪽이에요.

이렇게나 빠르시다니.

실은 모모톡을 보내고 나서, 조금 후회했어요.

정말로, 엄청난 용건은 아니에요.

그저, 조금 걷고싶어서...... 라, 생각한 것 뿐이라.

......그런데, 선생님은 두말 없이 제가 있는 곳으로.

그, 보답이라긴 뭣 합니다만......

.....같이, 어떠신가요?

선생님

물론이야, 기꺼이 할게. 아메리카노지. / 우이의 컵을 받아 든다

(아메리카노를 한 손에 들고, 우이와 해변을 걸었다)

우이

......성도회도, 잘도 이런 멋진 장소를 찾아냈네요.

융통성 없는, 엄격한 조직이라고만 생각했지만요......

그렇지만도 않네요.

후훗......

......?

선생님, 무슨 일 있나요? 그, 그렇게 바라보시고......

선생님

오늘 우이는, 평소보다 표정이 부드럽구나. / 무인도에 익숙해졌어?

우이

저기..... 네.

그러니...... 용기를 내서, 선생님한테 연락한 거에요.

거기다......

......벌써, 해도 졌고요.

근처에 아무도 없는, 조용한 장소.

이 정도로 어두우면,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쓸 필요도, 없으니까요.

저한테 있어서는, 이 이상 없는 환경이에요.

......그나저나, 지금 대사한 똑 떼놓으면, 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흡혈귀 같네요.

후훗. 굳이 설명 안하셔도, 다 아시는군요...... 선생님께선

선생님은, 여러 학생들과 면식이 있으시니까-

그 안에는, 분명......

자기 자신에게 자신을 가지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눈이 신경 쓰여서 어쩔 수 없는 소심한 아이도 있을테죠.

......제가 특별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선생님

하지만, 우이는 우이야. / 소심한 아이라고는 생각이 안 드는걸?

우이

......그런, 가요?

그렇군요......

선생님이 말씀하시면, 자연스레 받아들여진다고 할까......

......거기다 저는, 소심하다기보단 , 까다로운 사람쪽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네요.

아뇨, 딱히 비하하거나 그런 건 아니니까요.

그저, 사실임에는 틀림없으니, 그렇단 자각은 가지고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행동했을때도 있으니......

그렇게하면, 제 개인공간에 들어오는 사람은 줄어드니까요.

......그렇지만, 최근은 그게 안 먹히는 것 같아서, 곤란에 빠져있어요.

우이

..........

......누구, 라고 말은 안하겠지만요.

아니면, 말로 해드리는 게 좋으신가요?

선생님

아하하, 우이도 큰일이네 / 에이, 농담이잖아.

우이

......하아, 너무 작위적이네요. 알고는 있었지만요.

저로서는, 말을 둘러대는 건 서투르니...... 외려 다행이라 상관은 없지만요.

선생님이 하시는 거니, 곁에 있어 주시는 것도, 분명 의미가 있겠죠?

덕분에 저도, 조금은...... 조금씩, 변해가는 느낌이 들어요.

......하지만, 언제나 휘둘릴 생각은 없답니다.

가, 가끔은...... 그, 응석을 부려보거나......

......선생님에게, 되갚아주거나.

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 둘만의 시간을 만든다던지.

......으으.

감히 이런 귀찮은 말을 하게 만드셨으니...... 아아아......최악이네요......

......저에게 붙잡히시다니, 선생님은 운이 없으시네요.

선생님

마지막까지, 선생님으로서 책임을 다 할테니까. / 언제까지나, 옆에서 지켜보고 있을게

우이

......하아. 또 그런 말씀을.

이, 이야기는 끝내도록 하죠.......

처음에도 말했지만요...... 오늘은, 조금 걷고 싶었을 뿐이니까요.

그 컵, 아직 남아있네요.

아무 말씀 없으셔도 괜찮으니까요......

최소한, 그걸 다 마실 때 까지는요......

조금, 걸을까요......

.....괜찮으시죠?

선생님

컵에 입을 댄다 / 작은 보폭으로 걸어간다.

우이

......후훗.

......나쁘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