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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그리스도의 탄생 감상앱에서 작성

ㅇㅇ(223.39) 2024.05.19 15:39:30
조회 674 추천 1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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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처음엔 무슨 사이비인가 싶었지만

내가 적당히 좋아하는 엔도 슈사쿠가 썼다기에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은 신학적 / 성서적 내용이라기보다 역사적이고 실존적(내가 실존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스럽기에 조금 망설여지지만)인 내용이다

이 책은 마찬가지로 엔도 슈사쿠가 쓴 '예수의 생애' 의 후속작이라고 하는데

예수가 죽은 후에도 이어진 박해 속에서, 예수의 제자들에 의해 신학이 확립되고 신앙이 널리 퍼지는 과정을

역사의 기록과 소설가로서의 상상력, 창작자로서 성서 제작자들에 대한 공감과 비판 등을 동원해 그려냈다. 소설이 아니다

그러니까 예수가 죽고 그리스도가 탄생했다는 말이다

책 초반에 '예수의 생애' 를 요약해서 알려주는데 그걸 읽으니 이 책의 이해에는 큰 문제가 없었던 것 같다

나는 종교가 없다. 그러나 기독교 전반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편이다

나도 어릴 때에는 디씨 각지에 가끔씩 출몰하는 무지성 종교 혐오론자들처럼 종교를 혐오했다

물론 경험했기에 혐오하는 경우도 있을테지만, 내 경우 그 혐오는 무지에서 발로한 혐오였다

도스토예프스키와 엔도 슈사쿠는 나에게 기독교가 어떤 것인지 어렴풋하게나마 가르쳐준 작가들이다. '침묵' 은 그 자체로 훌륭한 기독교 소설이지만, 종교가 없는 사람들에게 기독교를 소개하는 책자로 쓰여도 될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신은 무자비하고 여기에 없다. 그러나,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신을 찾을 수 밖에 없다. 그 일련의 심리를 도스토예프스키와 엔도 슈사쿠가 가르쳐주었다

이들 작가 이후 더 많은 서양 작가들과 성경의 일부분들을 읽었지만 나에겐 믿음이 생기지 않았으니, 무종교인들도 안심하고 읽기 바란다

여튼 '침묵' 처럼 이 책 또한 '신자가 이렇게 써도 되는걸까' 싶을 정도로, 무력한 인간 예수와 그런 인간을 배신한 또 다른 나약한 인간인 제자들의 삶을 덤덤하게 적어내려간다

예수는 물론 인간이지만 불가사의한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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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자가 아니지만 붓다나 예수와 같은 인간들의 비범성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책에도 언급되지만 초기 기독교를 크게 퍼뜨린 강한 의지는 죄책감이 아니었을까 싶다

무고한, 무력한, 사랑의 예수를

살기 위해 배신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제자들의 죄책감

바오로의, 율법을 배신했다는 죄책감과 예수에 대한 믿음을 박해했다는 죄책감, 이는 서로 반대되는 감정이지만 결국은 하나로 합쳐져서 믿음이 된 것이 아니었을까

아주 재밌었다. '깊은 강' 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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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배신자의 심리를 잘 짚어낸 것 같아 이 글로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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