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레붕이들. 어느새 21번째 시간이네. 이번 시간에는 '머프리 패거리' 애들에 대해 짧게 글을 써 볼까 해. 본 연재글 시리즈에서 갱단을 주제로 삼은 건 진지빨고 쓰는 레데리 시리즈4 - 오드리스콜 갱단 편 이후로 존나 오랜만이네.
그럼 거두절미하고, 바로 시작해 보도록 할게.
머프리 패거리(Murfree Brood)는 뉴 하노버 주 북부의 로아노키 능선에 위치한 '비버 동굴'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야만인 + 살인귀 + 식인종 + 강간마 + 현관 합체충 집단들로, 정확한 출신지는 불명이지만 설정상 이 새끼들은 1700년대 즈음부터 미국으로 이주해 온 혈족들이라 하며, 다른 갱단들에 비해 유독 두드러지는 특징이라 한다면 오랜 세월동안 문명 세계와 담을 쌓고 지들끼리 자급자족하며 살아오면서, 일절 외부인들과의 교류도 없이 오로지 현관 합체질로만 머릿수를 불려나간 탓인지, 이로 인한 유전적 결함 증세를 보여서 얘네들 거의 대부분이 존나 기괴한 생김새를 하고 있다는 것임.
마찬가지 이유로 외부 세계와 기초적인 상거래조차도 하지 않는 모양인지, 머프리 패거리는 본작에 등장하는 모든 적대 세력들 중에서 '밤도깨비', '스키너 브라더스' 등과 함께 가장 빈곤한 축에 속하는 똥포크 깡통단으로, 그 무장 수준도 하나하나 뜯어 보면 기껏해야 닳아빠진 더블 배럴 샷건이나 캐틀맨 리볼버, 마체테 등이 고작이고, 또 소지품도 별 쓰잘데없는 풀뿌리 따위랑 사냥용 미끼 정도 뿐이라서, 사실 갱단이라고 부르기도 존나 민망한 거지떼 수준임.
마찬가지로 '반 더 린드 갱단', '오드리스콜 갱단', '델 로보 갱단', '이탈리아 마피아' 등 굵직굵직한 갱단들에 비해서 한낱 깡촌 용역 깡패들에 지나지 않아 비교적 약체로 평가되는(이쪽 세계의 용어로 비유하자면, '건달'과 '양아치'의 차이랄까.) '래러미 갱단'도 그 무력과 규모, 악명은 좀 덜할지언정, '아벨 애서튼'(Abel Atherton)이라는 한 거물급 농장주 협회장을 뒷배경으로 두고 있는 덕에 이로부터 각종 자금을 지원받아 휘하 단원들이 각각 번듯한 랭카스터 리피터 등으로 중무장하고 있고, 또 약간의 현금을 비롯하여 회중시계나 금박이 버클, 금반지 등 값나가는 소지품들도 제법 지니고 다니는 걸 감안하면, 그래도 땅그지 집단인 머프리 패거리에 비한다면야 델타포스 수준이라고 봐도 좋음.
또한 이 새끼들은 본작에 등장하는 모든 적대 세력들 중에서 유일하게 플레이어와 조우할 시, 선제 공격보다는 "읔엨 누가 온다! 튀어!" 거리면서 빤쓰런 치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 쫄보 집단이기도 한데, 이는 방금 선술했듯이 머프리 패거리 자체의 무장 수준이 객체로 보나 군체로 보나 다른 정식 갱단들에 비해서 형편없는 수준 때문임도 있겠으나, 얘네들이 문명 세계와 동떨어져 수백년 간 혈족 중심의 작은 사회를 이루며 산 탓에, 타인에 대한 배타성과 경계심이 극도로 높기 때문인 것으로도 추측됨.
읔엨읔엨. 하지만 지금껏 서술한 찐따 같은 면모들은 어디까지나 플레이어가 락스타 게임즈 공인 세계관 최강의 총잡이인 '아서 모건'의 입장이니까 그렇게 보이는 것이고, 그 관점을 평범한 민간인으로 한정한다면, 머프리 패거리가 생각보다 무시무시한 살인귀 집단이라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음.
