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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현실주의 국제정치학 번역서

ㅇㅇ(115.136) 2024.05.17 19:09:57
조회 914 추천 16 댓글 5
														

I. 들어가며

현실주의자들은 국제정치를 '힘의 논리'에 기반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때문에 현실주의는 냉전 체제 미국의 외교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끼쳤고, 강대국 간 갈등이 고조되는 현재도 주목받는 이론이다.


그러나 학자들 간의 논쟁을 거치며 현실주의는 '힘의 논리'라는 큰 틀 안에서 여러 주장으로 분화되었다. 


이 글에서는 현대 국제정치학 탄생 이전의, 현실주의의 원류에서 시작하여 90년대에 이르기까지의 현실주의자들의 저서들을 번역서 중심으로 살펴본다.


II. 현실주의 이전의 현실주의 


이하의 두 책은 현대 국제정치학이 정립되기 전 쓰여진 책이지만, '현실주의적'이라고 볼 수 있는 주장들이 내재되어 있다.


때문에 오늘날 학계에서도 현실주의의 사상적 기반으로 다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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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퀴디데스,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도서출판숲, 2011


현실주의의 핵심 주제는 2500여년 전 쓰여진 이 책에서 출발한다.


투튀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아테네의 힘의 증가가 스파르타의 공포를 가져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 분석은 오늘날 자국의 안보를 위한 행동이 타국의 안보 불안을 유발해 양국의 군비 경쟁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양국 모두의 안보가 위협받는 소위 "안보딜레마"를 설명하는 탁월한 사례로 원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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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카, "20년의 위기", 녹문당, 2014

"역사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에드워드 카는 사실 당대의 저명한 외교관이기도 했다.


그는 본서를 통해 당대 외교가에 만연하던 이상주의를 문자 그대로 '이상적'이라며 비판했다.


그러며 힘의 관계에 주목하여 현실적인 방법으로 국제 정세에 대응할 것을 주장했다.


III. 고전적 현실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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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모겐소, "국가 간의 정치", 김영사, 2014


모겐소는 국제정치학을 정치학의 독립 분과로 만든, 현대 국제정치학의 창시자이다.


그는 본서를 통해 국가가 추구하는 바가 '힘으로 정의되는 국가이익'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이처럼 국가가 힘을 추구하는 원인을 권력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으로부터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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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키신저, "외교", 김앤김북스, 2023


닉슨의 국무장관으로 베트남전과 미중수교 등 미국외교사에 방대한 영향을 미친 키신저도 고전적 현실주의자로 분류된다.


다만 모겐소는 국내정치구조를 국제정책의 주요 조건으로 간주했다는 점에서 모겐소와 구분된다.


본서는 이론서가 아닌 외교사 서적이지만, 빈 회의 이후 근현대 외교사를 탁월하게 요약하고 있다.


III. 구조적 현실주의(신현실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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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스 월츠, "국제정치이론", 사회평론, 2000


월츠의 본 저작은 출간된 지 40년이 넘었으나 현재까지도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뒤에서 소개하는 저서들도 월츠의 본저를 반박하거나 보완한 결과이다.


월츠는 국제정치를 '국제체제'의 수준에서 분석한다.


국제정치는 국내정치와 달리 '무정부 상태'이기에, 국내정치적 요인으로 국제정치를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월츠에 따르면, 국제체제의 안정성은 '상대적 힘의 균형'에 의해 결정된다.


즉 강대국이 3개 이상 존재하는 다극체제보다 2개의 강대국만 존재하는 양극체제가 안정적이다.


양극체제에서 강대국들은 서로에만 집중할 수 있어 다극체제에 비해 불확실성과 혼선의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IV. 공격적 현실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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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미어샤이머, "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 김앤김북스, 2017


국제체제가 조건에 따라 안정적일 수 있다는 월츠와 달리, 미어샤이머는 국제정치가 결과적으로는 강대국 간의 패권 전쟁으로 귀결된다고 주장한다. 


국가들 간에는 어느 정도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모든 국가는 공격적 군사력을 보유한다.


또한 국제정치는 무정부 상태이기 때문에, 국가들은 서로를 믿지 못한 채 자조의 원칙을 따라 합리적으로 행동하고자 한다.


그 결과 국가들은 서로를 두려워하며, 힘을 극대화시켜 패권국가가 되고자 한다.


V. 방어적 현실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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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월트, "동맹의 기원", 김앤김북스, 2024


TMI)


원저 자체는 1987년에 출간되었고, 개인적으로 현실주의 국제정치 이론에 한 획을 그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까지도 번역이 안 되어서 아쉬운 마음으로 되 도않는 영어로 끙끙되며 읽고 있었는데 출간이 되었다 ;;;;

 

사실 위에 '키신저의 외교'도 번역이 안 되어서 비싼 값 주고 원서 구매했는데, 원서 구매한 다음 달에 번역서가 나왔다.


두 번 연속 이러니 반갑다가도 책값 이중으로 날린 게 아깝기도 하고....


여튼 월트는 월츠의 주장과 기본적인 틀을 거의 공유한다.


그러나 월츠는 국가들 간 동맹의 기원을 '세력균형'으로 보았다.


강대국과 동맹을 맺을 경우, 추후 초강대국이 된 동맹국이 '대가'를 요구하며 자국에 위협을 가할 수 있기에,


강대국보다는 그에 대항하는 상대적 약소국과 동맹을 맺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 외교는 월츠의 예측과는 달랐다.


냉전 종식 이후 유럽 국가들은 초강대국과 경쟁하는 소련이 아닌, 초강대국인 미국과 동맹을 맺은 것이다.


월트는 이에 따라 세력균형이 아닌 "위협"이 동맹의 조건이라고 보았다.


즉, 국가들은 '더 위협적인 국가'에 맞서 '덜 위협적인 국가'와 동맹을 맺는다는 것이다.


VI. 마무리


물론 이 책들 외에서 공격방어균형이론을 주장한 스티븐 에바라, 신고전적 현실주의를 주장한 렌달 스웰러 등의 저서도 중요하지만, 번역서만 소개하기로 한 글의 취지에 맞도록 생략하였다.


혹 글에 있을 오류나 질문은 댓글에 남겨주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물론 서적 자체도 참고했으나, 큰 도움을 준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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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욱, "왈츠 이후", 한울, 2019


이근욱의 본서는 현대 국제정치학의 주요 이론들의 핵심 내용을 쉬운 언어와 적절한 분량으로 요약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일독한 뒤, 관심이 생기는 저자들의 이론서들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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