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바빠서 잘 못쓰다가 오늘 일섭 사전공개 스토리 읽다 9장 전편 이후 스토리 스포당했네 아 ㅋㅋ
아무튼 그렇게 된 김에 적당히 써봄.
-4장 스포가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음. 4장도 안깬 뉴비는 나중에 보면 좋을듯?-
ㄴ뒷세계의 모든 캐릭터가 모인 유일한 카케지쿠. 뒤에 쿠마타시게로 마이쿠비까지 등장시킨 것이 보인다.
오늘 알아볼 것은 사카이국의 뒤편. 요제 누라리횬이 지배하는 구역이다.
사카이국의 사카이는 '경계'라는 뜻도 가지고 있는데, 그에 따라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공존시키는 컨셉도 노린게 아닐까 싶다.
이쪽은 앞세계에 비해 4장의 피해가 초반에는 적은 편이기도 했는데,
앞세계의 이누가미교부가 저번 편에서 설명했듯 사카이국이 상인의 목소리가 큰 국가에, 본인 또한 군림하는 성향이 아닌데 반해,
뒷세계의 누라리횬은 오른팔로 슈노본, 책사로 엔라엔라를 두고, 이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군림하는 방향성으로 사카이국에 암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체제는 중심이 되는 이가 한 명이라도 남으면 체제가 쉬이 흔들리지 않고, 특히 슈노본은 누라리횬 바로 다음 가는 인재이기에,
바보 슈노본의 폭주는 있었을지언정, 본격적으로 분탕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뒷세계의 혼란은 약간의 소요 정도로 그친다.
사실상 슈노본 외에는 분탕의 영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이성을 유지한 것인데,
이는 사카이국 암부가 누라리횬이나 슈노본의 디자인적으로 일본의 '야쿠자'와 같은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라그나돌 홈페이지에서는 슈노본을 '와카가시라若頭'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젊은 두목이라는 식으로 직역되나,
야쿠자의 2번 서열에 있는 지위. '부두목'에 해당하는 말이기도 하다.
분탕에 이용된 엔라엔라는 그냥 '부하'임을 생각해보면 누라리횬이 없는 비상시에도 왜 뒷세계는 안전했는지가 명확해진다.
단순히 바보에게 분탕치는데에는 본인을 화나게 하는게 제일이라서 그냥 냅둔걸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뒷세계는 스토리 중에서 '서투른 녀석들의 모임'이라 칭해진다.
싸움만 할 줄 알고 사회성이 떨어지는 요괴들이 들어와, 사카이국의 치안을 지키는 역할을 맡는 것.
이들은 보통은 길거리의 깡패로 전락해야 정상이나, 누라리횬이 이들에게 머물 장소와 양식을 제공하고,
그런 누라리횬에게 보답하기 위해 사카이국의 질서 유지에 도움을 준다.
이러한 방식은 야쿠자 영화같은 곳에서 나오는 '협객' 형태의 야쿠자라 볼 수 있는데,
사실 야쿠자의 출발이 상행이 가장 크게 발전한 에도시대의 어둠.
힘만 쓸 줄 알던 이들이 칼도 지위도 잃으면서 츠지키리라는 무차별 살인, 청부업 등을 하게 되며 끼리끼리 뭉쳐 폭력조직이 되었다는 점.
혹은 그런 폭력조직에 맞서 마을 내에서 구성된 자경단이 흑화하여 야쿠자가 되었다는 점에서
사카이국의 뒷세계 사람들이 폭력만 쓸 줄 아는 이들이 모였다는건 그야말로 야쿠자 그 자체라 봐도 좋을지도 모른다.
뒷세계에 유명한 대장장이인 잇폰다타라가 있는 것 또한 우연이 아닌데,
앞세계는 평화로워서 대장장이가 먹고 살기 힘든 것도 있겠지만, 뒷세계는 '서투른 자들' 대부분에 이성적인 두 사람 정도로 구성되어 있기에,
싸움이 잦고, 유혈사태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므로, 상대와의 싸움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더 위협적인 무기를 쓰거나,
한 번 싸우면 확실히 이기기 위해 자신의 신체형태에 맞는 무기를 주문하는 등 대장간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리라 예상할 수 있겠다.