위에서 말한 대로, 햇빛도 잘 들지 않는 외진 숲속의 컴컴한 동굴 속에서 서로 현관 합체질이나 하며 지지리도 궁상맞게 살고, 일절 바깥 세계와 교류도 안 하는 데다가, 가축을 기른다는 묘사도 없고, 또 그런 주제에 머릿수는 바퀴벌레마냥 바글바글해서, 도대체 100여 년간이나 대대손손 해당 지역에 터잡고 살아오면서 식량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 왔는 건가 싶겠지만, 얘네들의 주머니를 털어 보면 우엉 뿌리 등의 풀떼기와 초식동물 유인용 미끼를 입수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평소 채집이나 수렵 활동을 통해서 식량을 조달해 왔다는 사실은 일단 파악할 수 있음.
그런데 문제는 얘네들이 얌전하게 숲속에서 멧돼지나 잡고, 풀이나 뜯어먹고 살았다면 좀 별난 자연인 집단 수준에서 끝났겠지만, 그 수렵의 대상이 동물 뿐 아니라 사람까지도 포함된다는 게 문제였음.
이 새끼들이 식인 행위를 아주 오랫동안 해 왔다는 점은 그리 어렵잖게 유추가 가능한데, 당장 이들의 근거지인 비버 동굴만 봐도 주변에 인골 더미들과 난자한 시체 토막들이 잔뜩 널부러져 있으며, 그 널부러진 양을 통해 추측해 보건데 '부족한 식량을 충당' 한다는 보조적인 수준을 넘어섬. 따라서 비슷한 행동 양식을 보이는 '스키너 브라더스' 애들처럼 머프리 새끼들도 아예 인육이 주식이고, 멧돼지나 사슴, 토끼 등 야생동물 고기와 각종 풀뿌리 등은 별식 내지 부식이거나, 대용식 개념이 아닐까 생각됨.
아니면 이들이 18세기경 미국에 갓 이민을 왔던 초창기엔 대가리 숫자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을 테니, 야생동물 수렵과 채집 활동만으로도 충분히 생계 유지가 가능했겠으나, 닫힌 사회 + 혈족 중심의 배타성 + 외부 사회 활동 전무 + 저지능 + 저학력 + 저소득층 조합이 대개 그렇듯이, 이 새끼들이 밥 쳐먹고 할 오락거리라곤 야스밖에는 없었을 테고, 또 이 무지한 야만인들은 피임이라는 개념조차 모를 확률이 크니, 걍 대책 없이 덮어놓고 무절제하게 무한 질싸를 갈겨대다 보니까, 더 이상 기존의 동물 사냥만으론 늘어난 식구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졌고, 이를 타파하고자 내친 김에 사람까지 함께 사냥하게 된 것으로 추정됨.
또 이들이 무절제하고 난잡한 현관 합체를 오락거리로 즐긴 것과 더불어, 사냥도 즐겨 했음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만큼, 우연히 자신의 영역을 지나가던 재수 옴 붙은 나그네들을 단순한 호기심으로, 또는 강도질을 벌이다가, 또는 기타 우발적인 사유로 뜻하지 않게 살해하게 되었고,(가령, 야생동물을 잡으려고 설치해 놓은 덫이나 구덩이에 우연찮게 사람이 걸려들었다든가.) 그 뒤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부산물 개념으로 얻어진 인육에 손을 대 봤더니, 생각보다 먹을 만 하더라 해서 점차 맛들린 게 아닐까도 싶음.
여기서 세계 범죄사에 관심이 있는 레붕이들이라면 진작에 눈치챘겠지만, 사실 이 머프리 패거리는 과거 스코틀랜드 역사상 최악의 연쇄살인마로 기록되었던 식인종 가족인 '소니 빈'(Sawney Bean) 일가를 모델로 했음.
