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탱고 추는 영화 장면 봤는데 린튼 힌들리라 생각하니 개꼴리더라 도련님들이니까 당연히 춤 배웠을 거 아냐
캐서린 죽고 둘이 결혼하면 주변에서는 분명 돈이랑 명예 때문에 사랑없이 결혼했다고 무섭다 무서워 하면서 뒷담까겠지

그게 어느정도 맞긴 하지만 서로를 대용품으로 삼아서 매일밤마다 짐승야스 뜨는데 아얘 애정이 없을 수는 없음
그러던 어느날 사교파티에 초대받게 되었는데 주최자가 하필 t사 간부급 정도 되는 인물이라 어쩔 수 없이 팔짱끼고 파티장 참석함
파티장 내에서도 둘 다 인상 쓰고 고개돌린 채로 아무말도 안하고 앉아 있는데 주최자가 댄스타임 갖자고 하면서 참석자들은 무조건 파트너랑 춤추라고 시키는거
그거 듣고 표정이 더 어두워져서 파티장 내에서 둘만 초상집 분위기 될 듯

결국 주변 눈치보다가 한숨 한번 푹 쉰 린튼이 먼저 힌들리에게 손 내밀고 빨리 추고 끝내자고 함
알코올성 치매가 아닌 이상 춤 추는 건 기억하겠지 하면서 당황한 힌들리 손잡고 플로어로 나가면 둘이 눈에 엄청 뜨일 듯

사실 그 꼴 보자고 주최자가 댄스타임 시작한 것도 있고
한동안 사교계에 발 들이지 않았던 힌들리가 초반에 스탭도 꼬이고 땀 삐질삐질 흘리고 있으니까 린튼이 부드럽게 리드하면서 소곤소곤 지시해줌

덕분에 금새 예전 기억을 되살려 다시 능숙하게 스탭밟는 힌들리와 진지하게 춤 추는 린튼이 보고 싶다
아니면 파티장에서는 서로 말 한마디도 안하고 춤도 안추고 술만 몇잔 마시고 돌아와서 저택에서 조용히 추는 것도 좋겠다
저택에 돌아와서 서로의 방으로 들어가려는 참에 힌들리가 린튼을 부르더니 거실이나 부엌으로 데리고 감
둘만 있는 조용한 공간에서 축음기 하나 틀어놓고 춤 한곡도 안추고 들어가는 건 좀 그렇지 않냐 하면서 멋쩍게 린튼에게 손내미는 힌들리와 아무말 없이 손 잡는 린튼
창밖에는 어느새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조용하고 쓸쓸한 분위기에서 서로 아무말 없이 춤 한곡 추고나면  

또 아무말 없이 짜고친 것 마냥 침실로 들어가 모처럼 잘 차려입은 연미복 다 풀어헤치고 거칠게 하는 거지