자, 그럼 적당히 요괴 모티브로 돌아가서, 오늘은 엔라엔라-마이쿠비-슈노본-누라리횬 순으로 보도록 하자.
1. 엔라엔라
앞세계에 네코마타가 있다면, 뒷세계에 엔라엔라가 있다. 이렇게 앞뒤 여성 간부로 매칭되는 존재로,
뒷세계의 유일한 정상인에 가까운 누님이다. 오니국 스즈카고젠처럼 고생한다는 언급은 없으니 다행일지도..
아무튼, 그래서 이 요괴의 원본은
천한 집의 음울한 모깃불이 자욱한 연기를 내뱉어 기묘한 용모를 보였다.
정말 얇은 바람에 쉬이 부숴질 모습이기에 '엔엔라(烟々羅)'라 이름 붙이자.
오늘도 나온 금석백귀습유. 토리야마 세키엔의 창작 요괴다.
해설문에는 'ゑんゑんら'라고 하는데, ゑ는 현대 가나에 사용되지 않는 문자로, 역사적 발음으로 보면 '웬웬라'라 해야하나,
세키엔이 살던 18세기에는 이미 え와 ゑ의 발음이 동일해졌으므로, 딱히 문제없고, 여기에 더해 엔라엔라라 표기하는 것도 틀리지 않은 모양.
작중에서 보이듯 연기 요괴인데, 이런 요괴를 만든 것에 대해서 일본근세문학가 콘도 미즈키가 해석하길,
저번에도 소개한 '도연초' 19단에 나오는 '6월 쯤 이상한 집에 가는 끈이 희끄무레하게 보이며, 모깃불 연기 나는 것도 기이하다.'
이 구절에서 모티브를 얻어 엔라엔라를 그렸으리라 해석했다.
현대에는 요괴 혹은 정령으로 해석되며, 엔라엔라의 '羅'는 촘촘히 바느질한 얇은 천을 의미하여,
휘날리는 연기를 이런 천이 휘날리는 모양에 빗대어 엔엔라라 이름 지었다고 설해진다.
표기는 '閻羅閻羅'라고도 하는데, 이때 '閻羅'는 저번 지옥편에서 말했듯 염라대왕의 한자어 표기인 '염마라사'에서 가져온 것으로,
개중 일본의 '염마'만 따오는게 아닌, 한중의 '염라'를 따오나 의미는 동일하기에, 이를 통해 지옥의 업화의 이미지가 있다는 해석이 있다.
그외에 연기의 요괴라 무심히 연기를 지켜볼 정도로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만 보인다거나, 그런 사람에게는 미인으로 보인다는 설도 있는 모양.
2. 마이쿠비
세 명의 목에 동물 모양 두건을 씌우고 사카이국의 해결사를 자처하는 소녀.
앞세계의 인물이라 볼 수도 있으나, 얘가 존경하는 인물이 하필 뒷세계의 와카가시라인 슈노본이기에 이쪽에 서술한다.
얘는 케비이시(경비위사)를 자칭하는데, 이는 텐구국편에서 관련 서술을 했으니 넘기고, 그럼 모티브를 보도록 하자.
세 사람의 도박꾼. 심하게 싸워 공권력에 붙잡혀, 모두 사형당해 그 시체를 바다에 흘려보냈더니, 세 사람의 목이 한 곳에 모여,
입에서 불꽃을 토하며 계속 말다툼하고 있어, 그것은 밤낮없이 계속되고 있다.
마이쿠비는 카나가와 마나즈루마치에서 전해지는 요괴로, 개중 '원령'에 속한다.
에도시대 기담집 중 하나인 '그림책 백 이야기'에 실려있는데, 그 해석은 위에 적은 내용과 같다.
그리고 이 그림만 있는 내용 외에 본문도 이 기담책에 있는데, 그 본문은 구하지 못해 위키로만 보자면 아래와 같다.
ㄴ시계방향 순서대로 (네)코산타, (우사)고로, (쿠)마타시게
가마쿠라시대 중기인 칸겐 연간(1243~1247). 코산타, 마타시게, 아쿠고로라는 세 무사가 있었다.