여기서 이 소니 빈 일가에 대해서 자세히 짚고 넘어가보자면, 소니 빈은 1360년경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Edinburgh)에서 동쪽으로 약 150km 정도 떨어진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하수구 청소를 가업으로 삼는 어느 하층민 집안에서 태어났는데, 원래 소니가 교활하고 게으름피우길 좋아했던 성격인 탓도 있었고, 또 일생을 하수구 똥물이나 푸면서 비루하게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존나 못마땅했는지, 자기를 따르던 여자 한 명과 함께 가출을 감행해 스코틀랜드 서부에 있는 '갤러웨이'(Galloway) 지방의 해변가에 다다르게 되었음.
실제 소니 빈 일가가 거주했던 동굴 사진. 거기서 소니는 내부 길이가 약 1.6km(1마일)나 되는 거대한 동굴을 발견하고는 그곳을 근거지로 삼기로 결정했는데, 마침 해당 동굴은 상당히 깊고 넓은 데다가, 여기저기 샛길도 많고, 또 조수의 흐름에 따라 이틀에 한 번씩 썰물이 들이닥칠 때에는 입구에서부터 약 100m 가량이 완전히 물에 잠기는 덕에 외부에도 노출되지 않아 천혜 요새나 다름없어서 숨어 살기에는 더없이 안성맞춤인 장소였음.
근데 여기까진 좋았는데, 소니가 본래 일 하는 것을 원체 싫어하는 나태한 성격인 데다,(그래서 지 부모한테 상습적인 폭행을 당하곤 했음.) 매우 낮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탓에 딱히 할 줄 아는 재주도 없다 보니까 먹고 살 길이 존나 막막해졌음. 그래서 고민을 거듭하던 소니는 결국 해안가에서 근처 마을로 이어지는 인적이 드문 산골 길목에 매복하고 있다가 그 길을 지나는 운 없는 나그네들을 상대로 노상 강도질을 벌이면서 살기로 결심하게 됨.
위 사진은 당대의 소니 빈 묘사도. 그렇게 소니는 수많은 나그네들을 습격했는데 이때 후환을 없애기 위해서 한 번 표적으로 정한 대상은 반드시 숨통을 끊었고, 증거 인멸을 위해 희생자의 시체를 동굴까지 가져와 한쪽 구석에다 던져뒀음. 이러한 범행의 반복을 통해서 점점 살인에 숙달되어 가는 한편, 많은 양의 재물을 노획하는 데에도 성공하여 어느새 동굴 내부 구석에다 한가득 쌓아놓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음.
근데 문제는 이렇게 나그네들이 지니고 있던 값비싼 귀금속이나 의류 등을 잔뜩 착복하긴 했으나, 척 봐도 '주인이 누군지 티가 날 법한' (출처를 의심받을 수 있는) 이런 장물들을 인근 마을 시장에 함부로 내다팔았다간, 자칫 잘못하면 그간 범죄를 저질러왔다는 사실이 발각될 우려가 있었기에 현금화를 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음. 말인즉 그 누가 보더라도 비루하고 빈천한 행색의 소니가 해당 장물들의 주인으로 보일 리는 없었고, 한 두 번은 집안 대대로 고이 간직하며 내려오던 가보를 사정상 급히 처분하는 거라고 얼버무리며 넘길 수는 있겠지만, 마을 사람들이 븅신도 아니고 그 많은 양의 장물을 매번 이와 같은 핑계거리를 대면서 팔기를 반복하면 의심을 받으리란 걸 소니 본인이 모를 리가 없었음.
그렇다고 티가 안 나는 허름한 옷가지나 잡기들을 내다팔자니 푼돈밖에는 안 됐고, 그래서 암암리에 물물 교환도 시도해 봤지만 그 과정도 매우 번거롭고 항상 필요한 물품을 구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하다 보니까, 표적으로 정한 희생자로부터 생필품을 살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현금을 노획하지 못한 날이면 끼니를 굶어야만 하는 때가 점점 늘어나게 되었음.
그렇게 굶주림에 시달리던 어느 날, 소니는 동굴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던 희생자들의 시체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아니 시발, 눈앞에 고기가 이렇게나 많이 널려 있는데 왜 지금껏 이걸 먹지 않고 내버려 두고 있었지?" 라는 생각이 들어 그중 아직 신선한 상태의 시체들을 골라 건져내서 요리를 해 먹어보게 되었는데, 식사가 꽤 만족스러웠는지 이후 소니는 아예 인육을 주식으로 삼아야겠다고 마음먹게 됨.
