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가계열(양가, 손가, 무가, 오가)태극권에서 중복되는 초식들을 추려내면 대충 37개 정도 나옵니다. 정만청 계열이나 왕배생 계열에서는 이렇게 37식 약식태극권이 존재합니다. 그중에서 옥녀천사나 섬통배처럼 약간 변형시키면 비슷하게 되는 초식을 퉁치고 하다보면 결국 노사님들이 말하는 것처럼 붕리제안 채열주고 진퇴고반정 13법으로 귀결될 겁니다.

제가 보기에 12형권은 동물의 상형象形을 취해서 동물의 기능을 공부하는 단련식에 가깝기 때문에 형의권의 기술은 오행권이 기본인 것 같습니다.

팔괘장도 횡원 단련용으로만 해서 잘 모르겠는데 왕향제 노사에 따르면 단환장, 쌍환장이 기본이고요.

그러니까 내가삼권은 애초에 그렇게 기술이 많지 않으며 기법의 대의大意를 봐서 권을 장으로 바꾸면서 각도를 살짝 바꾸면 상호간에 전환될 수 있는 것까지 포함하면 기술이 더더욱 줄어듭니다.

기술이 좀 격하게 들어가는 경우를 상정하면 제일 비슷한 게 mma의 용법이고요.

내가권의 거창한 표현들 -오기조원, 명경-암경-화경, 역골-역근-세수, 연정화기-연기화신-연신환허-환허합도, 음양, 오행, 팔괘 등등- 같은 거 가지고 홀려서 밥벌이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약간만 운동하고, 이쪽 바닥 책 뒤지면서 공부하다보면 이거 무슨 소리인지 다들 알잖습니까?

과跨와 방膀이랑 대추, 명문을 비롯한 척추를 풀어서 뼈의 개합이 명확해지면서 입원立圓이 확립되고 허실이 분명해지는 게 역골, 명경, 연정화기이고 명경에서 나아가서 미는 근육과 당기는 근육의 조화를 이루고, 과와, 방, 척추의 비틀림을 요결에 맞게 행하면서 횡원橫圓이 확립되는 것이 역근, 암경, 연기화신이고, 입원과 횡원이 두루 확립되어서 강유, 쾌만의 전변을 신속하게 연무하면서 기격에 능숙한 게 세수, 화경, 연신환허라고 봅니다.

사범들 중에서 화경, 공부가까지 쿵푸가 제대로 나오는 사람들 얼마나 있나요? 용천, 2,3번째 발가락 사이, 앞쪽 발목에 몸무게 떨어지면서 허실분명에 따라서 등通背과 팔通臂을 완전히 쭉쭉 뻗어야지 공부가 쌓이지 그렇지 않으면 춤사위에 불과하다고 가르쳐 주는 사람들 있기는 있던가요? 얼후 음악 틀어놓고 실실 연무하는 그 권가가 리듬 넣고 제대로 연무하면 얼마나 속도감 있고, 박력이 있게 되는지 보여주는 사람들 얼마나 있던가요?

중국무술 처럼 전문적으로 뼈와 횡격막, 인대, 근막을 풀면서 구조를 바르게 하는 것을 인식하고 투로나 스탠스 자체를 이를 위해서 구성하지는 않았더라도 어느 무술이나 연습하면서 힘이 나가는 경로를 효율화하는 과정은 다 있지 않나 싶습니다. 좀 성의 없는 곳에서는 몸을 교정하는 것을 연습량이나 일찍 입문하는 식으로 때우더군요.

자기들도 모르는 말을 되게 잘난 척하면서 주역과 도가 운운하면서 팔아먹는 사람들(도장이름 까고 싶네요.) 많은 한심한 바닥이라는 거 부정은 못합니다. 그리고 이게 비단 요즘만 이랬던 거 아닙니다.

이존의 노사 계열의 옛날 이야기를 쓴 ‘무인과 거문고’ 보면 태극권 제대로 배우려면 10년은 노사 곁에서 자세를 교정받으면서 기혈을 조정해야 한다고 하고, 의권에서는 참장을 10년간 서서 회수回首의 단계에 이르러야지 기격을 논한다고 합니다. 무공을 완성하는 데는 10년정도 걸리면 많이 걸린다고 할 수 없겠는데 아니 기격은 솔직히 3~5년이면 어느 정도는 가능하게 커리큘럼을 구성해야 할 것 아닙니까...

초반에 집중적으로 지도하면서 공력이 붙기 위한 포인트 같은거 자세하게 가르치면서 적당하게 도인법, 웨이트, 아쿠아백 타격+추수 등으로 보완하면 정말 빡시게 하면 기격까지는 3~5년이면 안되겠나 싶더군요. 무기술이랑 심법 까지 하면 대성하는 데는 10년 잡고요.

무가태극권 학위진 노사는 투로는 자기를 아는 과정이고, 추수는 남을 아는 과정인데 상대할 사람이 없으면 공 등의 물체를 두고서 붙었다 떨어졌다 하면서 홀로 추수를 연습해라고 했습니다. 제 선생님 말씀으로는 추수는 상대의 움직임에 맞춰서 나의 관절이 어떻게 점점연수로 변화하는지를 점검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로를 연무하는 것과 그닥 차이가 없고, 굳은 사람이랑 추수하면 오히려 공력이 안늘기 때문에 추수나 투로 모두 요결을 숙지한 상태에서 독련하는게 낫다고 하시더군요.

전에 이야기했습니다만, 기격 전문으로 하는 도장에서 완전초심자를 가르치는데 좀 심드렁하고, 커리큘럼이 부족해서 몸이 많이 굳은 사람은 해도 건강에 썩 도움이 안되는 경우가 은근히 있는데 이때 흥미를 잃게 하지 않으면서 합리적으로 가르치면서 3~5년에 걸쳐서 적당히 근력 붙이면서, 쾌만과 강유가 상제하게 투로 연무하고, 적당히 점점연수로 붙으면서 아쿠아백으로 추수나 타격 연습하게 해서 기격, ‘용’ 이전까지 ‘체’의 준비를 해줘서 어느 기격도장에 가더라도 기본은 되어있다 소리 듣게 해줄정도로 해주는 정도에 전통권의 가치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여기서 추가로 기격 하고 싶거든 앞으로는 산타나 mma도장에 가라고 소개해주면 되고요.

적당히 월사나 지도비만 맞추면 스승도 제값받으니 좋고, 제자도 제대로된 기예를 배우니 모두 윈윈할수 있지 않겠나 싶습니다.

일일이 교정해주는 게 귀찮으면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초짜가 빠지기 쉬운 병폐에 대한 교정 같은 걸 좀 자세하게 포스팅해서 자습할수 있게 하고, 부족하면 추가로 돈 내고 교정받고요.

뭐 내가 점혈을 하면 그냥 한방이네 저쩌네 거리는 방구석 최강, 사기꾼들이야 언제 어디서나 있었잖습니까?

중거리니 권병일치니 다 헛소리고 완전 초보일때 몸 풀면서 ‘체’를 단련하는 거랑 실제로 쓰는 ‘용’이랑 느낌이 다른 게 당연한거고, 그때 들어가는 느낌은 별도로 단련해야지 어쩌겠습니까? 그거 안하면 기격에서 약한 건 당연한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