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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성격이란 무엇인가> - 브라이언 리틀 감상문

싱밍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9 16:58:24
조회 793 추천 12 댓글 4
														

먼저 세 줄 요약

1. 여러가지 심리학을 바탕으로 '성격'이란 것에 대한 설명하는 책

2. 심리학 교양서적임. 문외한도 재밌게 읽을 수 있고, 베이스가 있으면 더 재밌을 듯?

3. 마지막 챕터에서 인생을 찬미하는 내용에 뽕이 차서 뻑가버림


 얼마 전 <우리가 운명이라 불렀던 것들>을 읽고, 대중 교양서에 대한 환멸을 느꼈다.

이 환멸을 치유하고 싶어서, 황급하게 책장을 뒤지면서 책을 골랐다.

그 와중, 너무 빡빡한 책은 부담스러워서 집은 것이 이 책이다.


 이 책은 총 10가지 파트로 나뉘어있다.

각 챕터마다 성격에 대해 설명하는 심리학 이론을 1가지씩 소개하며,

연구에 대한 짤막한 소개와 구체적인 사례들을 들면서 이해를 쉽게 돕는다.


 챕터1, 첫인상을 조심하라!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을 이해할 때는 상황맥락적으로, 타인을 판단할 때는 고정적인 성격 특성이라 판단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최인호 센세의 <프레임>이 떠올랐다.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쟤 성격은 원래 저래'가 아니라 '저 사람의 상황이 어떠해서 그렇게 했구나'라고 생각해야한다.


EX)고속도로에 운전 중, 누군가가 칼치기를 했을때.

"미친놈 아냐?" 하면서 분개하기보다는, 위급한 환자가 타고있다거나 급똥이 너무 마려워서 바지에 지릴 것 같다는 맥락을 부여한다.

그러면 화는 순식간에 누그러들고, 동승자와 함께 여러 추론을 벌이며 웃음의 기회로 삼기도 한다.


평소에 이런 식으로 타인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에(물론 안될 때도 있지만...)

첫 챕터부터 빠져들어 읽을 수 있었다.


 챕터2에서는 '개인 구성개념'을 통해서, 우리 자신과 타인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설명한다.

개인 구성개념이란 각자가 중요시하는 판단의 기준점이다.

예를 들면, 지적이다/멍청하다, 다정하다/냉정하다, 부티난다/빈티난다 등의 기준들이다.

이런 구성개념들은 가장 중요한 개념부터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개념까지 복잡한 체계로 얽혀있다.

자신이 어떤 구성개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탐구하다보면, 내가 어떤 식으로 타인을 판단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 이후에도 챕터9까지 각종 심리학 이론을 통해, 성격에 대한 다양한 이론을 설명해준다.


 성격에는 세 가지 근원이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생물학적/사회발생적/목표지향적(자유!) 근원을 통해서, 우리가 마주하는 상황과 추구하는 목표에 따라

친절함과 능글맞은 성격을 누군가에게 보이기도 하고, 집에 짱박혀 고집스럽게 책을 읽어대기도 한다고.

이 세 가지 근원에서 모든 사람은 그때그때 마주하는 상황에 맞게끔 행동한다.


 예를 들면 강연이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된다면, '배움'이라는 목표로 인해, 입을 다물고 조용하게 강연에 집중하거나

내향인이 하는 일이 영업이고 '직업적 목표'를 위해 일부러 더 밝은 척을 하고, 수다를 떨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때 생물학적 스트레스가 발생하기에, 우리에겐 천성에 맞는 행동을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도 곁들인다.

우리가 타고 태어난 본성에 맞는 '틈새'를 통해서 말이다.

틈새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내 틈새는 무엇인가 곰곰히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이었다.

 그에 덧붙여 빅5이론을 소개한다. 

5가지 성격(친밀성,신경성,외향성,성실성,경험에 대한 개방성)은 각각의 성격마다 게임의 능력치처럼 표시하여,

자신의 성격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저자는 MBTI를 폭풍 디스하는데, 그 디스가 참 찰지다.)


 SM(self-monitoring)검사를 통해 타인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객관화를 설명하는 이론이 있다. 

HSM(High)은 상황마다 다른 페르소나를 꺼내면서 상대방에 맞추며 친밀함을 목표로 하며,

LSM(Low)은 일관적인 자기 자신을 보여준다. 소위 말하는 까칠하고 강박증처럼 보이는 사람들?

 이 챕터는 솔직히 아리송하고, 잘 몰루?라는 느낌이 들었다.
검사는 HSM이었는데, LSM의 설명이 나와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론의 근거가 되는 실험들이 미국인을 대상으로 해서 그렇지 않았을까.

아니면 내 스스로가 '자기객관화'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검사가 HSM쪽으로 나왔거나.


 그 다음엔 내부 지향적/외부 지향적을 통해 인생의 자기 주도성을 이야기한다.

내부 지향적인 사람은 인생은 자기 통제 아래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노력,성실,계획,목표,꿈 등을 중요시한다.

외부 지향적인 사람은 운과 우연을 더 중요시하며, 지금 당장의 행복과 현실성을 중요시한다.