그렇게 소니 부부는 그들의 사냥터에서 설령 훔칠 만한 게 없어 뵈는 빈곤한 행색의 나그네라 할지라도, 고기를 얻기 위해서 전혀 개의치 않고 일단 닥치는대로 잡아 썰고 봤고, 근거지인 동굴까지 수월하게 운반하기 위해 즉석에서 희생자의 옷가지를 찢어발겨 완전히 발가벗긴 뒤, 배를 갈라서 내장을 적출하고 사지를 토막치는 등의 해체 작업을 거친 다음, 이를 나중에 소금에 절이거나, 훈제를 하거나, 햇빛에 말리거나, 불에 바비큐처럼 굽거나 해서 야무지게 가공해 먹었음. 그리고 남은 부위는 동굴 벽면에 못을 박아서 거기다 걸어 놓는 식으로 보관했으며, 뼈는 동굴 구석 한곳에 모아놨다고 하는데, 알려진 바에 의하면 소니 빈 부부는 이와 같은 식인 행각을 무려 20여년 동안이나 지속하면서 1,000여 명에 이르는 사람을 잡아먹었다고 함.
그 사이 무수히 많은 살인 경험을 쌓으면서 소니 빈 부부의 살인 기술은 거의 닌자를 방불케 할 정도로 숙련되어 갔으며, 자연히 원인 모를 연쇄 실종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자 인근 마을 사람들은 극심한 공포에 떨어야만 했고, 이 때문에 당국에서 대대적인 조사가 실시되기도 했으나, 지금처럼 과학 수사란 개념도 없던 시절이라 별다른 수확도 없이 끝나거나 엉뚱한 사람이 범인으로 몰려 억울하게 사형장으로 끌려가곤 했는데, 그중에는 희생자와 마지막으로 만났다는 이유만으로 범인으로 몰려 사형당하는 어처구니없는 경우까지 벌어졌다고 함.
소니 빈 부부가 용의자로 지목되지 않았던 그 까닭은 첫째로 존나 축축하고, 어둡고, 으스스하고, 게다가 이틀에 한 번 꼴로 수몰(水沒)되기까지 하는 그런 동굴에 상식적으로 사람이 거주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하여 수사가 집중되지 않았다는 점, 둘째로 기록에 따르면 간혹 가다가 동굴에 접근한 사람들도 몇 명 있긴 했으나, 그들 모두 운이 없게도 소니 빈 부부와 마주쳐 그날 저녁 식사 메뉴가 되어버리면서 그 참상이 외부에까지 알려지지 않은 점, 그리고 셋째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조수 간만에 의해 동굴 입구에서부터 약 100m 가량이 수시로 물에 잠겼기 때문에 근거지를 찾는 것부터가 매우 힘들었다는 점 등이 있었음.
이러한 완벽한 천혜 요새 덕분에 범죄가 발각될 걱정도 없고, 소니 부부의 의식주 문제도 모두 해결되자, 이들은 거리낄 것 없이 폭풍야스를 시전하여 알을 까기 시작했는데, 총 14명(남자 8명, 여자 6명)이나 되는 자식을 낳았고, 이 자식들도 지들끼리 현관 합체질을 반복하면서 최종적으로 소니 빈 일가는 무려 48명에 이르는 엄청난 수의 대가족을 꾸리게 됨.