이즈의 마나즈루에서 축제날, 술에 취한 세 사람은 말다툼을 하다 결국 진검승부로 번졌다.
괴력을 자랑하는 고로가 코산타를 베어넘기고, 마타시게를 베려고 했으나 마타시게는 산속으로 도망쳤다.
고로는 코산타의 목을 벤 뒤 마타시게를 쫓았다.
마타시게는 서로 싸우는데 응했을 때 고로가 넘어지자 그 틈을 노려 고로를 베었다.
고로는 베인 뒤 다시 일어나 마타시게를 마주 보고 섰다.
두 사람은 맞붙어 싸우다 발을 헛디뎌 바다로 굴러 떨어졌다.
물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의 목에 검을 대었고, 두 머리가 떨어졌다.
머리만 남아도 둘은 물속에서 계속 싸우며, 마타시게의 머리가 고로의 머리를 물어 뜯으려고 했을 때,
거기 떨어진 코산타의 목이 날아올라 고로의 목을 물었다.
이렇게 이 바다에는 세 사람의 목이 싸우며, 밤에는 화재를 일으켜, 낮에는 해수면에 소용돌이 모양의 파도를 일으키기에,
이곳의 이름을 토모에가후치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위에 해석한 그림의 내용과는 다르나, 세 사람이 싸우다 결국 목만 남아도 계속 싸웠다는 이야기는 동일하다.
이들은 게임 중 마이쿠비 중 '쿠비'를 담당하는 본체가 되며, 아쿠고로 외 나머지는 이름에 한 두 글자 덧붙여 동물 이름을 만들게 된다.
아쉬운건 작중 강하다고 나오는 네코산타는 원본 설화에서 한방에 목이 날아가는 정반대 모습을 보여주고,
우사고로에게 오히려 괴력 속성이 붙어있는 점.
다만 그 중간에 있는 쿠마타시게는 상대가 넘어진 틈을 타 기습할 정도의 침착함이 있으니, 어느 정도 고오증에 맞다 볼 수 있겠다.
3. 슈노본
사카이국 뒷세계의 부두목. 앞세계에 대응되는 텟소와는 견원지간 사이인 착한 건달 슈노본이다.
이쪽은 하드 주회맵이나 스토리 등으로 조금 발암요소가 있는데, 바보라서 그렇게 된거니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자.
그래서 마이쿠비의 동경하는 대상이자, 누라리횬의 부하. 슈노본은 어떤 요괴가 모티브일까?
슈노본은 에도시대에 등장한 요괴로, 보통 무서운 얼굴을 보여 사람을 놀래키며, 이 요괴와 만나면 혼이 빠져나간다고 전해진다.
이 슈노본의 명칭은 '朱の盆(盤)', '首の番' 등으로 표기되는데, 둘 다 '슈노본'이라 읽는다.
盤과 番 둘 다 '반'으로 읽는 한자라 헷갈릴 수 있는데, 원래 표기는 '노온다화' 등 에도시대 문헌에 나오듯 朱の盤으로,
이때 읽는 것 또한 'の'를 읽어 '슈노반' 혹은 '슈반'이라 읽었다.
센고쿠 말기에 살았던 무로마치 막부의 무장이자 노부나가의 가신 다이묘였던 호소카와 후지타카가 '겐지모노가타리'에 주석을 넣기를
'슈노반이라는 그림 이야기가 있다'라는 기술이 있어 슈노반이라 읽는 요괴가 센고쿠 시대.
더 나아가 무로마치 막부 시기에 있음을 알 수 있으나 관련 자료가 사라져 확인할 수 없는데,
대신 저번에 오로치국 카라카사코조에서 소개한 기담집 '속삭임 마을 신어'라는 책에 수록된 '3권 제1 찻그릇 아이의 괴물'
에 나오는 '남부 코후쿠지에 여러 괴물 있어'라는 서술 중 '큰 토리이의 슈본'이라는 서술이 있어
코후쿠지의 사당이었던 카스가대사의 첫번째 토리이에 슈노본 전승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하였다.
