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쯤 전, 싸펑 할인 중인데 돈이 없다며 손가락만 쪽쪽 빨길래

약 5만7천원 상당의 DLC 합본 세트를 선물해줬다.

같이 좀보이드 자주 해주는 것이 조건이었는데

이 괘씸한 녀석은 그렇게 약 2주를 잠수탔다.

그러던 오늘, 돈이 생겼는지 계좌를 달라는 까톡이 왔다.

마침 나는 좀보이드를 하고 있었기에 들어오라고 했다.

어쩐일인지 방금 막 자다 일어났으며 곧 들어가겠노라고 흔쾌히 수락했다.

내가 거점을 비운 사이 친구가 접속해서 캐릭터를 생성했다.

친구가 음식을 먹기 전에 거점에 돌아가야 한다.

거점의 창고를 둘러보고 필요한 아이템이 있으면 챙기라며 주의를 돌린다.

친구가 음식을 먹기 전에 빨리 거점에 도착해야 한다.

지금 내 뱃속에선 오직 한 명을 위한 특제 식재료가 연성되고 있으니까...

거점 어귀에 도착했다.

신속하게 하차하여 바닥에 우클릭 - 똥 누기

'신선한 데우지 않은 사람 똥'

인벤토리에 넣자 '비린내' 무들이 생겼다.

거점에 도착하니 친구는 어느덧 장비를 다 착용한 상태였다.

친구가 캐릭터를 만든지 약 10분 정도 지났기 때문에 친구의 캐릭터는 슬슬 허기를 느낄 것이다.

짐 정리는 내팽겨치고 바로 주방으로 뛰어 들어간다.

프라이팬 - 볶음 - '신선한 데우지 않은 사람 똥'

소세지와 순무, 양배추를 넣으니 불행이 사라졌다.

친구가 보기 전에 음식의 이름을 새로 지어준다.

'신선한 데워진 소세지 들어간 채소 볶음'

무심한듯 바닥에 프라이팬을 내려 놓는다

"야 밥 먹어, 쏘야볶"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친구가 음식을 먹기 전까지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혹시나 음식에 '다른 무언가'가 들어갔음을 눈치챌 수도 있으니...

친구는 손가락 까딱 안 하고 얻은 쏘야볶에 신이 난 모양이다

"야, 넣을게~"

'우걱우걱'

먹으면서 넣는다는 말은 왜 하는지 모르겠다

정작 넣는(혹은 넣은)것은 나인데 말이다.

친구는 오늘 시가 \ 60,000 상당의 똥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