소니 빈 부부에게서 태어난 이 자식들은 그 성장 환경상 당연히도 정상적인 인간 사회를 단 한 번도 경험해 볼 수가 없었으며, 부모인 소니 빈 부부도 매우 낮은 수준의 교육을 받으며 자란 탓에 기껏해야 원시적인 회화 정도나 구사할 수 있었다고 함. 이런 막장 부모 밑에서 자식들이 배울 수 있는 거라곤 오로지 살인과 인육 해체 및 가공 기술이 전부였으며, 자연히 가족 이외의 인간들은 모두 정육점에 내걸려 있는 고깃덩이마냥 인식했고, (이들 대부분이 짐승 수준의 사고 능력과 인지 능력을 지녔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동족 의식은 있었는지 가족끼리는 서로 공격하거나 잡아먹지 않았다고 함.) 이 탓에 살인을 마구 저질러도 이에 대한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않았다고 기록되어 있음. 내 생각엔 이 새끼들은 그냥 '죄책감' 이란 단어 자체가 무슨 뜻인지도 몰랐을 듯.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 부족들이 걸음마를 배우기 전부터 승마술과 냉병기 다루는 법을 익혔으며, 5~6살 무렵에는 이를 매우 능숙하게 다룰 수 있었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소니 빈 일가의 자식들도 소니 부부 밑에서 커 가면서 온갖 살인 기술을 연마했으며, 어느 정도 성장한 자식들은 부부의 가업(?)인 인간 사냥을 곁에서 보조했는데, 이러한 소니 일가의 집단 살인 노하우는 수년 간의 경험을 거치면서 점점 더 고도화되어 갔음. 그게 어느 정도였냐면 흡사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특수부대나 암살단처럼 일사불란하게 조직적으로 움직이면서, 대여섯 명이나 되는 표적들도 단숨에 제압하여 토막칠 수 있었다고 함.
이들은 주로 1. 사냥터인 숲길 양쪽에 표적을 에워싸는 포위조를 미리 매복시켜 둠. → 2. 표적이 시야에 들어오면 매복해 있던 포위조가 제1차로 표적의 앞뒤로 튀어나와 도주로를 차단함. → 3. 그러면 제2차로 습격을 개시하는 공격조가 표적을 양 옆에서 덮쳐 난도질을 개시. → 4. 급습을 받아 당황한 표적이 도망치려고 해도 도주로는 이미 앞뒤, 양 옆으로 다 막혀 있음. → 5. 그런 상황에서 표적이 미처 저항하기도 전에 이어지는 매복조의 추가 공격. → 6. 몰살 엔딩 순으로 이어지는 살해 수법을 즐겨 사용했는데, 이 과정들은 20여년간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행해졌고 표적으로 지정된 희생자들은 예외 없이 죄다 눈 깜짝할 사이에 도륙이 나버렸음.
그야말로 프로 인간 사냥꾼 그 자체가 되어버린 이들은 그렇게 사냥한 인육을 끊임없이 게걸스럽게 먹어치워도, 그간 어찌나 많은 수의 사람들을 죽여 왔으면 그 고기가 남아돌아서 부패 방지 차원에서 염장해 놓은 인육마저도 썩어버려서 밖에다 내다버려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함.
그렇게 이어온 식인 생활이 어느덧 25년째가 되던 어느 날, 소니 빈 일가는 늘상 그래왔던 것처럼 인근 마을 축제에 참가한 뒤 (시장에서 식료품을 사고 돌아가는 중이었다는 설도 있음.) 말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던 부부 한쌍을 표적으로 삼고 그들을 습격하게 되는데, 포위조가 먼저 도주로를 차단하고 나서 곧장 아내부터 끌어내렸고, 뒤이어 가세한 공격조가 남편까지 말에서 끌어내리려고 드잡이질을 벌이는 사이, 앞선 포위조는 그 찰나의 순간에 이미 아내의 숨통을 끊고 그 장소에서 바로 발가벗겨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낸 뒤, 운반하기 좋게 해체까지 끝내서 근거지로 돌아가려는 채비를 마치는 중이었음. 시발 존나 빠르노...
자신의 바로 눈앞에서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마치 기계적인 손놀림을 보이며 무시무시하게 빠른 속도로 아내의 시체를 척척 손질하는 그 잔학 행위를 목도한 남편은 극도의 공포에 질려 반쯤 정신이 나가버린 상태에서 필사적으로 저항하기 시작했는데, 그때 마침 저 멀리서 무장한 20여 명의 용병 부대를 호위로 대동한 대규모의 상단 행렬이 근처를 지나가고 있었고, 남편은 그 상단을 보자마자 사력을 다해 외치면서 도움을 요청했음.