다만 여기서도 '슈노본'이라는 표기가 아닌 '슈본朱盆'이라는 표기인데, 그래서 슈노본이라는 표기는 어디서 나오는걸까?
그렇다. 또 미즈키 시게루의 이 작품이다.
여기서 슈노반 혹은 슈본은 '슈노본'이라는 이름으로 정착하였으며, 이런저런 한자가 세 이름 모두 붙여져 있지만,
사실은 호칭이 먼저 나오고, 이후 한자를 갖다 붙인 것으로 추측된다.
그래서 이름은 여기까지 하고, 그러면 설화를 보자.
방금 전 소개한 서적. '노온다화'에는 朱の盤(슈노반)의 설화가 두 가지 나오는데,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에치고에서 에도를 향해 여행하는 두 사람의 남자가 있었다. 도중에 황야에서 길을 잃고 날이 저물었으나, 1채의 오두막집이 있어
거기 노파가 한 명 있었다. 하룻밤 재워달라고 하니 노파는 기꺼이 맞아들었고, 한 남자는 바로 잠에 들었다.
남은 한 명이 보고 있으니, 노파의 혀가 1.5미터나 늘어나 자고 있는 남자의 머리를 죽 핥는다. 기분 나쁘게 생각하니,
밖에서부터 "시타나가우바(舌長姥), 어째서 빨리 하지 않는가."라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냐고 노파가 물으니,
"슈노반 승려다. 도와줄까?"하고 말하며 들어왔다.
보아하니 1.8m나 되는 붉은 얼굴의 승려다. 남자가 즉시 도츄자시라는 짧은 칼을 꺼내 베어내자 슈노반은 사라졌으나,
시타나가우바도 자고 있는 남자를 안은 채 밖으로 뛰쳐나간걸 보자, 집도 사라져 여행자는 홀로 황야에 남겨졌다.
해가 떠올라 주위를 보니, 멀리 풀숲에 끌려간 남자가 온몸의 살을 완전히 핥아먹혀 백골이 되어 있었다.
아이즈의 스와 궁전에 슈노반이라는 괴물이 나온다는 말을 듣고,
야마다 카쿠노신이라는 젊은 사무라이가 그 정체를 보려고 밤에 나왔다.
그러자 다른 젊은 사무라이를 만났기에 잡담을 나누다 "여기에는 슈노반이라는 자가 나온다는데, 자네는 알고 있나?"라 묻자,
상대 사무라이가 "그건 이런 것인가?"라 말하며 보여준 얼굴에는 만면에 주홍색 안료를 흘린 것처럼 붉고,
머리는 침과 같고, 이마에는 하나의 뿔, 눈은 별처럼 빛나며, 입은 귀까지 찢어져, 송곳니를 깨무는 소리는 천둥소리 같았다.
카쿠노신은 너무 무서워 정신을 잃었다. 잠시 후 의식을 되찾고 밤길을 서두르니 한 채의 집이 있어,
여성이 혼자 집을 보고 있었다. 겨우 안도하여, 방금 전 괴물과 만난 이야기를 하니, 여성은
"큰일이었겠네요. 그래서 그 괴물은 이런 얼굴이었나요?"라 말하며 방금 전 괴물의 얼굴이 되었다.
카쿠노신은 집을 뛰쳐나와 겨우 자택으로 도망쳤으나, 100일동안 앓아 누운 끝에 죽었다고 한다.
전자의 설화는 승려가 요괴들과 같은 편이라는 당시 민간전승을 알 수 있으나 사실 주인공 요괴는 '혀가 긴 할머니(시타나가우바)'라,
크게 존재감은 없는데 반해, 다음 설화는 슈노본의 인상착의를 자세히 나타내는데, 입을 제외하면 모두 라그나돌에 반영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얼굴과 뿔은 분노했을 때, 머리는 침의 은빛, 눈은 별의 노란색, 송곳니도 뾰족하게 잘 구현되어, 번역하며 놀랐다.
그래서 모습은 잘 나왔는데, 마지막으로 누라리횬과는 어떤 연이 있어서 '가족'. 그 중 아버지와 아들과 같은 관계를 맺은걸까?
