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이 패싱된 채 지난 13일 단행된 검찰 고위직 인사를 둘러싼 여야간 정치공방전이 민주당의 아킬레스건에 해당되는 의혹들을 소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검찰인사가 검찰의 김건희 여사 수사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불만을 반영한 결과라고 비난하고 있다.

제 눈의 들보는 못보고 남의 눈의 티끌만 탓하는 민주당의 이중성 드러나?

그러나 민주당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불똥이 튀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이재명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도 본격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제 눈의 들보를 보지 못한 채 남의 눈의 티끌만 탓한다는 점에 여론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즉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 정치적으로 불공정한 상황이라는 게 국민의힘 측 판단이다.

홍준표가 지적한 윤석열 정부 검찰의 ‘역차별’ 행태

홍 시장은 “누구는 대통령 전용기까지 내줘가며 나홀로 인도 타지마할 관광까지 시켜주면서 수십억 국고를 낭비해도 처벌 안받고 멀쩡하게 잘 살고 있다”고 꼬집었다.

홍 시장의 발언은 일종의 3단논법을 취하고 있다. 첫째, 김건희 여사의 가방수수 의혹에 대한 이원석 검찰총장의 수사 지시가 법률적 판단이라기보다 야권의 공세에 굴복한 측면이 크다는 지적을 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이런 공세에 휘둘리지 않고 김건희 여사를 방어하는 것은 배우자의 당연한 도리라는 이야기이다.

둘째, 검찰이 김정숙 여사 관련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는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셋째, 종합적으로 이원석 검찰총장 체제의 검찰이 일종의 역차별을 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원석 총장이 김건희 여사의 3백만원 짜리 가방 사건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면서 문 전 대통령 재임시 부인 김정숙 여사가 수십억 원의 국고를 들여 인도 관광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방치하고 있다는 게 홍 시장의 논법이다.

김정숙의 타지마할 방문 둘러싼 여야 주장은 평행선 달려...검찰 수사 통해 진실 규명해야

사실 김정숙 여사의 타지마할 방문을 둘러싼 여야 주장은 팽팽하게 맞서 있다. 사안의 중대성도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검찰이 김건희 여사 가방 수사를 강도높게 진행하면서 김정숙 여사 타지마할 의혹은 방치하는 것은 정치적 균형감각을 상실한 것이다.

이 사안이 정치쟁점화됐던 지난 2022년 10월 국민의힘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김정숙 여사의 2018년 인도 타지마할 방문을 ‘혈세 관광’이라고 비판하면서 진상규명을 촉구한 바 있다. “2018년 문재인 정부는 김정숙 여사의 논란이 된 당시 인도 방문에 대해 인도 정부에서 초청장이 와서 갔다고 했으나 이는 거짓 답변이며, 실상은 우리 정부가 먼저 제안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김정숙 여사 3박 4일 관광일정에 예정에 없던 경비를 만드느라 무려 4억 원의 예비비가 사흘 만에 초특급으로 투입되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또 “특히 '상대국이 먼저 요청했다'며 다른 나라를 팔아 국민을 속이고, 혈세 관광을 정당화하려는 것은 심각한 '외교 무례'이며 '외교 참사”라면서 “김정숙 여사의 '혈세 관광, '버킷리스트 외교'에 대해 관련자들의 대국민 고백과 사죄는 물론,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검찰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민주당이 강하게 반박하고 나서 한 차례 정치쟁점화되는 데 그쳤다.

가방사건의 기본적 사실관계는 이미 확인돼...혈세 관광 의혹은 사실관계부터 가려야 해

따라서 가방 사건보다 혈세관광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의 필요성이 더 크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즉 김건희 여사의 가방 사건은 단순하다. 김건희 여사가 가방을 받았다는 사실은 확인됐다. 공직자의 배우자는 김영란법을 초과하는 선물을 받아도 처벌받지 않는다. 직무연관성이 있을 경우에는 뇌물 공여자와 공직자만 처벌받을 수 있다.

반면에 김정숙 여사의 ‘혈세 관광’ 논란은 의혹 투성이이다. 김정숙 여사가 2018년 10월 문 대통령 없이 인도방문을 한 것이 ‘버킷리스트’ 실현 차원인지 아니면 인도측 초청에 의한 것인지에 대한 사실관계부터 가려야 한다. 만약에 우리 정부가 제안한 방문이었다면 문 전 대통령이 재임중에 수억원의 혈세를 들여 배우자의 인도방문을 지원한 사건이 된다. 국민의힘 측이 제기하는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오히려 문 전 대통령 측과 민주당은 더욱 철저한 검찰 수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 반격 작전 나서나?... ‘3김(金) 여사 특검’ 제안한 김민전을 수석대변인에 내정

국민의힘은 15일 김건희·김혜경·김정숙 ‘3김(金) 여사 특검’을 제안한 김민전 국민의힘 비례대표 당선자를 당 수석대변인에 내정했다고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경희대 교수 출신 김 당선자는 지난 7일 야당이 주장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맞불 차원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 부인 김혜경씨와 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에 대한 특검도 함께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김 당선자는 “김건희 여사의 300만 원짜리(가방 가격) 특검을 받아들이는 대신, 적어도 (법인카드 사용 규모) 3억 원 이상으로 보는 김혜경 여사의 국고손실죄 의혹에 대한 특검, 김정숙 여사의 관봉권(띠지로 묶인 신권)을 동원한 옷과 장신구 사 모으기 의혹, 그리고 그 옷과 장신구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3김 여사’ 특검을 역제안하자”고 주장했다.

김 당선자는 6일에도 이원석 검찰총장이 이끄는 검찰이 김정숙 여사나 김혜경씨 관련 의혹, 문재인 전 대통령 연루 가능성이 제기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 야권 수사에 미적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당선자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총장의 공직자로서의 훌륭한 몸가짐이 드러난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눈물이 핑 돌기도 했지만, 너무 굼뜬 수사로(어쩌면 너무 많은 사건으로 인한 것이겠지만) 지연되는 정의에 적지 않은 국민이 답답하다 못해 냉소적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이 이번 검찰 인사를 계기로 대대적인 반격작전에 나설 가능성이 전망되는 것이다.

민주당, 가방 사건만 논평하고 타지마할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언급 안해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1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홍 시장의 발언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상당히 홍준표 시장이 거칠게 하셨더군요. 하이에나 떼들에게 내던져주겠냐. 워딩이 하나하나가 부적절하군요. 진짜 하나하나가 부적절해요”라면서 “김건희 여사의 수사가 필요하다, 특검이 필요하다는 대다수 국민들이 하이에나 떼입니까? 말도 안 되는 말씀이고요”라고 반박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발언만 비판하고 김정숙 여사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이번 검찰 인사 논란이 김정숙 여사나 김혜경씨 수사 부진 문제로 확산되는 것을 원치 않는 민주당의 속셈이 드러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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