그러자 뭔가 심상치 않은 낌새를 눈치챈 상단 행렬이 그 남편을 돕기 위해 전속력으로 내달려오기 시작했고, 이에 소니 빈 일가는 용병들과 교전을 벌였으나 제아무리 소니 빈 일가가 살인에 도가 텄다고 한들, 전장에서 전투를 생업으로 삼던 건장한 무인인 용병들의 상대가 될리는 만무했기에 이들의 무력에 일방적으로 당하면서 상당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예상치 못하게 많은 수의 용병들을 맞닥뜨리게 된 소니 빈 일가는 직감적으로 뭔가 좆됐음을 간파하고는, 운반하기 좋게 손질을 끝내 놓은 아내의 시체를 그대로 둔 채 황급히 빤스런을 치게 됨.
참으로 놀라운 사실은 기록상으로 이게 소니 빈 일가의 처음이자 마지막 실패 사례라고 함. 아무튼 이 극악무도한 식인귀들의 손아귀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한 유일한 생존자인 이 남자는 곧장 '글래스고'(Glasgow) 시로 달려가 해당 지역의 최고 행정관(Chief Magistrate of Glasgow)에게 소니 빈 일가의 존재와 그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 낱낱이 증언하였고, 그 증언을 토대로 하여 현장을 방문한 관리들은 정말로 배가 갈리고 내장이 들어내어져 토막이 난 채, 여기저기에 널부러져 있는 아내의 시체를 발견하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함.
이 끔찍한 참상은 즉시 스코틀랜드 왕 '제임스 4세'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었으며,(왕이 아닌 영주란 설도 있음.)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왕은 곧바로 400여 명의 중무장한 군 병력과 군견 여러 마리를 갤러웨이 지방으로 출동시켰고, 여기에 지역 주민들까지 함께 합세하여 해당 지역을 샅샅이 뒤지는 등의 대대적인 수색 작전을 벌였으나, 소니 빈 일가의 근거지가 워낙 맵빨이 좋은 덕에 은밀하게 숨겨져 있어서, 이렇다 할 단서를 찾을 수가 없어 수색에 큰 난항을 겪게 되었음.
그러던 중, 군견과 함께 갤러웨이 해안 일대를 수색하던 한 병사가 소니 빈 일가의 근거지인 동굴 근처를 지나려 하고 있을 때, 뭔가 심상치 않은 냄새를 맡았는지 해당 댕댕이가 격렬하게 짖어대면서 갑자기 그 동굴 속으로 달려들어갔고, 이때 직감적으로 여기가 틀림없다는 확신이 선 병사는 (개를 찾아 혼자 동굴로 들어가게 되면 식인귀 가족과 조우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우려했는지) 침착하게 사람들을 불러들여 동굴 입구에 모두 집결하게 했음.
그렇게 집결한 수색대는 저마다 횃불을 치켜들고 미로와도 같은 컴컴하고 축축한 동굴 내부로 조심스럽게 들어갔고, 마침내 동굴 제일 깊숙한 곳에 자리잡은 소니 빈 일가의 거처에 도착했는데 그곳에는 지난 25년간 이들이 먹다 버린 엄청난 양의 시체더미와 백골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고 함. 알려진 바에 의하면, 부패된 시체에서 새어나오는 역한 가스 때문에 병사들이 눈도 제대로 못 뜰 지경이었다고 하니, 그 참상의 수준을 짐작할 만함.
마침 공교롭게도 소니 빈 일가 전원이 해당 동굴에 모여 있었는데, 이들은 군인들과 조우하자마자 본능적으로 좆된 순간임을 인지하고 곧장 필사적으로 저항했으나 제아무리 살인에 숙달된 악귀 집단이라 할지라도, 도망칠 곳도 없는 동굴의 끝자락에서 작정하고 몰려온 400여 명의 중무장한 군인들과 지역 주민들 모두를 상대하는 것은 당연하게도 역부족이었기에, 소니 빈 일가는 그렇게 순식간에 이들의 손에 일망타진 되었음.