위에서 '슈노본'이라는 이름으로 정착시킨 미즈키 시게루의 '게게게의 키타로'가 또 그 근원이다.
여기서 슈노본은 누라리횬의 부하로 나와, 그의 충성스럽지만 영 미덥지는 못한 부하로서 활동한다는 듯 하다.
이거 모든 요괴들의 모티브를 확실히 알려면 언제 게게게의 키타로를 정주행해야하나 싶다(...)
아무튼 슈노본은 현대의 재해석과 에도시대의 묘사가 합쳐져, 거기에 누라리횬의 협객적인 면모가 더해진 매력적인 캐릭터가 되었다.
솔직히 성능 때문에 키우기는 꺼려지지만, 그냥 스토리 중 감초역인 바보니까 귀하게 여겨주자.
4. 누라리횬
마지막은 사카이국 두 요주 중 뒤편의 요주이자, 팔대요주 중 일각이었던 자. 누라리횬이다.
한 번 등장한 것을 제외하면 시종일관 냉정하고, 자신의 부하들을 잘 챙기는 츤데레스러움이 특징.
그래서 이 요제의 모티브는 과연 무엇일까?
한자 표기로는 滑瓢. 보통 표주박으로 메기를 눌러 잡듯 종잡을 수 없는 괴물이라고 여겨지는 요괴로,
에도시대에 그려진 요괴 에마키 등에 그 모습이 자주 나오지만, 상세불명인 요괴다.
민간전승으로는, 아키타에서는 '백귀야행의 일원', 오카야마에서는 '우미보즈의 일종'에 그 이름이 나오나,
요괴화에 그려진 '누라리횬'과의 관계성은 확실치 않다는 듯하다.
한편 '요괴의 총대장'이라는 설도 있지만, 이는 현대에 들어서 잘못 전해진 속설이라는 모양.
누라리횬에 대해서는 역시 에도시대에 그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국어사전인 '이언집람'에서는 '고호겐 모토노부의 괴물화'라는 해설만 있고,
수필 '희유소람'에서는 고호겐 모토노부가 그린 '괴물 그림'에 그려진 요괴 중 '누라리횬'의 이름이 확인된다.
여기서 고호겐 모토노부는 센고쿠 시대의 화가로, 오닌의 난 이후 연호를 바꿨을 때 태어나,
오케하자마 합전으로 오와리의 오다 가문이 유력 가문으로 떠오르기 직전에 죽은 인물으로, 누라리횬은 그 시기에 처음 그려진 것.
이후 1737년의 백괴도권, 1832년의 백귀야행에마키 등에서 이 고호겐 모토노부의 누라리횬이 그려졌는데,
그 특징이 특징적인 형상을 한 대머리 노인으로, 기모노 혹은 승복을 입은 모습으로 그려진다.
다만, 대부분 해설문을 적지 않아, 어떤 요괴를 의도한건지는 불명이라는 듯.
에도시대의 우키요소지라는 문예 중 하나인 '호색패독산'에는 이런 문구가 나온다.
'그 형태 누라리횬으로, 예를 들면 메기에 눈도 입도 없는 것처럼, 그야말로 거짓말의 정령이어라'
이는 놋페라보가 형용사로서 '밋밋하다', '두루뭉실하다' 등으로 쓰이는 것처럼 누라리횬이 그런 형용사로 쓰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위에 자주 보인 그림체로 나온 토리야마 세키엔의 그림에도 해설문은 없기에, 그 상세는 거의 알 수 없지만
당시 탈것에서 내리는 것을 '누라링'이라 했기에 누라리횬의 이름과 이를 결합하여 세키엔이 묘사한게 아닐까하고 추측된다는 듯하다.
혹은 유곽에 출입하는 방탕한 자로서 그렸다는 유곽 요괴 좋아하는 세키엔스러운 해석이 있기도 하다.
계속 나왔던 쿄고쿠 나츠히코, 타다 카츠미 등은 '누라리'는 매끄러운 모습, '횬'은 기묘한 물건이나 뜻밖의 모습을 의미하며,
이리저리 잡을 곳이 없는 요괴이기에 '누라리횬'이라는 이름이 붙은게 아닐까하고 추측했다.