무엇이 더 올바른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그저 연구를 통해 각 성향자의 삶을 덤덤하는 묘사하는 것이 너무 좋았다.


 그 다음엔 성격과 건강의 상관관계를 이야기한다.

 강인한 정신의 소유자와 A타입 유형의 유사한 점과 차이점을 통한 설명이 매력적이다.

그 중 가장 큰 차이점은, A타입 유형의 성급함과 과도한 몰입의 그 근원엔 항상 '적대감'이 있다는 것이다.

이 세상은 오로지 경쟁뿐이고, 모두 적이라는 사고방식이 기저에 깔려있기에, 항상 과도한 아드렌날린과 코르티졸이 분비된다고.

 반면, 강건한 사람은 주변인에게 너그럽고,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높은 회복탄력성을 지닌다고 이야기한다.


 챕터7에서는 창조성과 창조적인 사람이 행복한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각 계의 전문가(특히 건축)들 중에, 창조적인 사람과 일반적인 사람을 비교분석하여 설명해준다.

창조적인 사람은 보통 무관심한 부모의 밑에서 태어난다 한다. 부모가 관심이 없으니, 자기 스스로가 모든 것을 알아내고, 해결하려는 성향이 높다.

그렇기에 호기심이 발달하고, 지식과 지식을 연결하는 능력이 자연스레 높아지지 않을까하며 추론한다.

또한 잦은 이사나 환경의 변화로 인해 주변인들과 친밀감을 쌓을 기회가 적어,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경향이 높았다.

 줄여말하면, 눈치없이 지 생각과 고집만 잔뜩인 편집증 환자처럼 보이기 쉽다는 것이다.

 또한 창조적인 사람이 불행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창조적인 사람은 언제나 주변과 갈등을 겪고, 자신의 결과물이 언제나 성공을 거두는 것이 아니니까.


 챕터8에서는 사람과 공간의 궁합에 대한 이야기다.

여기선 우리가 어느 정도는 예측 가능한 이야기들을 하지만서도, 두 건축가(+도시계획가)의 상이한 관점을 통해

내향인과 외향인에게 맞는 공간이 어디인지 설명한다.

그 두 건축가에 대한 이야기가 개인적으론 흥미로웠다.


 챕터9은 목표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자기 스스로 세운 목표/외부영향으로 인한 목표로 나뉜다.

 당연하게도 자기목표가 외부목표에 비해 행복감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자세한 연구 내용은 책을 읽으면서 확인하시라.

 (고등학생은 역시 섹스를 강렬히 원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 챕터10은 앞선 것들을 모두 종합해서, '나'라는 이해와 다양한 페르소나를 화해하게 만든다.

 우리가 항상 추구했던 '진짜' 나도 나 자신이고, 가면을 쓰는 것같이 답답한 '거짓' 나도 나 자신이라고.

 그러니, 네가 해온 모든 것들은 너의 '진짜' 성격을 바탕으로 살아온 것이라고.

 또한 삶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에게 '성격'은 바꿀 수 있는 것이며, 그를 통해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독자의 용기를 북돋는다.

 곰곰히 자신을 살피며, 진정으로 원하는 목표를 세우고, 성격에 맞는 삶을 꾸리라고 하면서 말이다.


-총평

이 책의 강점은 무엇보다 자신에 대해 곰곰히 성찰해볼 수 있는 돋보기를 마련해준다는 점이다.

챕터마다 각 장의 초반부에 간단한 심리검사를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며,

쉽사리 각종 심리학 연구들에 공감하면서 스며들게 만든다.


솔직히 표지때문에 거를까도 했었으나, (하버드 최고의 명강의! 3년 연속 최우수 평가! 어쩌라고!)

우연한 계기로 집어든 이 책은 나에게 심리학에 대한 관심을 더 깊게 가지게 만들었다.

또한 찬찬히 내 인생을 돌아보면서, 현재 추구하는 목표들을 돌아보면서,

내 자신에 대한 더 깊은 이해에 도달하고, 내 삶의 방향성이 더욱 단단해짐을 느꼈다.


아마 정신적으로 방황하거나 회복이 필요할 때가 온다면, 재활운동을 하듯 이 책을 펼쳐보지 않을까.


맨 마지막 페이지를 인용하며 감상을 마친다.


나와 나 자신이 서로 다른 배역을 연기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나는 개인 구성개념으로 자아를 해석하고, 내가 해석한 자아는 갇힌 채 밖으로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 아 니면 원래 성격과 다르게 행동하면서 편안한 원래의 나를 버릴 수도 있다. 또는 원치 않는 강압적 상황에 떠밀려 내 참모습과 전혀 다르게 행동하는 경우도 있다. 어쩌면 ‘나는 원래 이 런 사람’이라는 생각을 바꾸는 핵심 목표에 몰두하다가 새로운 자아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나와 나 자신 사이에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면 배우는 것은 많겠지만 힘들어질 수 있다. 나와 나 자신은 어떤 식으로든 화해가 필요하다.
--- p.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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