이후 소니 빈 일가는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로 모두 압송되었는데, 그 범죄 수위가 너무나 엽기적인 데다가, 범행의 증거까지 명백히 드러나 있었기에 에든버러의 재판관들은 이들을 악마의 현신으로 간주하고 재판할 가치도 없다고 결론짓고는, 바로 다음날 소니 빈 일가의 한 살짜리 막내딸을 제외하고 전원 사형을 구형하게 됨. 사형 집행 방식은 그들이 희생자를 난도질했던 것과 똑같이, 남자들은 먼저 산 채로 꽈추를 자른 다음에 뒤이어 팔과 다리를 하나씩 절단하여 과다출혈로 서서히 죽게 내버려 두는 능지(陵遲)형이 집행되었고, 여자들은 남자들의 형이 집행되는 모습을 라이브로 감상하게 하면서 산 채로 화형에 처했다고 알려져 있음.
그리고 형을 면했던 유일한 생존자인 막내딸도 나중에 나이가 들면서 본인의 가족사를 알게 되자, 극심한 죄책감으로 인해 목을 매달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함. 소니 빈 일가는 막내딸만 제외하고 모두 형이 집행되고 있는 그 순간까지도, 자신들이 저지른 악행을 전혀 뉘우치지 않고 오히려 억울해 하면서 집행인들에게 외설적인 욕설과 함께 저주를 퍼부으며 죽었다고 하는데, 애초에 소니 빈 부부가 자기 자식들에게 살인 및 식인이 악행이라고 제대로 인지시켰을 리가 만무하니, 이는 당연하다면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음.
훗날 소니 빈 일가의 이야기는 세간에서 전설이 되었으며, 오늘날 호러 영화, 드라마, 소설, 만화 등 여러 호러 장르에 필수요소 수준으로 자주 등장하는 '외부인들에게 적대적인 기형의 식인종 일가 캐릭터'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음. 그 예시는 너무나 많아서 일일이 나열할 수도 없을 정도인데, 대표적으로 몇 가지만 꼽자면 <공포의 휴가길>(The Hills Have Eyes), <데드 캠프>(Wrong Turn), <텍사스 전기톱 학살>(The Texas Chainsaw Massacre), <살인마 가족>(House of 1000 Corpses) 등이 있음.
(여담으로 <텍사스 전기톱 학살> 원작 1편(1974년작)은 지금까지도 알프레드 히치콕의 <싸이코>와 함께 슬래셔 영화계의 불세출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고전이고, 나 역시도 무척 좋아하는 영화인데, 날도 더운 요즘같은 날에 레붕이들도 시간 되면 한 번쯤 감상하는 걸 추천할게.)
(첨언하자면, <텍사스 전기톱 학살>은 소니 빈 일가 말고도 미국의 연쇄살인마였던 '에드 게인'과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서 추가적인 영감을 얻은 바 있음. 사실 동화들의 원문이 대부분 그렇듯이, '헨젤과 그레텔' 역시도 그 내용을 제대로 알고 보면 꽤나 섬뜩한 묘사가 많으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은 어디까지나 아동의 눈높이에 맞춘 지극히 순화된 버전임.)
다시 돌아와서, 이러한 소니 빈 일가를 모델로 한 만큼, 머프리 패거리 역시 인간 사냥에 도가 튼 마귀 집단으로 묘사되며, 앤즈버그 근처 숲속 일대를 지나다 보면 플레이어를 포함하여 여행객들이나 소풍나온 일가족을 습격하는 머프리 패거리의 인카운터가 수시로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중에서 소풍나온 일가족의 돗자리 주변에 애들이 갖고 노는 인형이 널부러져 있는 것으로 보아, 게임 심의상 직접적으로 묘사되진 않았지만 성인 남녀는 물론이고 아동들도 예외 없이 모조리 다 잡아먹는 게 확실한 것으로 보임.
똑같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죽여버리는 '오드리스콜 갱단'은 어디까지나 금품 갈취가 주 목적이고, 살인 또한 후환을 없애기 위해 부차적으로 행하는 것일 뿐 최소한 식인을 목적으로 사람을 죽이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어차피 둘 다 똑같은 살인광 집단이기는 하나) 굳이 우열을 가리자면 오드리스콜 애들보다 더 심각한 놈들이라고 봐도 좋음.