그래서 이 요괴가 무엇인가. 가라카사처럼 유명한 것으로 유명한 요괴인건가하면, 그건 아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이 요괴는 두 지방에서 전승이 있어, 오카야마에서는 승려 계통 요괴로,
아키타에서는 백귀야행에 동참하는 요괴라는 전승이 있으니,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이 위키에서는 서술하고 있다.
오카야마의 전승에서는 누라리횬은 우미보즈라 하여 밤바다에 출몰하는 검은 대머리 거인으로,
배를 파괴한다고 전해지는 요괴의 일종으로 보았다.
여기서는 세토내해에 떠오른 사람의 머리 정도로 큰 구형의 요괴로, 잡으려고 하면 잠겼다가 떠올랐다하며 사람을 약올렸다고 한다.
'누라리'는 손을 미끌하고 벗어나, '횬'하고 떠오르는 것을 반복하기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했다.
다만, 지금은 옛날에 해파리나 문어 등을 요괴라고 봐서 이런 전승이 생겼으며, 노인의 모습을 한 누라리횬과는 별개의 존재라 여겨진다는 모양.
에도시대의 여행가 스가에 마스미는 '스가에 마스미 유람기' 중 '눈의 데와로'(1814년)에,
여기 사에노카미사카를 구름 깊숙이 혹은 가랑비를 장난스러운 석양과 함께 지나면,
남자는 여자와 만나, 여자는 남자에게 가서 만나는 일 있다.
또 누라리횬, 오토로시, 노즈치 등이 백귀야행하는 경우 있다고, 바케모노사카라 부르는 사람도 있다.
(고문이라 역시 잘못 해석한 부분 있을 수도 있음)
라고 하여, 오토로시, 노즈치 등 다른 요괴와 함께 백귀야행에 참가하는 요괴 중 하나로 거론되는데,
아쉽게도 여기에서도 제대로 된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면 누라리횬에 대해서는 언제 제대로 나온걸까?
...몇몇 요괴처럼, 현대에 확실히 정립된 것이었다.
'또 초저녁의 불빛에 누라리횬하고 방문하는 괴물의 우두머리'
이것은 후지사와 모리히코라는 민속학자가 '요괴화담전집 일본편 상'이라는 책에서 위의 세키엔의 누라리횬 그림 아래에 적은 표제어로,
실제 그림은 위에서 보듯 누라리횬도 아닌 '누우리횬'이라는 오타만 나와있는 가마에서 내리는 노인의 그림 뿐이다.
이 부분은 이후 미즈키 시게루나 시이바시 히로시 등의 작가에게 영향을 끼쳐 누라리횬은 '요괴총대장'이라는 칭호를 가지게 되었다.
또 초저녁에 방문한다는 부분에서 상상력을 자극한 듯, 집이 한창 바쁠 저녁 쯤에 집에 들어와 차나 담배를 하는 등 자기 집처럼 있어,
집에 있는 사람이 목격해도 '이 사람은 집주인이다'라 생각해버려 쫓아낼 수 없거나, 눈치채지 못한다는 설명이 붙기도 했다.
이런 부분은 에도시대에 없던 내용이나, 라그나돌의 누라리횬 또한 이런 내용이 적용되어,
백귀야행을 '이끈' 요제 중 한 명이라거나,
마을을 몰래 산책하며 멋대로 차를 마시거나 과자를 먹다 사라진다는 점 등 여러 부분에서 현대에 각색된 누라리횬의 모습이 나온다.
다만 모든 문화는 결국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법이니, 과거에는 이런 느낌의 요괴였으나,
현대에는 이렇게 해석된다고 받아들이는게 좋을 듯하다.
이걸로 사카이국은 마무리!
다음에는 이번에 9장의 무대가 된 여덟 국가 중 가장 폐쇄적인 국가. '요우코국'을 보도록 하겠다.
그럼 오늘도 250스태 잘 쓰고, 11시 50분부터 시작되는 대남획제에서 대박 터지기를 기원하며 이상 오늘의 글도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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