그리고 이들의 구역에서 야영을 하면 갑자기 약간의 딜레이가 발생하더니, 아서의 배후에서 머프리 애들 두 명이 나타나 권총을 겨누면서 여긴 우리 땅이니까 꺼지라는 식으로 겁주거나, 길을 가고 있던 중 돌연 튀어나와 아서의 말고삐를 틀어잡고 습격을 가하기도 하는데, 낮이 아닌 밤에 해당 인카운터를 마주하게 되면 제법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함.
위에서 서술한 구덩이로 유인해서 플레이어를 빠뜨리는 인카운터 역시도, 해당 방법은 주로 멧돼지나 사슴 같은 짐승들을 잡을 때 사용하는 원시적인 사냥 방법인데, 이는 그만큼 이 새끼들이 문명 세계와 동떨어진 집단이라는 것을 알려줌과 동시에, 사람을 사람으로 안 본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출 장치이기도 함. 가령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 등장하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안톤 쉬거'가 소를 잡을 때 쓰는 공기총(캐틀건)을 살육 도구로 사용하는 것과 같은 맥락.
아무튼 <레드 데드 리뎀션> 세계관에서 그 악명으로만 치자면 추방당한 인디언 + 식인종 무리인 '스키너 브라더스'와 함께 최악에 속하는 악귀 집단으로, 인디언 출신인 찰스도 챕터6에서 머프리 패거리의 구역을 순찰하러 가자는 아서의 말을 듣자마자 총집에 방금 넣었던 캐틀맨 리볼버를 도로 빼내고, 소드 오프 샷건을 챙기는 모습을 볼 수 있음.
그리고 으스스하고 을씨년스러운 숲의 분위기에 강심장인 아서도 "사람들이 왜 이 근방엔 얼씬도 안 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라고 말하기도 하며, 도살자의 하천 마을에 사는 주민들도 반쯤 무법자 집단인데, 머프리 패거리에 비하면 선녀라는 찰스의 언급까지 있음. 나아가 활동 영역이 겹치는 '레인즈 폴'이 이끄는 와피티 인디언 부족들조차도 짐승 같은 놈들이라며 질색한다는 대사가 있는 만큼, 앞서 말한 최악의 악명을 떨치는 식인마 집단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할 수 있겠음.
추가로 앤즈버그 마을의 현지인들은 머프리 패거리가 활개치는 해당 숲 근처에도 얼씬거리지 않는다고 하고, 심지어 그 지역의 보안관들마저도 들어가기를 꺼려하는 곳이라고 언급되는데, 인근에서 벌어진 머프리 패거리의 소행을 두고 '연쇄 살인'이 아닌 '연쇄 실종' 사건이라고 명명하는 것으로 보아, 공권력들조차도 머프리 패거리에 대한 정보를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했음. 이는 다시 말해, 그 정도로 머프리 패거리가 은밀하게 움직이며, 사람을 죽이는 데에 존나 도가 텄다는 증거임. 다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우리가 최강의 총잡이인 아서의 시각에서 이들을 접했기 때문에 잘 실감되지 않았던 것뿐.
언어를 일절 구사하지 못하고, 그저 '쉬쉬싯' 거리는 방울뱀 소리를 내며 달려드는 밤도깨비 애들과는 달리, 머프리 패거리는 영어도 곧잘 구사하고 서로간 의사소통도 가능한 것으로 보아, 어쩌면 이민 초기에는 인간 사회에서 평범하게 생활했다가 모종의 사유로 자연으로 숨어든 게 아닐까도 싶음. 가령 중범죄를 저질러서 문명 세계에 발 붙이고 살지 못하게 되었다든가 등등.
쓸 내용이 더 있었는데, 글자수 제한 때문에 2부로 나누기는 또 애매하고 해서, 여기서 이만 글을 마무리해야 할 것 같네. 아쉽지만 이번 편은 여기서 마칠게. 그럼 다음 시간에도 재밌는 주제로 또 찾아오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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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빨고 쓰는 레데리 시리즈>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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